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보장 중심의 사회보장제도는 산업화가 초래한 사회위기를 극복하는 사회제도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인구구조 변화와 자본주의경제의 구조적 위기는 전통적 사회보장제도를 넘어서는 새로운 집합적 대응을 필요로 하였고, 해결방안의 일환으로 사회서비스정책의 제도화가 시도되었다. 한편 승장독식의 신자유주의 경제체계 대안의 하나로 사회적 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사회서비스정책은 서비스 대상을 사회적 취약계층에서 중산층까지 확대하였으며, 서비스 제공방식도 공급자 중심으로부터 수요자 선택방식(바우처 방식)까지 확장하였다. 사회서비스 제공기관도 민간 비영리기관 중심에서 사회경제 조직, 영리조직까지 다양한 조직형태를 포괄하고 있다. 사회서비스가 제도화된 유럽의 경우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조직이 주요 사회서비스 제공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0년 자활사업이 도입된 이래 자활공동체(자활기업) 육성, 2008년 사회적기업, 2012년 협동조합까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가의 사회정책적 모색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여기에 더하여 정부는 마을기업, 커뮤니티 비즈니스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국가의 제도적 지원으로 2012년 12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공식 취임식을 갖고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일반시민 3만명 포함 국내외 귀빈 4만명이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과 대한민국 새 정부의 성공적인 출발을 기원했다. 필자는 이날 취임식에 모범공무원 자격으로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헌정 사상 첫 여성대통령 출현, 신라시대 이후 처음 우리 역사에서 여성이 국가 최고 권력자 자리에 오른다는 의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는 아버지 사후 34년 만에 청와대로 복귀한 것이기도 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취임식 전부터 사회적 논란이 되어온 인사문제와 북핵 등 수북이 쌓여 있는 현안과 관련해 ‘새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취임은 우리 역사에서 볼 때 신라 때 배출된 3명의 여왕을 제외한다면 여성이 국가 최고 권력자로 등극하는 첫 사례로, 우리 사회의 여권이 신장되는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다. 또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은 우리 헌정 사상 첫 부녀대통령의 출현을 의미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이 이룩했던 산업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기 위한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만 있으면 취업걱정이 없고, 노후까지 보장될 것 같은 광고가 성행했다. 20대 취업준비생부터 30~40대 주부들에 이르기까지 학원을 다니며 자격증 취득에 목을 맸다. 지금도 인터넷과 버스, 생활정보지 등에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라고 부추기는 광고를 쉽게 찾을 수 있으니 현재진행형이다. 사전은 사회복지사를 “경제적, 심리적, 주변환경에서의 문제를 가지고 있거나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상자들에게 접근하여 문제해결 방안 및 문제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주어 직접 문제에서 벗어나도록 도움을 제공하는 전문가”라고 정의한다.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주고, 급여까지 받을 수 있다니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실은 어그러지고 동떨어져 있다. 폭행과 폭언 심지어 흉기로 생명의 위협을 받기 일쑤다. 업무는 고되다. 자신이 맡은 대상자의 사고소식이 전해지면 밤중이나 새벽을 가리지 않고 병원과 달동네 등을 누벼야 한다.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은 24시간이 업무시간이다. 하지만 사회복지사의 삶을 옥죄고, 사명감을 앗아가는 것은 현장의 어려움뿐만이 아니다. 당장 눈앞에 생계의 막막함이
