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에드워드 버핏(Warren Edward Buffett)은 1930년생이니까 83세의 노인이다. 하지만 그는 ‘오마하의 현인(賢人)’으로 불리며 세계경제의 투자흐름을 좌지우지한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회사인 ‘버크셔 헤서웨이’라는 지주회사를 운영하는데, ‘버크셔 헤서웨이’는 주당 가격이 10만달러가 넘는 황제주임을 자랑한다.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버핏이 여타 주식 사냥꾼들과 달리 존경을 받는 것은 그의 철저한 ‘가치(價値) 투자’의 원칙 때문이다. 선행과 기부로 유명한 조시 소로스가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헤지펀드를 움직이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버핏의 가치투자는 우량기업의 주식을 수십년간 보유하고, 헤지펀드나 정크펀드 등이 꺼려하는 굴뚝사업에 대한 투자로 나타난다. 하지만 버핏은 과거 50년간의 투자를 통해 연평균 30% 가량의 수익률로 ‘역사상 최고의 투자가’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버핏은 지구촌에서 선두를 다투는 부자이면서도 고향인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주로 거주하며 소탈하게 살고 있다. 기타보다 작은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시골 할아버지같은 풍모의 버핏은 그 흔한 경호원이나 운전사없이 10년이 넘은 중고차를 손수 끌고 다닌다. 집은 6
늦장을 부리던 올 봄도 그럭저럭 다가고 이제는 여름의 문턱에 들어섰다고 하리만치 더운 날씨가 이어진다. 우리 집 근처에 종묘상이 있어 봄이면 언제나 북새통을 이룬다. 가족들끼리 배추며 오이, 호박, 고추 등 야채나 토마토, 딸기, 수박, 고구마싹 같은 모종을 한 두 포기씩 사서 들고 가는 모습으로 줄을 이었다. 게다가 도시에 살면서 부모님이나 형제가 살고 있는 고향집에 다니러 온 사람들까지 뒤섞이며 절정을 이룬다. 특성상 모종이라는 것이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바삐 서둘면서도 한동안 소식이 궁금하던 사람들도 급한 틈을 타 활짝 웃으며 나중에 옥수수 먹으러 오라며 얼굴 한 번 보여주고 가는 것도 이맘때다. 모내기를 하는 논에 따라가면 논두렁에 이어진 들에는 보라색 붓꽃이 피어있었고 산기슭에 조팝꽃이 하얗게 피면 쉬는 날 없이 밭을 갈아 이랑을 만들고 온갖 밭작물을 심으시면 얼마 가지 않아 밭에서 요술처럼 싹이 돋고 꽃이 피었다. 평소 부지런하신 아버지가 계셔서 우리 집은 언제나 남보다 앞섰다. 살면서 때를 놓치면 안 되는 일이 어디 모종 밖에 없을까. 학교 갔다 오면 늘 숙제부터 하고 놀아라, 장마철이 오기 전에 집 안팎을 단속하고 겨울이 오기 전에
노력이나 끈기와 관련된 고사성어 중 ‘우공이산(愚公移山)’을 빼놓을 수는 없다. 이 말은 ‘어떤 큰일이라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에게는 그리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김효정은 자신이 목표로 삼은 일들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동양 여성 최초로 세계 5대 사막 레이스 대회를 완주했다. 호주에서 열린 사막 레이스에 참가했을 때 김효정은 자신의 등 뒤에 매달린 가방이 무거워서 어깨가 내려앉을 것 같았다. 그녀는 앞서 걸어간 이들이 만들어 놓은 모레 위의 움푹 파여진 길을 따라 한 발 한 발 내딛었다. 사막의 태양은 이글이글 타올랐고, 사방에서 불어온 모래 바람이 콧속으로 들어왔다. 스카프로 입과 코를 칭칭 감았지만 모래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순위는 중요하지 않아. 완주가 중요해. 꼭 이 사막을 나 스스로 가로지르고 말 거야!’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도, 앞에서 멀어지는 사람도, 아무도 자신에게 말을 걸지 않는 고독한 경기였다. 밤에는 잠깐 눈을 붙이고 낮에는 걷고 또 걸었다. 그녀는 끝이 보이지 않는 드넓은 사막을 묵묵히 걸었다. 며칠 뒤, 그녀는 드디어 사막 레이스를 완주했다. 발톱이 빠지고, 발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65)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인 평가가 외유내강(外柔內剛)형이라는 것이다. 항상 웃는 얼굴에 사소한 질문에도 정성껏 답변하고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몸가짐이 눈길을 붙잡는다. 