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대학원에서 한국전통갈색에 대한 논문을 쓰고, 1998년 경기문화재단 최초의 논문 지원인 한국전통흑색에 관한 색명을 찾고 색상을 고서에 의해 재현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흑색을 비교하기 위해 일본 쿄토로 갔다. 한국이 염색법을 전수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곳에서도 그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한국에서 사장된 한자를 번역하여 색명을 찾고 그 색을 어렵게 만들었는데, 이미 그들은 다양한 자연색으로 만들어 상점에서 판매하여 일반인들이 사용하고 있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한국전통염색의 대중화를 절실히 느끼며, 다음번엔 작품으로 오리라 생각하며 제작한 것이 흑·Black project다. 실크에 서수형 토기를 실크스크린으로 찍어 그 위에 다시 붓으로 흑색을 염색법으로 스며들게 그려 흑색이 오방정색 중 북쪽 상징하는 특색을 살려 한국 섬유예술속에 수용된 민족의 정체성을 찾아 국제적인 미술 방법으로 표현하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였다. 한편으로는 현대미술로 확장하여 35×50㎝로 400개를 제작하여 들고 다니며 설치미술화 시킬 수 있게 만들었다. 그 후 그동안 연구한 적색과 청색을 작품으로 만들어 220년 고도 수원 화성을 배경으로 때
브라질 ‘리우(Rio)’의 얼굴은 여러 개다. 저마다 제각기 다른 매력도 뿜어낸다. 나폴리, 시드니와 함께 세계 3대 미항의 하나로 꼽히는 것 말고도 세계적 휴양지 코파카바나 해안도 있다. 코르코바도산 정상엔 브라질을 대표하는 상징물인 30m 높이의 거대한 예수상(像)이 관광객들의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경이로운 도시(Marvelous City)’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도시의 7%가 숲이며 방문자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도시로 유명해서다. 리우의 또 다른 얼굴은 ‘보사노바와 삼바’ 그리고 ‘카니발’도 있다. 특히 보사노바는 이번 올림픽의 대회 마스코트 비니시우스(Vinicious)와 통(Tom)을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도 했다. 보사노바의 대가이며 브라질의 유명 싱어 송 라이터인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와 통 조빙의 이름을 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리우를 대표하는 얼굴은 매년 2월 말에서 3월 초의 4일 동안 열리는 ‘리우 카니발’이다. 오직 카니발을 위해 브라질 전역에 존재한다는 500개의 삼바 스쿨이 일 년 간 준비한 춤과 연주를 펼치는 이 축제는 지켜보는 것만으로 사람의 혼을 빼놓는다 해서 ‘마성의 축제’라 부르기
슬픔의 좌표 /서안나 슬픔은 뾰족하다 뼈가 다 보인다 끝에 독이 묻어있다 누가 꼽았을까 압정처럼 박힌 흰 꽃 진흙 얼굴이 보인다 물소리가 난다 올 여름 다시 피었다 번쩍이는 발목을 들고 쇠칼로 베어내도 죽지 않는 흰 꽃 - ‘시와 사람‘ / 2015년 가을호 우리 일상은 오욕칠정의 카테고리 안에 있다. 오욕칠정이란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감정과 궤를 같이 하는 관념어다. 설사 그것이 발현되면 눈에 보이는 물리적 행동으로 나타날지라도 감정 그 자체는 내적 정서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슬픔이 뾰족하다니! 시적화자는 이 시에서 슬픔이란 관념을 시각화, 청각화했다. 슬픔을 현상적으로 자리매김한 시적 표상으로서의 ‘뾰족함’, ‘압정처럼 박힌 흰 꽃’, ‘진흙 얼굴’, ‘물소리’, ‘번쩍이는 발목’ 등이 그것이다. 관념적 언어를 이미지화함으로써 슬픔은 극대화된다. 그 뾰족함이 가슴을 찌른다. 뼈가 드러나도록 아프다. 그 슬픔의 원인과 내용은 중요치 않다. 숨죽여 내재되어 있던 슬픔들이 죽지도 않는 흰꽃을 피워 번쩍이는 발목을 들고 쳐들어오지 않는
지난 6월은 한국전쟁 당시 조국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장병 및 학도병 등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었다. 전쟁, 전투상황 중 군인의 희생은 당연한 것이 아닌 국가 안보 위협을 온 몸으로 막아낸, 명예스럽고 존경받아 마땅한 일이다. 전시가 아닌 평시라 해서 군복무 중 목숨을 잃은 병사의 희생이 헛된 것이라 할 수 없을 것이나 병역의무를 이행하다 사고 등으로 사망하는 우리의 젊은 군장병이 생길 때마다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자살사고는 더욱 그러하다.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선택한 개인의 안타까움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부모, 자살에 책임이 없더라도 함께 지냈던 이유로 죄책감과 사기 저하를 겪는 해당 부대원들까지 생각한다면 안타까움이 배가 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원인과 상관없이 자살사고는 개인과 그 가족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매우 불행한 일이며,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다. 군내 사고는 심리 사회적 취약성을 가진 개인이 군이라는 특수 환경을 만날 경우 부적응 문제를 유발할 수 있고,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병무청은 2007년부터 심리검사 전문 인
