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조직이든 아래에서 보좌 또는 보필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알아서 한다”고, 다른 하나는 “알아서 긴다”다. 전자가 긍정적이라면 후자는 부정적이며 비하적이다. 두 가지 모두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여 윗사람 혹은 다른 사람의 뜻을 거스르지 않도록 조심하는 행동을 보일 때 자주 사용한다. 이런 행태는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알아서 긴다”는 공무원조직과 대기업에서 특히 심하다. 윗사람이 한 마디 하면 충성의 도가 과잉을 넘어서기 일쑤다. 그래서 “알아서 기어버린” 직원의 과잉충성으로 인해 사회적 물의도 종종 발생한다. 반면 “알아서 한다”는 매우 자율적인 면이 내포되어 있다. 시키지 않아도 자신이 맡은 일에 충실하며 윗사람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어떻게 보면 고도의 자기 처세술 중 하나인 셈이다. 하지만 이 또한 과유불급(過猶不及)하면 오히려 해를 끼치게 마련이다. 요즘 재정이 파산지경에 이른 용인시의 수지·처인구 주민들 사이에서 올 가을 열릴 한마음 체육대회 취소와 예산 자진 반납을 놓고 “알아서 했다. 아니다”의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시의 재정난 해소에 보탬이 되고자 대회 취소와 예산을 반납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있는
스펙이란 본래 제품이나 모델의 상세 사양을 의미하는 ‘specification’의 줄임말이었으나 언젠가부터 ‘학창시절 동안 자신이 확보할 수 있는 외적 조건’을 총칭하는 개념이 되었다. 출신학교, 학점, 토익점수, 자격증, 인턴은 물론, ‘스펙의 꽃’이라 불리는 해외연수 등이 그것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학창시절은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만 잘 보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학창시절에 반드시 갖추어야 할 외적 조건, 이런 것들이 있어야 당당하게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어떻든 스펙만 많으면 합격이라는 인식이 문화 저변에 확대되면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스펙경쟁의 노예가 돼버렸다. 좀 더 좋은 스펙, 화려한 스펙을 위해 혈안인 부모와 어른들 때문에, 우리 아이들도 덩달아 무분별한 사교육과 과도한 스펙 쌓기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얼마 전 신문에 방학이 싫다며 몸서리치는 아이들이 보도되었다. 방학이 되면 컴퓨터 자격증과 선행학습을 위한 학원뺑뺑이가 시작되고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캠프, 봉사활동, 어학점수를 높이기 위한 데일리플랜 때문에 오히려 개학이 더 반갑단다. 성품이란 사람의 총
파주시 전·현직 환경미화원 26명이 휴일근무수당과 연차휴가수당·야간근무수당 등 각종 법정수당을 다시 계산해 달라며 파주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이 최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기말수당 정근수당 체력단련비 등 상여금이 통상임금 산정에 포함돼야 한다는 환경미화원들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였다. 또한 노사가 단체협약을 통해 통상임금에서 상여금을 제외하기로 했더라도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 재판부는 파주시 시설관리공단 직원 28명이 제기한 소송에서도 모든 상근직 근로자에게 근무 성적과 상관없이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이라고 판시했다. 지난 1990년 이래 대법원이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통상임금 판례를 잇는 당연한 판결이다. 향후 이처럼 지자체를 상대로 한 통상임금 관련 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88년 만들어진 노동부의 통상임금 산정지침이 상여적 급여를 여전히 통상임금의 범주에 넣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법원은 갈수록 노동의 대가를 폭넓게 해석해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데 반해 고용노동부는 이를 반영하지 않은 지침을 유지하고 있어 관련 소송이 사태처럼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박근혜 대통