먼저 말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우선 많이 듣고, 속내를 드러내는데 판사출신답게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또한 외견과 달리 소신이 강하다는 의미에서 “소리없이 강하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시절, ‘반값 등록금’과 관련해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의 의견이 분분하고 당내 인사들이 ‘반값등록은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할 때 “여론을 조작하는 것을 포퓰리즘이라고 해야지 현명한 시민들 다수가 따라가는 것을 포퓰리즘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해 정치권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너무 온순한 인상으로 대세에 끌려 다니며 지나치게 박근혜 전 위원장에게 경도돼 있다고 공격하는 쪽에서는 ‘환관’ 혹은 ‘내시’라는 말로 민망하게 한다. 이번 새누리당 대선과정에서도 박 전 대표의 충실한 조연으로 실무형에 그칠 것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반면 신임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60)는 강골중 강골이다. 소신이 지나쳐 독선에 가깝다는 비난을 받지만 그의 추진력과 기획
용모·언변·글씨·판단력으로 인재 등용 기준 중국 당나라 태종이 인재를 등용키 위해 과거제도를 실시했다. 그래서 천하의 많은 인재를 얻었고 신언서판의 선정기준에 의한 인재관리에 힘썼다. 즉 인간 됨됨이를 평가하는 기준이었다.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그의 몸과 외모(첫인상)가 첫번째 평가 기준이 된다. 아무리 신분이 좋고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라도 첫눈에 풍채와 용모가 모자라면 정당한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래서 당나라 인재등용에도 가장 먼저 신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언(言)이란 언변이라고 하지만 이 역시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아무리 뜻이 깊고 아는 것이 많다고 할지라도 말에 조리가 없고 분명치 못하거나 하면 평가받기 어렵다. 그 말씨에서 친화력이나 통솔력의 능력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서란 그 사람의 지식수준을 가늠하는 것으로 문(文)이라고도 했다. 즉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가에 따라서 그 사람의 문장력이 드러날 것이며 얼마나 많은 글씨를 썼느냐에 따라서 서체가 확립됐는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인격의 완성은 물론 인품까지 내다보았다. 판(判)은 상황 판단의 능력을 말한다. 어떤 일에 부딪쳤을 때 적절한 결
세계 엑스포는 인류가 축적한 인류사회의 지식과 기술을 함께 나누고, 바람직한 미래상을 모색하는 전시, 토론의 장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난 1993년 대전광역시를 과학의 도시로 탈바꿈화 시킨 엑스포를 유치한 바 있으며, 올해는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테마로 자연과의 감동적 만남을 여수엑스포가 창출해 내고 있다. 실제로 여수 세계엑스포는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전환점이 되고 있으며, 특히 여수를 거점으로 한 남해안 관광루트는 풍부한 해양자원을 바탕으로 동북아 시대의 새로운 관광지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또한 이 지역의 위상 제고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수요를 불러오는 등 경제외적인 효과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실 세계엑스포는 국제적 행사이지만, 또한 개최도시를 뛰어넘어 그 국가의 진정한 국민축제로 살아 숨쉬어야 하는 것이다. 동북아 시대 새 관광지 자리매김 엑스포 유치와 성공적 개최는 시민의 자발적인 열정과 뜻을 한 군데로 집약해 순수한 민간차원에서 운영돼야 하며, 인류의 이상을 실현시켜 나가는 과정을 시민이 주체가 돼 반영시켜야 한다. 그러나 아직 갈 길도 멀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선거는 복지다’라는 선거 명제가 맞아 떨어졌다. 야권은 선거때만 되면 복지공약을 최대 이슈로 들고 나온다. 무상급식에 무상의료 등등 무상으로 이어지는 복지공약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고도 남음이 있다. 