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수위대변인 임명에서부터 인수위 수석대변인과 대변인 간의 똑같은 내용에 대한 상반된 논평 등 인수위의 활동과 관련된 잡음이 일고 있다. 순조롭고 매끄러운 권력 인수·인계는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능력을 보여주는 시금석이라 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 활동은 지난 5년간의 정부 활동을 평가하고, 이에 기초해 향후의 5년간 국가운영과 관련된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으로 집약된다.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 제11490호에 따르면 인수위의 설치는 ‘대통령당선인으로서의 지위와 권한을 명확히 하고 대통령직 인수를 원활하게 하는 데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정운영의 계속성과 안정성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 법률에 규정된 인수위의 업무는 크게 4가지인데 취임식 행사 및 기타 사항을 별도로 한다면 중요한 두 가지는, 첫째 정부의 조직·기능 및 예산현황의 파악, 둘째 새 정부의 정책기조 준비이다. 이외에 인수위 법률이 별도로 규정한 중요한 또 한 가지의 업무는 대통령 당선인이 임기 시작 전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후보자들이 국회의 인사청문 절차를 거치게 하기 위하여 그들을 지명하도록
김문수 도지사가 공공기관 이전 부지 아파트 건립을 전면 중단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도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은 바른 결정이다. 공공기관, 군부대 등의 이전 부지는 100% 도민에게 돌려주는 게 당연하다. 대부분의 도민은 김 지사의 말대로 이들 부지가 ‘공원 등 휴식,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기를 바라고 있다. 도가 진작부터 이러한 방침을 가지고 있었다 할지라도 도지사가 새해 벽두에 강력한 의지를 재삼 표명한 것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 전북으로 옮겨가는 농업진흥청 부지를 아파트로 뒤덮지 않겠다는 결의는 특히 주목된다. 도는 이미 지난해 농진청 자리에 농업박물관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세워 국토해양부에 보낸 바 있다. 국비 2천200억원을 지원받아 대한제국 시기부터 이어져온 농업 메카의 맥을 이으려는 것이다. 도지사의 이번 공언은 농업박물관 건립 계획이 확대 관철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도지사의 약속이 식언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일이 적지 않다. 우선 정부와 충돌이 불가피한 만큼 이에 대한 주도면밀한 대책이 요청된다. 농진청 관련 13개 기관은 한국농어촌공사가 1조9천172억원에 매입키로 확정되었다고 한다. 국토해양부가 경기도에 농업박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말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를 선정했다. 올해 대표 축제로 선정된 곳은 전북 김제지평선축제와 경남 진주남강유등축제 등 두 곳이다. 이밖에 최우수 축제 8개와 우수축제 10개, 유망 축제 22개를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는데 이 가운데 경기도는 이천 쌀 문화축제(최우수축제), 가평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수원 화성문화제(우수축제) 등 3개 축제가 선정됐다. 이 가운데 이천 쌀문화축제는 전년도 우수축제에서 최우수축제로, 수원화성문화제는 지난해까지 유망축제였으나 올해부터 우수축제로 승격된 것이다. 국제재즈페스티벌은 지난해와 같다. 이 축제들은 모두 ‘경기도 10대 축제’이기도 하다. 최우수 축제는 국·도비 4억5천만원, 우수축제는 2억2천500만원의 보조금과 각종 홍보마케팅 지원 등으로 더욱 경쟁력 있는 축제로 육성된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도 10대 축제에 대한 행·재정적인 지원을 통해 보다 많은 축제가 문화관광축제에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선정한 경기도 10대 축제는 이천쌀문화축제, 가평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수원화성문화제,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 안산국제거리극축제, 파주장단콩축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는 도시에서 자투리땅을 이용해 텃밭을 가꾸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주말농장을 찾는 사람들, 즉 도시농부를 보는 게 익숙해졌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도시농업은 붐을 타고 있으며 ‘도시농부’라는 용어조차 이젠 생소하지가 않다. 