수원시가 지난 13일 오전 ‘수원시 싱글우먼 하우스케어 서비스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 협약식에는 염태영 수원시장과 수원시여성근로자복지센터장, 민간 보안사업체인 에스원 경기사업본부장이 참석해 여성안전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수원시 싱글우먼 하우스 케어 서비스는 혼자 사는 여성들이 집안에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집안의 보디가드’인 셈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수원시가 전문보안업체와 손잡고 범죄에 취약한 저가 주택에 세 들어 혼자 사는 여성가구에 보안장비 설치비를 지원해줘서 범죄를 예방하고 여성의 안전을 확보해주기 위한 서비스인 것이다. 수원시와 MOU를 맺은 전문보안업체는 1인 여성가구 내부에 무선감지기를 설치해 외부침입을 감지하게 된다. 침입자가 있어 경보음이 울리면 전문보안요원이 출동해 침입자를 제어한다. 뿐만 아니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 인터넷, 리모컨 등을 통해 자가 원격 보안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시스템까지도 갖추고 있으니 참 좋은 세상이 됐다. 이처럼 좋은 서비스이지만 만만치 않은 이용료를 내야만 한다. 수원시와 MOU를 맺은 업체의 경우 월 3만9천원을 내야하니 형편이 어려운 여성들은 망설
史記(사기)에 보면 韓信(한신)장군이 趙(조)나라를 격파하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 소문난 李左車(이좌거)를 생포하여 齊(제)나라를 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묻자 ‘옛말에 슬기로운 사람도 천 번 생각에 한 번 실수가 있을 수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 생각에 한 번은 맞힐 수가 있다(知者千慮必有一失 愚者千慮必有一得)’고 하였다. 그러면서 성인은 미치광이의 말도 가려서 듣는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거듭된 싸움과 연이은 승리로 병사들의 사기는 충천해 있겠지만, 반면 너무 지쳐있어 또 승리하기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 장군의 높은 지혜로 장점을 살려 싸우지 않고 위엄으로 굴복시키는 것도 생각해보라는 뜻이다. 愚公移山(우공이산)이란 말을 인용한다. 끊임없이 노력하여 목표 달성을 한다는 뜻인데, 마음먹고 시작하면 아무리 큰일이라도 반드시 성공한다는 말로,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성취해내는 아주 훌륭한 격언으로 쓰인다. 어리석다, 모자란다는 것만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소외되고 외면돼버린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이들이라고 하여 생각까지 왜소하다는 생각들을 빨리 접어야 한다. 千慮一得(천려일득)이라 했다. 누구든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면 바라는 해
정부가 4·1 부동산대책에 이어 5월 기준금리까지 낮춤에 따라 향후 부동산시장이 본격 회복세로 올라설 것인지 여느 때보다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통 금리가 내려가면 예금 등 안정적인 금융상품에서 돈이 빠져나와 주식이나 부동산 등 다른 투자처로 몰리게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이번엔 그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날지 매우 궁금하다. 주식과 부동산은 화폐와 달리 가격이 변동하는 실물자산이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은 같은 방향성을 가지지만, 주식시장은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증시는 실물경기에 선행하는 시장으로 부동산시장보다 통상 6개월에서 1년 정도 선행하여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최근 주요국의 금리인하 등 정책변화에 뚜렷하게 반응하고 있는 주요국 증시와 부동산시장의 변화를 통해 향후 우리 부동산시장의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지속적인 통화완화 정책과 저금리 환경이 뉴욕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부동산 가격지수인 케이스-실러 지수는 지난 2월 전년보다 9.3% 상승했다. 임대수익은 물론 시세차익과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더 많은 돈이 몰리고 부동산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하
‘갑·을(甲乙) 관계’의 논란이 진행형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그렇다면 병원에서 의사는 갑인가, 을인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질 정도다. 논쟁 결과, 의사는 을이라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명쾌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다만 갑의 정의가 “비용을 지불하고 재화와 용역을 제공받는 입장”임을 감안한다면 을은 반대로 “재화와 용역을 제공한 대가로 돈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의사는 을이고,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고 돈을 내는 환자는 갑이라는 논리다. 한편으론 수긍이 가지만 아리송하다. 국회에서도 지난주 이런 아리송한 논쟁이 여·야 간에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윤창중이라는 메가톤급 이슈 때문에 수면 밑으로 잠겼지만 당시는 우리가 을이니, 너네가 갑이니 그야말로 ‘갑론을박’ 하며 지도부까지 나서 신경전을 펼쳤다. 신경전의 요지는 이렇다. 보도를 보면 지난 8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정 총리가 요즘은 국회에서 민주당이 더 ‘갑’인 거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고 한다. 그러자 민주당은 원내의석 절반을 넘는 거대 여당인 새누리당이 당연히 국회 관계에서는 ‘갑’이고 민주당은 ‘을’의 입장이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도 과거에는 여
