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도지사협의회가 지난 25일 열린 제29차 총회에서 지방자치 정상화를 위한 지방분권과제 추진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이 자리는 지난 7월1일 취임한 민선 6기 시·도지사가 처음으로 모인 자리로서 지방자치의 현주소에 대해 논의했다. 지방자치는 풀뿌리 민주주의다. 성숙한 지방자치가 실현되면 당연히 지방의 경쟁력은 향상되고 이는 곧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났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과연 ‘성숙한 지방자치’가 이루어져 ‘지방경쟁력 향상’이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 현실은 아니다. 지금까지도 국민과 지방정부가 추구하는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는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각종지방분권과제 시행도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자치권 제약이 지나치다. 물론 열악한 재정 여건인데도 뒷감당을 못하는 대규모 사업을 시행한다든가 선심성, 행사성 사업에 예산을 낭비해 파산지경에 이른 지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일부의 경우다. 이런 것들이 자치권 제약의 구실이 돼선 안된다. 그리고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지방의회가 기초·광역별로 구성돼있고 2007년부터 주민소환제가 시행되고 있다. 이에 전국 시·도지사협의회
세월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씨가 고인이 돼 돌아왔다. 변사자로 발견된 지 40일 만인 지난 2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감정 결과 유씨가 확실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런데도 검찰과 경찰은 유씨를 검거하기 위해 초비상이 걸렸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무수한 공권력을 투입했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것을 실감하도록 그의 별장 인근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것이다.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과수는 노력을 해봤지만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해 사망원인은 결국 밝혀내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병언씨를 빨리 검거할 수 있도록 하라고 수 차례 당부할 때도 그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지난 21일 검찰은 두 달짜리 유병언 구속영장의 만기를 코 앞에 둔 시점에서 6개월 간 효력을 가진 새 구속영장을 발부받으면서 “유병언의 꼬리는 계속 잡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12일 사망한 사람을 놓고 헛 수고를 하는 우를 범했다. 구겨질 대로 구겨진 자존심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지 안타깝다. 갖은고생을 하면서도 몸통을 코 앞에서 놓친 검찰의 수사실패로 인천지검장이 사표를 제출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전남지방경찰청장도 이미 옷을 벗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번 수사의 책임을 둘러싸고…