이른 봄 작은 씨앗을 직접 뿌리고 주말마다 아이들 손을 잡고 나와서는 정성을 다해 물과 양분을 주며 우리는 농사짓는 일에 제법 재미를 들였다. 아이들도 고사리 손으로 흙을 만지며 다양한 채소를 기르며 눈으로 보고 또 열심히 뛰어놀며 자연스레 농업을 접하게 된다. 이 자체가 현장학습이고 산경험이다. 이렇게 봄, 여름, 가을 우리 가족의 행복한 터전이 된 주말농장,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삶의 활력소이자 비타민 같은 존재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하순에 둘러본 주말농장과 도시텃밭의 모습은 황량함 그 자체였다. 검은색 비닐이 지저분하게 날리고 있고 농사지으면서 이용했던 지줏대, 호스, 비료봉투, 비닐끈 등 각종 농사용 폐자재가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었고, 수확하고 남은 작물의 뿌리나 노화된 잎들은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현실을 본 것이다. 한 마디로 농심은 없었
우리말로는 ‘불쌍한 사람들’ 정도로 옮겨야 할 <레 미제라블> 열풍이 거세다. 영화는 관객 500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한민국 인구의 10%가 본 셈이다. 실제 영화 관람이 가능한 인구를 고려하면 엄청난 숫자다. 19세기 프랑스 시인이자 소설가, 또 정치가였던 빅토르 위고의 이 작품이 우리에게 처음 선보인 것은 아니다. 일찍이 일본어 중역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버전의 번역은 물론이고, 영화와 연극, 뮤지컬 형식으로 여러 번 우리 앞에 등장했다. 그런데 갑작스런 신드롬의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과 같은 열풍의 시작은 사실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센세이션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호소력 있는 노래와 음악, 놀라운 무대 구성 등으로 세계의 공연계를 휩쓴 이 작품은 이 땅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비싼 관람료를 비롯해 상대적으로 한정된 관객만이 접할 수 있는 뮤지컬뿐이었다면 이 정도의 사회적 반향을 얻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뮤지컬 형식을 성공적으로 변용시킨 영화, 즉 무비컬(movical) <레 미제라블>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보아야 한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처음부터 관객을 놀랍게 만드는
새해도 벌써 1월 중순이다. 입시 한파가 요란을 떨며 지나더니 이제 대학 등록시즌이 성큼 다가섰다. 통계청의 학력별 가구소득조사에 따르면 전문대졸 이상은 월 소득이 평균 501만원이었으나 고졸은 347만원, 중졸이하는 250만원이었다. 개천에서 용이 날 기회가 극히 희박해진 우리사회에서 대학졸업장은 그나마 계층 상승을 위한 거의 유일한 기회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모든 가정이 자녀의 대학진학에 목을 매고, 고교생의 80%가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선거과정에서 누구든지 공부할 능력과 의지만 있으면 경제적 능력과 관계없이 공부할 기회를 주겠다며 반값등록금을 약속했다. 방법은 소득분위에 따른 차등지급이다. 즉 가난한 대학생에게 국가장학금을 집중하고 나머지는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또 국가장학금제도의 발전적 모델을 제시해 평균 B학점 이상인 대학생들에게만 신청자격이 주어질 전망이다. 우선 소득분위 별로 등록금 지원에 차등을 두겠다는 방안은 일면 타당해 보인다. 균등한 등록금 지원을 보편적 복지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없지 않으나 아쉬운 대로 차등지원을 통한 반값등록금 원칙이 신속히 진행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국회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 소위 소속 9명의 의원들이 예결위 심의가 끝나자마자 지난 1일 해외여행을 나섰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안 그래도 국민들은 좋지 않은 경제상황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데, 쪽지예산 챙기기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터에 외유까지 결행한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되었다. 사태가 이렇게 발전하자 국회의원 외유를 사전에 심의해야 한다는 여론까지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의회규칙에 근거한 경기도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공심위)가 구성되어 있다. 