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 이제는 너를 향한 절규 아니라 이제는 목전의 전율의 획일적 이빨 아니라 이제는 울부짖는 환호하는 발산 아니라 웃는 죽음의 입 아니라 해방 아니라 너는 네가 아니라 내 고막에 묻은 작년 매미 울음의 전면적, 거울 아니라 나의 몸 드러낼 뿐 아니라, 연주가 작곡뿐 아니라 음악의 몸일 때 피아노를 치지 않고 피아노가 치는 것보다 더 들어와 있는 내 귀로 들어오지 않고 내 귀가 들어오는 것보다 더 들어와 있는 너는 나의 연주다. 민주주의여. -- 김정환, 『거푸집 연주』 창비시선 2013 =============================================================== 광장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대오를 이뤄 결국 커다란 물결을 만든다. 마음은 그렇지 않을 테지만 그들은 소풍 나오듯 서너 살 될까 말까한 아이를 데리고 광장으로 나왔다. 아무것도 모르는 계집아이는 눈앞에 앉아 있는 아빠에게 눈을 맞추며 웃는다. 우리는 사는 동안 곁을 바라봐줄 여유가 없다. 누군가 시리고 시린 강물로 뛰어 들던, 높은 빌딩에서 지구의 표면으로 추락을 하던 부서지는 사람들을 눈여겨 바라봐줄 틈이 없다. 틈이 없다는 건 결국 그 틈의 양면이 만나서…
몸에 살이 많은 사람들은 안다. 비만과 그를 넘어선 고도 비만이 얼마나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지를. 더욱이 체중감량에 한순간이라도 성공해본 사람의 답답함이란 ‘모태비만(母胎肥滿)’보다 배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단군 이래 가장 높아지고 있다.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고 보릿고개를 넘나들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비만걱정이라니.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중국 연변에서 들은 우스갯소리 하나. 그 쪽에서는 다이어트를 ‘살까기’라고 한단다. 아무래도 북한말의 영향으로 여겨지는데, 한글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낯설면서 가상하다. 지난해 말, 허리 사이즈는 40인치를 넘고 체중은 세 자리를 훌쩍 건너뛴 남자 후배가 ‘살빼기 대작전’에 돌입했었다. 어미가 과거형이니 실패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점심을 거르며 사내 헬스장에서 한 시간 동안 운동을 했다. 뼈를 깎는 심정이었다. 보름쯤 지나자 얼굴에 각이 잡혔다. 본인은 물론 주위에서도 반겼다. 가장 감격했던 사람은 그의 아내였다. 말은 안 했지만 그동안 거구의 남편과 살아내기가 쉽지는 않았을 터다. 또 다른 여자 후배도 남들은 아담한 사이즈라는데 굳
중소기업의 육성은 서민경제 생활을 좌우하리만큼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일자리 부족으로 아우성인 현실을 직시할 때에 더욱 절실하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GDP 1억 달러당 307개로 미국의 7배, 일본의 3배나 많다. 전국적으로 312만개의 중소기업에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치열한 해외시장의 경쟁에서 밀려나 도산되거나 부실기업으로 전락하여 고통을 겪는 기업이 줄어들지 않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인천지방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의 종합적 경영진단을 통한 부실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중소기업 건강관리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경영기술진단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어 효율적인 운영이 절실한 실정이다. 중소기업 현실에 맞는 경쟁력 강화와 미래선도적인 개발전략이 시급한 이유이다. 선도 기술개발, 해외기업과 협력체계 확립, 수출시장 확보를 위한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역할을 원만하게 이뤄가야 한다. 경쟁력이 심한 업종은 소상공 업종으로 전환하여 동일업종 간 조직화와 협업화로 기반조성을 강화시켜 가는 일도 중요하다. 진단결과에 따라서 자금 지원을 비롯 연구개발과 마케팅사업 등 총체적인 맞춤형사업으로 추진해감이…
경기도가 올해 수산분야에 예산 326억원을 투입한다는 소식이다. 도는 수산자원 조성 등 풍요로운 서해바다 만들기에 중점을 두고 지난해보다 80억원(34%) 증액시켜 올해 수산 예산으로 책정했다. 현재 도는 심각한 재정위기 상황에 처해있다. 따라서 자체사업은 39% 감소했다. 그러나 수산자원 조성사업 예산이 증액된것은 다행히 어촌자원 복합산업화, 어촌종합개발 사업 등 국비 사업 예산이 131% 증가했기 때문이다. 도는 올해 이 예산으로 수산자원 증강사업 등 4개 핵심과제를 추진할 방침이란다. 4대 핵심과제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공을 들이는 사업은 ‘풍요로운 서해바다 조성을 위해 수산자원 증강사업’이다. 경기도 연안 해역에 ‘물고기 아파트’인 인공어초를 투하하는데 물고기 아파트라 불리는 인공어초는 미 시설 해역에 비해 평균 3.7배에서 최대 9.3배의 어획량 증가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어장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치어방류 사업에도 공을 들인다. 치어 방류는 투자비 대비 3배 이상의 경제효과가 있다는데 최근 5년 간 우리나라 어업생산량이 감소 추세였지만 2013년을 기준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실