학교급식은 학생들에게 영양가 있는 따뜻한 끼니를 제공하고, 건강을 유지하도록 도와 학습능률을 높여준다. 무엇보다도 골고루 먹는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갖게 하여 일생 동안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준다. 거기다 도시락 걱정이 없어져 학부모가 사회활동에 적극 나설 수 있고, 학생들 책가방은 도시락 무게만큼 가벼워졌다. 우리나라 학교급식은 1981년 학교급식법과 시행령 그리고 시행규칙이 제정되고, 학교에 급식시설을 갖춰 우리 식문화에 맞는 끼니를 제공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1997년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2003년 특수학교를 포함한 초·중·고등학교까지 전면급식이 이루어졌다. 2013년 기준으로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 1만1천575개교에서 100% 급식을 실시해 하루 평균 648만명이 급식을 먹고 있다. 한편, 2005년 정부혁신지방분권위 결정에 따라 학교급식비 지원 사업이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갔다. 또한 2006년 대규모 식중독 사고를 계기로 2007년에 학교급식법이 직영급식, 벌칙제도 도입, 영양·위생·안전기준 강화 등을 뼈대로 새롭게 개정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
이런 전화나 문자는 국민 누구든 몇 번씩은 받았을 것이다. “고객님 여기는 ○○캐피탈 인데요, 고객님이 이용하고 있는 고금리 사채를 저금리로 바꿀 수도 있고, 신용을 올려 추가 대출이 가능하니 대출을 받고 싶으면 통장과 현금카드를 보내세요” 등 대출 사기의 방법은 엄청 많다. 그런데 요즘은 실제 존재하는 정상적인 캐피탈 회사나 대부업체 상호를 빙자하는 경우도 많다. 대출 사기를 당하는 대부분은 경제적 약자인 서민들이고 급한 마음에 반신반의 하면서도 대출을 받기 위하여 그들이 시키는 대로 통장과 현금카드를 넘겨주고, 일부는 대출 받고자 하는 금액과 비슷한 금액을 수수료 명목으로 보내는 경우가 있어 피해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통장과 현금카드를 양도하면 형사 처벌을 받는다. 그런데 이 사실을 모른 채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돈을 받고 통장과 현금카드를 넘겨 이것들이 대출 사기 등에 악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사기꾼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나 통장은 일명 대포물건으로, 이 물건들 역시 대출을 받기 위한 서민들에게 대출을 미끼로 넘겨 받은 것으로 이들을 추적하여 검거하기가 힘든 게 현실이다. 이런 대출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먼저 무조건 의
2014년의 절반이 지나갔다. 흔히 6월달은 호국보훈의 달로서, 그리고 6·25가 발발했던 달로서 많은 국민들이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호국보훈의 달이 지난 7월, 호국보훈과 관련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또 하나의 하루가 있다는 것은 모르는 분들이 많다. 그것은 바로 다가오는 7월27일이 우리나라가 6·25 전쟁의 정전협정을 맺은 지 61주년을 맞는 날이고, 참전해 주었던 유엔군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는 유엔군 참전의 날이라는 것이다. 유엔군 참전에 대해서는 집에서 멀지 않은 유엔군 초전기념관에 방문한 적이 있어서 잘 알고 있었다. 오산시 내삼미동 죽미령 고개에서 있었던 전투로, 북한군이 38선 전역에서 불법 남침해 수도 서울을 3일만에 점령, 한강을 도하하여 남쪽으로 쳐내려오던 발걸음을 한 호흡을 멈추게 한 전투로 알려져 있다. 천안선에서 퇴각하던 국군이 재집결할 수 있었고, UN군은 무기와 병력을 부산으로 상륙, 전선으로 보내는 데 필요한 절대적인 시간을 벌어 주었던, 165명의 희생으로 개전 초기 가장 소중했던 재편성의 시간을 벌었던 전투, 이후 낙동강 교두보를 지키는 데 결정적 지연전을 펼친 전투인 만큼 우리는 유엔군과 국군 그들
단단한 습관 /장상관 인간은 소젖을 먹고도 소를 어미라 부르지 않는다 살 베어 먹으면서도 질기다 기름이다 말도 많다 수많은 생명에 기대어 사육될 수밖에 없는 생명이 모두 사육하기를 원한다 2 가랑비에도 하굿둑이 허물어질 수 있다 3 실수도 쓸모가 있다 반복하지 않으려고 온 신경을 집중하는 몸도 기억력이 있다 - 장상관 시집 『결』/시산맥사 습관은 하루 이틀 만에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태어나기 전부터 반복하고 반복해서 몸에 붙은 행동양식이다. 원치 않는 그 습관으로 해서 시지프스처럼 고통을 겪기도 하는데 쉽게 고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습관은 단단하다. 또 어떤 사람은 좋은 습관의 패턴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내기도 한다. ‘반복하지 않으려 고 온 신경을 집중하는 몸의 기억력’, 실수는 프로이드에 의하면 무의식의 의식화 작용이다. 나쁜 습관을 고치려는 행동의 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민망함과 창피함을 주는 그 실수도 쓸모가 있다. /성향숙 시인
