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 부발읍에 가면 ‘하이닉스 반도체’라는 대기업을 만나게 된다. 인근 영동고속도로를 지나는 외지인들의 눈길이 머물 정도로 위용이 대단하다. 웬만한 대기업이 본사를 서울에 두고 있는 현실과 달리 ‘하이닉스 반도체’는 30년 가까이 이천을 지키며 지역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1983년 전신(前身)인 현대전자의 설립으로 역사를 시작한 ‘하이닉스 반도체’는 길지 않은 역사동안 부침을 거듭해 지역민들의 애간장을 녹였다. 현대그룹이 그룹의 중추기업으로 키우겠다며 정주영 회장이 직접 대표이사를 맡았던 현대전자는 1995년 세계 최초로 256Mb S램을 개발하는 쾌거를 올렸다. 그러나 1999년 정부가 주도하던 5대 그룹 계열사의 주력 기업을 맞바꾸는 빅딜을 통해 LG반도체에 합병되는 급변을 겪었다. 2001년 3월 현대전자의 부도로 인해 사명을 ‘하이닉스 반도체’로 바꾸고 8월에는 현대그룹이 경영권을 포기했으며 같은 해 10월 과도한 부채로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비운을 안았다. 이어 4년 연속 적자라는 경영성적은 하이닉스를 해외 매각이라는 벼랑을 밀었으나 이마저 인수기업이 없어 ‘버린 자식’ 취급을 받았다. 4년간 임금은 동결되고 임원 수는 30%…
人不可以無恥 사람이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어서는 안된다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는 것을 부끄러워하면 부끄러워 할 일이 없을 것이다(無恥之恥無恥矣, 무치지치무치의)’고 맹자는 말한다. 이 말은 부끄러운 일을 하지 말자는 뜻이다. 사람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반드시 뉘우쳐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한다면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인간이 인간답지 않았을 때 우리는 ‘厚顔無恥(후안무치)하다’라고 한다. 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인데, 주변에 이러한 이들이 없기를 바랄 뿐인 것이다.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자기가 한 언행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부끄러운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고전 가운데는 三思以後行(삼사이후행) 또는 九思一言(구사일언)이란 말이 생겨났다. 세 번 이상 생각을 한 후에 행동에 옮기며 아홉 번 이상 생각을 한 뒤에 한마디하라는 내용이다. 끝까지 듣지 않고 급하게 말하거나 행동해 낭패당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맹자는 뜻이 깊고 넓은 사람을 ‘대장부’라 했으며 사람이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면 절대로 안된다고 했다. 즉 사람이란 수치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도덕적인 면에서 보아도 羞惡之心(수오지심)이 없는 것은…
세상에는 독불장군이 없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이들은 모두 남의 힘을 잘 빌리는 고수들이었다. 유방이나 유비는 자신의 수많은 결점을 모두 남에게 빌려서 보완하고 결국 황제의 자리까지 올랐던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반대로 개인의 능력만으로 따지면 천하무적을 자랑하던 초패왕 항우나 여포 등이 천하를 제패해야 함에도 결국 참담한 실패를 맛보아야 했는데, 제 아무리 뛰어난 재주를 가진 사람이라 해도 사람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은 오래 갈 수 없다. 삼국지에는 조자룡이 장만파 전투에서 조조의 100만 대군 속을 뚫고 유비의 아들 유선을 구하는 유명한 장면이 있다. 유비는 못난 자식 놈 때문에 유능한 장수 한 명을 잃을 뻔 했다며 사지에서 돌아온 어린 자식을 내팽개쳐 버렸다. 사실 유비의 행동은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는 것이었지만 당시 현장에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과 당사자였던 조자룡은 인재를 대하는 유비의 넓은 도량을 보고 얼마나 깊은 감동을 받았겠는가? 유비는 전투에 있어서는 관우와 장비만 못했고,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는 제갈공명만 못했지만 그의 재산은 오직 한 가지, 사람을 잘 쓰는데 있었던 것이다. 역사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인물을 적재적소에
