어제 본보 1면에 실린 경기도 소방대원들에 관한 기사가 눈길을 끈다. 경기 소방대원들의 5분 내 현장도착률이 전국 최하위 수준이고, 도내 화재발생 건수와 피해는 전국 1위이며, 소방대원 1인당 담당 인구는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다는 내용이다. 바른 진단과 처방을 내리려면 깊은 분석 연구가 뒤따라야겠으나, 이들 통계를 흘끗 보기만 해도 경기도 소방대원들이 얼마나 열악한 처지에서 힘겹게 화마와 싸우고 있는지는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물론 5분 내 현장도착률이 42%라는 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장 양호한 서울시 98%와 비교가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인천시 86%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출동이 빠를수록 더 많은 인명과 재산을 지켜낼 수 있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지난해 화재로 인한 도내 사망자는 61명으로 전체 172명의 35%나 차지했다. 재산피해도 전체 피해액의 44% 수준인 2천317억여원이다. 경기도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장도착률 42%를 끌어올릴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핵심은 인원 확충이다. 전국의 소방공무원이 담당하는 1인당 평균 인구는 1천387명이다. 이는 OECD 주요 국가들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이다. 그런데 현재 도
한국영화가 놀랍게 진출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도 그렇고, 하정우 주연의 더테러 등 개봉되고 있는 영화관을 찾을 때면 놀라움과 함께 영화시장의 변화를 느낀다. 물론 휴가철 탓도 있지만 평일에도 극장가의 호황으로 관객들을 불러 모은 요인은 많겠지만 소통과 인간의 갈증이란 이분구조가 아닌가 한다. 영화는 우리가 사는 세상과 인생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영화에는 삶의 희로애락과 세상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영화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영화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으며, 영화의 역사를 소개하는 영화박물관들도 여럿 들어서고 있다. 서울 상암동에 가면 한국영화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한국영상진흥원 내에 위치해 있는 한국영화박물관에 가면 한국 영화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초창기부터의 영화인들과 촬영장비 등을 전시해 놓았기 때문이다. 한국영화박물관에서는 영화 촬영장과 세트 등을 미니어처로도 제작해 놓아 과거의 모습을 생생히 엿볼 수 있다. 또, 제주도에는 한국 최초의 영화박물관인 신영균 영화박물관이 있다. 이 영화박물관은 영화배우 신영균이 1999년 6월 5일에 세웠는데, 재미있는 볼거리와 참여를 통한 흥
폴란드 남부도시 비엘리치카에는 동서로 5㎞, 남북으로 1㎞가량의 세계에서 가장 큰 소금광산이 있다. 1290년 프셰미시우 2세에 의해 건설된 이 광산은 700년 동안 약 2600㎦의 암염(巖鹽)이 채굴돼 폴란드 왕실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 구실을 했다. 17세기부터는 채굴량이 줄어 광산의 의미는 퇴색됐지만 지금도 소량의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광산이 유명한 것은 규모가 아니다. 소금을 캐낸 총 300㎞에 달하는 동굴 곳곳에 가득한 경이로운 관광자원이다. 소금 광산 내부에는 180개 이상의 갱이 있고, 9개 층에 걸쳐 2천여 개의 채굴이 끝난 빈 방들이 있다. 이곳에는 수세기 동안 채굴 과정에 참여한 광산 노동자들이 남긴 수많은 예술 조각품들이 남아있다. 모두가 암염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뿐만 아니다. 광산에는 지하 박물관이라든지 요양소 등 특별한 용도로 쓰이던 방도 곳곳에 있다. 특히 동굴 내에는 여러 개의 예배당도 있다. 완전한 지하 교회로 불리는 이곳에는 제단, 부조 작품 및 수십 개의 실물 크기 조각상들도 남아 있다. 물론 모두가 암염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제일 규모가 큰 교회는 지하 100여m 지점에 있으며 ‘축복 받은 왕의 교회(Cha
“정홍원 국무총리는 2일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떠도는 ‘일본 방사능 괴담’과 관련, ‘악의적으로 괴담을 조작, 유포하는 행위를 추적해 처벌함으로써 (괴담이) 근절되도록 해달라’고 관계기관에 지시했다.” 이상은 8월2일 연합뉴스의 보도이다. 총리는 SNS를 통해서 ‘일본 국토의 절반이 고농도 방사능에 오염됐다’, ‘수입 명태의 90% 이상이 일본산이다’, ‘정부가 어류 가격 인하를 위해 1조2천억원을 투입해 일본 방사선 피폭 물고기를 구입했다’ 등의 괴담이 떠돌고 있으며 이런 괴담으로 인해 “국민 생활에 불편·불안이 발생해 결국 국민행복을 저해하는 사회적 위협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총리의 발언을 접하면서 분노를 넘어 자괴감이 들기까지 한다. 그것은 국민들 앞에서 거의 무한대의 책임을 져야하는 총리가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시켜주지는 못할망정 그 불안함을 처벌의 대상으로 상정하고 있다는 황당함과, 우리 국민들의 원자력 공포에 대한 수위가 이처럼 엄청날 정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307명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꼬리와 날개 부분이 떨어져 나가고 동체 대부분이 불탄 아찔한 상황에서, 안타깝게 사망한 3명의 사상자 외에 추가 희생자가 없었던 것은 기적에 가깝다는 평가다. 항공기 사고는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인명피해의 규모는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얼마나 빨리 대피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승무원들은 비상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매년 179시간의 강도 높은 안전 훈련과, 90초 내에 승객들을 대피시켜야 한다는 ‘90초 룰’의 행동요령을 교육받아 왔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사고 여객기 안에서 아시아나 승무원들은, 다리를 다친 12세 어린이를 업고 500m를 달리는가 하면, 다친 몸으로 눈물을 흘리면서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려 안간힘을 쏟았다. 방송 인터뷰를 통해 한 승객은 “모든 승객이 안전하게 비행기를 빠져 나갈 때까지 승무원들이 기내에 남아 있었다. 승객들이 모두 빠져나간 직후 비행기가 폭발하고 화염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책임감이 가른 생사의…
