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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는 글 쓰는 것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이다. 그저 직업이라면 바꿀 수도 있으련만 업으로 하는 글쟁이는 그러지도 못한다. 글을 써서 생계를 잇는 단순한 행위, 그 이상의 알맹이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물론 직업과 별도로 글을 써서 사회에 기여하는 이들도 많다. 변호사나 의사, 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글로써 멘토 자리를 구가하니 부럽다. 그들의 글에는 시대를 읽어내는 통찰력도 있고, 독자의 구미를 충족시키는 흡인력도 있다. 또 정파성이 치우친 정치적 글을 통해 입신양명(立身揚名)한 경우도 있으니 참으로 다양하다.

수많은 독자를 확보한 소설가나 문필가들의 글은 명예와 함께 부(富)까지 허락한다. 자신의 인생경험, 그것도 남들이 갖지 못한 독특한 세계를 치열하게 녹여낸 작품을 보노라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또 타고난 이야기꾼이 풀어내는 글은 웬만한 영화나 드라마가 범접치 못할 재미가 있다.

과거에는 전문적 글쓰기를 위해 누구의 문하로 들어가거나 대학수업을 받아야 가능했다. 하지만 요즘같이 인터넷과 SNS가 발달한 세상에서는 국민 모두가 글쟁이다. 글쟁이들의 장(場)이 신문, 소설, 잡지 등 인쇄물에서 벗어나니 너무도 자유롭다. 인터넷에 남긴 글이 영화대본으로 탈바꿈하고, 400자 내외의 문자가 훌륭한 소설로 재탄생하는 시대다.

하지만 글을 통해 명예와 부를 휘어잡고, 나아가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은 글쟁이라기보다는 ‘작가’(作家)로 판가름하고 싶다. 글 속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자신을 조금씩 태워가는 글쟁이들과는 구분해야 할 작가들이 넘치고 있기에 그렇다. 높은 지적 수준과 빼어난 필력, 시대를 종횡하는 담론이 때론 ‘딴 세상’ 이야기처럼 겉돈다.

그저 쓰는 행위를 통해 숨을 쉬고, 다음 쓰기를 위해 세상과 친해지는 이들이 있다. 쓰면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읽는 사람이 있는 한 쓰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다. 매일 끼니와 같이 날마다 글쓰기를 통해 삶을 이어가는 이들 말이다.

이들 글쟁이의 글은 사회고발이 됐던, 미담이 됐던 목적이 분명하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게 만들려는, 흔들리지 않는 발버둥이 있다. 적확한 소재를 탄탄한 논리와 시대적 소명으로 버무려 함께 사는 세상을 열어가려는 소명의식이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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