학생들은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내신에 논술에 면접에…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힘이들고 고통스러우면 자신도 모르게 욕설을 하기 쉽다 청소년들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보고 믿음직스러워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표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앞날이야 어떻게 되든 “오늘 나만 잘 지내면 그만”이라면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겠으나, 우리 사회가 발전해 가기를 바라는 입장이라면 그 청소년들의 생활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할 때 우울해질 것은 당연하다. 눈앞의 일로 무얼 기대할 수 있을지 암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고발하는 기사를 볼 때마다 “설마, 설마” 하고 “이번 일은 특이한 경우겠지” “아무리 그래도 학생들이니까 나아지겠지” 반신반의하며 다시 내일을 기대하는 동안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일들은 더 잦고 더 심각해지고 있다. 어느 중학생은 담배를 압수한 교감에게 옮기기도 난처한 욕설을 하며 얼굴을 때리고 배를 걷어찼다고 한다.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 오늘의 학교 현실이다. 심성이 거칠어지면 행동이 난폭해지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런 현상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EBS의 초·중·고 언어사용실태조사에 의하면 교실은 지금 ‘욕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1천500억원 사회환원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같은 당 김성조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기 앞서 기자들과 만나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큰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안 원장의 예상치 못한 ‘기부 이벤트’를 지켜보는 여야 정치권의 심사는 일단 복잡해 보인다. 당사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이날 1천500억원대의 안철수연구소 주식 지분 사회 환원 방침에 대해 “단지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던 일을 실행에 옮긴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출근길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건물 입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한 뒤 “제가 강의나 책을 통해 사회에 대한 책임, 사회 공헌에 대해 말씀을 많이 드렸는데, 그것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 의미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선 일절 함구했다고 하지만 이미 정치권에선 그의 사재 출연이 정치활동 본격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는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그가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이 인천공항 매각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힌 본보(15일자 1면) 기사를 보면서 참 한숨이 나온다. 이 사람들, 참 집요하기도 하다! 국민 대부분이 반대를 하고 있는 인천공항 매각문제에 왜 이렇게 집착을 하는지 모르겠다. 박장관은 14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경제부처 2012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정부 지분 매각을 위한 인천공항공사법 개정안이 계류된 상태인데 통과될 것으로 보느냐”는 민주당 박기춘 의원의 질의에 “통과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 국토해양위원회가 지난 8일 전체회의를 열어 인천공항공사의 지분매각 예상대금 4천314억원을 내년도 국토해양부 세입예산에서 전액 삭감했는데도 ‘매각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것은 국민들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더욱 한심한 것은 한나라당의 태도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의 ‘선심성 예산’이 삭감될 수 있다는 정부 압박에 굴복, 매각 계획을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어떤 의원은 “인천공항이 잘 나갈 때 제값 받고 지분의 20%만 팔겠다는 것인데 무산시켜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한다. 도대체 이런 발
박칼린 때문에 리투아니아에 가고 싶다. 팔자 좋게 웬 여행? 이럴지 몰라도, 말도 못하나! 꿈도 못꾸나! 공연기획자, 뮤지컬 감독 그리고 대학교수 박칼린의 어머니의 고향이 리투아니아. 괴테가 좋으면 그의 고향 독일에 가고 싶고, 가수 최백호가 좋으면 부산에 가고 싶은 법이다. 박칼린의 외가 리투아니아는 우리와 비슷한 슬픈 역사를 가졌다. 소련의 지배를 받다가 독일 지배를 받다가 다시 소련으로... 백성들 정신 없겠다. 세계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다. 인구 10만명 당 남자 70명이, 그리고 여자는 14명 꼴로 자살한 셈이다. 사회적 변화가 심하다 보니 정체성에 극심한 혼란을 느끼고 사회적 현상에 실망이 커서 행복지수가 몇몇 아프리카 빈국보다도 못하다. 타결할 수 없는 절망은 곧잘 술을 부른다. 동서, 고금이 비슷하다. 이 나라에서는 보드카 가격이 오르면 자살률이 떨어진다. 술 마실 돈이 없어서... 맨 정신으로는 자살할 용기가 없어서... 불쌍해서 어쩌나. 며칠 전 이름도 예쁜 힐링 캠프(Healing Camp)란 TV 프로그램에서 박칼린에 흠뻑 취했다. 커다란 눈동자(광채는 있다), 얼굴 면적은 무척 넓어 요즘 기준으로 미녀와는 거리가 멀지만, 발작적으로 터
