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방송을 주도한 콘텐츠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한 스타탄생이었다. 그야말로 ‘오디션 광풍’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공중파 3사와 각종 케이블방송이 앞다퉈 거액의 상금을 내걸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물론 이들 출연자들의 상품성은 높은 시청률을 담보했고 광고주와 스폰서마저 열광시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오디션 프로그램은 지나친 상업성과 베끼기로 비난을 사기도 했지만, 특정 케이블방송의 경우 이런 인기에 힘입어 공중파 방송도 인정할 10%가 넘는 시청률로 방송관계자들을 경악케 했다. 넘쳐나는 오디션 프로그램 가운데 케이블방송인 Mnet의 ‘슈퍼스타 K’만큼 나이와 취향, 성별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관심을 끈 프로그램도 드물 것이다. ‘슈스케’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즌3는 오디션 지원자가 200만명을 넘어섰고 평균 시청률 11%대를 기록했다. 웬만한 공중파 프로그램을 능가하는 시청률도 돋보였지만 젊은층에 대한 영향력은 절대적이어서 ‘슈스케3’를 보지 않고는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특히 ‘슈스케3’의 우승자로 스타탄생을 알린 ‘울랄라 세션’은 탄탄한 실력과 함께 스타성을 인정할 스토리마저 갖고 있어 지금까지도 빌보드 K-P
12월 동짓날이 가까워지면 누구나 팥죽을 생각하며 군침을 흘린다. 요즘도 동짓날 팥죽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에게 동지팥죽은 전통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왜 동짓날 팥죽을 먹는 걸까? ‘동지는 병일이라 일양(一 陽)이 生하도다. 시식으로 팥죽 쑤어 이웃과 즐기리라.’ 농가월령가 11월령에 나오는 귀절로 동지는 24절 중 하나로 대설과 소한사이에 위치한다. 일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의 길이가 가장 짧아 서울에서는 9시간30여분에 불과하며 이날을 기점으로 해 낮의 길이가 길어짐으로 과학적으로 보면 동지를 사실상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시점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조상들은 동지를 ‘작은설’이라 해 크게 축하하고 이날 새해 달력도 주고받고 했다. 동지는 주로 음력 11월 안에 들게 되는데 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그믐께 드면 ‘노동지’라 했다. 애동지때 팥죽을 쑤어 먹으면 아이들에게 나쁘다 해 11월 중순 이후에 든 동지에만 팥죽을 쑤고 자기 나이 수 만큼 새알심을 넣어서 먹으면 한 살을 더 먹게 된다고 생각했다. 고려·조선 초기에 동짓날은 어려운 백성들이 모든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즐겼으며
제약업체에서 여러 가지 명목으로 의약품 리베이트를 받아온 의사 1천600여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당국은 지난 7월부터 2차 의약품 리베이트 단속을 벌여 의사 5명 등 25명을 기소했다. 또 리베이트를 받은 사실이 드러난 의사와 약사는 각기 1천644명, 393명에 이른다.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이 25일 밝힌 의약계 리베이트 수수 행태를 보면 기가 막힐 정도다. 모 제약회사 영업본부장은 3년간 의사 519명과 약사 325명에게 10억4천만원의 리베이트를 건넸다. 다른 제약회사 두 곳은 1∼2쪽짜리 설문조사를 하면서 의사 1천여명에게 16억원을 안겼다. 또 특정 병원 창립기념품 구입비로 앞다퉈 억대 지원금을 건넨 제약회사들도 있었다고 한다. 정부가 의약계의 고질적인 리베이트 관행을 척결하겠다며 전담수사반을 만들어 전방위 단속을 착수한 것이 지난 4월초다. 작년 11월 리베이트 수수 행위자를 동시 처벌하는 쌍벌제 시행에도 리베이트 행태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담수사반의 이번 단속에서 적발된 의·약사가 2천명을 웃돈 것을 보면 의약계가 정부의 리베이트 척결 의지를 비웃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다. 보건의약계는 며칠 전
