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가을이다. 바람이 나무의 옷을 벗긴다. 바람의 방향을 따라 한 해 동안 걸쳤던 옷을 훌훌 벗어내는 나무들, 저것이 한 해의 빛깔들이다. 바람의 색이고 태양의 색이고 비의 색이다. 아침마다 베란다로 넘겨다보던 나무는 수시로 옷을 갈아입곤 했다. 아직은 추위가 남아있던 이른 봄날 겨우내 가뒀던 잎들을 분만하기 위해 나무는 입덧을 시작했고 한 뼘쯤 커진 가지 끝에서 망울을 피워내며 칙칙하던 제 몸을 환하게 밝히더니 봄비 촉촉이 내린 뒤 말간 연둣빛 잎을 꺼냈다. 나무의 변신은 무죄다. 우울하다고, 기분 좋다고, 스트레스 받는다고 온갖 구실을 들이대며 옷을 사달라고 조르는 딸애처럼 옷의 색깔이며 크기를 조절해가며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냈다. 가끔은 까치가 날아와 쉬었다가기도 하고 잎과 잎 사이로 햇살이 내려와 반짝이기도 했지만, 단골손님은 바람이었다. 바람결에 잎들은 수런거렸고 바람이 화가 나면 몹시 가지를 괴롭히기도 했지만 이내 나무와 바람은 한통속인 채로 계절을 모아들였다. 그 숲이 사라졌다. 퇴근하여 보니 나무가 모두 없어졌다. 얼마 전부터 낯선 사람이 드나들고 측량을 하는가 싶더니 아름드리나무며 소나무 과수나무까지 몽땅 잘리고 밑동만 덩그러니 남
1980녀대 초 미국에서는 이전에 볼 수 없던 특이한 환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비록 소수 이긴 했지만 그들은 원인을 알수 없는 폐렴과 피부암을 앓고 있었다. 미국질병통제센터는 곧바로 조사에 착수 했다. 그리고 1981년 6월 5일 환자들이 앓고 있는것은 새로운 질병으로 모두 5명이 발생했고 동성애자인 남성들이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천형(天刑.하늘의 벌)이라 불리는 ‘에이즈’가 세상에 알려지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2년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몽타니에’와 ‘시누시’ 박사가 원인 바이러스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를 찾아내면서 치료의 길을 열었는데 그들은 이같은 공로로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치료의 길은 멀고 험했다. 1990년대 까지 한 종류의 약 뿐이 개발이 안될 정도였다. 지금은 약의 작용 방식에 따라 치료제가 4종류에 30개가 넘지만 아직까지 에이즈 감염을 막는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HIV가 끊임없이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고 있어 완벽한 백신을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에이즈로 세상을 떠난 사람은 전세계적으로 총 2천500여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현재 감염 환자수도 3천360여만명에 달하며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여야 합의로 담뱃값을 2천원 인상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야당은 1천원의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2천원의 인상을 고수해 온 정부·여당안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동안 2천500원 수준인 담뱃값을 최소한 4천500원선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밝혀왔다. 이번 담뱃값 인상은 지난 2004년에 500원을 인상한 이후 10년만의 인상이다. 정부는 세수 증대 목적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국내 담뱃값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7천원에도 한참 뒤진다는 것과 금연운동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인상으로 내년 담뱃세가 모두 9조5천61억원 가량 걷혀 당초 예상처럼 올해보다 2조8천억원 가량의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2천500원짜리 담배를 기준으로 유통마진 39%(950원), 담배소비세 25.6%(641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14.2%(354원), 지방교육세 12.8%(321원), 부가가치세 등 기타 9.4%(234원)로 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담배소비세 1천25억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8천728억원, 개별소비세 1억7천18억원(3천415억원은 소방안전교부세로 전환), 폐기물부담금 384억원, 부가
귀농붐이 일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 농촌을 지키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층이다. 아이들이 없어서 농촌학교는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고 폐교·합병되는 학교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지난 1949년 이천시 모가면에 개교, 65년이나 되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모가중학교는 농촌인구의 감소로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어, 동문과 지역 주민들은 머지않아 폐교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했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3월 학교 살리기사업의 일환으로 야구부를 창단했다. 그런데 그 야구부는 창단 7개월만에 대규모 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야구부는 안광신 교장의 결심으로 창단했다. 이후 우승하면서 작은 학교지만 외부로도 잘 알려지고 안교장 부임 당시 88명이던 전교생은 120명으로 늘기도 했다. 당시 안 교장은 이 시골의 작은 학교가 살아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체능을 육성하는 것이란 소신을 갖고 있었다. 가평 단월중학교도 야구부와 여자축구부를 창단하면서 13명뿐이던 전교생이 100명으로 증가한 경험이 있다. 그의 생각은 옳았다. 그런데 지난해 3월 A씨가 교장으로 부임한 이후부터 문제가 생겼다. 사사건건 야구부 학생 학부모 감독과 마찰을 빚었다. 이 문제는…