입춘이 지났음에도 매서운 추위가 가시질 않는다. 24절기 중 하나인 입춘이 되면 동풍이 불기 시작하고 얼음이 풀리며 벌레들이 깨어나고 봄이 열린다고 했다. 동장군이 제아무리 눈발을 뿌리고 대지를 꽁꽁 얼어 붙여도 농부들은 겨우내 버려두었던 논밭을 돌아보고 일 년 농사 설계를 한다. 추워서 게을리 했던 호조벌 산책을 나섰다. 봄이 열리는 것을 알려면 들판을 나가보는 것이 우선이다. 호조벌은 언제 봐도 평화롭고 잔잔하다. 바둑판같이 반듯하게 펼쳐진 논길을 걷노라면 품었던 생각들도 반듯하게 정리가 될 듯이 편안하다. 호조벌의 여러 갈래 논길 가운데 미산동 앞에서 매화동 가는 논둑길을 걷기로 했다. 아마 따뜻한 봄소식도, 풍요로운 가을이야기도 저 농로를 타고 호조벌 전역으로 들어왔다가 돌아가리라. 매화동 쪽에서 짚단을 세워놓은 풍경을 만난다. 요즘은 추수를 하면 짚을 소 먹이로 쓰기 위해 비닐 포장해서 거둬들이기 때문에 볼 수가 없었는데 짚단가리를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 옛일이 새삼 그립다. 논에서 잘 마른 짚단을 소의 먹이로 쓰기 위해 며칠씩 집으로 끌어들이던 기억이 새롭기만 하다. 행여 비라도 오면 짚단이 젖을까봐 노심초사하던 일이 엊그제 같다. 문득 멀리…
마침내 박근혜정부가 출범하였다. 하지만 동시에 경제민주화는 종결되었다. 뭐 그렇게까지 말할 게 있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경제민주화를 2번씩이나 언급했지 않느냐고 말이다. 그렇다.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경제부흥을 이루기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더불어 ‘제2의 한강의 기적’도 제시했다. ‘경제부흥’, ‘한강의 기적’ 참 오랜 만에 들어 보는 가슴 따뜻한(?) 말들 아닌가. 유신시절,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고속성장을 하던 그때, 도덕이나 사회과목 수업이면 꼭 들어야 했던 낱말들이다.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던 보릿고개, 적빈(赤貧)의 그 시절, 박정희는 ‘경제부흥’을 통한 조국근대화를 주창했고, 이제 대통령 박근혜는 또 한 번의 경제부흥과 ‘한강의 기적’을 약속한다. 박정희의 ‘한강’은 오직 독재 하에서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 중 누구도 박근혜의 ‘한강’을 위해 정치적 기본권과 자유를 반납할 의사가 전혀 없는 마당에, 그러
경기도의회의 ‘삼성전자 불산 누출 진상규명 조사단’의 행보가 매우 실망스럽다. 조사단은 현장조사 단계에서 준비부족으로 코미디 같은 상황을 연출하더니, 급기야 진상을 밝히기보다는 제도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선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을 조사하지도 못 해놓고 제도개선을 논하는 것 자체가 비웃음을 자초하는 일이다. 진실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제도를 제대로 고칠 수 있나? 제도개선은 조사단의 일이 아니다. 조사단은 최선을 다해 불산 누출 사건 경위와 삼성의 유해화학물질 관리 실태, 이번 사고로 누출된 불산이 인근 주민과 환경에 미친 영향을 밝혀내면 된다. 조사단의 태도는 삼성의 직접적인 로비 의혹마저 살 수 있다.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니 이런 의혹이 사실이라고 하기 어렵겠으나 조사단이 아리송한 태도로 나올수록 의혹은 증폭되게 마련이다. 설령 직접 로비를 받은 일은 없다고 하더라도 이처럼 진상을 밝히는 일에 미온적으로 나온다면 조사단이 ‘삼성의 힘’에 지레 겁을 먹고 알아서 기었다는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온 힘을 쏟아야 할 도민의 대표들이 이 모양이니 도민들이 불쌍하다. 조사단으로서는 여러 가지 이유를 댈 수도…
‘수원청개구리’라는 개구리가 있다. 이 녀석은 일반적인 개구리울음소리를 내지 않고 ‘윙윙윙’ 하는 소릴 낸다고 한다. 수원청개구리는 1980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소재 농촌진흥청 옆에서 최초로 발견된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전 세계에서 경기만 주변에서만 서식하며 지명을 이름으로 가진 국내 유일의 개구리라고 한다. 그런데 2007년 황구지천 인근 논에서 관찰된 것을 끝으로 더 이상 발견되지 않다가 2012년에 다시 몇 마리가 발견되었을 뿐이다. 수원청개구리는 발견될 당시만 해도 수원을 비롯한 경기도 일대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1980년대 이후 급속한 개발과 환경 훼손으로 희귀한 생명 종이 되었다. 안타깝다. 수원청개구리가 이렇게 ‘귀한 몸’이 된 것은 호매실지구 개발로 인한 주요 서식지 파괴가 이유라고 한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LH가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과 금곡동·오목천동·당수동 일대 311만㎡ 규모로 2만400가구, 5만5천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수원호매실 보금자리주택사업’을 진행해 현재 5천500여 가구가 입주했다. 이 지역은 칠보산과 황구지천, 논과 밭이 있는 곳이다. 개발 과정에서 사업구역에 포함된 논·밭과 인근 저수지 등의 수원청
