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런, 이런 /정숙자 사돈댁에서 꼬막을 한 상자 보내왔다 뻘이 잔뜩 묻어 있다 와르르 쏟아붓고 문질러 씻는다 살아 있다는데 얼마나 무섭고 어지러울까 꼬막끼리 부딪는 소리가 하늘에 찬다 씻고, 씻고 몇 번이고 또 씻고 끓은 물에 꼬막을 집어넣는다 “살아 있는 꼬막은 끝까지 입을 열지 않는”다 는 사부인 말씀대로 정확(鼎?) 속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꼬막 이렇게 믿을 만한 것이 예쁘게도 생긴 것이 요렇게 작은 몸을 하고 묻혀 있었다니, 뻘밭에서 뒹굴고 있었다니 - 정숙자 시집 ‘열매보다 강한 잎’ / 천년의 시작 “살아 있는 꼬막은 끝까지 입을 열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작은 꼬막 하나의 고집과 비밀은 끝까지 밀고 간다는 당연한 의지가 얼마나 필요한 시대인지요. 자고 나면 말의 화근이 사건으로 이어지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요즘입니다. 뻘밭, 그 원형의 자연과 험난한 환경 속에서 삶을 이어가는 꼬막의 귀엽고도 야무진 신념이라니요. 어찌 예쁘고 기특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더구나 사부인의 선물이란! 혹여 딸의 흠이 있더라도 끝까지 꼬막처럼 예쁜 입을 당부하는 넘치는 센스이지요. 서
인천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공항이다. 인천은 그동안 개항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서울의 관문역할을 해왔다. 인천국제공항은 국제공항협의회(ACI)로부터 세계 최초로 6년 연속 ‘세계 최고 공항상’도 받았다. 세계 여러나라를 여행해봐도 인천공항만큼 서비스와 친절도, 신속성이 뛰어난 곳은 없을 정도다. 공항은 그 나라의 문화와 서비스 그리고 기술력 등을 한눈에 파악해볼 수 있는 잣대이다. 그만큼 국가브랜드나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인천시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적인 항공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항공산업육성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추진계획에는 ‘항공도시 인천’을 비전으로 하여 항공 혁신도시 구축, 미래형 항공산업 지역 혁신 클러스터 육성, 신규고용 8만5천명 창출과 글로벌 항공부품 기업 100개사 육성 등 3대 정책 과제를 담았다. 이와 함께 인천도시공사가 지분을 갖고 있는 영종도 땅 60만7천㎡를 현물로 출자해 인천공항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3% 지분확보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백령도 신공항 건설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항공분야 신사업 개발을 위해 무인항공기(드론) 산업 활성화도 추진한다. 그러나 이 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관건이
지난 23일 오후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2016년도 경제민주화 포럼’이 열린 바 있다. 경기도, 경기도의회, 학계, 법률 전문가, 중소기업, 가맹사업자 등이 참석한 이날 포럼의 핵심은 ‘지방자치단체에도 불공정거래에 대한 분쟁 조정·조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발제를 통해 밝힌 경기도의 입장은 ‘중앙정부의 인력과 예산만으로는 기업 관계의 복잡성, 소규모 분쟁, 지역적 특성 등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별 불공정거래 특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광역지방자치단체장에게 불공정거래 사건을 접수·조사하고, 적극적으로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옳은 말이다. 그런데 현행법상으론 지자체에 법적 권한이 주어져 있지 않아 불공정거래 분쟁 해결에 한계가 있다. 서울시 민생경제 자문관도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중앙정부 위주 직권규제 방식의 법 집행은 한계가 있으므로 ‘선택과 집중 하에 사안의 경중을 가려 지자체에 위임·위탁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도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도의회 역시 각 지자체의 권한을 강화해 사안을 능동적·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며 도에 힘을 보탰다
최근 언론에 보도되었던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들이 최종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2014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이 시행된 후 국민들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 사건의 판결을 예의 주시한다. 그동안 아동학대 사망사건 판결은 살인죄 적용을 상상할 수도 없었고, 처벌수위도 심각하게 낮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아동학대처벌법 시행 전까지는 형법상 ‘학대치사’나 ‘상해치사’로 기소되었고 형량도 미미해서 금세 풀려나는 사건이 많았다.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온 학대행위자들은 아이들에게 더 큰 폭력으로 더 큰 고통을 주었다. 아동학대 판결은 ‘울산 계모 아동학대 사건’을 시작으로 전환점을 맞이했다. 살인의 고의가 없다며 상해치사죄를 적용한 1심과 달리 항소심 법원은 이례적으로 계모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하여 징역 18년을 선고하였던 것이다. 이후 25개월 된 입양아를 옷걸이용 지지대로 때려 숨지게 한 양모(養母)와, 30개월 딸을 대걸레 봉 등으로 살해한 부모, 평택 초등생 암매장 사건에서의 부모에 대하여도 살인죄가 인정되었다. 또한 아동학대를 방조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월, 20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신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경제를 선진경제로 도약시키는 핵심열쇠는 규제개혁이라고 말했다. 