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가 공보정책담당관과 투자유치관을 개방형 직위로 공모하면서 사실상 내정자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한 수순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행정안전부가 자치단체장의 ‘내 사람 심기’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를 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시흥시 공보정책담당관의 경우 김윤식 시장의 선거대책본부에서 정책분야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인사여서 이번 행정안전부의 조사대상이다. 시흥시는 지난해 9월 ‘2010년 제1회 시흥시 개방형직위 선발시험 시행계획’을 시흥시 인사위 공고 2010-28호를 공포, 공보정책담당광과 투자유치관을 지방계약직공무원 개방형5호로 선발했다. 그 결과 두 직책 모두 김윤식 시장이 거론했던 인사들이 채용됐다. 김 시장은 지난해 10월초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투자유치관은 경기도에서 추천한 S그룹 출신 부장을, 공보담당관은 코드가 맞는 A모 씨를 염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시장은 이 자리에서 A모 씨가 사전에 여론의 질타를 받아 당사자가 고사하고 있지만 설득 중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번 개방형 채용은 요식행위였슴이 드러났다. 공직 일각에서는 시장의 총애를 받는 공보정책전문가가 임용 3개월여 만에 자신의 업무의 일부를 해소하기 위해 대
지난 2일 방영된 인기드라마 SBS TV 주말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라임(하지원 분)의 아버지 길익선(정인기 분)의 내레이션으로 소개된 ‘소방관의 시’가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린 적이 있다. 주원(현빈 분)이 엘리베이터에 갇혀 괴로워할 때 라임의 아버지 익선이 ‘소방관의 시’를 읽어 내려간 것이다. “신이시여 제가 업무의 부름을 받을 때에는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떨고 있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저에게는 언제나 안전을 기할 수 있게 하시어 가냘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게 하소서/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저희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제 아이와 아내를 돌보아 주소서 (중략) 화염이 원하는 것을 내가 갖게 하시고 그에게 목소리를 주시어 신이시여 내가 듣게 하소서/ 저희 업무를 충실히 수행케 하시고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시어 저희모든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지키게 하여 주소서/ 신이시여 내 차례가 되었을때를 준비하게 하시고 불평하지 않고 강하게 하소서 내가 들어가서 어린아이를 구하게 하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은 이미 옛말이다. 영상매체의 중요성과 정보의 신속성이 부각된 현대 사회에서 십 년이면 나라가 변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눈을 뜨고 일어나면 과학 기술이 개발되어 있고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디자인 색상이 바뀌어 있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의 삶의 근원이 되는 농업이라고 다를 바 없다. 땅을 갈고 씨를 뿌려 추수할 날을 기다리던 고전적인 농업은 지나가고, 온도를 조절하고 물의 양을 맞추어 내는 비닐하우스 농작법을 많이들 선호하고 있다. 실내 농작에 의해 봄에만 나던 딸기를 사시사철 먹을 수 있고, 옛날과는 달리 겨울에도 싱싱한 야채와 과일을 풍족히 먹을 수 있다. 그저 자연의 순리에 따라 곡식을 얻었던 과거와는 무척 다르다. 과학을 도입한 농법은 우리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바꿔놓았다. 우선 유전자변형기술을 이용해 병해충 방제기술을 개발한 데에 의의가 있다. 이 기술로 작물 생산을 시도한 끝에 남생이벌레에 강한 밀, 천연 고무를 생산하는 해바라기, 단백질 함량이 일반 옥수수의 두 배인 신종 옥수수, 병충해를 이길 수 있고 화학 비료를 적게 사용하며 가뭄에 견디고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녹색 슈퍼 벼 품종이 재배 되었다. 병해충을 물리칠