최근 진보정의당은 삼성X파일 폭로 건으로 노회찬 공동대표가 국회의원직을 상실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노회찬 대표의 지역구에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가 출마하여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 남의 아픔을 자신의 기회로 삼은 것이다. 안철수 의원의 이런 결정에 대해 일부 국민들은 기회주의적 결정이라고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되었다. 그것은 국민들의 뜻이고 정치권은 그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리고 국민들이 그를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준 것은 그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역사적 사명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안철수 의원은 새로운 정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대통령 선거에 임했고, 그 선언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유효했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새 정치란 무엇일까? 지금까지 그의 언행으로 알 수 있는 것은 기초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의 정당공천 배제와 국회의원 숫자 줄이기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기초단위 선거에서 정당공천 배제와 국회의원 숫자 줄이기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연구해야 할 문제이다. 정당공천 배제가 과연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나 과거 우리나라 사례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냈는지, 현
그 자체로 행복한 것,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 있다. 그것을 하느님이라 부르던, 부처님이라 부르던, 아니면 ‘참나’라 부르던 바로 순일한 그 무엇을 느끼는 일, 절대순수를 만나 순수해지는 일이다. 그래서 기독교 신자는 마음이 가난한 자의 복을 믿는 것이고, 불자는 가장 순순한 마음을 담아 등을 켜는 것이다. 그러나 세속에 사는 우리는 언제나 순수할 수가 없다. 순수해지기 위해 도시를 떠날 수도 없고 속세를 버릴 수도 없다. 산으로 들어가 산이 되기는 더더욱 힘들다. 그저 우왕좌왕, 좌충우돌, 동분서주하게 만드는 이 산만한 도시에 살면서 사랑하고 미워하고 질투하고 괴로워한다. 그 진흙탕이 내 속에 참사람을 만나야 하는 상황이다. 곧 부처님 오신 날이다.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 했다는 그 분! 그 말이 어찌 과대망상증 환자의 변이겠는가. 그것은 자기를 바로 보는 일이 가장 귀한 일이고 으뜸의 일이라는 뜻일 것이다. 자기를 바로 보는 일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일에서 시작한다. 어떻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미얀마에서 존경받는 비구 우 조티카의 책 <여름에 내린 눈>을…
막걸리의 해외, 특히 일본 수출은 포천 이동막걸리가 일등공신이다. 우리나라의 막걸리 붐이 일기 시작한 2005년과 거의 동시에 일본에서도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었다. 그때 한류 붐이 일었고, 특히 부담 없는 저 알코올 도수에, 피부 미용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인기를 더했다. 이런 상황에서 2008년 이동주조가 최초로 TV CM을 하면서 인기는 더욱 치솟았고, 연이어 2010년에는 진로가 막걸리 사업에 진출, 최고 실적을 올렸다. 그 후 서울탁주가 캔 막걸리로 수출을 더하는 등 수많은 우리나라 막걸리가 일본에 진출했다. 그 덕분에 2011년도에는 ‘맛꼬리’란 일본 막걸리 호칭이 일본 경제신문이 선정한 핫 키워드 7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 해의 수출기록은 2005년 대비 20배를 넘었다. 우리나라 막걸리의 일본 내 르네상스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당시 일본인들의 막걸리 사랑은 우리나라 못지않았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런 막걸리의 마니아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이 장관이 지난주 포천시 이동주조 막걸리 공장을 찾았다. 전통주에 관해 조예가 깊고, 그중에서도 막걸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그가 이곳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