최근 사반세기 중 세계적 경제흐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을 꼽자면 크게 세계화와 지식기반화 그리고 시장 주도의 경제운영 패러다임을 들 수 있다. 세계화는 최근의 가장 현저한 경제현상으로 세계경제를 사실상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시키는 등 현대 경제가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발전·진화하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이다. 정보통신기술을 비롯한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은 경제의 지식기반화도 경제효율 향상에 크게 기여했으며 앞으로도 경제발전을 좌우할 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시장주도 경제운영방식 또한 영·미에서 시작돼 세계화 및 지식기반화 추세와 어우러지면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금융위기에서 드러난 바와 같은 문제점-세계화의 무정부성에 따른 글로벌 기업과 자본의 과도한 이익 추구, 경제의 변동성 증가, 지식기반화에 따른 경제의 고용창출능력 약화, 시장주도 경제운영이 가져온 시장에서의 도덕적 해이 만연 및 승자독식 현상 등을 드러냈다. 특히 글로벌기업 주도의 세계화로 근로자보다는 사용자로, 가계보다 기업으로,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으로, 내수기업보다 수출기업으로 과실이 쏠리면서 소수의 승자만이 세계화에 따른 경제적 이
봉사는 좋은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봉사를 외치는 사람들이 구태의연해 보일 때가 있다. 더구나 돈이나 권력, 혹은 명예를 많이 가진 사람이 외치는 ‘봉사’라는 말은 경우에 따라 민망하기도 하다. 생각해 보면 가진 게 있어야 나눌 수 있는데, 왜 나는 가진 게 많은 사람들의 ‘봉사’는 생명력이 없다고 느끼는지. 아마 그것은 나의 편견이리라. 돈이나 권력을 가졌으면서 ‘봉사’까지 가져간 선택된 사람들에 대한 질투일 수도 있고. 그러나 그것이 또 질투이기만 할까. 질투 속에 들어있는 한 점의 진실이 있다. 특정한 날, 봉사하러 간답시고 이것저것 싸들고 보육원이나 노인복지 시설을 방문해서는 줄 세워놓고 훈시하고, 사진 찍어 홍보에 이용하기 바쁜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아무리 그들이 던져준 것으로 살아야 한다고 해도 봉사가 끝나면 관계도 끝나는 사람들에게 고마워하는 마음까지 내야한다면 그것도 이상하지 않겠는가. 어쩌면 봉사 자체가 위대한 게 아닐 수 있겠다. 봉사도 천차만별이다. 천박한 봉사도 있고, 따뜻한 봉사도 있다. 하나마나한 봉사도 있고, 삶을 바꾸는 봉사도 있다. 시간 낭비인 봉사도 있고, 소리
요즘 인천 공직사회의 화제는 단연 남구청 이모 국장의 ‘과장 강등사건’이다. 50대 중반으로 알려진 이 국장은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인천시 징계위원회에 의해 강등이 결정됐다. 아직 여러 절차가 남아있지만 확정되면 2009년 강등제도가 도입된 후 인천시에서는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이 국장의 경우도 술이 화근이다. 자신이 관할하는 부서가 우수부서로 평가받은 것을 축하하기 위해 직원들과 회식하던 중 사건이 벌어졌다. 1차 식사지리에서 이미 얼큰했겠지만 직원들과 2차로 노래방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 국장은 8급 여직원에게 “자기, 엉덩이 예뻐”라며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여직원을 빈방으로 데려가 “나는 부단체장이 목표인데 너는 목표가 뭐냐”며 여직원의 손과 어깨를 접촉했다고 한다. 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에서 4급 국장은 공직사회의 꽃이다. 행정고시를 거치지 않은 채 9급부터 시작하는 공무원은 5급인 사무관을 달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니 4급인 국장은 ‘논두렁 정기(精氣)’라도 타고나야 오를 수 있는 무척이나 높고 희소한 자리다. 그만큼 존경을 받고, 5급과는 완전히 다른 예우를 받는다. 우선 대부분 여비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