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주 대낮. 지난 7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촌서 선거운동 중에 70대 남성 유튜버에게서 피습을 당했다. 또 지난달 24일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충남 홍성 유세 중에 ‘선제타격, 사드 배치 반대’를 표명하며 1인 시위를 하던 젊은 여성이 정당 지지자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소위 ‘태극기부대’ 중장년·노년층 일부의 막무가내 ‘폭력’이 유야무야 용인되던 사회적 분위기에서 ‘정치 폭력의 씨앗’은 이 지경으로 자랐다. 선거를 일종의 전쟁이라고 쳐도, 유권자의 축제에 폭력이 용납되어선 안 된다. 정치적 견해차에 따른 폭력은 아마도 2014년 봄, ‘국가의 무능’으로 인해 세월호가 침몰하는 속에서 꽃 같은 생명들이 목숨을 잃은 후, 희생자 가족을 조롱하던 ‘일베’들의 ‘혐오’와 궤를 같이 할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국가 폭력 범죄자인 전두환을 옹호하는 발언이 정치인의 입에서 나오기도 했다. 철학자들은 “좋은 정치란 평화와 번영을 이루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 행복을 증진하는 것이며, 나쁜 정치란 나라를 전쟁 상태에 몰아넣고 국민을 갈등에 시달리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로크, 루소 등의 공통된 주장이다. 또한 좋은 정치란 ‘
영화와 예술은 공교롭게도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을 먹고 자란다. 영화는 밝은 시대보다는 어두운 시대에 더 잘 되는 경향이 있다. 아니 그보다는 어두운 상황에 대한 얘기를 더 잘하는 경향이 있다. 봉준호의 ‘기생충’이 그랬다. 한국사회가 문재인 정부 하에서 그런대로 유지되고 있는 듯이 보였지만 속으로는 이미 심하게 곪아 있고 또 그렇게 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 줬다. 그건 신자유주의가 심화된 때문이고 한국 자본주의가 극도의 천민화, 양극화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은 문재인 이전 이미 9년 동안 진행돼 왔었다. '기생충’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우리 모두 이러다가 비극적 파국을 피할 수 없을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적 드라마로 등극한 ‘오징어 게임’도 마찬가지다. 극중 인물인 1번 노인을 통해 이 드라마는 보는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러다가 우리 다 죽어!” 영화가 그런 소리를 내는 것은 그러나, 한 템포 정도 약간 늦는 것임을 생각해야 한다. 영화는 대체적으로 3년이나 4년, 늦으면 5~6년 전의 시대상을 반영한다. 그러니까 ‘기생충’은 박근혜 시절이 계속됐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가를 보여줬던 셈이다.…
우리는 자신이 무엇 때문에 살고 있고, 인류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만약 우리가 우리를 보내신 하늘의 뜻을 실천한다면, 우리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며, 그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좋은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달구지를 끄는 말은 자신이 어디로 무엇 때문에, 무엇을 싣고 가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말이 얌전하고 온순하게 짐을 끌고 간다면 그 말은 자기가 주인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자기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라고 예수는 말했다. 만약 우리가 신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만 행한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가벼운 것이고 또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하느님의 의지를 자신의 의지처럼 실천하라. 그러면 하느님은 너의 의지를 자신의 의지처럼 이루어줄 것이다. 하느님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희생하라. 그러면 하느님은 다른 사람들이 네가 원하는 것을 이루게 하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희생하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탈무드) 위의 문장을 간단히 줄이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가 된다.