마른장마라고 한다. 저수지는 텅 비어 있고 천수답 농사를 하는 곳은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해 애를 먹는다. 물이 졸아든 저수지에는 거처를 놓친 물고기들의 파닥거림이 눈에 띄곤 하더니 며칠 전 천둥 번개와 함께 요란스럽게 내린 비에 들판이 생기를 되찾았다. 키가 큰 해바라기와 참깨가 넘어가긴 했어도 호박꽃에는 벌의 윙윙대고 겨우 자라던 오이며 가지가 부쩍부쩍 자란다. 잘 보이지 않던 개구리도 보이고 달팽이도 제집을 지고 슬금슬금 이사를 다닌다. 참외밭을 둘러보고는 깜짝 놀랐다. 올해 처음으로 개똥참외를 심었는데 제법 실하게 달려서 참외깨나 수확하지 싶어 몇 개 따려고 했더니 참외는 없고 참외 열렸던 자리에 흙이 흩어져있다. 길옆에 밭이라서 그런지 간혹 손이 타는 곳이라 누가 또 이런 짓을 했을까 아무리 양심이 없어도 그렇지 주인은 아직 맛도 못 봤는데 너무하지 않은가 한두 번도 아니고 하면서 투덜대고 있는데 나무 밑에 참외 껍질이 있다. 잘 익은 참외를 따가지고 와서 갉아먹고 껍질만 남겨 놓았다. 갉아먹은 흔적으로 보아 제법 큰 동물인 것 같다. 우리는 범인을 너구리라고 단정했다. 며칠 전 고라니가 밭에서 도망치는 것을 보기는 했지만 이빨 자국이며 여러 가
늘상 겪는 일이어서 이제 무디어질만도 하건만 권력이 교체될 때마다 늘상 제일 먼저 바뀌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역시 사람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공약을 내걸고 치열한 표심잡기속에 승리의 환희를 함께 나눈다 해도 ‘당선증’을 받아드는 순간 가장 앞머리에 오는 관심사는 여전히 ‘인사’다. 사람은 물론 안전이니 공동체니 정의니 하는 선거기간 내내 우리에게 찾아 들던 그 숱한 단어들은 다시 허공에 뜨고, ‘자리’를 둘러싼 각종 구설과 잡음이 뒤섞인 이전투구와 밀어내기가 볼쌍사납게 빈틈을 채운다. 두번째 당선증을 받아든 ‘위너(winner)’의 사람들도 4년간의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리소문없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드는데 세번째 당선증을 받는 사람과 그의 측근들의 컴백은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그게 다 ‘정치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임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은 매번 첫 당선인과 그의 사람들에게서 보여지는 우스꽝스러운 촌스러움때문일 지도 모른다. 다시 선거는 끝났고, 4년만에 한번씩 힘센 유권자란 짧은 ‘갑’의 자리를 누리던 호사도 어느 틈엔가
허물어지는 벽 /김숙경 변화하는 도심 속 담장 없는 마을은 삶의 모습도 풍요로운 방향으로 가꾸어 주는 듯하다. 예전처럼 흙 담이나 탱자나무 울타리, 사철나무 울타리를 기대하기 힘들겠지만 담장이라고 금을 긋듯이 하나둘 심겨진 나무나 잔디가 깔린 땅을 대신 보게 된다면 그마저도 우리에게는 얼마나 아름다운 눈요기이고 호사일 것인가. -중략- 노란 열매를 매단 교회 앞의 탱자나무, 옆집 돌 박힌 황토 흙 담의 아련한 정서로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꿈을 꾸어본다. 아파트 앞 놀이터 사철나무 울타리가 정겹다. 파란 잔디가 심겨진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함박웃음 소리가 들려온다. 담장이 허물어진 그 세계 속에서 미소 짓는 미래도 보인다. 담장은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이자 집과 집을 나누는 경계로도 작용한다. 담장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건축물로 세워졌던 것이다. 이러한 담장은 전쟁 등의 위기가 닥칠 때에 방어 기능을 생사하던 성곽처럼 우리의 안위를 지켜주기는 하지만 사람 간의 거리를 멀어지게 하는 것 같다. 이 산문은 수필가의 이러한 담장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담장이 사라진 뒤 그 옛날처럼 탱자나무가 심어진 풍경으로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