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슬럼가에서 태어나 어려운 환경을 딛고 자수성가한 사나이의 이야기다. 아들을 낳고, 예쁜 아내와 행복한 가정을 꾸몄다. 거기에 어린 시절 꿈꾸었던 고급 ‘스포츠카’까지 손에 넣었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 하루는 멋진 스포츠카가 자리 잡은 주차장으로 들어오면서 보니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스포츠카 옆에서 장난을 치고 있었다. 다가가니 자신의 드림카를 못으로 긁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욱 하는 성질’에 이성이 마비된 사나이는 주차장에 비치된 정비용 렌치를 집어 들고 어린 아들의 손을 내리쳤다. 정신을 차리자 아들의 손은 유혈이 낭자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으나 아들의 고사리 같은 손은 장애를 입었다. 한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한 자신을 한없이 저주하며 집으로 돌아온 사나이 앞에 스포츠카가 눈에 띄었다. 아들의 낙서를 읽은 사나이는 집으로 뛰어 들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스포츠카에는 거친 못 자국으로 ‘I love daddy(아빠 사랑해요)’라고 쓰여 있었다. 이상은 네티즌 사이에 한창 인기를 끌었던 이야기의 요약이다.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분노조절 실패가 가져온, 되돌릴 수 없는 결과의 참담함을 표현한다. 분노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장애인으로…
얼마 전, 뉴스에 아들보다는 딸을 낳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보도 되었다. 사실 다정다감한 딸이 키울 때에도, 다 키운 후에도 아들보다는 낫다. 나는 아들 둘을 두었는데, 예쁜 여자아이를 보면 ‘딸이 있었으면’ 하고 부러워한다. 근래, 사회각계에서 여성의 비중이 커지고 있고 교사 등, 특정 직업은 오히려 여성 비율이 높다. 남성들의 성역이었던 사관학교, ROTC까지도 여학생들이 진출하여 수석졸업을 하기도 하였다. 우리 가정과 사회가 차츰 여성 중심으로 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요즈음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고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우리사회에 뿌리 깊었던 남아선호사상의 결과, 성비가 맞지 않아 초등학생들 10∼20%는 남학생끼리 짝을 지어 앉힌다 한다. 성비불균형은 부도덕한 의학이 태아의 성별을 감별, 여아를 낙태시킴으로써 초래되었다. 80년대 남자아이만 골라 낳은 결과 30대 10명 중 4명이 짝이 없어, 신부를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어도 역부족이다. 며칠 전 뉴스에서는 15∼25세 연령대는, 연령별로 남자가 여자보다 20만 명 정도 더 많아 결혼 적령기가 되는 2020년부터는 20%가 독신
보육부터 노인서비스까지 사회복지서비스 확장에 따라 현장에서 지역주민들과 직접 대면하는 일선 사회복지 담당공무원들의 업무 과다로 인한 소진현상이 심각하다. 그 동안 기초생활급여 현금 중심 서비스로부터 다양한 현물 서비스가 늘어남에 따라 일선 현장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공공부조를 중심으로 한 지방자치단체의 업무는 새로운 서비스제도들의 도입과 함께 기초노령연금제도의 시행, 보육료지원 대상의 전면 확대 등 부처별로 시행되는 ‘복지’제도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복합적인 욕구를 지닌 대상자는 늘고 있는 데 반해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수행 환경, 특히 복지수요자인 지역주민과 대면하는 읍·면·동 주민센터의 환경은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일선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을 증원하고 있으나 여전히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복지서비스 증가에 따른 읍·면·동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 과중 현상을 뜻하는 일명 ‘깔때기 현상’의 해결에 대해서는 10여년 전 복지전달체계 개편 초기부터 꾸준히 지적되었으나 여전히 미완인 상태로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회복지 전달체계의 개편