중국 춘추시대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친구인 현인 유하혜(柳下惠)의 동생이다. 그러니까 대략 2500년 전 인물이다. 9000명이나 되는 졸개들을 거느리고 전국을 종횡무진하며, 재산약탈, 양민학살, 식인, 부녀자 학대 등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특수강도였다. 맹자, 장자, 사마천의 사기에도 나온다. 도척은 이름처럼 '최고의 도적'으로 2500년 동안 특별한 존재다. 공자가 그 형의 간곡한 부탁을 받고 사람 만들어주겠다고 만난 적이 있다. 놀랍게도, 공자는 도척의 긴 시간 훈계를 들은 뒤 심한 모욕을 당하고 쫓겨났다. 공자가 수레에 탄 뒤에도 머리를 숙이고 부들부들 떠는 장면이 장자 잡편에 상세히 나와 있다. 훗날, 장자의 제자들이 '소설 쓴 거'라는 설이 있다. 왕초와 부하들과 나눈 대화다. "도둑에게도 도(道)가 있습니까?" "그 어디를 가봐라. 길이 없는 곳이 있는지... 집안에 재물이 어디에 있는지, 그걸 정확히 찾아내는 것은 성(聖)스럽다. 앞장서는 것은 용기(勇)다. 다 털고 가장 늦게 나오는 것은 의리(義)다. 과업을 실행할지 말지 판단하는 것이 지혜(智)며, 목표를 이룬 뒤에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 어짊(仁)이다. 이 다섯 가지 道(聖勇義智仁)를…
온전한 적폐청산의 실패, 그 원인은? 2016년 촛불혁명으로 등장할 수 있게 된 문재인 정부 5년, ‘적폐청산’이라는 말과 작업은 쉽지 않았다. 물론 이에 대한 저항과 피로도 운운하면서 그 과정을 파산시키고자 했던 특권세력의 기만책이 작동한 측면도 적지 않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낡은 세력과 구조를 어떻게든 청산하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박약했던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다. 윤석열의 정치적 성장이 그 모든 과정의 총체적 결과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초기에 적폐를 진압하고 그 다음의 역사를 위한 교량 설계와 건설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난데없이 “협치 운운”으로 때를 놓치고 전략적 혼선을 빚었으며 말만 요란한 채 “적폐청산 피로도 논리”가 득세하게 만들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에 적폐특권 세력의 요새화는 더욱 굳건해졌고 이들의 정치적 결속은 더욱 강해지고 말았다. 어디 그뿐인가? 어느새 슬그머니 “촛불혁명”이라는 말은 사라지기 시작했고 “촛불정부”라는 호칭도 스스로 철회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상황으로 이어졌다. 진보적 개혁의 역동성은 좌초했고 이를 주장하는 세력은 “주변부화”되는 국면이 펼쳐졌다. 촛불혁명의 시민세력은 이로 인해
먼 나라의 낯설지만 가슴 뛰는 음악. 월드뮤직을 수식할 때 쓰는 말 중의 하나인데 서양 클래식 중에도 종종 그런 음악이 발견된다. 에스토니아 출신의 아르보 패르트(Arvo Part)의 음악이 그 예. 그의 음악을 알게 된 건 10년 전, 한 바이올리니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다. 첫인상도 말투도 까칠하게 느끼게 한 그녀는 자주 연주하는 곡을 묻자 ‘ 나 모차르트, 베토벤, 멘델스존...... 이런 거 지겨워요. 나 정도 되는 연주자면 아르보 패르트같은 걸 해야지’라며 자신감과 오만함을 넘나드는 눈빛을 보였다. 끝까지 유쾌하지 않았던 인터뷰의 기억은 이후 그녀의 연주회에서 들은 아르보 패르트 연주(Fratres: 형제들) 한 곡으로 반전됐다. 쇤베르크, 프로코피에프, 바르톡같은 현대 작곡가들의 음악이 감정을 두드린 경우가 드물었는데 처음부터 심장으로 직진한 아르보 패르트 음악은 충격이었다. ‘영적 미니멀리즘’이라는 그의 음악에 붙는 생경한 찬사는 그가 중세 그레고리안 성가, 르네상스 종교음악에 심취했고 독실한 러시아 정교 신자라는 배경을 알면 이해가 간다. 영성의 길은 또한 침묵의 길일 터. 그의 작곡의 변에 ‘음악은 음 하나가 아름답게 연주되는 것만으로 충분하
급기야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발발하였다. 전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몰린 애꿎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안전과 위로를 그리고 당신들의 애국적인 항전 소식에 감명하고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음을 밝힌다. 침략자 러시아의 야만적인 공격이야 당연히 가장 먼저 규탄하지만, 사태를 여기까지 몰고 온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행태를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코미디언 출신인 정치 신인이라고 치부하던 언론이 이재명 후보가 정치 초짜의 어리석음 때문에 전쟁이 터졌다고 하자 한순간에 구국의 영웅으로 미화되고 있다. 수도 키예프를 지키며 결사항전을 지휘 중인 그의 행동은 분명 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그러나 그의 어설픈 언행이 러시아의 푸틴을 자극하였고 그것이 전쟁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1차 투표에서 30%, 결선투표에서 73%의 지지율로 당선된 전직 코미디언인 그는 자신의 소속사 대표를 비서실장에 앉히고 작가와 PD 등 가까운 지인과 인척들을 무수히 정부 요직에 배치하였다. 그 모습에 뉴욕타임스에서는 전문가, 외교관 없는 정부, 장군 없는 군대라고 비아냥거렸다. 무엇보다도 그는 우크라이나의 EU와 NATO 가입을 강경하게 외쳤다. 그러
