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은 선물에서 유래됐다고 하지만 둘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선물과 뇌물 모두 인류역사와 함께 시작됐고 성격을 규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영어로 뇌물은 ‘브라이브(bribe)’다. 미국 연방법원 판사를 지낸 존 누난은 자신의 저서 ‘뇌물의 역사’에서 적은 것처럼 ‘브라이브’는 원래 자선이나 자비심을 베풀 때 쓰는 선의의 물건을 일컫던 말이어서 더욱 그렇다. 영국에서는 뇌물을 ‘해트(hat)’라고도 한다. ‘집에 가다가 모자나 사서 쓰라’며 공무원들에게 푼돈을 쥐여 주던 관습에서 생겨났다. 우리도 ‘명절에 떡이나 사 먹으라’는 의미의 ‘떡값’이란 게 있다. 이도 역시 뇌물을 뜻한다. 촌지(寸志)도 비슷한 말이다. 당초 촌심(寸心) 또는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 이라했지만 떡값과 같은 의미로 통한다. 정성을 드러내기 위해 건네는 돈이라 흔히 선생이나 기자에게 주는 것이 통례다. 모두 대가성이 있는 것이라 선물보다는 뇌물이라는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뇌물의 역사는 고대 이집트에서 공정한 재판을 왜곡한다며 단속했을 정도로 매우 오래됐다. 우리나라도 신라의 김춘추가 고구려의 연개소문에게 억류됐다가 푸른색 베를 뇌물로 주고 풀려났다는 얘기부터 고려 조선시대 왕
벼랑 끝 청년들을 위한 변화의 움직임이 청년형 따복공동체 프로젝트로 시작… 청년들의 공동체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기반 닦는 데 충실할 것 19세기 러시아의 사실주의 문학을 창시한 니콜라이 고골리는 청년을 “미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존재”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2016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미래는 ‘고달픔’ 그 자체다. 실제로 올해 청년실업률은 지난 1월 9.5%를 시작으로, 2월에는 역대 최고치인 12.5%까지 올랐다. 실업자 수 역시 40만명을 넘어서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경제연구원은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이 34.2%에 육박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취업난은 직장·결혼·아이 등 자신의 미래를 포기한 채 생활해야 한다는 이른바 ‘3포세대’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고, 청년들은 점점 자괴감에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설자리를 잃어가는 청년들을 위해 경기도가 작은 움직임을 선보인다. 경기도가 내세우고 있는 ‘따복(따뜻하고 복된)공동체’의 일환인 ‘청년형 따복공동체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아이디어 회의·사업 구체화·멘토 시스템 3단계 추진… 사회적경제기업가 육성 박차 31개 도내 시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취지로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규제가 시작된지 2년이 지났다. 그러나 그 효과는 크지 않은 편이다. 영업시간이 줄어든 대형마트의 매출이 줄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통시장 매출도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한다. 대형 유통3사들이 낸 유통법 위헌심판제청도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과 근로자의 건강권 등 공익달성의 필요성이 크다”며 각하됐다. 그럼에도 아직도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찾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전통시장에 담겨진 스토리가 없고, 이용에 불편하다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이러한 전통 재래시장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수원에서 시작됐다. 경기신문과 시장상인회 그리고 수원시, 수원시의회가 특화된 전통시장을 활성화를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20~22일 장안구 거북시장에서 ‘제6회 새숱막 막걸리 축제’가 시작된 이후 수원의 재래시장들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멋과 정이 넘치는 수원의 전통시장을 홍보하고 시장 상인과 주민들의 화합의 장을 마련코자 마련된 이 행사는 파장동 시장, 조원시장 등 4곳의 전통시장에서 지금도 성황리에 펼쳐지고 있다. 이 행사는 단순한 이벤트성 축제를 넘어 동네 주민들의 한마당 잔치