지난해 12월 13일 밤 부천시 원미구 상동 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IC 구간 하부공간에 주차해 있던 유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 38대와 컨테이너 8동, 굴착기 1대 등이 전소된 사건이 발생했다. 화재 당시 경질유를 실은 25t 유조차 3대가 있었지만 다행히 폭발하지는 않았다. 아찔한 사건이었다. 펌프카와 탱크차 등 소방차 45대와 소방대원 240명이 동원돼 진화에 나서 2시간 만에 진화했지만 이 불은 주차장 위편 고속도로까지 번져 방음벽을 모두 태웠다. 얼마나 불길이 셌는지 철 구조물까지도 심하게 뒤틀릴 정도였다. 이 사고로 중동IC 일산·판교 방향이 전면 통제됐고, 계양IC 판교 방향과 장수IC 일산 방향 진입도 통제돼 한동안 극심한 체증을 빚었다. 이 화재는 인재(人災)였다. 한 민간단체가 고속도로 하부 공간을 무단 점유해 관광버스와 화물차 차고지로 재 임대했다. 관계당국은 불법시설물 철거를 위해 고발 44회, 계고장 50회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으나 이들은 철거에 불응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결국 대형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 본보(26일자 1면)에 따르면 부천 중동IC의 하부공간이 1년 전 대형화재 이후에도 사고위험에 고스란히 방치
事豫則立不豫則廢 어떤 일이든지 미리 준비하면 성공하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 할 수 있다 무슨 일이든지 미리 앞서서 준비해두면 반드시 그 일은 성취 된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앞서서 준비하는 생각이 없으면 실패하게 된다. 중용(中庸)에 말을 할 때도 사전에 준비가 있으면 궁지에 몰리는 일이 없고 어떤 일을 행함에 있어 준비가 있으면 어려움을 격지를 않으며 행위가 있기 전에 준비를 갖추면 뒤에 후회가 없다. 사람됨과 일을 행하는 도리에 있어 먼저 원칙이 있으면 막힘이 없다고 했다. 미리 준비해 놓으면 근심이 없다.(有備無患, 유비무환) 더구나 인생에서 미리 확립해야 할 것은 성실함과 준비성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사회 어느 곳에서도 성실한 인재를 져버리는 곳은 없으며 그들의 성공담을 우리는 매체를 통해서 알게 된다. 반대로 성급하게 시작해 조급한 마음으로 성공을 향해 뛰어가는 사람의 뒷모습은 일시 성공을 한다 해도 왠지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는 없는 것이다. 즉 공을 높이는 것은 뜻에 달려 있는 것이며, 일을 확장시키는 것은 그 부지런함에 달려 있다. 훌륭한 일 큰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지(志)와 근(勤)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지는 목표이다. 분
코끝이 찡하고 귓불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옷깃을 여며도 살 속으로 파고드는 바람을 막을 수가 없다. 골목을 뛰쳐나온 바람은 낡아 허름해진 현수막을 찢고는 가로수로 올라가 나뭇가지를 흔들다. 이맘때쯤 되면 몸도 마음도 분주하다.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마음보다는 송년회 모임이 달랑 한 장 남은 달력에 빼곡히 적혀있다. 학교 동창모임, 산악회, 협회, 친목회, 가족 모임 등 어찌 그리 모임의 형태도 이유도 색깔도 많은지 일주일에 서너 번은 약속이 잡힌다. 줄일 수도 없고 불참할 수도 없는 모임들이다. 천태만상의 모습들 속에서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마음을 다치고 서운함을 느낀다. 결국에 혼자 삭이고 말 것이면서도 한동안 가슴앓이를 하게 된다. 그것은 가까운 사람한테 일수록 더 많이 느끼는 것 같다. 12월이 되면 유독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닌 일에 강산이 변하는 세월 쌓은 정을 한꺼번에 허물었다. 누구의 잘못이랄 것도, 책임이랄 것도 없는 어처구니없는 일에 사람 관계를 놓쳐버렸다. 단 한 번도 그 사람과 안 보고 살게 될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헤어질 거라는 생각
우리나라 가정의 겨울나기 첫째준비는 김장하는 일일 것이다. 주부의 가장 큰 연중행사인 만큼 김장하는 날은 언제나 부산하다. 그러나 정작 바쁘고 힘든 날은 김장 하루 전날이다. 먼저 배추를 절인 후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빼놓고, 무는 채를 썰어 놔야 하며 파, 마늘, 생강 등을 다듬고 씻고 찧어서 김장하는 날 사람들이 수월하게 김치를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섯 형제의 맏이인 나는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믿음직스럽지는 못하지만 아무 때나 동원이 가능한 최 측근 일꾼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김장 일에서의 내 몫도 적잖이 많았다. 삶이 여유로워지면서 여기저기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김장봉사를 했다는 보도를 보게 된다. 반가운 일이다. 광주시 새마을에서는 올해에도 1만3천 포기의 배추를 직접 가꿨다. 모종 심을 때 거의 매일 비가 와서 날 잡느라고 고생했는데 후반기에 기온이 높고 맑은 날이 많아 작황이 아주 좋았다. 각 읍면동 별로 1천 포기씩 나누고 지회에서 제일 나중에 이천포기의 김장을 하기로 했다. 예정한 날짜가 다가오자 갑자기 날씨가 추워진다는 예보가 나왔다. 아무래도 이틀 가지고는 어려울 것 같았다. 일요일인데도 임원들을 30 명 정도 나오시라
