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강 훑어보고 전부를 아는 양 거들먹거리는 것을 코끼리 다리 만져 보고……. 이런 비유를 하는데 다리는커녕 발목만 슬쩍 보고 떠들었으니... 솔직히 부끄럽다. 중국 왕래가 스무 번이 넘지 싶은데...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많은지라, 그 나라와 남녀 포함한 중국인에 대해 관심이 남달랐다. 그러나 막연했다. “참으로 무서운 나라!” “그네들 발마사지 할 날 멀지 않았다” 이런 두려움만 가졌지, 그 실체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며칠 전 서점에서 붉은 글씨로 표지된 시진핑 평전을 발견하고 주저없이 값을 치렀다. 솔직히 자서전과 회고록은 스스로 위인을 만들지만 평전이란 글쓴이의 주관이 들어있기 때문에 비교적 실체에 접근하는 셈이다. 주관과 객관의 차이인 것이다. 역자(譯者)의 인사말을 빼고 547페이지-대단한 분량이다. 단 3일 만에 읽었으니 그 흥미진진함이 대단했다. 시진핑이 누구인가? 태자당의 대표주자, 다음번 국가 주석을 맡을 영순위, 그리고 무지하게 예쁜 국민가수의 남편. 어릴 때 모두 무 뿌리 먹을 때 인삼 뿌리를 먹고 자란 태생부터 귀족인생인 줄 알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스스로 고생을 샀다. 아버지 시중신은 13살 때 이미 혁명에 투신한 중국 공산당의…
송영길 인천시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차차기’ 대권후보다. 40대 후반의 나이로 이미 3선의 국회의원을 지내며 정책능력과 입법기관을 통한 국정운영 능력을 입증했다. 또 민선 인천시장에 당선돼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던 지방색이 약화되고 수도권 대표 정치인으로 위상을 곧추세우고 있다. 이에 앞서 몸을 던진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으로 이름을 떨치더니 변호사로 입신후 인권변호사로 도덕적 우위를 확보했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386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큰 꿈을 꿀 수 있는’ 3박자를 고루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그런데 인생의 굴곡과 달리 정치인으로서는 평탄한 길을 걸어 온 그가 위험한 도박에 나섰다. 자칫 만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채, 권력의 코어에서 벗어나 주변을 배회하다 사그라들지도 모를 위기를 자처한 것이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여야 정치권이 사활을 걸고 있는 거대 이슈인 한미FTA와 관련, “우리(민주당)가 시작한 한미FTA를 부정하면 안 된다”며 “적극적인 자세로 책임있게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일 민주당의 본거지인 광주광역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발언한 것으로 민주당 당론은 물론 송 시장의 지원세력인 민주당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특
家和萬事成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 모든 일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가정이 화목하지 않으면 가족 구성원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 갈등은 의심하게 되고 증오하게 돼 결국엔 반목하게 된다. 예부터 전해오는 이야기 하나 소개한다. 시집 온 새 색시가 밥을 짓다 말고 부엌에서 울고 있었다. 남편이 이유를 물으니, 밥을 태웠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듣고 있던 남편은 “오늘 바쁘다는 핑계로 물을 조금 밖에 길어오지 못했더니 물이 부족해서 밥이 탓다”며 자기 탓이라고 위로해 줬다. 부엌 옆을 지나가던 시아버지는 “내가 늙어 장작을 잘 패지 못해 불이 너무 새서 밥이 탓다”고 위로했다. 때마침 이 소동을 들은 시어머니가 오더니 “이제 내가 늙어서 밥 냄새도 못 맡아 밥 내려놓을 때를 알려 주지 못했으니 자기 잘못”이라고 며느리를 감싸줬다. 이 집에선 언제나 웃음이 끊이질 않아 뒤에 하는 일마다 다 이루게 돼 크게 성공했다. 고전 속에는 화목함을 바탕으로 한 내용들이 매우 많다. 특히 四書(사서)는 화목 속에는 반드시 효가 들어가 있다. 효행이 없는 화목이란 없는 것으로 본다. 孝百行之本(효백행지본)이라는 말이 있다. 효가 백가지 행실의 근본이라는 말이다