경기도가 보수 편향 지적을 받는 <경기도 현대사> 교육을 강행해 논란을 자초했다. 지난 15일 공직에 막 입문한 공무원 등 207명을 대상으로 <경기도 현대사> 집필자를 불러 강의를 진행한 것이다. 도는 앞으로 연내 다섯 차례 더 특강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경기도의회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책 집필 단계에서부터 이의를 제기했고, 이번 특강 직전 중지를 요청했지만 무시됐다. 이들은 도가 향후 일정대로 추진할 경우 예산삭감과 철저한 검증으로 맞서겠다며 각을 세우고 있다. 논란을 지켜보면서 드는 궁금증은 안팎으로 난제가 첩첩한 시기에 경기도가 이런 논쟁적인 역사 교육에 집착해서 무슨 실익이 있는가이다. 경기도가 그동안 내놓은 답변을 보면 “공무원에게는 뜨거운 애국심과 투철한 국가관이 필요하기 때문”이라 한다. 문제는 어떤 역사를 가르쳐야 “뜨거운 애국심과 투철한 국가관”이 생기느냐다. <경기도 현대사>의 저자 이영훈 교수처럼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포럼 소속 학자들만이 제대로 역사를 가르칠 수 있다는 건 유치한 얘기다. 그들이 객관적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들의 역사관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내에 존재할 수 있는 여러 역사관 중 하나일 뿐이다
청소년 시기엔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운동을 권장하는 이유는 몸과 마음의 성장통을 앓는 사춘기의 청소년들이 분출하는 에너지를 운동에 쏟아 부음으로써 체력을 증강시키고 건강한 마음을 지니게 되기 때문이다. 운동은 또 방황과 탈선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학교체육과 사회체육을 장려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엘리트 체육선수들이다. 지금 우리나라 운동부 학생선수들은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거의 수업을 받지 않는다.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부에 몸담아 온 선수라면 대부분 기초학력은 심각하게 저하돼 있다. 오직 운동밖에 모르고 학업수행능력조차 갖춰져 있지 않은 학생들… 이게 학교 운동부의 현실이다. 운동부 학생들의 학업수행능력 미비 문제는 이미 그 도를 넘어섰다. 운동선수들에게도 공부를 시키고 체육교육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지적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왔고 상급 교육관청에서도 관리·감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학원 체육의 현주소는 그렇지 않다. 경기실적에 의하여 상급학교 진학이 결정되고 지도자의 역량을 평가받는다. 이런 풍토에서는 운동만 할 줄 아는 기형적인 선수들이 육성된다. 문제는 이처럼 어려서부터 죽어라 운동만 하다가 국가대표가 되지 못하거나 프로스포츠에서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존폐 논쟁이 뜨겁다. 도입 당시에 비해 현재의 여건이 크게 변한 만큼 제도의 취지를 살리면서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분양가 상한제는 공급자 중심이던 공동주택의 원가에 적정 수익률을 더해 분양가를 정하는 것으로, 주택 분양가를 안정시키고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도입된 ‘가격규제’ 제도다. ‘최저임금제’가 노동의 공급자인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시장 임금보다 높게 정한 것이라면, 분양가 상한제는 공동주택의 시장 가격보다 낮은 일종의 ‘최고가격제’를 도입해 주택구입자들의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이다. 그런데 주택 가격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고 미분양과 불황으로 건설업체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어 유명무실해진 규제 제도를 없애자는 명분하에 최근 분양가 상한제의 폐지가 적극 검토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 이유가 부족하다. 최근의 미분양 깡통주택의 사태는 건설업체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일종의 밀어내기식 분양과 시장수급을 무시한 채 투기적인 중대형 중심의 고가 분양을 남발해온 결과로 볼 수 있다. 중소기업들은 올해 경기불황을 감안
권정생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명한 동화작가이다. 눈이 소복이 쌓인 어느 겨울날이었다. 교회 종지기였던 권정생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 종을 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맑은 종소리가 하늘 가득 울려 퍼졌다. 아침 미사를 보기 위해 교회에 온 사람들 역시 맑고 향기로운 종소리를 들었다. 지나가던 사람들과 아침 인사를 나누면서도 권정생은 부지런히 종을 쳤다. 바로 그때, 그에게 인사를 하려던 한 사람이 장갑도 안 끼고 종을 치는 그의 모습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추위로 빨갛게 손이 텄지만, 권정생은 아무렇지 않게 웃어 보이기만 했다. 걱정된 그 사람이 물었다. “이렇게 추운 날에는 장갑을 끼셔야죠. 동상에라도 걸리면 어쩌시게요?” 그러자 권정생이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 장갑을 끼고 종을 치면 손이 얼지 않아서 좋죠. 하지만 그만큼 제 손이 게을러져서 맑고 투명한 종소리를 낼 수가 없게 됩니다. 조금 춥더라도 맨손으로 종을 쳐야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한테까지 이 소리가 전달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는 가난과 질병으로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평생을 교회 종지기로 일하며 다른…