장마 /조계숙 강물 속의 물고기를 낚아채려는 물총새의 속도는 얼마쯤 둔해졌을까 수족관에 갇혀있는 넙치의 한 쪽 눈에는 이 거리가 어떻게 굴절 될까 한 달 째 비가 내린다 점점 두꺼워지는 수막의 렌즈 뒤에서 모든 것은 한 박자씩 미끄러져 가는데 이륙을 준비하는 송골매의 칼눈은 비 오는 어둠 속에서도 여전히 빛날까 - 시집 ‘나는 소금쟁이다’ /푸른사상 /2016년 장마철엔 모든 것이 눅눅하고 탄력을 잃는다. 사람의 마음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내리는 비를 핑계로 만나기로 한 약속을 미루고 자기 스스로 정해 놓은 규율을 미루고 사랑마저도 유예시킬 것만 같은 지루하고 축축한 날들이라니…. 끼니를 해결하려는 물총새의 속도도 느려지고 수족관 속에서 바라보는 넙치의 눈에도 거리는 굴절돼 보이고 모든 것은 한 박자씩 미끄러져 가는데 왜 유독 이륙을 준비하는 송골매의 칼눈은 여전히 빛날까 하고 시인은 묻는다. 아마 시인이 이륙을 준비하는 송골매처럼 무언가 부단히 노력하는 상황인가 보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을 첨예하게 벼려야 하는 시간을 견디고 있는 것은 아닐까? /최기순 시인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사건을 얘기 할 때 빠지지 않는 일본 기업이 있다. 세계적 계측시스템제작 회사인 ‘호리바’ 라는 기업이다. 배출가스의 성분을 처음 측정한 웨스트버지니아대 연구소와 이를 토대로 조작사실을 밝혀낸 미국 환경보호국의 계측시스템이 바로 이 회사 제품이기 때문이다. 전문가 들은, 만약 이 같은 계측기가 없었다면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사건은 그냥 묻혔을지 모른다고도 얘기한다. 덕분에 지난 가을부터 폭스바겐은 시련과 굴욕의 계절을 겪고 있다. 자동차를 판매한 모든 나라의 의회에도 불려 다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국회 국감장 증언석에 선 폭스바겐코리아, 아우디 폭스바겐코리아 대표는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정작 사과는 안했고,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다. “보상계획은 무엇이냐”고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도 “명확한 조사 결과가 나와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도 했다. “범죄행위 아니냐”고 묻는 질문에도 답은 똑 같았다. 마치 자신들의 잘못이 없는 듯 책임까지 전가 했다. 그들의 오만은 지난해 11월 15차종 12만6000대가 인증취소 처분과 리콜 명령을 받았지만 개의치 않을 정도였다. 또 정부가 요구한 제대로 된 리콜계획서
군포시는 2011년부터 매년 한 권씩, 여섯 권의 도서를 군포의 책으로 선정했다. 성석제 작가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김려령 작가의 ‘가시고백’, 이순원 작가의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이종수 작가의 ‘그림문답’, 고미숙 작가의 ‘몸과 인문학’을 거쳐 올해는 배유안 작가의 ‘뺑덕’이 군포의 책으로 선정돼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 군포시 공공도서관 6개소가 매년 집계한 대출 도서 인기 목록을 보면 군포의 책은 항상 1위다. 각계각층에서 추천을 받은 수백 권의 책 가운데, 전문가 심사와 시민 선호도 조사 등을 통해 한 권으로 추려져 선정된 군포의 책은 시민 누구나 좋아하고 읽기 편할 것이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 도시 한 책 읽기를 6년이나 진행한 사람이 하기에는 생뚱맞은 질문, “우리 아이들은 ‘군포의 책’을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우연히 “몇몇 책은 아이들이 읽기에 좀 어려웠다”는 말을 듣게 돼서인데, 늦었다 생각
카타콤의 벽화는 그 전 시대의 그리스와 로마의 예술에 비하면 단순한 형태이고 때로는 조잡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매우 강렬한 인상을 주곤 한다. 성경의 한 장면을 담고 있었고, 로마에서 그리스도교가 공인되기 이전, 그리스도교가 박해받던 시절부터 그려졌다. 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프리스킬라 지하 묘지의 벽화에는 불길에 던져진 세 사람이 그려져 있다. 세부묘사가 전혀 없고 몇 번의 붓터치로 완성되었기에 누구든 몇 번 연습을 하고 나면 그릴 수 있을 법하다. 바벨론의 왕 느부갓네살은 금으로 만든 신상(神像)에 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유대인들을 불길 속에 던져버렸지만 이들은 불타지 않았고 상하지도 않은 채 두 손을 벌리고 신을 경배하고 있다. 순교자들이 그토록 많았는데 오래전 행해졌다는 이 기적은 어찌된 영문일까. 카타콤의 벽화를 그린 이들은 로마 예술의 주 무대에서 활동하던 전문 장인들도 아니었거니와 그림을 통해 조형미를 추구하는 데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성경 한 구절의 내용과 그 내용이 담고 있는 단편적인 인상을 전달하면 그만이었다. 우리로서는 까마득하게 오래 전의 일이지만 그들은 당시 세기말을 살고 있었다. 그러니 인류가 그리스&m
고성능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성범죄 양상도 변하게 됐다. 특히 얇고 짧아지는 옷차림 만큼이나 노출이 많아지는 여름철에는 대중교통 등 밀집 장소에서 신체적 접촉을 하는 성추행 범죄뿐 아니라 신체부위를 몰래 촬영하는 범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1년에는 1천523건에 불과하던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가 2015년에는 7천623건에 이르러 전체 성범죄의 24%를 차지할 만큼 급증했다고 한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에는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상정보등록대상이 되어 최대 20년 동안 국가로부터 신상정보를 관리 받게 된다. 성추행 범들은 수치심으로 인해 피해자가 쉽게 신고를 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