정부가 왜 이러나?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가 내년 예산에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사업’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주선 의원(국민의당)이 여가부에서 제출받은 내년도 예산안에 의하면 기록유산 등재를 비롯, 위안부 기념사업 관련 5개 항목 예산 11억5천만원이 편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편성된 예산 4억4천만원도 지금까지 한 푼도 집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해 왔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체결 이후부터 추진을 멈췄다. 지난 24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문제가 불거졌다. 김경협 의원(더민주)은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사업 예산 삭감과 관련한 외교부의 공식 입장을 물었다. 여가부가 지금까지 추진해오던 등재사업과 관련한 예산을 삭감한 까닭은 지난해 12월 28일 두 나라 간의 위안부 문제 합의 때문이라는 추측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질의에 대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 문제가 위안부 합의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민간 차원’에서 이를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 삭감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면합의가…
작가나 시인을 기념하는 문학관은 문화의 산물이다. 문학청소년, 소녀기를 거치면서 문학에 대해 많은 애정을 가지게 된다. 그 애정은 날이 지나면서 하나의 추억으로 기억되게 된다. 황순원의 ‘소나기’는 중학교의 교과서에 나오는 단편소설로 어린학생들을 많이 감동시켰었다. 중년층에겐 아련한 추억처럼 기억이 된다. 김동리나 이효석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김동리의 ‘등신불’이나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은 고등학교 교재에 나오는 단편소설이다. 모두가 낭만이 깃든 소설이다. 나이가 좀 들면, 추억의 기억을 더듬어서 그 작가의 문학관, 또는 문학 기념관을 찾게 된다. 고장이 불국사가 있는 경주이거나, 소설의 배경이 된 메밀밭이 있는 봉평이거나, 독자들에게는 역시 추억이 되는 곳이다. 그곳이 문학도로서 그립지가 않을 수가 없다. 전국에 문학관이 84개가 건립되어 있는데, 문학관 협회에 가입한 곳이 61개라고 한다. 그동안 이 땅에서 시와 소설을 쓰다가 가신 분이 이 숫자보다는 훨씬 많을 진대, 앞으로 더 많은 문학관이 건립되어야 한다. 작고하신 문인 이름만으로 만 문학관을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존해 계신 이름으로도 문학관은 건립될 수도 있다. 동리문학관이 있는 경주
‘그 깊은 은혜를 갚고자 하는데 넓은 하늘은 아득하기만 하다(慾報深恩 昊天罔極)’고 했던가. 명심보감 효행편에 나오는 문구로 ‘부모의 깊은 은혜는 하늘보다 높고 또 높아서 평생을 갚아도 다 갚지 못한다’는 뜻이다. 지난 5월은 어버이날이 포함되어 있어 부모님에 대한 갚을 수 없는 은혜를 새삼스레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부모의 은혜 외에도 갚을 수 없는 은혜의 대상이 하나 더 있다. 어버이의 은혜가 사적 차원의 은혜라 한다면 이 은혜는 공적 차원의 은혜이고, 5월과 대응되는 어버이의 은혜와 달리 이 은혜는 6월이라는 시기와 밀접히 관련된다. 6월과 관련된 갚을 수 없는 은혜란 흔히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으로 명명되는 국가유공자에게서 비롯된 은혜를 가리킨다. 주지하다시피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호국정신과 위훈을 기리는 현충일을 비롯해 제2차 연평해전과 6·25전쟁일이 모두 6월에 집중되어, 이 기간을 국가유공자에 대한 추모와 감사를 표하고 국민 화합·단결을 달성하는 계기로써 호국보훈의 달로 운영하고 있다. 즉 6월은 일제로부터 조국의 자