지난해 12월 23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평택 고덕지구 산업단지 입주협약서'를 체결한 것은 비단 평택시 뿐 만 아니라 경기도의 경사다. 김문수 지사가 “이 투자는 경기도에 대한 투자가 아닌 대한민국에 대한 투자다. 세계 제일의 기업, 삼성전자가 대한민국을 선택했다”고 흥분할 만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고덕산업단지’는 입주예정면적 395만㎡로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면적의 2배가 넘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반도체 라인 5개만 신설해도 최소 50조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지는 것은 물론, 7천500명 정도의 고용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15년 말까지 부지조성공사를 완료하고, 이 단지를 수원의 디지털시티, 기흥·화성·온양의 나노시티, 천안·탕정의 디스플레이시티와 함께 또 하나의 첨단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어서 평택시민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하고 있다. ‘삼성고덕산업단지’가 들어서면 당연히 평택시 지역경제는 크게 활성화된다. 뿐만 아니라 고용창출 효과도 엄청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늘날 수원시가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시세가 가장 큰 도시로 성장한 배경에는 삼성전자도 있었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 군이 해적에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을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성공적으로 구출한 것과 관련해 야당이 이례적으로 칭찬일색이다. 그동안의 대결국면이 녹아내리는듯 한 분위기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4일 “이명박 대통령이 작전을 직접 지휘하셨다고 하는데, 훌륭한 작전능력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명박 대통령을 칭찬하는 발언과 메시지를 잇따라 던지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우리 군의 ‘아덴만 여명 작전’이 성공하자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 군 소말리아 해적 소탕에 박수를 보냅시다. 대통령께서 발표하시니 모처럼 낭보로 기분 좋습니다. 부상 선장 쾌유 빕니다”고 적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한나라당이 올 예산을 단독으로 처리한 이후 등을 돌린 여야 정치권의 관계가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언론에 보도되는 정치권의 모습은 서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듯한 싸움판이다. 무상복지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등 주요 현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당 내부 의견조차 조율이 안된 상태로 논란을 계속하고 있다. 여기에 연초부터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전·월
22일 새벽, 세상을 떠난 소설가 박완서(朴婉緖)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바로 ‘나목(裸木)’이다. 1970년, 그러니까 우리 나이로 마흔 살에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된 ‘나목’은 고인의 등단작이자 출세작으로 6.25전쟁 중 노모와 어린 조카들의 생계를 위해 미군부대에서 근무할 때 만난 화가 박수근을 모델로 하고 있다. 주인공은 PX에서 미군 병사들을 대상으로 손수건에 초상화를 그려준다. 그가 그린 소설 속 앙상하게 시들어가는 나무는 죽어가는 고목이 아니라, 모진 추위를 견디며 새봄을 준비하는 어머니의 생명력이자, 희망의 뿌리를 품고 있는 겨울나무다. 후일 고인은 박수근의 국보급 작품인 ‘나무와 여인’에서 소설 ‘나목’의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예술가는 아름다운 것들을 창조하는 자다. 예술을 나타내고, 예술가를 감추는 것이 예술의 목적이다.’ 오스카 와일드가 쓴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서문에 나오는 글이다. 1958년에 번역돼 나온 이 책을 박완서는 유난히 아꼈던듯하다. “어머니가 좋아했던 책인데 내가 조금 성장했을 때 이 책을 뽑아주시며 눈을 빛내셨다. 어머니의 작품에서 어떤 구절들, 탐미적이고, 어떤 묘사에 도취된 듯한 표현을…
중소기업이 천신만고 끝에 대박을 쳤다고 치자. 이제는 발을 뻣고 마음 편하게 잘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중소기업인은 없다. 대기업이 물량과 자금력을 동원해 치고 들어오면 하루아침에 시장은 무너지고 중소기업은 쪽박을 찰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 중소기업들 10곳 중 8곳 정도가 최근 1년간 대기업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돼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얼마전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전국 중소기업 27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는 최근 한 해 동안 대기업 때문에 피해를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78.0%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전체의 81.0%는 대기업이 회사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피해의식’을 느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전국의 82개점포에서 가격은 3분의 1에 크기는 20% 정도 큰 통큰치킨을 판매하자 대기업이 대표적인 생계형 업종인 치킨 시장에 까지 뛰어들어 시장을 흔들어 놓는다며 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했었다. 