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의 ‘184개국 대장암 현황’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생건수는 10만명 당 46.9명이다. 아시아 1위, 세계 4위다. 대장암 발생의 원조인 서구(영국 26위, 미국 28위) 보다 훨씬 높다. 여성은 10만명 당 25.6명으로 세계 19위다. 사망자 수도 과거 10년간 2배 가까이 늘었다. 증가세도 놀라워 2008년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1999년 10만명 당 27명이던 남성 대장암 발병률이 2008년에는 47명으로 연평균 6.9%나 상승했다. 여성도 연평균 5.2%의 상승세를 보여 20년 후인 2030년에는 발병률이 지금의 2배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대장암이 무서운 것은 첫 검사에서 후기 대장암(3~4기)으로 발견되는 비율이 다른 암에 비해 높다. 후기 진행암의 비율이 대장암은 20.9%, 위암은 7.7%로 대장암이 2.7배나 높으며 몸에 이상을 느껴 외래에서 대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 중 후기대장암 비율은 51.6%나 된다. 이처럼 대장암 발병률이 급증하는 이유로는 육류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 과도한 스트레스, 음주·흡연 등을 들 수 있다. 대장암은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동물성 지방이 많은 육식 위주
‘새마을 청소’, ‘애국 조회’, ‘교련 사열’, 나의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가장 깊은 내면의 상처로 남아있는 말들이다. 교과서는 물론이고 모든 교육 내용에 일관되게 관류하는 반공 냉전 및 국가주의 이념이 교육의 목적이자 수단이었던 시절, 그 때 나는 학교교육을 통해 평화로 위장된 전쟁놀이를 배운 셈이다. 그리고 이어진 30개월의 군대생활. 병장 계급장을 달기 전 20개월은 공포의 세월이었다. 소위 ‘얼차려’로 불리는 물리적 폭력과 언어폭력이 동시에 난무했다. 그리고 전역 후 교단에서 나는 군대생활을 통해 받은 트라우마를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돌려주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었다. 학급운영에서는 일사분란함을, 성적은 일등주의를 고집했다. 폭력을 매개로 할 때 성과주의는 빛을 발한다는 것을 체험한 시기였다. 내가 인권친화적인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해 나름 노력하는 것은 그 때의 죄책감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시대가 변했다. 아니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경기도를 시작으로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경기평화교육헌장을 선포했다. 교육청이 밝힌 평화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의 생명존중 의식과 평화능력을 신장하며, 일상생활 속에서 평화감수성을 내면화해 더불어…
김장에는 겨울을 나기 위한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가족을 동여매는 공동체 의식이 담겨 있다. 겨우내 먹기 위해 미리 비축하는 김치와 깍두기, 동치미, 갓김치 등은 각 지방마다 특색이 있어 지역 정서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맛의 고장으로 소문난 전라도는 갓김치, 고들빼기김치가 유명하고 경상도는 콩잎김치, 부추김치, 깻잎김치를 자랑한다. 또 충청도는 총각김치, 강원도는 서거리김치와 더덕김치가 일미이며 경기도는 보쌈김치, 나박김치 등이 입맛을 돋우고 있다. 맛도 맛이지만, 어느 집이나 김장을 했다는 말은 겨우살이를 준비했다는 의미여서 ‘반찬이 없어도 김치만 있으면 밥 한 끼를 해결한다’는 한국인에 있어 김장은 필수 저장식품인 것이다. 또 김장은 김치를 곰삭게 하는 젓갈류와 저장 기간, 저장 장소, 저장 용기에 따라 제각각의 맛을 내게 하는 마력을 갖고 있어 집집마다 손맛을 자랑한다. 특히 김장 김치의 경우 그 발효로 인한 효능이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입증된 건강식품이어서 김치의 세계화에도 이바지했다. 그런데 조사에 따르면 김장을 담그는 집이 절반에 그쳐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11월 초 전국 기혼여성 1천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