필자는 이 위원회의 위원으로 후반기 원 구성 시에 임명되었으며, 최근 몇 가지 사안은 현재 국회 사태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문제가 발견되어 이에 대해 보도자료를 배부하는 등 이의를 제기한 바가 있다. 공심위 위원으로서 엄격한 심사를 하고 심사 절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경기도의회와 의원들에게 공격적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의회와 의원들에 대한 여론의 질타와 공격을 사전에 예방하고, 의회와 의원으로서 품격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경기도의원으로서 스스로의 행위에 대해 엄중히 심사하고 돌아보지 않으면 작금의 국회와 같은 사태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재임시절에 나폴레옹이 210년 전 스위스의 한 산촌사람들에게 진 빚 1천500만원 상당을 갚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접하고 강인한 계약정신과 신용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1800년 나폴레옹이 이끄는 군대가 알프스의 베르나르 준령을 넘을 때 스위스의 깊은 산골 부르상피에르 촌에서 머문 적이 있다. 그때 이 부대가 빌려간 냄비와 주전자 188개(그 중 84개는 반환), 한 그루당 6프랑씩 주기로 하고 벌채한 소나무 2천37그루, 하루 3프랑으로 징용당한 마을사람들의 품삯 그리고 하루 6프랑으로 빌린 노새 값을 갚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결제하여 보상하겠다’는 단서조항에 나폴레옹이 서명한 문서를 이 산촌에서는 보관하고 있었으며, 이 문서는 지금도 유효하다는 국제 변호사의 도장도 찍혀 있다고 한다. 이자까지 치면 5천억 원쯤 되나 이자는 받지 않겠다고 양보하고 원금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프랑스 대통령에게 요청하였다고 한다. 한마디로 청구하는 측도 집요하고, 보상하는 측도 통쾌하다. 그리고 침략만 받아온 우리에게 보상 받아낼 일이 산더미 같건만 ‘국운이 그러했는데’ 하고 체
춘추전국시대 6대국에 들지 못하는 중산국이라는 작은 나라가 있었다. 어느 날 왕이 신하들을 초청해 음식을 대접하는데 양고기 국물이 떨어졌다. 일이 꼬이려니 다른 사람들은 자기 몫을 차지했는데 유독 ‘사마자기’만 없었다. 그런데도 왕을 비롯한 모든 신하가 웃고 즐기는 것이 아닌가. 사마자기는 중산국을 떠나 초나라로 귀순했다. 사마자기는 초나라 왕을 움직여 중산국 정벌에 나섰다. 강대국 초나라의 공격에 중산국은 완패하고 왕은 도망했다. 원한에 사무친 사마자기의 추적에 죽음을 코앞에 두었던 중산국 왕은 알지 못하는 두 남자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고 그 연유를 물었다. 두 남자는 “저의 부친이 굶어죽게 됐을 때 왕께서 지나가시다가 찬밥 한 덩어리를 던져주셔서 살아나셨습니다. 부친은 왕께 무슨 일이 생기면 죽음으로 보답하라는 유언을 남기셨습니다”라고 답했다. 왕은 이에 “다른 사람에게 베푼다는 것은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이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에게 원한을 사는 것은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데 있었구나” 하고 탄식했다. 여기서 유래된 고사가 “‘與不期衆少(여불기중소), 其於當厄(기어당액). 怨不期深淺(원불
광교신도시 학교 추가 설립 문제가 적극 검토로 가닥을 잡았다니 일단 다행스럽다. 국민권익위원회는 8일 이성보 위원장이 내려와 염태영 수원시장, 이재영 경기도시공사 사장, 정명희 주민대표 등과 현장조정위회의를 열고, 학교 추가 설립을 검토하는 조정안에 대해 당사자 간 합의를 이끌어냈다. 수원시와 경기도시공사는 이에 대한 용역을 발주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학교 증설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문제가 제기된 이래 3개월 만에 국면 전환의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 무엇보다도 국민권익위의 조정안에 법적 강제력이 없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이 위원장은 조정안이 민법상 판례와 같은 위상을 가지므로 당사자들이 이행에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건설업자들이 법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이로 인해 개발주체와 행정당국이 미온적일 경우 학교 증설 권고가 관철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럴 경우 ‘빛나는 교육 신도시’는 허울만 남게 된다. 국민권익위는 주민들의 이런 우려까지 헤아려주기 바란다. 문제를 풀려면 관련법과 규정을 정비하는 작업 또한 동시에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사실 문제의 발단은 건설업자들이 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