대기업의 지역상권 장악하기의 예로 꼽힌다. 건설현장의 불공정 거래관행도 여전하다. 대기업으로부터 아파트 건설공사를 하청 받고도 임금을 지불하지 못해 공사가 중단돼 부도를 맞기도 한다. 건설사가 발
무인도란 단어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누구나 어렸을 때는 로빈슨 크루소처럼 무인도에서의 모험을 꿈꾼다. 실제로 예전에는 무인도에 가서 살겠다고 가출했다가 경찰에 의해 집으로 돌려보내지는 어린이들도 많았다. 무인도는 그야말로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다. 그만큼 자연경관과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다. 가끔 흑염소 등을 풀어 놓아 자연을 훼손시키는 사례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무인도는 태고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어 낭만과 신비감을 준다. 최근 인터넷에는 무인도를 전문적으로 답사하는 모임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하지만 답사나 레저활동은 이용가능 도서로 지정된 무인도에 한해 가능하다. 이외의 절대보전 무인도서는 보전가치가 매우 높거나 영해의 설정과 관련하여 특별히 보전할 필요가 있는 경우 건축물 신축 등 일정행위 제한 및 토지소유자가 토지관리를 위해 출입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상시 출입이 제한된다. 또 준보전 무인도서는 필요한 경우 일시적인 출입제한 조치가 가능한 섬이다. 경기도의 경우 관내 무인도서 41개소를 절대보전, 준보전, 이용가능, 개발가능으로 구분하여 관리해오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이들 무인도 가운데 20개소(안산9, 화성11)를 이달 말 이용가능 도서로
우리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21명 전원을 구출해냈다는 낭보가 전해지자 시민들은 주말동안 이를 화제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들이었다. 우리 군이 해외에서 인질구출작전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는 해적들의 요구에 끌려다니지 않고 치밀한 사전 작전계획을 통해 완벽하게 소탕한 우리 군에 시민들은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도 했다. 정치권도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21일 논평에서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국민의 생명을 지켜낸 대통령의 조치와 작전을 수행한 우리 군과 우방에 감사드린다”며 “돈으로 협상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보여줘 또 다른 납치를 예방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직접 논평을 내고 “불의를 돈으로 해결하려 했던 과거의 잘못된 방법에서 벗어나 불법 피랍행위를 직접 진압한 우리 청해부대의 용맹스러움과 정의로움에 박수를 보낸다”며 크게 환영했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어려운 작전을 수행한 청해부대원들의 수고에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아덴만의 여명작전’으로 명명된 이번 구출작전에서 보여준 이명박 대통령의 고뇌에 찬 결단도 돋보였다.
영화 ‘워낭소리’는 2009년 1월에 개봉돼 다큐멘터리 독립영화로는 드물게 관객 200만 명을 돌파하는 놀라운 흥행성적을 냈다. 경북 봉화 산골에 사는 노인 부부와 늙은 소의 ‘우정’을 그린 영화는 수명을 다한 소의 장례식을 치러주는 것으로 대미(大尾)를 장식하는데, ‘워낭소리’가 인기를 끌자 봉화군은 이를 관광상품화 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영화에서 죽은 소를 대신해 새 식구가 됐던 ‘이어’는 지난해 말 안동 구제역으로 살처분됐다. 가장 혹독하게 구제역 파동을 겪은 나라로 영국을 꼽을 수 있다. 1967년 10월 영국 중서부의 슈롭셔에서 한 농부가 다리를 절룩이는 돼지를 당국에 신고했다. 이 돼지는 구제역 확진판정을 받았고, 그 후 구제역 바이러스는 인근지역에 삽시간에 퍼져 총44만2천 마리의 가축이 도살됐다. 영국에서 한동안 잠잠했던 구제역이 다시 창궐한 것은 2001년 2월이다. 한 달간 총선이 연기됐을 정도로 심각했던 당시 구제역 사태로 700여만 마리의 소와 돼지, 양들이 도살됐다. 10월이 돼서야 가까스로 종결됐지만 80억 파운드(약 14조 원)의 경제손실을 가져왔을 정도로 대참사였다. 1929년을 마지막으로 70년 가까이 잠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