‘줄탁동기’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나는 때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면 새끼와 어미가 안팎에서 동시에 쪼아대야 한다는 뜻의 ‘줄탁동기’는 고사성어 라기보다는 송나라 때 발행된 ‘벽암록’에서 유래된 불교용어다. 이러한 줄탁동기를 인구에 회자시킨 것은 한때 JP라는 이니셜로 불리며 한국 정치사의 큰 획을 그은 김종필 자민련 전 총재다. 아마추어 화가의 수준을 넘어선 그림솜씨뿐 아니라 한학(漢學)에도 조예가 깊었던 JP는 정치인생의 고비고비 마다 촌철살인하는 비유와 고사성어를 인용해 자신의 결단을 밝히는 풍류를 즐겼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연합을 앞두고 JP는 신년휘호로 ‘줄탁동기’를 택했고 이를 알아들은 DJ는 JP와 연합해 DJP정권을 창출, 20세기말 한국 정치의 물줄기를 바꿨다. 이후 ‘줄탁동기’라는 말은 사제지간은 물론 조직의 상하, 조직대 조직 사이에 상호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할 때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21세기 초, 격변의 한반도를 바라보며 ‘줄탁동기’의 의미가 새삼스러운 것은 한반도의 평화가 북한의 손에만 있
“항상 저를 아껴주시고 가끔 저에게 용돈도 주시는 아빠, 고맙습니다. 매일 제가 불효를 했지만 웃으면서 넘어가 주시고, 저를 너무나 잘 생각해주시는 엄마, 사랑합니다. 항상 그 녀석들이 먹을 걸 다 먹어도 나를 용서해주고, 나에게 잘해주던 우리 형, 고마워. 모두들 안녕히 계세요. 매일 남몰래 울고 제가 한 짓도 아닌데 억울하게 꾸중을 듣고 매일 맞던 시절을 끝내는 대신 가족들을 볼 수가 없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그리고 제가 없다고 해서 슬퍼하시거나 저처럼 죽지 마세요. 저의 가족들이 슬프다면 저도 분명히 슬플 거예요. 부디 제가 없어도 행복하길 빌게요.” 지난 20일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A군의 유서가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유서를 얼마 읽어내려가지도 못하고 눈가에 번지는 눈물을 가눌길이 없었다. 유서를 읽은 국민들의 마음 똑같았으리라. 우리모두의 책임이다. A군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아이들이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일이 빈발해 우리 가슴을 매우 아프게 한다. 이 사건들을 개인적 차원, 예외적 사례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엔 사
수원·화성·오산 연합시화전 개막식과 2011 수원문학 제20집 출판기념 및 시상식이 지난 20일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열렸다. 이번 시화전은 26일까지 이어진다. 그동안 도내 각 문협지부나 동인회, 학교 문예동아리 등 단체들은 연말, 혹은 지역축제가 열리는 봄날이나 가을을 맞아 시화전을 열어왔다. 시화전은 1960년대부터 자주 열려 1970년대에 붐을 이뤘다. 시화전이 열릴 때면 지역의 문학인과 문학청년, 학생, 시를 좋아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작은 문학 축제의 장을 형성했다. 시화전이 열리는 기간 동안 밤마다 술잔을 앞에 놓고 문학과 인생을 이야기 하는 것은 낭만적인 풍경이었다. 가난하긴 했지만 마음만은 풍성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시화전은 보기가 힘들어졌다. 문학인들 사이에서조차 낭만이 사라졌다. 그러고 보면 가난과 예술은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듯 하다. 독재정권의 정치적 탄압도 술빵에 들어가는 막걸리처럼 오히려 문학인구를 늘리고 한국문학을 확장 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문학은, 시는 그런 것이다. 그래서 요즘 학교문예동아리나 문학동인회, 문학단체의 시화전이 더욱 보고 싶다. 그 어느 해보다도 다사다난했던 2011년 한해가 저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