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사회에서는 자손을 낳아 세대를 잇는 것이 중요한 문제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임신하는 것을 첫 번째 과제로 여겼다. 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기가 생기게 해달라는 다양한 기원문화가 있어왔다. 우리에게는 ‘삼신’ 신앙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환인, 환웅, 환검의 삼신상제(三神上帝)는 아기를 점지하는 일에는 유독 까다로워 정성이 하늘에 닿도록 몸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해야 귀한 새 생명을 준다고 해서 합방도 길일을 택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사(後嗣) 없으면 동양에선 양자(養子)를 들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를 이어갔다. 서양도 마찬가지다. 함무라비 법전에 따르면 기원전 15∼16세기경 고대 중동에서는 결혼한 여인이 갑자기 죽거나 불임인 경우엔 여종을 대리모(代理母)로 하는 ‘쉬프카’라는 관습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남자가 불임이거나 대를 잇지 못하고 죽는 경우 시동생이 형수와 결혼하여 후사를 잇게 해주는 ‘레비리트’라는 관습이 있었다. 방법만 바뀌었을 뿐 현대에 들어서도 대리모는 여전하다. 불임 부부의 체외 수정란을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켜 아이를 낳아줄 경우 사례비를 주는 게
정치인들의 식언(食言)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국회정치개혁특위 활동이 예상했던 대로 지지부진하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를 놓고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지난 대선에서 양당이 공약으로 내건 사항이다. 그동안 폐해를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입장을 바꿔 대책 없는 폐지는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위헌 소지를 들고 나왔다. 민주당은 공약을 지키는 것이 기본이라며 당장 기초선거 공천제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국민 입장에서도 의견이 엇갈릴 수 있겠지만 폐지가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선거공영제와 정당공천제의 장단점을 익히 알고 있는 현실에서 각자의 주장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초선거에서까지 정당공천을 고집하는 것은 풀뿌리 지방자치를 중앙정치에 예속하려는 발상일 뿐이다. 많은 국민들의 생각도 기초선거 공천폐지가 옳다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에서도 기초의회는 우려했던 대로 특정 정당 공천을 받고 등원한 기초의원들은 공천권을 행사한 국회의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었음을 인정하는 바다. 더욱 한심한 것은 기초선거 공천제 폐지
봅슬레이는 방향을 조종할 수 있는 썰매를 타고 눈과 얼음으로 만든 트랙을 통과하는 경기이다. 활주할 때 평균 시속은 135㎞이며, 커브를 돌 때의 압력은 중력의 4배에 가깝다고 한다. TV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스피드를 느끼게 하니 작은 썰매를 타고 내달리는 선수들이 느끼는 속도감이 어떨지 짐작된다. 이 종목은 1924년 제1회 동계올림픽경기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종목이었다. 그런데 1994년 개봉한 영화 ‘쿨 러닝’ 이후 봅슬레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쿨 러닝’은 겨울이 없기 때문에 봅슬레이 경험이 전무한 아프리카 자메이카 선수들의 도전기를 담았다. 봅슬레이가 고장 나 사고를 당하자 선수들이 썰매를 어깨에 메고 결승점을 통과하는 장면은 감동을 줬다. 겨울이 있는 한국에서도 봅슬레이는 오랫동안 미개척 분야였다. 1989년 국제루지연맹(FIL)에 가입했으나 선수가 없었다. 1999년 현 강광배 한국체대 교수가 국제봅슬레이연맹에 등록하면서 실제적인 국내 종목으로 자리를 잡았고, 2009년 초 한 텔레비전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rsquo
/조영여 히! 하고 헤- 하면 하루 다 간다 뭘 그리 이고 지고 살았을까 몰래 훔쳐 내 것인 양 품어온 것들 미련 없이 버린다 헐거워진 배낭 고개 들어 하늘이 보인다 곁에 있는 당신 얼굴이 오래도록 보인다 --<거와 미> 동인 시집 ‘하루, 다 간다’(2013, 심지)에서 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 했던 인생이 이제 하루처럼 여겨집니다. 그만큼 시간의 걸음걸이는 분주합니다. 지금 바쁘지 않은 이가 없습니다. 모두들 모처에서 날이 저물도록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두교의 좀비처럼 누군가 우리의 영혼을 저당잡고 빼앗지 않고서야 우리가 이렇게 의지 없이 허허로운 도시를 헤매고 다니겠습니까. 그런데 본래 우리의 삶은 신에게서 훔쳐온 프로메테우스의 불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입니다. 그러므로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될 이유가 없습니다. 하늘을 쳐다보지 못하고 사는 것은 죄지은 자밖에 없습니다.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깨어나 고개 들면 지워졌던 당신의 얼굴이 되살아날 것입니다.…