노출의 계절을 앞두고 다이어트가 한창인 때에 최근 방송이 ‘간헐적 단식’으로 불을 지폈다. ‘간헐적 단식’은 “먹고 싶은 음식을 가리지 않고, 마음껏 먹으면서 1주일 가운데 24시간만 단식을 하면 몸짱이 된다”고 유혹한다. 나아가 암을 예방하고 최상의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하니 불룩한 배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어찌 외면할 수 있겠는가. 방송에 따르면 1주일에 한두 번씩 16~24시간을 단식하면 평소에는 먹고 싶은 욕망을 참지 않아도 살이 빠지고, 건강이 개선된다고 한다. 방송을 통해 소개된 성공담을 요약하면 ‘간헐적 단식’은 음식을 제약하지 않는다. 다만 원초적 배고픔을 24시간만 견디라는 것이다. 이 시간 동안 운동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해도 무방하고, 잠을 자도 좋다. 제일 좋은 스타일은 점심을 포만감이 들 정도로 먹은 후 다음날 점심식사까지 굶는 거다. 관련 실험의 참가자들은 보통 수개월씩 지속되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비해 스트레스가 덜하고, 식습관을 바꾸는 고역도 없어 만족감을 표시했다. 오히려 굶는 동안 다시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활을 즐겁게 한다니 다이어트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아닐 수 없다. 방송이 인기를 끌자 제작진이 밝힌
요즘 우리나라에는 삶의 질 향상과 행복한 삶을 갈망하는 국민이 날로 늘고 있다. 복지혜택을 많이 받고자 하는 욕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경제성장의 이면에서 신음하는 궁핍한 국민들의 욕구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복지분야의 중심축인 건강보험도 제도개선 요구와 더불어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놓고 열띤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여야 모두 공약을 통해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OECD 선진국의 평균수준인 80%까지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특히 박근혜 당선인은 ‘보장성 80% 확대’와 더불어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보장’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가 우수하다는 것은 세계가 인정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고령화 사회문제, 이로 인한 노인성질환과 만성질환 진료비가 급격히 팽창해 좋은 제도의 지속가능성이 불확실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개선해야 할 것은 한시바삐 고쳐나가야 하며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복지제도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건강보험은 사회보험의 대표 주자로써 사회연대를 기반으로 경제적인 약자에게도 평등한 수혜를…
운전사도 없고, 아니, 자동차도 없어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추기경이, 부엌에 들어가 요리를 직접 해 먹는 추기경이, 어떤 축구팀의 광팬인 추기경이, ‘가난한 자들의 아버지’가 교황이 되었다. 왠지 친근한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그가 높디높은 추기경이었다는 것도 신기한데, 그가 더 높은 교황이 된 것이다. 그 교황이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그렇게 올곧게 살아온 추기경이 이름을 선택한다는 것은 의례도 아니고, 멋도 아닐 것이다. 그런 사람의 이름은 불씨이며 지향성이다. 그렇다면 프란치스코는 누구일까?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화로운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변화시키려는 용기를, 그리고 무엇보다도 변화시킬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기도했던 그 성자, 그가 프란치스코다. 그는 교회권력이 아니었으나 교회권력과 대립각을 세워 투쟁한 인물도 아니었다. 가난한 사람과 살았으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살지 않은 사람을 욕하지도 않았다. 절대적으로 하느님을 믿었으나 자기가 본 하느님을 믿어야 한다고 강요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자신은 하느님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며 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