不敢爲天下先 구태여 천하에 앞장서려는 생각은 하지 마라 노자에 ‘내게 세 가지 보물이 있어 잘 간직하고 있는데, 하나는 자비이고 하나는 검소함이며 하나는 감히 천하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我有三寶 持而保之 一曰慈 二曰儉 三曰 不敢爲天下先, 아유삼보 지이보지 일왈자 이왈검 삼왈 불감위천하선) 첫째는 자애로움으로 용감할 수 있고, 둘째는 검소 절약함으로 널리 베풀 수 있고, 셋째는 감히 천하에 앞서지 않음으로 만물에 으뜸이 될 수 있다. 자애로움과 검소함 그리고 나서지 않아 적을 만들지 않고 조화로울 수 있는 것을 말함이니 지도자의 덕목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또 만약에 자애로움을 버리고 용감하려 하며(今舍慈且勇, 금사자차용), 검약을 버리고 널리 베풀려 하며(舍儉且廣, 사검차광), 뒤로 물러남을 버리고 앞서려 하면 죽을 것이다(舍後且先死矣, 사후차선사의)라고 했다. 이 세가지 중에 자애로움이 가장 중요하다. 자애로운 마음은 싸움도 멎게 하며 자애로운 마음으로 지켜가면 무엇이든 견고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기 위해서는 뒤가 있어야 한다. 모두 앞서겠다고 달려가면 뒤가 없게 된다. 그리고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결국에 가서 서로간의 싸움은 불가피 하다.…
경기개발연구원 홈페이지를 보면 경기도 및 시·군의 경쟁력 강화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관련 과제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조사·연구해 국가와 경기도의 발전을 위한 정책개발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지난 1995년 문을 열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보고서를 만들어 냈다는데 이의를 달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경기도지사의 친위대 역할을 자처해 왔다는 끊임없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경기개발연구원 소속 연구원들이 경기도로부터 매년 100억원 가량의 예산을 지원받아 연구활동에 참여한다고 봤을 때 경기도 정책에 역행하거나 경기도지사의 정치행보에 거스르는 연구업적을 내놓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경기개발연구원 좌승희 이사장이 정관상의 절차를 무시한 채 인근 횟집에 몇명 이사들이 모여 앉아 대충대충 13분만에 선임됐다는 사실은 충격이다. 경기도의회 기획위원회(위원장 강득구)는 지난 7일 경기연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좌 이사장이 지난 3월 8일 제65차 임시이사회 당시 추천해야할 원장과 임명권을 가진 김 지사 모두 공석인 상태에서 곧바로 이사장으로 선임됐다고 폭로했다. 그렇다면 경기개발연구원 이사회는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 홈페이지를…
어느덧 중부지방엔 단풍도 지나가고 있고 이제 황량한 겨울풍경으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단풍구경을 하려면 남도나 제주도 등 남부지방으로 가야 한다. 또 가을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지역의 각종 축제들도 거의 모두 끝났다. 이제 일부지방의 겨울축제만 남겨놓고 있다. 그런데 아직 가볼만한 곳이 있다. 한국도자재단이 주최하고 경기도가 주관하는 ‘201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그곳이다. 지난 9월 24일부터 시작돼 이달 22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어느덧 행사 종반부에 접어들었다. 이 축제는 단순한 도자기 전시회가 아니다. 늦가을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아 흐뭇하다. 이천 세라피아와 여주 도자세상에서는 쌀쌀한 가을을 따뜻하게 해줄 ‘구이구이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이천에서는 꼬치구이, 고구마, 떡, 밤 등 20여종의 구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꾸이먹고가마’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또 작가들과 함께 라쿠 소성 이벤트 ‘도자굽고가마’를 연다. 라쿠 소성은 소형 가마를 이용해 속성으로 도자기를 굽는 기법이다. 2시간이면 완성된 도자기를 집으로 가져갈 수 있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여주에서는…
얼마 전 한 가장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4억원의 도박 빚이 늘어나면서 40대 남성이 아내를 숨지게 하고 이틀 뒤 14살 난 아들까지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매출액이 수천억이 넘는 시내 유명호텔이 외국인전용 카지노에 국내 고객을 몰래 입장시키고, 해외영주권까지 위조한 직원들이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육군 중위로 제대한 박 씨는 강원랜드를 출입하면서 18억 원을 잃자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 제한을 요구하며 대통령을 암살하겠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박 씨는 검찰조사에서 강원랜드 지분의 51%가 공공지분이고 사장도 정부가 임명하는 만큼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도박중독이란 금품을 걸고 승부를 다투는 도박을 조절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행하게 된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은 도박을 경험하게 된다. 