우리 가족이 모이는 날 가장 중요한 안건 하나, ‘아빠의 노후를 즐겁게 해서 보다 나은 가정의 행복을 찾자’이다. 그렇다고 그가 즐겁게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막집이나 마을회관에서 시간을 때우는 것보다 취미를 가지고 움직이면 좀더 뜻 있게 노후를 보낼 수 있지 않은가 하는 뜻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평생 농사가 천직이었는데, 농사가 줄어들고 기계화돼 일이 줄어들면서 왠지 날이 갈수록 출입이 줄어드는 남편에게 식구들이 하는 걱정이다. 여자들은 나이가 들면 밖으로 나가고, 남자들은 나이가 들면 안으로 든다는 항간의 말이 새삼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렇다고 자꾸 밖으로 내몰 수도 없는 일이어서 때때로 남편에게 주문을 하기도 한다. “우리 뭐 재미있는 거 하나 합시다. 공동으로 할 수 있는 거, 등산을 다닐까? 아님 수영장엘 다닐까?” 될 수 있으면 함께 하는 게 좋겠다 싶어서 이야기를 꺼내면 등산은 어째서 못하고 수영은 어째서 못한다며 핑계를 대기 일쑤여서 그를 움직이게 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젊은 날 새마을지도자, 이장, 통장, 영농회장 등 봉사활동을 20년 넘게 해 온 그다. 아직은 집에만 은둔해 있을 때가 아니다. “여보, 문화
과거처럼 공무원들이 주도적으로 시책을 수립하고 추진해나가는 방식으로는 시민들의 공감을 끌어내기 어렵다 참여시민들은 지역 공동체의식을 갖게 된다. 지방자치는 단순하게 행정제도로만 볼 것이 아니고 민주주의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로 여겨야 한다. 그렇기에 비록 지방자치의 발전이 순탄치 않더라도 소중하게 여기며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다. 지방자치를 이끌고 있는 단체장으로서 어려운 때일수록 시민참여를 통한 시민과의 공감형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시민들의 행정 수요는 더욱 다양화·전문화되고 있으며, 사회참여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과거처럼 공무원들이 주도적으로 시책을 수립하고 추진해나가는 방식으로는 시민들의 공감을 끌어내기가 어렵다. 지자체 운영의 패러다임도 이런 사회변화에 맞춰 시민참여행정으로 전환돼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남양주시는 일찍이 시책 수립부터 추진까지의 모든 과정에 시민이 참여하는 행정시스템을 만들어 왔다. 그 결과 시민은 물론 전문가, 기업인, 대학생들로 구성된 126개 워킹그룹이 분야별로 풍부한 아이디어를 시책에 반영하면서 공무원들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워킹그룹은 정기 모임도 하고 카페, 트위터 등의 온라인시스템을…
국토해양부 산하 준공기업인 교통안전공단 조직 재부를 들여다보니 온통 비리투성이였다고 한다.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비리이지만 교통공단의 경우는 아예 대놓고 저지른 비리라고 하니 정말 경악스럽다. 더욱 놀라운 것은 조직내 감시자격인 노조위원장까지 인사비리대열에 들어가 한통속이 됐다고 하니 할말을 잃을 정도다. 문제는 이런 비리가 내부 고발이 아닌 경찰수사에 의해 외부에 드러났다는데 있다. 경찰수사 개시시점인 작년 11월 이전에 인사 비리로 인한 내부 징계 건수가 단 한 건도 없는 점을 봐도 그렇다. 비리에 관한한 조직내부 구성원들이 똘똘 뭉친 셈이다. 공단은 자동차와 철도, 항공기 등 교통수단의 안전한 운행을 도와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는 것이 주요 업무이다. 공단이 자랑스럽게 내걸어 놓은 ‘한국서비스품질 우수기업’, ‘2011년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가 부끄럽다. 경찰청은 17일 공단 전·현직 임원과 노조 고위간부 등 4명을 구속하고 이들에게 돈 또는 금품을 전달한 20명을 불구속 입건, 사안이 가벼운 9명에게는 기관통보 조치했다고 밝혔다. 구속된 4명은 인사담당 임원, 노조 간부 등으로 있으면서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전 인사청탁…
지금 경기도의회 1층 로비에서 통일 염원이 담긴 북한이탈주민 전국 문예창작대회 수상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북한이탈주민 전국 문예창작대회에 출품된 304점 중 수기, 시, 그림 등 3개 분야에서 선정된 총 30작품이 전시된다. ‘생존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다가 적발되면 총살이나 생매장, 추방을 하였다...(중략)...3미터 거리에서 총을 멘 군인들이 엎드려 총을 쏘는데 한사람에게 머리, 가슴, 다리 순서로 세발씩 9발을 쏜다. 탕, 탕, 탕 ......’ 수기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조모 씨의 ‘나는 자유국가 대한민국 시민입니다’라는 글을 읽으면 모골이 송연해 진다. 조씨에 따르면 보통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하던 사형집행이 1995년 ‘고난의 행군’이후로 한 달에 2~3차례씩 열리곤 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공개 총살이라니... 아무리 흉악범이라도 마지막 가는 순간만큼은 존엄성을 보장해야 한다. 미개한 국가나 전제주의 집단이 아니고서는 주민들을 모아놓고 사람을 죽이는 현장을 공개하지 않는다. 공포정치를 극대화하기위한 비인간적인 작태다. 현재 남한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은 2만2천명을 넘고 매년 증가