우리 사회의 중추인 20~30대가 흔들리고 있다. 어제 하루 모든 언론매체는 12일 발표된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허니문 푸어’의 탄생을 우려했다. 통계청의 2011년 가계수지동향을 보면 30대 가정의 부채비율이 22.2%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웬만한 대기업의 연봉으로도 이들 30대 가정의 안정화는 요원해 부모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하니 나머지 가정의 어려움은 짐작이 간다. 결국 대학의 높은 산을 넘어 취업의 장벽마저 뚫었으나 결혼과 동시에 고액의 빚을 지는 ‘허니문 푸어’로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들이다. 이에 앞서 취업에 나선 젊은 세대들도 우리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희생당하고 있다. 기업들이 입사 지원자로부터 신용조회 동의서를 받은 후 이를 통해 지원자의 신용상태를 열람하곤 빚이 있는 경우 불이익을 주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지원자의 대부분이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학자금 대출 등으로 빚을 진 것이지, 개인적 신용불량상태가 아니라는 점이다. 열심히 아르바이트하고 학자금 대출까지 받아 무사히 대학을 졸업했으나 ‘성실한 삶’에 대해 칭찬해야 할 사회가 발목을 잡고 있으니 젊은 세대의 좌절감이 어떨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같은
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2011년 가계금융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거주자의 연간 경상소득은 평균 4천349만원으로 비수도권 거주자(3천701만원)보다 17.5% 많았다. 경상소득에서 세금, 연금, 이자 등을 제외한 가처분소득은 3천485만원으로 비수도권(3천96만원)원보다 고작 12.6% 많았다. 그런데 수도권 거주자의 부채는 무려 7천336만원에 달해 비수도권 거주자(3천241만원)보다 126.3%나 많았다. 수도권 거주자가 빚이 많은 이유는 무엇보다 집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이는 수도권과 지방 거주자의 대출 현황을 보면 잘 드러난다. 신용대출은 수도권 거주자가 719만원, 비수도권 거주자가 539만원으로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면 주택대출이 대부분인 담보대출은 수도권 거주자가 3천993만원으로 비수도권(1천796만원)의 두배를 훨씬 넘는다. 가계의 빚 상환능력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실정이다. 자산보다 부채가 더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연령별로는 20∼30대 가구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나빠졌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가 이들 취약계층에 집중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적자인생’인
지난 11일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서호 상류에 서호생태수자원센터(이하 센터)가 준공식을 가졌다. 센터에는 지하에 하수처리장, 지상에 주민편익시설과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센터의 침전지 등 하수처리시설은 지하 1, 2층 1천205㎡에 설치돼 서호천으로 유입되는 하루 4만7천톤의 생활하수를 처리하게 된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하수처리시설은 질소와 인을 제거하는 4단계 BNR(생물학적 유기산 추출) 공법과 고속응집침전 기법을 적용, 시설 공간을 줄이고 처리공정에서 발생하는 냄새를 최소화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런 시스템으로 정화된 양질의 처리수는 다시 서호로 유입되는 하천의 상류로 펌핑돼 물고기가 노닐 수 있는 하천수를 이루게 된다. 생활하수를 재이용하는 것이다. 즉 배수 원인지역 하천인 서호천, 영화천, 일월천의 상류지역으로 가압 배송해 물을 다시 방류시키는 것이다. 서호의 상류인 서호천과 영화천, 일월천은 도시화의 영향으로 건천화 된지 오래다. 따라서 깨끗하게 정화된 물은 이 지역의 하천과 환경을 정화시켜 지역 주민들의 정서에도 기여하게 된다. 가능하다면 수원천에도 이런 시스템을 도입했으면 좋겠다.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있는데 집수처리 시설은 지하화하고 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