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경기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는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산하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금난새 전 단장을 재임용에서 탈락시킨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도문화의전당 조재현 이사장과 손혜리 사장은 ‘코드인사’라는 비난에도 불구, 구자범 단장의 신임을 강행했다. 금 전 단장이 도 예산으로 이탈리아 공연을 실시했으나 ‘동네 음악회 수준의 행사’를 했고, 기존 단원들을 인사하는 과정에서 공정한 심사를 하지 않아 불협화음을 일으켰으며, 일부 상업적 연주회에 예술단을 동원했다는 투서가 접수됐다는 이유였다. 특히 손혜리 사장은 당시 구자범 단장의 선임에 대해 “코드인사가 아니며 음악적 전문성을 평가해 선정했다”고 공정하게 임명했음을 자신 있게 강조했다. 그에게 믿음이 있는 듯했다. 하지만 이런 믿음을 구 단장은 저버렸다. 구 단장은 지난달 단원과 가진 식사자리에서 한 여성단원에게 성적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구 단장은 공개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한 이후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 그런데 구 단장을 발탁한 당사자인 손 사장은 이번 사태를 일단 주시하자는 듯한 입장이다. 손 사장
1928년 윈스턴 처칠이 우화 한 편을 남겼다. 대강 이런 내용이다. 어느 날 동물원에서 동물 모두가 모여 무장해제를 결의하고 이를 위한 평화회담을 개최키로 합의했다. 회의에서 코뿔소가 말하기를, 이빨 사용은 야만적이고 공포스러우니 만장일치로 금지하자고 했다. 뿔은 주로 방어용이므로 당연히 허용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버펄로, 수사슴 그리고 저 작은 고슴도치조차도 여기에 찬성을 표했다. 그러자 사자와 호랑이가 이의를 달았다. 이빨은 물론이고 발톱조차도 저 까마득한 과거로부터 전해온 명예로운 무기라고 했다. 판다, 표범, 퓨마 나아가 작은 고양이족 모두가 사자와 호랑이를 지지하고 나선다. 그러자 곰이 발언하면서 이렇게 제안했다. 이빨이건 뿔이건 둘 다 금지해야 한다. 싸움이 벌어지면 서로 꼭 껴안는 것(hug)만 허용해도 충분하다. 그것이야말로 형제애를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평화를 향한 거대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모든 다른 동물들은 곰에게 격분했다. 당연히 회의는 가열되었고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다행히 이때 중재자가 나타나 이들을 진정시켜, 각자 조용히 우리 속으로 돌아가자고 설득했다. 그러고 나서 다시 이들은 서로 친근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북
점박이 물범은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백령도에서만 서식한다. 그래서 그 희귀성 때문에 백령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특히 백령도가 항상 긴장이 감도는 특수 지역임을 감안, 평화와 생명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때문에 내년 인천아시안게임 공식 마스코트로 지정되기도 했다. ‘점박이 물범이 한반도 긴장완화는 물론 일부 분쟁지역에서 나타나는 이념 및 종교대립의 벽을 넘어 아시아 평화의 전도사 역할을 기대한다는 의미’라는 것이 지정 이유다. 귀하신 몸, 그들이 자태를 뽐내는 곳은 백령도 북동쪽 1㎞ 지점 물범바위. 몸길이 1.4~1.7m, 몸무게 82~123kg로 물범치고는 비교적 작은 체구로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은 여유로움과 한가로움 그 자체다. 특히 피부가 회색과 황갈색 바탕에 검은색과 흰색 점무늬가 있어 귀족적인 분위기까지 풍긴다. 천연기념물 제331호인 이런 점박이 물범이 백령도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환경학술단체인 환경안보아카데미는 한강유역환경청과 공동으로 백령도 인근 물범바위 주변에서 점박이 물범 개체수를 조사한 결과, 22마리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초 백령도 주변에서 182마리가 확인된 것에 비해