최근 상영 중인 영화 ‘완득이’와 ‘리얼 스틸’은 공통점이 있다. 전자는 선생과 제자의 관계가 핵심이고, 후자는 아버지와 아들이 스토리를 이끌어간다. 영화도 푸근하지만 객석을 보면 더 흐뭇하다. 젊은이들만 있거나 주부들로만 꽉 찬 게 아니라 40~50대 관객도 보이고 10~20대 젊은이들도 눈에 띈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관람한 경우도 꽤 있는 것 같다. 앞으로의 문화현장은 무대와 공연장, 스크린만 완성도가 높아서 될 일은 아니다. 객석도 그 못지않게 아름다워야 한다. 그 아름다움의 극치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모습, 바로 세대 공감이다. 트로트의 슈퍼스타 주현미가 ‘국카스텐’이라는 이름의 인디 밴드와 함께 공연했다. 어른들을 주 팬 층으로 하는 트로트와 젊음을 상대로 음악 하는 인디 밴드가 만났다는 사실이 놀랍다. 하지만 주현미는 “연습할 때부터 내내 즐거웠다”고 했고 국카스텐 멤버들은 “아버지의 음악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역시 트로트의 여왕인 김수희는 헤비메탈 밴드 ‘나티’와 같이했고 심수봉은 레게와 스카 음악을 하는 ‘킹스턴 루디스카’의 편곡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지난 10월 3주간 주말마다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남편이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다가 빨래를 정리하고 있는 내게 이어폰을 꽂아주고 폰의 영상을 되돌려 보여준다. 작년에 ‘슈퍼스타K2’에서 1등 했던 허각이 ‘멍에’를 부르는데, 관중도 가수 김수희도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나도 가슴 속의 무언가가 툭 터지는 듯한 감동에 빠져들었다. 아이들끼리 컴퓨터 스크린 앞에서 자기들만의 구별된 시간을 갖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별수 없이 견뎌야 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인가 하고 자녀들과의 대화 없는 시간에 익숙해 버렸다. 그러던 때 작년 가을 어느 때부터 금요일 밤 11시에 모두 모이게 됐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케이블 방송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 일명 ‘슈스케’라는 프로 때문이다. 전국은 물론 해외 모든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노래와 춤으로 스타가 되기 위해 모이는 많은 이들의 오디션 광경은 그들의 순수함과 진지함과는 달리 폭소를 자아내기도 연민을 느끼게도 하며, 별난 사람들의 진풍경을 보는 재미를 줬다. 그러나 전문음악인이며 심사위원들이 주옥같이 골라낸 10위권 안에 든 가수들은 그들의 열정과 끼와 노력과 애환이 어울려진 작은 스타들이었다. 매주마다 새로운 미션으로 자신들의 모습을 발전시켜가는 모습은 시청자들
외국의 선진경영기법을 도입하겠다고 하지만 인천공항의 경영성과는 6년째 전세계 1등으로 평가받고 있다…이미 여론은 정부의 어떤 조치도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어느덧 18대 국회도 마지막 정기국회를 맞이하고 있다. 18대 국회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시작해 이명박 정부의 임기 마지막 해를 끝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이명박 정부가 2008년 2월 출범한 직후인 4월에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진 덕분에 여당인 한나라당이 과반을 훨씬 뛰어넘는 의석을 차지했다. 여당에 우호적인 야당과 무소속 의원을 합칠 경우 국회의석 299석의 3분의 2를 넘나드는 의석을 확보한 것이다. 이렇게 우호적인 환경에서 출범한 탓인지 이명박 정부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대표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 감세정책, 고환율정책, 규제완화 및 공공기관 민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자신감을 가졌던 탓인지 정권출범 직후부터 잦은 실책을 범하게 되는데, 이중에서 대표적인 사례가 인천국제공항공사 민영화다. 당초 정부는 공공기관 선진화라는 미명하에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민영화하고자 했다. 정부는 나중에서 민영화가 아니라 지분매각이라며 이름표를 바꿔 달았지만, 지분의 49%를 민간에 매각하겠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