근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무관심층이 60%가 넘고 그중 25%는 ‘통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는 글을 읽었다. 그냥 우리끼리 잘 살면 되지 굳이 통일을 해서 불편하고 힘든 상황을 만들 필요가 뭐 있겠느냐는 생각이다. 핵개발이다, 미사일 발사다, 불안만 조성하는 북한의 행태를 볼 때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란 생각도 든다. 그러나 숙명적으로 우리는 분단상태에서는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반도를 우리는 한반도라 부르지만 북한은 조선반도라 부른다. 그들과 대화할 때 북한이란 용어를 사용하면 그들은 매우 불쾌하게 여긴다. 대한한국의 북쪽이란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정통성을 두고 싸운 6·25전쟁이 모양이나 방법은 다르지만 어쩌면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북한의 핵미사일개발 근본 목적도 이 경쟁에서 지지 않으려는 필사의 노력일 것이다. 후계세대들에게 남북이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운명적 관계임을 일깨우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무엇보다 우선 북한을 적으로 보지 않고 미래 함께 살아야 할 동포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는 왜 이성이 아니라 폭력을 사용하는 것일까? 대부분의 기업인들은 달콤한 유혹으로 노동자들이 서로 경쟁하도록 부축이고, 최대한의 노동력을 끌어모아 쓸모도 없는 물건을 생산하고는 이용가치가 사라지면 굶어 죽든 말든 마음대로 해고해도 되는, 그런 사회체제를 원하고 있다. 흙과 햇빛, 동식물계, 광석층을 비롯한 자연 안에는 무진장한 부(富)가 있어서, 모두의 물질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자연 속에는 빈곤을 초래할 원인이 없다. 불구자와 노동자가 가난에 빠질 이유도 없다. 왜냐하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동물이므로 사람들이 만성적인 가난으로 짐승처럼 타락하지 않는 한, 가정적인 애정과 사회적 동정이 스스로 자신을 부양할 힘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을 조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헨리 조지) 사회생활의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사회의 특정 계층에 일부 사람뿐만 아니라 그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예지와 사랑이 그 일에 결집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 일을 정치가에게만 맡겨두어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대중이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실제로…
자비로운 사람들은 부자가 될 수 없고, 부자는 자비로울 수 없다. (만주 속담)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에게 자선을 베풀 때, 더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빼앗은 것을 베풀고 있다는 것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아무리 자선을 베풀어도, 그들이 여전히 부를 옹호하고 사치에 빠져 있는 한, 세상을 해롭게 할 뿐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부를 숭배하며 가난을 경멸함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이 세상의 유일한 행복은 부에 있다고 유혹하고 있다. (채닝) 만약 재물이 당신 것이라면 어째서 저승으로 가지고 가지 못하는가? (벤자민 플랭클린) 나는 분명히 말한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예수) 나의 재산은 소유(所有)가 아니라 향유(享有)에 있다. (소로) 돈을 버는 것은 기술(技術)이요 돈을 쓰는 것은 예술(藝術)이다. (무명의 목사) 월말 은행 지출 명세서는 당신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말해준다. (조헌정) /주요 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