사이토 준이치에 따르면 일본 사회에서 공공성은 관제용어의 하나였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서도 국가의 공공정책 독점이라는 측면에서 비슷하게 발견됐다. 신자유주의가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면서 ‘국가는 무능하고 고비용적이고, 시장은 유능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패러다임으로 국가영역의 재화 및 서비스가 민간영역으로 이전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사유화(Privatization)로 명명되었고, 한국에서는 민영화로 번역되면서 개념상의 모호성이 존재한다. 사유화는 공공부문의 주체를 매각 등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으로 전환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공재의 ‘상품화’ 또는 ‘영리화’와 같은 맥락까지 포괄하는 국가의 시장화(marketization of state) 전략으로 시민의 정치적 성격을 훼손해 왔다. 민영화로 개념을 사용할 경우 공공재의 상업화나 영리화 부분이 부각되기 어렵다. 국제적으로 사유화는 시장경쟁의 요소를 도입하는 모든 유형까지 포괄하고 있다. 사유화의 다양한 유형을 살펴보면 우선, 정부의 자산매각을 통한 탈국유화(denationalization)로 공공부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나 자산을…
여행은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동반돼야 즐거움이 배가되는 삶의 활력소다. 그러나 아무리 멋진 여행을 했다고 해도 재래시장을 둘러보지 못하고 돌아서는 여정은 늘 한구석에 허전함을 남긴다. 재래시장은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궤적이 쌓여있는 현재의 역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말 분당선이 수원역까지 연장 개통되면서 지하철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서울 왕십리까지 1시간30분, 강남까지는 40분대에 진입할 수 있게 된 것은 수원시민 모두에게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지하철이 연장되면서 수원역 뒤편 필자의 평동집 아래로 지하철 드나드는 소리가 연실 방바닥으로 전해오지만 편리해진 교통환경에 비할 바 아니다. 2016년 서울 강남∼수원 광교를 잇는 신분당선이 개통되고 수원∼인천송도를 잇는 수인선이 수원역에서 분당선과 연결될 계획이다. 2019년까지 신분당선 연장선이 화서역을 거쳐 호매실까지 이어지고 전철4호선 인덕원∼수원노선이 동탄까지 연장되면 수원시내의 전철노선은 우물 ‘정(井)’자로 촘촘히 지나는 격자형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셈이다. 내년까지 수원역사 서쪽에 대규모 환승센터가 건립되고 수인선, 신분당선 등의 개통과 역세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4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 과정에서 또다시 여야가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여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예산안 자동상정제도가 시행되기에 이 같은 악습이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올해부터는 예산안과 예산 부수법안이 11월30일까지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12월1일 본회의에 자동으로 부의된다. 오늘은 이 예산안의 상반된 시각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한쪽에서는 국회의 쪽지예산이 과대해 문제라고 지적하고, 한쪽에서는 경기도내 사업 예산이 많이 확보돼 지역현안의 추진동력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또 한쪽에서는 야당의원이 여당실세가 선심성 쪽지예산을 포함시켰다는 폭로성 기자회견을 열면서, 한쪽에서는 다른 의원이 열심히 노력해서 반영시킨 예산마저 본인이 했다고 먼저 보도자료를 내고 열심히 홍보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한다. 왜 이런 시각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정부 예산이 어떤 분야에 중점적으로 사용돼야 하는지에 대한 시각은 정부와 국회가 다르고, 여야의 생각이 각각 다르며, 또 지역별로도 다르다. 각 지역에 대해 전문가라 자부하는 지역구 의원들의 경우엔…
사극에서 내시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임금의 시중을 드는 거세된 남자들, 극의 감초다. ‘고자’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충직한 이미지보다 권력의 틈바구니에서 임금이나 세력가에게 없는 말을 만들어 일러바치는 등 분열의 씨앗을 제공하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그들을 못마땅하게 여긴 이들이 ‘고자’에 접미사 ‘질’을 붙여 ‘고자질’이라 비아냥 거렸다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고자’의 유래는 진시황의 내시였던 조고와 관련이 있다고 전해진다. 조고는 진시황이 죽자 승상 이사와 모의해 진시황의 장남 부소를 자결하게 만든 후 부소의 동생, 호해를 황제로 옹립한다. ‘내가 부릴 수 있는’, 속칭 ‘바지(?) 황제’를 내세운 것이다. 그후 정권을 좌지우지한 것은 당연지사. 마침내 ‘혁명 동지(?)’였던 승상 이사는 물론, 많은 신하들을 죽이고 승상의 자리에 올라 실권을 장악,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그의 이런 전횡을 원망하던 사람들이 당시 내시들을 ‘조고의 자식’이라는 뜻으로…
/고순례 과열된 욕심은 고단한 일상으로 보이고 터질 것 같은 열기 속 짊어진 부채 밤새 붙들어 기운 빠진 속 몸보다 커다란 짐을 지고 살아가는 별난 세상 그냥 매달리는 것에 이력이 나는 가녀린 풀줄기에서 더욱 돋보이는 풍경. 시인과 정겹게 웃던 사월 어느 날, 침묵의 잠언을 들었다. 달팽이는 많은 시에서 소재로 쓰이고 있는데, 주로 고난과 열정을 상징해 왔다. 그런데 이 시는 달팽이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별난 모습을 은유하고 있다. 이 시에서 달팽이는 과열된 욕심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제 분수보다 큰 욕심을 품고 사느라 부채와 고민은 늘어나고 우리의 일상은 고단할 뿐이다. 무언가를 소유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많은 돈을 벌어야만 할 것이다. 소유욕을 조금만 줄이면 우리 몸에 안성맞춤인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