나라 거덜낸다며 난색을 표하던 여권도 선거가 다가오면 슬그머니 복지공약을 끼워 넣는 것이 일상화됐다. 공짜가 나라를 판칠 날도 머지 않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낸 ‘복지공약 비용추정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총선 때 한 복지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새누리당 281조원, 민주통합당 572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한다. 총선 전 발표한 새누리당 75조3천억원과 민주당 164조7천원억원보다 200~400조가 많은 규모다. 매년 60~100조원의 돈이 더 필요한 것이다. 올해 정부 복지예산 증가분이 6조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연 10~16배가 넘는 증가율이다.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복지정책은 바람직한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 천문학적 돈을 누가 대느냐가 관건이다. 정당과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쏟아낸 복지공약이 실현되려면 필요한 재원은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한다. 한경연은 복지공약비가 세금으로 전가될 경우 국내총생산 대비 조세부담률
‘결핵’이라고 하면 창백한 얼굴과 뼈만 남은 몸, 각혈이 연상된다. 국내에서는 시인 이상과 소설가 김유정, 영화 ‘아리랑’의 주인공 나운규... 외국인으로는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리는 쇼팽, 소설가 카프카, 소로우, 체홉, 브론테 세자매, 시인 키츠 등 무수한 예술가들이 결핵으로 생명을 잃었다. 결핵은 18세기 초 유럽 인구 25%의 목숨을 앗아간 치명적 질병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1930년대 이후 창궐했다. 매년 4만여명이 결핵으로 죽었을 정도로 치사율 1위의 전염병이었지만 1950년대 이후 선진국에서는 거의 발병하지 않았다. 물론 후진국에서는 지금도 결핵이 창궐하고 있다. WHO가 ‘결핵 비상’을 선포할 정도로. 그 ‘후진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있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개발협력기구)국가 중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 모두 1위다. 결핵 관리가 아직도 잘 안되고 있는 것이다. 경제력에 있어서는 세계 10위권 진입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후진국형 질환’이라고 여겨지는 결핵에 관한 한 후진국임이 분명하다. 뭐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얼마 전 고양시 고양외고 2~3학년 학생 4명이 결핵 감염 진단을 받고, 2학년 학생 120명이 잠복결핵 감염자로 밝혀졌다는 보도
1955년 오늘, 자동차 경주 사상 최악의 사고가 발생한다. 프랑스 파리 남서쪽으로 215㎞ 떨어진 도시 르망에서 펼쳐진 ‘르망 24시간 레이스’. 이름 그대로 24시간 동안 펼치는 자동차 경주다. 경기를 시작한 지 3시간이 조금 지나 비운의 사고가 난다. 40살의 프랑스 레이서인 피에르 레베가 몰던 메르세데스벤츠가 차 한대를 들이받은 뒤 흙벽을 들이받았다. 곧바로 차가 산산조각나면서 엔진과 부서진 차체가 관중석을 덮쳤다. 이 사고로 레이서와 관객 80여 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 사고차량과 같은 종류인 다른 두 대의 메르세데스벤츠가 퇴장한 채 경주는 계속됐다. 경기를 중지할 경우 관중의 동요로 앰뷸런스 진출입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168명을 숨지게 한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파 사건의 범인 티모시 맥베이가 2001년 오늘, 사형에 처해졌다. 인디애나주 테러호트 교도소 주변에서 이날 300여 명의 생존자와 희생자 유가족들이 폐쇄회로를 통해 지켜보는 가운데 맥베이는 독극물 주사를 맞고 사형당했다. 맥베이는 처형 전날인 10일 연방청사 폭파사건 피해자들에게 유감을 표시했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미국내 최악의 테러행위였던 자신의 범행에 대해서는 여전히 후회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사형반대론자들은 사행집형일 오전 4시12분부터 7시까지 168분 동안 테러사건으로 숨진 희생자 168명을 매분마다 기리면서 사형에 반대하는 침묵시위를 교도소 외곽에서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