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은 공기나 태양과 마찬가지로 만인의 소유이며 결코 개인의 사유물이 될 수 없다. 땅을 사유화하는 것은 타인의 자연 상속권을 빼앗는 범죄행위이다. (토마스 페인) 우리는 모두 이 세상의 나그네이다. 동서남북 어디로 가든 발길 닿는 곳마다 반드시 “이곳은 내 땅이다”라고 말하며 너를 내쫓는 사람을 만날 것이다. 결국 우리는 이 세상 모든 곳을 돌아다닌 끝에, 세상 어디에도 우리의 아내가 자식을 낳을 수 있는 한 조각의 땅과 우리가 걸음을 멈추고 경작할 수 있는 한 뙈기의 땅과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의 뼈를 묻을 수 있는 한 뼘의 땅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돌아오게 될 것이다. (라프네) 오늘날 누군가에게 이제부터 너는 자유로운 인간이다. 마음껏 일하여 스스로 번 것을 마음대로 사용해도 좋다고 말하는 것은 그 사람을 대서양 한가운데 내던지고 너는 마음대로 헤엄쳐서 해안으로 갈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악랄한 짓이다. 영국에는 현재의 인구보다 열 배나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형제인 동포들에게 구걸을 하거나 가혹한 날품팔이는 강요당하면서 도둑질을 하지 않으면 굶어 죽거나 지상에서 살 가치가 없는 인간으
1. 이제 곧 벚꽃 잘 쓰지 않는 한자지만, 터질 탄(綻)이란 글자가 있다. 탄로가 나다, 파탄이 나다 등으로 쓰는데, 속에 들어 있는 것이 터져서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형성한 한자다. 놓을 방(放)과 합쳐서 탄방(綻放)이라 적으면, 꽃이 터질 듯이 피어나는 것을 가리킨다. 터지듯 피는 꽃이라면 단연 벚꽃이다. 앵화탄방(櫻花綻放)은 봄날에 터지듯 무리지어 피어난 벚꽃 군락을 가리킨다. 아직 벚꽃이 핀 것은 아니지만, 주야로 걷는 천변의 벚나무마다 꽃눈이 움트는 걸 보니 이제 곧 벚꽃 철이 올 모양이다. 벚꽃이야 예년처럼 장히 피어나겠지. 피더라도 꽃구경하러 갈 마음은 영 나지 않는다. 꽃구경이 다 무언가. 세상사 부질없다는 생각만 가득한 요즘이다. 2. 그는 나다 3월 9일 대통령 선거 전에 미리 마음을 다져 먹긴 했지만, 막상 결과를 받아들자 가슴 한 켠이 무너져 내렸다. 지난 2012년 대선 이후 다시 또 우리가 진 것이다. 문-박 대결 당시는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듯했다. 공들인 사업이 망해도 이렇게 좌절스러우랴 싶었고, 대학에 떨어졌다고 이렇게 슬플까 싶었다. 그때 슬픔이 하도 지겨워 미리 생각했다. 질 수도 있지. 이재명 후보 찍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기자회견에서 “정말 외람되오나”라며 질문을 시작했던 기자가 자신의 표현에 대해 사과하고, 공식 해명했다. 오마이뉴스에서 밝힌 해당 기자의 말인즉 “답변자가 윤석열 당선인이기 때문에 쓴 표현은 아니었다”고 했다. 평소 인터뷰 때에도 상대방이 누구든 난처함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예의상 입버릇처럼 썼던 표현이었고 이 논란이 있고서야 적절치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해당 기자는 지난 13일 윤 당선인이 인수위원회 인선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인수위 관련 질문을 하고 그 뒤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특검’에 대해 추가로 질문했다. 미디어오늘 보도를 살펴보면 1인 1질문 체제에서 질문을 연달아 했던 상황인지라 다른 기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차원이기도 해서 “정말 외람되오나”라고 말했는데, 이 발언이 YTN ‘돌발영상’에 보도되면서 논란이 커졌다고 한다. 기자는 당일 기자회견에서 주제와 맞지 않은 사안임에도 당선인에게 누군가는 질문을 해주길 바라던 것이었기에 분위기를 고려한 표현이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 표현에만 주목하지 말고 질문의 전체 내용과 상황의 맥락을 고려해 보면 오히려 윤 당선인에게는 유리할 게 없는 압박성 질문이었다고 강
2002년 4월 금강산에서 처음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렸다. 1-3차는 서울과 평양에서 개최되었으나 북한이 이를 꺼리고 금강산에서 열기를 희망하여 이후 2018년 21차까지 금강산에서 상봉행사가 열리었다. 금강산에서 처음 개최된 4차 행사는 여러 가지로 힘든 일이 많았다. 이산가족들의 이동문제도 그렇고 특히 상봉행사의 내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남북간 합의에 어려움이 많았다. 북측은 통제 가운데의 만남, 만남시간도 가능하면 줄이길 원했고 하룻밤의 동숙도 허락하지 않았다. 이산가족들의 선물 수송도 만만치가 않았다. 이 일의 책임을 맡은 나로서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4차 행사를 끝내고 돌아와 이번 행사를 평가하며 다음 행사에서는 원활한 입경(入境)수속을 위해 북측 CIQ 직원들과 특별한 만남을 준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해 9월의 5차 상봉행사 시, 입경수속 때 북측 CIQ 팀장인 K선생에게 오늘 밤 북측 CIQ숙소에서의 만남을 제의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좋다고 대답했다. 북측 직원숙소는 우리 숙소인 해금강호텔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조금은 불안하지만 용기를 내어 준비해간 담배, 과자, 술 등 선물을 가지고 12시가 가까운