규제개혁은 법률 개혁의 하나로서 보통 기업 활동과 관련된 경제규제에 대한 개혁을 말한다. 올해 우리나라는 저성장과 실업률 증가, 한진해운사태,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등의 국내사정과 중국·신흥국의 경제성장 둔화, 난민·테러 문제 등으로 국제정세의 불안한 환경과 경제침체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적응하고 일자리 창출과 미래를 대비하는 융복합 창조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규제개혁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규제개혁은 행정규제이다. 행정규제는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법령이나 자치법규 등을 행정규제라 한다. 행정규제는 크게 법령에 의한 중앙규제와 자치법규에 의한 지방규제로 나눌 수 있다. 이런 행정규제가 기업이나 개인사업자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더 나아가 국민의 권리를 제한 또는 의무를 부과하여 생활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불량한 행정규제를 폐지·완화하고 비효율적인
6코스 파주 출판도시길 파주는 군사분계선, 민간인통제선 등이 놓이면서 분단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자유로, 통일로, 평화로 등 우리가 간절하게 바라는 소망이 담긴 길들이 모여 통일을 염원하는 땅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국전쟁이 시작된 곳이자 그 전쟁을 끝낸 곳, 155마일 군사분계선이 가로새겨진 기점이자 남북화합과 교류의 시대를 연 파주. 이국적인 출판도시와 통일전망대를 만날 수 있는길, 평화누리길 파주 첫번째 코스인 출판도시길(6코스)의 역사·문화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자. ■ 인간과 자연, 문화와 산업이 공존하는 파주출판도시 평화누리길 6코스 출판도시길은 현대 인쇄문화를 접할 수 있는 출판도시에서 시작해 인공으로 조성된 생태습지, 문발동·신촌동·송촌동 등 마을, 하구습지, 오두산 통일전망대 등을 잇는 코스로 총 10㎞다. 특히 하구습지는 겨울이면 재두루미 등 여러 철새들이 찾아와 아이들의 생태학습장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출판도시길의 시작점은 이름과 같이 파주출판도시다. 한국 출판문화의 메카로 정식명칭은 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다. 지난 1997년 기획부터 인쇄까지 출판 전 과정을 해결할 수 있는 국가산업단지로 조성됐다. 일반적인 출판단지와 달리 이국적인 건물로 가
먼지가 보이는 아침 /김소연 조용히 조용을 다한다 기웃거리던 햇볕이 방 한쪽을 백색으로 오려낼 때 길게 누워 다음 생애에 발끝을 댄다 고무줄만 밟아도 죽었다고했던 어린 날처럼 나는 나대로 극락조는 극락조대로 먼지는 먼지대로 조용을 조용히 다한다 - 김소연 시집 ‘수학자의 아침’ / 문학과지성사 여기서의 먼지는 한 생이 다하여 한 몸의 형체가 부서지고 마침내 분해되어 각자의 길을 떠도는 최후의 입자라고 하겠다. 그러니 ‘먼지가 보이는 아침’이란 내 생애의 끝에 가닿는 느낌이며 다음 생의 시작을 떠올려보는 시간이리라. 지금은 더위의 계절이다. 매미울음소리 사방으로 번지고 있다. 태양은 기를 쓰고 열기를 퍼붓고, 지붕은 납작 엎드린 채 소리와 열기를 받아낸다. 길은, 풀은, 나무는, 저마다의 자리에서 더위라는 욕망을 견뎌내고 있다. 곧 처서가 올 것이고, 더위는 결국 물러가고 햇빛의 각도는 차츰 사선으로 변할 것이다. 그때 어쩌면 유순해진 햇빛에 놀라 ‘조용히 조용을 다하’는 자의 시선에 잡히는, 아직 길을 찾지 못한 먼지를 만난다면 서로 쓸쓸한 목례라도 건넬 일이다. /이미산 시인
과천누리馬축제가 시작되었다. 과천누리馬축제는 기존의 ‘공연 관람형’축제에서 ‘시민 참여형 축제’로 변화하면서 ‘예술’과 ‘생활’이 하나 되는 ‘문화공동체’축제를 지향하면서 만들어졌다. 특히 과천시의 상징 동물인 ‘말’을 축제의 테마로 도입하여 지역의 특성을 살린 문화 관광형 축제를 목표로 삼아 다양한 ‘말’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축제는 지역의 환경과 지리적인 여건, 지역 문화 콘텐츠의 상징성 등을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만이 지역 문화 자본이 더욱 더 큰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지역 축제도 마찬가지다. 지역의 자부심이자 존재감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축제란, 지역이 본래부터 갖고 있는 문화자본에 근간하고 있는 것을 소재로 삼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그래야만이 축제 때마다 지역민들이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고 참여를 하면서 감동을 함께 할 수 있다. 바로 지역민들의 참여와 소통이 이루어진 축제야말로, 경쟁력을 갖춘 축제가 된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앞에서 말한 그 지역의 상징성을
우리말의 ‘쌀’은 고대 인도어 ‘sari’가 어원이다. 쌀이 살(肉)에서 왔고, 식물의 살(쌀)과 동물의 살(고기)을 먹고 사는 게 ‘살암(사람)’이란 속설도 있다. 학명은 라틴어 ‘오리자(Oryza)’다. 오리자가 이탈리아에서 ‘riso’가 됐고, 이탈리아식 볶음밥인 리소토(risotto)도 여기서 나왔다. 영국으로 건너가선 ‘rys’로 변했다가 오늘날 영어 ‘rice’가 됐다. 이런 쌀은 옥수수 밀과 함께 세계 3대 곡물이다. 옥수수는 주로 사료용으로 쓰이는 것을 감안하면 식량 공급을 양분하는 것은 쌀과 밀인 셈이다. 벼농사는 1만 년 전 신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기원은 중국 위난, 인도 북부 아삼, 동남아 등 설이 분분하다. 한반도에는 약 4000년 전 유입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쌀은 한국인에게 주식(主食) 이상의 존재다. ‘밥심’으로 산다는 얘기도 그래서 나왔다. 하지만 소득이 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쌀 소비는 30여 년 만에 반 토막 났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1980년 132.4㎏에서 작년 67.2㎏으로 준 것이다. 때문에 요즘 같은 수확철만 되면 농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진다. 매년 풍년을 이뤄 재고는 쌓이는데 가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