요즘 부동산시장은 ‘거래절벽’, ‘미친 전세금’, ‘하우스푸어’ 등으로 공황상태에 빠져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중구난방으로 쏟아지고 있지만 그 효과가 지속적이지 못한데다, 정치권에서도 아직 가야할 방향에 대해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취득세의 영구인하를 통한 거래활성화로 문제의 해법을 찾고자 하는 모양이다. 이로 인한 지자체의 세수부족을 보유세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논의 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여당은 중산층의 세수부담 증가 및 지방재정 양극화 등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자 ‘부동산법안에 대해 야당과의 빅딜’이라는 카드를 꺼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하지만 국민을 위해 사안별로 검토해서 집행해야 할 부동산 정책이 정치권의 빅딜로 결정되는 것은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부동산 정책 중 취득세의 영구인하와 전·월세 상한제 등이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기존 취득세의 한시적 감면 조치가 지난 6월로 끝남에 따라 예상대로 7월부터 거래량이 급감하는 거래절벽…
실망스럽게도 검찰이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을 불구속 기소하기로 하고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 감사원이 이미 지난 2월 승진조작을 적발해 수사 의뢰한 사건이다. 지난 6월에는 나 교육감의 측근인 전 행정관리국장이 근평 조작에 관여했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검찰이 내놓은 지난 5일 발표만 보더라도 나 교육감과 전 행정관리국장이 짜고 총 6차례에 걸쳐 측근 인사를 부당하게 승진시킨 것으로 돼 있다. 범행이 나 교육감의 지시로 이루어진 게 확실한데, 왜 나 교육감은 불구속 재판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검찰은 나 교육감이 선출직 교육감 신분이고 증거인멸을 시도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이상한 두호일 뿐이다. 선출직 교육감이기에 더 강력한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 증거인멸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자칭 “50년 교육경력자”가 아니더라도 당연히 그래야 할 일이다. 나 교육감은 시교육청 직원에서 최소 1천926만원을 받아 챙겼다. 그는 여전히 대가성 없는 금품이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공여자들로부터 진술을 확보했고 대가성을 입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렇다면 불구속 수사는 더욱 석연치 않다. 일
2011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1만5천90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루 평균 43.6명, 33분에 한 명꼴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자살로 비극적 삶을 마친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자리 8년 연속 유지’라는 불명예도 모자라 높은 자살률로 유명한 리투아니아를 제치고 우리나라가 자살률 전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2011년 세계보건기구 집계) 우리나라의 자살자수는 2003년을 기점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를 추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됐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지난 2001년에 발발했다.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이 전쟁의 공식 사망자는 총 3만여명이 되지 않는다. 연간 숫자로는 1년에 2천400명 정도가 전쟁으로 사망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무려 한해에 1만6천여명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미사일과 총알이 난무하고 수류탄과 지뢰가 터지는 살상현장인 전쟁터보다 우리나라 자살자수가 연간 7배 정도나 많다니….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사회는 자살의 공포에 둔감해져 있다. 앨프레드 알바레즈가 쓴 ‘자살의 연구’라는 책에서는 ‘자살은 자살자 개인의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철저히 자살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지, 질병으로 인해 개인적인 고통뿐 아니라 가정의 안정을 위협하는 경우를 주변을 돌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1989년 7월 전국민건강보험 실시 이후 경제적 어려움으로 건강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들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보험료가 비교적 싸고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의료보험으로 알려져 있으며, 건강보험료율을 보면 5.89%로 일본 8.2%, 독일 14.86%, 프랑스 13.85% 등 OECD 국가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또 건강 수준과 의료서비스의 질을 판단할 수 있는 기대수명은 80.7세(OECD 평균 79.8세), 인구 1천명당 영아 사망률은 3.2명((OECD 평균 4.6명)으로 국민건강 수준이 매우 양호하다. 그러나 국민의료 접근성을 평가할 수 있는 1인당 연간 외래진료 횟수는 12.9회(OECD 평균 6.5회)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보장성, 부과체계의 불합리성,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 부족 등 적지 않은 문제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00년 7월부터 지역과 직장조합이 통합돼 단일 보험자
적어도 한국 문단에서 절망을 노래한 시의 최고봉은 이 시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기형도, ‘빈집’ 全文). 세포마다 절망으로 가득찬 시인의 생은 그래서 29년 19일로 멈춰있다. 절망을 유전자로 안고 태어난 인간종(種)이 지구상에서 머무르기 딱 좋은 시간이다. 혹자는 요절의 아쉬움을 이렇게 노래하기도 한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서른 살은 온다./시큰거리는 치통 같은 흰 손수건을 내저으며/놀라 부릅뜬 흰자위로 애원하며./(하략)….’(최승자, ‘삼십세’, 前文). 환절기도 아닌데 최근 들어 부고(訃告)가 넘쳐난다. 장마는 하늘이 이들 영혼을 옮기려는 또 다른 음모, 대운하(大運河)인가 싶을 정도다. 최근 사망한 탤런트 박용식 씨의 사연은 한국 현대사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아리다. 신군부의 수장인 전두환과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방송출연을 정지당했으니 말이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