체르마트 시내 있는 마테호른 박물관 첫 등반 150주년 기념 행사 포스터 게시 100년 넘은 전통가옥들 멋스러움 더해 개천 지나니 마테호른 봉우리 한눈에 성당 뒤쪽엔 여러개 돌비석들 있어 산 오르다 변당한 알피너 넋 기려 17살에 생 마감한 어린 친구 비석앞에 차마 발걸음 떼지 못한 무거움 느껴 오늘 오전은 체르마트 시내를 차분히 돌아보기로 했다. 아침 공기가 제법 차갑다. 우연한 기회에 들르게 된 로쉐 호텔학교에서 구입한 털모자를 귀까지 덮어쓰고 오리털 파카로 단단히 무장한 채 밖으로 나선다. 호텔에서 열 발자국만 나서면 체르마트의 중심가 반호프 거리다. 하루를 여는 아침임에도 이곳에선 분주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상큼한 도시의 아침 냄새를 폐부 깊이 호흡하며 걷는다. 배낭이나 스키를 어깨에 맨 사람들이 지나가고,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나온 주민들이 지나간다. 전기차도 이따금씩 지나간다. 거리에는 나무로 만든 샬레 스타일의 호텔과, 뽕뒤와 라클레트를 파는 레스토랑, 아웃도어 용품과 의류매장, 기념품 가게들이 이어진다. 빵집 앞을 지날 때는 고소한 빵냄새가 발목을 잡는다. 어느새 마테호른 박물관이다. 마테호른 첫 등반 1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 포스터가 크
몇 년째 개발을 미룬 논에 망초 꽃 지천이다. 바람에 일렁이는 것이 흰 파도처럼 거대하다. 건들바람이 드나들고 날것들 숨어들기에 딱 좋은 곳이다. 벼가 심겨져 있어야 할 곳에 풀들의 천국이 된 것이다. 하지 지나고 이맘쯤이면 감자를 캔 논에 늦은 모내기를 했다. 천수답이라 한 방울이 물이 아쉬워 아버지는 밤을 새워 물과의 전쟁을 했고 형제처럼 지냈던 이웃도 이때만큼은 양보도 미덕도 없었다. 물꼬싸움에 큰 소리가 오갔고 클 대로 큰 모를 심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한시름을 놓곤 했다. 논두렁에는 콩을 심고 산을 개간해 농사를 지었다. 어디든 곡식을 심을 수 있는 곳이면 무엇이든 심었다. 산짐승이 내려와 농작물을 헤치고 산그늘에 수확이 적어도 한줌 땅이라도 묵히지 않고 농사를 지었다. 그런데 이렇게 비옥한 땅이 잡초로 뒤덮이고 망초 꽃이 물결을 이루는 것을 보고 있자니 안쓰럽다. 개발에 묶이기 전까지만 해도 가을이면 탐스럽게 익은 나락이 황금물결을 이루던 곳이었다. 물론 지주들은 몇 년분의 보상을 미리 받고 농사를 짓지 않기로 해서 물질적인 손해는 없다고 하지만 많은 농산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실정을 감안해 본다면 참으로 졸속 행정이 아닐 수 없다. 농사
전라남도 순천시에서 처음 정원박람회를 개최할 계획으로 알려졌을 때, 기막힌 축제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다. 순천은 천혜의 갈대습지공원을 갖고 있는 지역의 장점이 있었고, 자연 속의 정원이라는 것은 더 유지하고 보수하면 세월 흘러 갈수록 섬세한 운영이 가능하고, 자연이라는 것은 가꾸면 가꿀수써 보존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축제 아이템으로서는 그 이상 능가할 수 있는 것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지속발전 가능한 지역 브랜드로서의 축제라는 생각이었다. 일본 후쿠오카현의 남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야나가와(柳川)은 물의 고향이다. 그 수로의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도시화와 근대화의 물결 속에 개천을 폐쇄해 매립지를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과거의 아름다웠던 개천을 기억하는 지역민들은 ‘전통적 문화도시 환경지구정비사업’을 통해 이 지역을 관광열차와 뱃놀이 그리고 지역 특산 명품요리인 장어덮밥과 결합된 문화 상품을 만들어냈다. 민관이 하나가 된 지역의 집단지성들이 발상 전환을 통해 이루어낸, 야냐가와는 ‘시대와 계절을 즐기는 여행’이라는 지역 대표 문화상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지역에서 대표되는 특별한 브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