절기 하나가 실종된 느낌이다. 분명 달력의 날짜는 매일 매일을 채워 가는데 태양의 날짜는 급하기만 하다. 4월까지만 해도 봄이라기보다는 겨울의 연장선에 있는 것처럼 쌀쌀하던 날씨가 5월에 접어들면서 기온이 급상승한다. 세상이 빠름을 재촉하다 보니 태양도 순위 경쟁에 나서고 있음인가. 요즘 세상을 보면 속도전을 치르고 있는 것 같다. 생후 12개월도 되기 전부터 아이들은 단체생활로 내몰린다. 물론 맞벌이를 하다 보니 보육시설을 찾기도 하지만 아이가 혼자 있으면 함께 어울리는 법이 떨어지고 사회성이 늦어진다는 부모의 조급함이 아이를 시설로 보내는 경우도 많다. 태어나자마자 경쟁의 시작이다. 이 아이들이 유치원을 거쳐 학교에 입학하면 이때부터 본격적인 전쟁이다. 학교 주변 학원의 외벽에는 상위권 학생의 학교와 학년 이름이 빼곡히 걸려있고 대부분의 성적이 99점이거나 100점이다. 학생의 인성보다는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셈이다. 부모는 성적 높여준다는 학원을 찾게 마련이고 학원에 등록을 할 때도 학원 자체의 평가를 통해서 아이의 성적이 학원에서 정한 기준에 모자라면 등록 자체를 거부한다. 공부 못하는 학생이 들어오면 학원 이미지도 나빠질 뿐 아니라 학부모들의…
지난 2주간에는 방송과 신문에 보고 읽을 기사가 넘쳐 났다. 해외에서 대통령을 모시고 공무를 수행하는 와중에 고위 공직자가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벌인 것에 온 나라가 분개했다. 밥자리와 술자리에서 너나 할 것 없이 한 마디씩 거들면서 안주거리로 삼았다. 하지만 곰곰이 뒤돌아보면 남의 얘기가 아니었다. 5천만 우리 국민의 얘기였다. 나 스스로의 과거를 보는 듯했다. 과거 자신의 술버릇과 몸가짐과 행동거지에 대하여, 그리고 공직자 자세에 대하여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를 준 점 그 분께 감사했다. 먼저, 술 마시는 것의 위태로움에 관하여 이미 900여 년 전에 경고했던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세상 사람들은 술 마시는 것을 맑은 취미로 잘못 생각하는데, 술 마시는 버릇이 오래가면 게걸스러운 미치광이가 되어 끊으려 해도 되지 않으니,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마시면 주정부리는 자가 있고, 마시면 말 많은 자가 있으며, 마시면 잠자는 자도 있는데, 주정만 부리지 않으면 폐단이 없는 줄로 여긴다. 그러나 잔소리와 군소리는 아전이 괴로이 여길 것이요, 깊이 잠들어 오래 누워 있으면 백성이 원망할 것이다. 어찌 미친 듯 소리 지르고 어지러이 떠들며 넘치는
안산에서 전국 첫 다문화복지시설이 19일 문을 열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렇지 않아도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 의식이 사회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개관한 시설이어서 기대 또한 크다. ‘안산글로벌다문화센터’라 이름이 붙여진 이 시설에는 현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글로벌아동센터, 육아정보나눔터, 공동체모임방 등 다문화가족 관련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다문화가족의 자녀 양육과 사회적 자립역량 강화 등 맞춤형 통합 지원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경기도내 등록외국인은 28만8천명으로 국내 외국인 인구 93만 3천명의 30.9%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외국인 10명 중 3명은 경기도에서 거주하는 것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경기도 전체인구 1천238만명의 2.3%에 해당한다. 안산시만 보더라도 4만3천9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외국인이 많은 도시다. 이중 결혼이민자 및 혼인귀화자, 다시 말해 다문화가족을 이루는 도내 거주 외국인수는 6만1천280명(2012년 현재)이며 자녀수는 4만6천954명으로 이 또한 전국 최고다. 잘 알다시피 다문화가족은 이질적인 문화가 공존하는 가정이다.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 간에 언어를 비롯 사고
행정은 만인에게 공평해야 한다. 하지만 행정이 지나치게 규정과 법조문에만 구속돼 있어서는 안 된다. 만사가 그렇지만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한다. 지혜로워야 한다는 얘기다. 본란 3월 27일자에서도 지적한 바 있는 구리시 박영순 시장과 직위 해제된 채 대기발령 중인 공무원들의 이야기다. 구리시가 2008년 고구려대장간마을을 조성하면서 진입로 입구에 있던 한 시민의 건축물을 철거했다. 그 시민은 지난해 4월 음식점을 짓기 위해 이축허가를 신청했으나 반려되자 시측에 정식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관계 공무원들은 법 규정을 내세우며 허가해주지 않았다. 불허 이유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의 이축조건’에 맞지 않고 ‘시행일 이전에 철거된 주택이라 소급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박영순 시장은 이와 다른 의견을 갖고 있었다. 공무원들의 반대에 박 시장이 직접 나서서 법률을 검토했고 ‘해당 민원은 다른 국민에게 피해가 없고 국민이익을 존중하는 입법기관의 입법취지에 맞는다’며 허가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끝까지 박 시장의 뜻을 거부했다. 이에 박 시장은 시장의 민원처리 지시를 완강하게 거부한 공무원 3명을 전격 직위