가장 흔한 도박의 예로 경마, 로또, 카지노, 인터넷 등을 들 수 있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생기고, 여기에다 카지노 같은 사행성 오락 문화가 들어오면서 도박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도박을 놀이가 아니라 돈을 버는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도박 중독을 낳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무제한으로 돈을 걸 수…
어느 작은 집단이라도 우두머리-수장(首長)은 뭐가 달라도 다른 법이다. 지식이 부족하면 용기가 넘치던가, 치밀하지 않으면 임기응변이 풍부하거나 하다못해 어떤 일이 실패했을 때는 “내 탓이로소이다” 이런 대범함의 소유자든지 이런 특징 없이 우두머리가 되고자함은 아주 무모한 짓이다. 설령 뜻을 이루었더라도 오래가지 못한다. 이제까지는 일등으로 달려온 사람이 승진에 앞서고 그 조직에 수장이 되는 것은 크게 상식에 벗어난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대법원장의 이력을 보면 대학, 사법연수원 수석졸업, 각 군 참모총장과 주요지휘관은 사관학교 수석졸업, 이런 기사를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요즘 수석(首席)들의 수난 시대일까? 가까운 예를 들어본다. 서울에 위치한 어느 대학 이야기, 정경대에 6개 학과가 있는데 수석 졸업생들 가운데 2명만 취업에 성공(?)했다고 한다. 절반도 안 된다는 말이다. 그 대학의 정경대학 취업률은 80%에 가깝다. 수석을 기피하기 때문이란다. 학창 시절에 학점관리를 위해 집-학교-도서관만 돌아서 사고는 경직돼 있고 교우범위는 좁아 사회생활에 도움 줄 수 없다고 평가해 버린다. 대학을 중퇴한 빌게이츠나 스티브잡스 형의 독창성 있는 인간이 더욱 필요
요즘 ‘썩은 사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청과상인만이 아니다. 조직학과 시스템학, 인사론 등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조직을 망치는 ‘썩은 사과’를 진단하고, 골라내기 위한 연구들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서점가에서 조용한 스테디셀러로 떠오르고 있는 ‘당신과 조직을 미치게 만드는-썩은 사과’는 이 분야 텍스트북으로 꼽히고 있다. 저자인 미첼 쿠지 박사와 엘리자베스 홀로웨이 박사는 조직개발 컨설턴트이자 미국 안티오크대학에서 강의하는 교수로 이 분야 세계적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들은 저서에서 ‘썩은 사과’가 상자내 모든 사과를 망치고 있음을 주지시키고 있다. 특히 ‘썩은 사과’는 강력한 독성이 있어 경영진이 문제를 인식했을 때는 조직 전체가 썩은 사과로 인해 기능을 상실하거나 휘둘리고 있음을 강조했다. ‘썩은 사과’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 전체의 문제로 방치하면 모든 조직이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대표적 사례로 200년 이상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했던 베어링은행의 파산을 꼽고 있다. 이 은행은 장구한 역사의 거대 기업이었지만 20대에 불과한 ‘닉 리슨’이라는 썩은 사과를 방치했다가 단돈 1파운드에 매각되는…
수원천은 1970년대 초반부터 생활폐수로 인해 오염돼 1990년대 중반까지는 수원시민들의 외면해 왔던 골칫덩이였다. 그래서 아예 복개해서 도로로 사용하기로 하고 복개 작업에 들어갔다. 복개냐 자연형 하천으로의 복원이냐를 놓고 시민들 간의 논쟁이 일었다. 처음 수원천 복개 반대의 기치를 높이 세웠던 단체는 지금은 고인이 된 심재덕 씨가 원장으로 있던 수원문화원이었다. 현 염태영 수원시장이 이끌던 수원환경운동센터 등 시민단체들이 합류해 시민운동으로 확대됐지만 천변지역 시장 상인들과 주민, 시의회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이미 죽어버린 수원천은 다시 살아날 수 없으며, 냄새나고 불결한 수원천을 차라리 덮어버려 교통난 해소를 위한 도로로 이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당시 수원천은 이미 30% 정도의 복개공사 공정이 진행되고 있어서 복개는 기정사실화 되는 듯 했다. 하지만 결국 승리는 시민운동본부에게로 돌아갔다. 심재덕 씨가 시장으로 당선된 뒤 수원시는 문화재를 지키고 수원천을 살리기 위해 수원천의 복개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1996년의 일이었다. 이렇게 수원천은 자연형 하천으로 살아났다. 물고기가 유유히 헤엄치고 두루미를 비롯한 각종 물새들까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