대선의 결과로 인한 트라우마가 꽤 오래가고 있다. 의학적 용어인 정신적 외상(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이 선거 후유증으로 전환되어 뉴스도 보기 싫고, 의욕 상실에 식욕부진까지 겹치고 있다.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충격으로 나온 선거 후 스트레스장애(Post Election Stress Disorder)를 나도 겪는가 보다. 그러나 이젠 일어나야 하는데 벌써 나오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들이 또 다른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승리가 확정된 후 윤석열 당선자는 자신은 젠더, 성별로 갈라치기 한 적이 없다며 투표 결과는 다 잊었다고 한다. 글쎄? 국민통합을 위해서 투표 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미라며 백번 환영이지만 결코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그가 이재명 후보보다 더 받은 표는 겨우 24만여 표였다. 0.73% 차이는 역대 최소 차이이자 다른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기가 힘들 정도의 아슬아슬한 승리였다. 그만큼 나라가 양단 났다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대통령 당선인으로서는 가장 먼저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투표 결과는 다
살기 힘들다 해서 죽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도덕적인 사람은 자신에게 지워진 무거운 짐을 벗기 위해 자신의 사명을 오로지 실천한다. 자신의 사명을 다했을 때 비로소 그 짐에서 해방될 수 있다. (에머슨) 현재의 삶만이 진정한 삶이다. 과거는 이미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현재의 순간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이 순간을 잘 사는 것, 오직 그것에만 온 정신을 쏟아 노력하라. 내세를 위해 현세를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도 믿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삶, 실제로 살고 있는 삶은 현재의 이 삶뿐이다. 따라서 이 삶을, 이 삶의 한 순간 한 순간을 가능한 한 잘 사는 것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인생은 고뇌도 아니고 쾌락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끝까지 성실하게 수행해야 할 사명이다. (토크빌) 너는 아무리 노력해도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아, 뭔가 다른 생활이라면 더 쉽게 할 수 있을 텐데 하며 괴로워한다. 그러나 그 생활 속에서, 네가 현재 놓여 있는 조건 속에서, 너는 언제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다는 진리를 알아야 한다. (칼라일) 사람들 속에서 세속적인 목적을 위해 사는 자에게도, 혼자서 정신적인 목적을 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개월째 이어지면서 초토화에 준하는 무자비한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전쟁 중단 시기를 놓고 여러 견해가 엇갈리지만, 3월말 경 마무리 국면을 보일 것이라는게 대체적 전망이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제 제재, 자유를 수호하려는 서방측의 단합된 의지에다가 전장인 우크라이나가 3월말경이면 겨우내 얼었던 땅이 진흙탕으로 변해 러시아군의 탱크를 동원한 작전이 쉽지 않다는 것이 논거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후하여 ‘정보’의 역할은 지대했다. 정보의 예측적 기능이 십분 발휘되었고,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정보기관들의 정보능력 또한 막강함을 각인시켰다. 한편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 모두가 온라인으로 전쟁상황을 거의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최초의 TikTok 전쟁이다. 러시아 군대가 국경근처에 병력을 증강하고 이동하는데 비밀 정보가 거의 필요 없었다. 냉전기간 동안 소련에 관한 정보의 80%는 비밀 출처였고, 공개출처는 20%에 불과했다. 유비쿼터스시대가 되면서 그 비율이 역전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위력을 발휘한 민간위성사진이 이런 추세를 잘 보여준다. 최근까지만 해도 위성분야는 고비용으로 인해 정부만