모든 사람의 신체구조와 성격은 다르다. 따라서 무예를 익힐 때에도 기본을 배운 이후에는 자신의 성질에 맞는 형태로 변화하게 된다. 신체가 장대하고 힘이 좋은 사람은 월도나 협도와 같은 무거운 무기를 사용하면 그 위력이 배가 된다. 반면 신체가 왜소하나 민첩함이 따라준다면 쌍검이나 단창 등 빠르고 경쾌한 움직임을 익혀야 무예의 완숙 속도가 빨라진다. 맨손무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힘과 덩치는 좋으나 움직임이 둔하다면 씨름이나 유도와 같은 유술기가 좋을 것이고, 왜소하지만 민첩성이 좋을 경우에는 태권도나 킥복싱처럼 빠른 보법을 구사하는 무예가 적합하다. 똑같은 무예를 배운다 하더라도 자신의 신체적 혹은 성격적 특성을 살려야만 그것이 진정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의 몸에 최적화된 상태로 무예를 익히면 보다 빠른 수행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장점만을 너무 과신하고 또 다른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정체될 수밖에 없다. 전장을 이끄는 장수의 경우도 자신의 장점만을 과신한 나머지 결정적인 패배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임진왜란 때의 일이다. 1592년 4월 물밀듯 쏟아져 들어오는 왜군에 의해 순식간에 동래성을 비롯한 제 1방어선이 무너져…
화폭 /양규남 오! 임이여 내 배 풍만하고, 흥나면 불리우는 임이여 내 외로울 적에도 생각키우는 임이여 그러나 아스라이 사라져가는 기억같이 아득한 임이여 저만치 안개밭 속에 숨어있는 희미한 그림자 같은 임이여 오! 임이여 그리운 임이여 보랏빛 머금은 설화(雪花)속에서 피어나는 봄 같은 임이여 그대 가슴에 장미 한 아름 안겨주고 싶음이여 내 다시 태어나도 이렇게 부르다가 갈, 임이여- 사람이 살아가면서 욕심을 가지고 사는 것은 당연하다. 오만과 욕심이 불타던 지난 시간들도 있었고, 고요한 긴 여운을 지내면서 아침에 보는 또 다른 일상을 보는 일들은 어제 오늘이 아니면서도 화폭에 담겨진 사색은 놀랍다. 글과 그림은 세월이 지나도 발전하지만 늙음과 젊음을 견주어 균형을 잡는 것은 예외다. 누군가 늙어서 난 무얼할까? 걱정이라고 말하면 그림을 권하기도 하고 서예를 권한다. 그림으로 말하면 활발하고 기교가 뀌어난 그림을 그리는 젊음에서, 나이가 들면 읽히는 그림을 그리게 된다고 한다. 지금 가는 길, 어디에서 더 험난한 이정표를 만나 조우하게 될지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안에 머리가 아닌 가슴의 사랑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병두 시인(수원영화예술협회장
우리에게 요구되는 법령인 ‘공직자 윤리법’ 및 ‘공무원 행동강령’ 만 준수하면 되는 것일까? 현재 공무원들에게 요구되는 청렴은 살아있는 능동적인 능력이다. 소방공무원으로서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재난사고에 적극 대응할 때라야 청렴 그 두 글자를 올바로 이해했다고 할 것이다. 우리 소방공무원의 소명의식과 사명감이 공무원 임용으로 바로 생기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청렴한 조직에 자연스럽게 적응하면서 몸과 마음으로 스폰지에 물 스미듯 체화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청렴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책임의식을 높이고, 또한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존중해 주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서 직장에 대한 신뢰감을 가지고 근무를 해 나갈 것이다. 또한 직장과 직원은 직장에 관한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업무의 진행 상태에 대해서도 정보를 상호 제공하는 정보전달체계를 갖추어 각자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펼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능력 있는 직원이 청렴한 조직을 이끌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온·오
우리나라 아동성범죄율은 OECD 가입국가 중 4위를 차지하고 있고,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아동 진술의 일관성 부족으로 피의자가 무죄판결을 받는 경우가 많다. 2013년 전국 성범죄 피해자의 수는 2만 4천835명이고 이중 아동·청소년은 3천318명(13.4%)이다. 성폭력은 주변의 시선이나 아이의 장래를 생각해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신고율이 고작 10% 안팎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또 가해자를 강력하게 처벌한다고 해도 아동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다. 따라서 아동들이 성폭력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돈이나 사탕 등으로 아동을 유인해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고, 도와달라는 말을 거절하지 못하는 아동의 심리를 이용해 성폭력을 저지르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므로 아동들에게 모르는 사람은 절대 따라가지 않도록 교육해야 하고 집안에 혼자 있을 때는 택배나 방문판매인 등이 오더라도 문 앞 또는 경비실에 물건을 두게하거나, 부모에게 꼭 연락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나 학원에서 귀가할 때 통원차량을 이용하고, 골목길보다는 큰 길을 이용토록 하고, 외출시 항상 행선지를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