한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우리나라의 일부 지방의 한낮 기온이 섭씨 35도를 넘는 날씨를 보였는데 이는 5월 중순 기온으로는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한반도의 기후가 아열대로 접어들었다는 주장이 점점 더 설득력을 얻고 있으며, 사람들도 이제는 겨울옷을 벗어 던지면 계절의 여왕이라는 봄을 만끽할 여유도 없이 당연히 여름이라는 변화 속에서 빠르게 적응해 가고 있는 것 같다. 봄이 오면 산과 들, 공원 등지에는 다양한 꽃이 핀다. 꽃이 피면 곤충이 날아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열매를 맺고 씨앗을 남기고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낸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 인간을 비롯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게 생존을 위한 방편이 되기도 하고 서로에게 생존을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다음에 설명되는 곤충은 무엇일까? 예전에는 아주 흔하게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곤충인데 요즘은 잘 보이지 않는다. ‘몸길이 약 12mm이고 머리와 가슴의 나비가 같으며 혀가 길다. 턱수염은 1마디이고, 아랫수염은 4마디이다. 앞날개에 좁은 경실(徑室)과 3개의 주실(?室)이 있다. 다리는 굵고 앞다리와 가운뎃다리의 종아리마디에 1개씩의 며느리발톱이 있다. 뒷다리의 종아리마
민주화시키다? 지난주 어느 여성 아이돌 멤버가 사용해서 논란이 된 표현이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소수를 집단으로 억압 또는 폭행하거나 언어폭력을 하는 행위”라는 뜻이란다. 기가 막힌다. 어떻게 ‘민주화’의 뜻이 이렇게 정반대로 뒤집힐 수 있나. 일 뭐라나 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쓰는 ‘언어’다. 김치년, 운지, 삼일한, 통수, 홍어….(<노컷뉴스> 5월18일, “‘민주화’에서 ‘운지’까지…십대 파고드는 ‘일베語’”) 조지 오웰의 <1984>가 떠오른다. 소설의 무대,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유라시아에서는 신어(Newspeak)라는 새로운 언어가 쓰인다. “신어의 창안 목적은 신봉자들에게 걸맞은 세계관과 사고 습성에 대한 표현 수단을 제공함과 동시에 다른 사상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데 있다.” 그 나라의 슬로건은 이렇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이 섬뜩한 파시스트 체제에서 쓰이는 신어의 특징은 약어(略語
미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황금은 도덕이 빛을 잃었을 때에 가장 빛이 난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금값은 내리고 있으나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황금이 빛을 발하고 있다. 도덕성을 잃어버린 부유층의 모럴 해저드가 황금을 빛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시중에서 때아닌 골드(Gold Bar)바 러시가 일고 있다. 골드바는 1Kg, 100g, 10g짜리 등이 있지만 주로 1Kg짜리 막대 모양 금괴를 가리키는 말이다. 가로 5㎝, 세로 11㎝, 두께 0.8㎝로 스마트폰 크기다. 가격은 개당 6천370여만원으로 7천만원 이상이던 1년 전보다 10% 이상 내려갔다. 참고로 100g짜리는 명함 3분의 2 크기로 부가세·수수료를 합치면 640여만원이다. 10g짜리는 초콜릿 한 조각 크기 정도다. 얼마 전 신한은행 프라이빗뱅킹(PB, 10억원 이상 자산가 자산관리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하루 종일 이런 골드바를 구하느라 진땀을 흘렸다는 보도가 있었다. 한 노신사가 찾아와 100억원어치를 사겠다고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전 재산을 금으로 바꿔 세상을 떠날 때 자녀에게 세금 부담 없이 상속하겠다”며 골드바를 사갔다고 한다. 손도 크지만 진취적(?)인 생각이 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