요즘 젠더 갈등과 페미니즘 토론이 뜨겁다.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이슈의 논란에 기성세대와 청년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여성가족부는 역사적 소명을 다 했기 때문이라고 하고 반대쪽에서는 해결되지 않는 성차별, 성폭행 등을 이유로 들면서 대안도 없이 폐지하려 한다고 날 선 토론을 했다. 여성으로 후자의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전자의 주장 또한 일리가 있다. 젠더 불평등을 없애기 위한 활동들이 소명을 다했다면 어떤 시대적 소명으로 여성들을 불러낼 것인가. 여성의 사회적 참여문제, 현존한 성폭력, 성추행, 인구절벽 등 여성문제가 정치의 쟁점이 된다. 여성이 무엇이기에 정치적인 논쟁이 되는 가? 인류의 보존에는 여성역할이 크다. 냉동된 정자가 아무리 많아도 여성의 몸을 빌리지 않고는 이 세상에 올 수가 없다. 그럼에도 신체구조상 강한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질서가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억압했다. 파괴적인 남성들은 전쟁을 일으키고 보호본능이 강한 여성들은 그것을 방지한다. 그래서 가산점을 주고서라도 부처에 여성비율을 높이려는 이유이다. 밥상도 같이 못했던 남녀가 같은 밥상에서 밥을 먹는다고 평등하게 되었다고 하지 않는다. 한부모가족, 성폭력 피해자들은 어떻게 보호할 것인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풀 수 있는 것은, 정부가 소수의 사람들에게 특혜를 베풀어 부의 불평등을 낳고,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선 행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세상 구조 속에서 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알량하게 도와주고 큰 은혜라도 베푼 것처럼 으스대지만, 과연 이를 정말 ‘자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부자의 만족은 가난한 사람들의 눈물을 통해 얻어진다. 우리가 남의 황금을 빼앗고 땅을 강탈하지는 않더라도 역시 부정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교묘한 약탈행위를 하고 있다. 규모가 크든 작든 어디까지나 정의는 정의이고 부정은 부정이다. 나는 남의 지갑을 털어 돈을 훔치는 자와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턱없이 싼 값에 사는 자도 도둑이라고 부른다. 벽을 부수고 남의 집에서 물건을 훔쳐가는 자만이 약탈자가 아니라 부정한 방법으로 이웃에게서 뭔가를 가로채는 자 또한 약탈자이다. (이오안 줄라토우스트) “가난한 자에게서 재물을 빼앗지 말라. 왜냐하면 그는 가난한 자이기 때문이니라” 하고 솔로몬은 말했다. 그러나 가난하기 때문에 당하는 약탈은 극히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부자는 저들의 가난을 이용해 어쩔 수 없이 자기를 위해 일하게 만들고…
북한은 3·9 대통령 선거일 이틀 뒤인 3.11 북한 주민 전체가 보는 노동신문에서 ‘보수 야당인 국민의 힘 후보인 윤석열이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고 보도하였다. 미국 대통령은 취임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북한은 ‘바이든’이라는 실명을 보도하지 않고 있는 상황과 비교해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군사정찰 위성 중요시험을 명분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2.27과 3.5 연이어 두 번 발사한 이후 대통령 선거 당일에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해서 다수의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리겠다고 하였다. 당선인 발표일인 3.10에는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찾아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시설을 개보수하라고 지시하였다. 이후 3.16 평양 상공에서의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공중 폭발과 3. 20 서해상 방사포 발사 등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과격한 행보가 가지는 노림수는 무엇일까? 북한의 노림수는 분명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미국의 집중력이 떨어진 상황을 이용해서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은 ‘금지선(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로 우리 및 국제사회가 용인하기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