그리스 신화의 프로크루스테스는 지나가는 나그네를 잡아다 자신의 쇠침대에 눕혔다. 침대 길이보다 길면 다리를 잘라버렸고, 침대 길이보다 짧으면 다리를 늘려 죽였다. 모든 기준을 자기 자신에게 맞추는 주객이 전도된 행동을 뜻한다. 요즘 농업진흥지역제도를 보면 침대에 사람을 맞추는 가히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인 듯하다. 1992년도에 도입된 제도가 20년이 경과되었지만 지금의 사회현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도입 초기의 규정에 얽매여 적용하다보니 이와 같은 느낌이 든다. 농업진흥지역은 집단화된 우량농지를 진흥지역으로 지정하였지만, 처음 지정 당시 국내 식량사정이 여의치 않아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일정면적 확보를 위해 기준에 맞지 않은 지역까지도 농업진흥지역으로 편입시켜 지금까지 농업진흥지역으로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 제도가 식량자급과 농업환경의 보존이라는 사회적 필요성을 강조한 나머지 농민의 사적 이익을 희생시키는 정책으로 볼 수 있다. 이농하거나 농지를 팔고자 하는 농민은 높은 가격에 농지를 판매하고자 하므로 농지로 묶여 있다는 것은 제약이 된다. 최근 들어서는 농업기반시설의 정비와 쌀 소비량 감소, 농산물시장 개방 등으로 잉여
60년 만에 찾아온 갑오년 청마의 해, 많은 사람들이 새해아침 일출을 보면서 소망했던 일들이 금년 한해 순탄하게 이뤄지길 바라며, 나 또한 새해에 이루고자 하는 일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그리고 내가 몸담고 있는 국가보훈처의 작년과 올해를 한 번 생각해 보고자 한다. 국가보훈처는 2013년 역대정부 최초로 ‘명예로운 보훈’을 국정과제로 채택해 200만 보훈가족과 UN군 참전용사들께 감사하고, 국민통합과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한 해는 보훈외교에 역점을 두어 대한민국의 위상강화에 이바지한 해라고 할 수 있다. UN군 참전·정전 60주년을 계기로 6·25 한국전쟁에서 우리나라를 지켜준 UN참전국에 대한 정부 차원의 최초 기념행사를 실시함으로써 과거 60년을 기억하고, 미래 60년을 준비하는 계기로 만들었던 것이다. 또한 한국전 참전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해 6·25참전용사 18만명에게 예를 갖추어 ‘호국영웅기장’을 수여함으로써 그 분들의 명예가 더욱 빛나도록 해드렸다. 아울러 국가보훈처에서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명예로운 삶
긴 설 연휴가 지났다. 민족의 대이동은 시작되고 고속도로가 주차장이 되는 진풍경 속에 우리 형제들도 그 대열에 합류하며 연휴를 보냈다. 명절 스트레스는 설에 고향 길에서 교통지옥을 체험하며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하지 않을 것처럼 말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준비라도 한 듯이 제발 한 번이라도 그렇게 다녀오고 싶다고 잘라 말한다. 그 하루를 위해 혼자 감당해야 하는 부당하기 짝이 없는 현실을 나열하며 그들의 입을 막기 일쑤였다. 요즘 방송을 보면 연예인들과 그들의 가족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많은데 그 중 고부간이 출연해 이런저런 날에 빚어진 웃지 못 할 일이라든가 사소한 오해로 갈등을 빚었던 일들이 화제에 오른다. 물론 세대차이도 있고 살아온 환경에서 오는 거리도 있으나 그 간격을 좁히며 살아가는 이야기는 진지하기까지 하다. 그 중에 명절 이야기가 단연 으뜸이다. 며느리가 여럿이면 그 중에 아롱이도 있고 다롱이도 있게 마련인데 시어머니와 손을 맞추어 많은 일을 하면서 힘이 들다보니 입이 나오는 며느리, 눈치도 보이고 늦게 오는 며느리, 야단을 칠 작정도 아니고 아예 일거리 옆에는 얼씬도 안 하다가 웃는 얼굴로 봉투 하나 내밀고 제일 먼저 자리 뜨는 며느리에게…
이산가족상봉 행사의 준비를 위한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이 오는 5일 판문점에서 열릴 예정이다. 북한이 어제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5일 또는 6일 중에 남측이 정한 날짜에 맞춰 이산가족상봉문제를 논의할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자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남측에 보내왔다. 이에 정부도 즉각 5일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자고 북측에 답신했다. 그러나 이번에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이 개최된다고 해서 우리 정부의 계획대로 2월 중순에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성사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북한은 3일 전화통지문에서 우리 정부가 제의한 이산가족상봉 행사일자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의 3일자 보도에 따르면, 현학봉 영국 주재 북한대사가 한미합동 군사훈련으로 인한 한반도 전쟁 촉발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이산가족상봉 행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키 리졸브 연습 등 한미합동군사훈련과 이산가족상봉 행사문제를 연계시키는 북한의 대남접근전략이 함의돼 있다. 북한의 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의 3일자 보도에 의하면, 남측이 외세의 핵 끌어들이는 행위를 중단하고 북한 국방위원회
1784년 정조는 생부인 사도세자(思悼世子)의 존호를 장헌세자(莊獻世子)로 바꾸고, 이를 축하하기 위한 경과(慶科)를 실시했다. 그리고 무과에서 무려 2천여명을 합격시켰다. 정조는 이중 500명을 선발, 장용위(壯勇衛)를 설치하고 왕의 호위를 맡게 했다. 그리고 8년 뒤 1793년 화성건설계획을 추진하며 이름을 장용영(壯勇營)으로 개칭한 뒤 도성 이외에 수원에 외영을 설치했다. 도성을 비롯 외영에 주둔했던 군사 수만도 4천여명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사들은 수시로 진법을 익히고 단위로 활쏘기와 조총사격, 창검무예인 24기(技)를 연마했다. 이들 군사 중 전투력이 뛰어난 기병부대 ‘선기대(善騎隊)’와 친군위(親軍衛)에는 별도의 특수훈련을 추가시켰다. 특히 한 달에 한 번씩 있었던 장용영 내부 무예 시험에 정조가 직접 참여하면서까지 기병 전투력 강화에 신경을 썼다. 도성을 방어하는게 선기대의 임무였다면 친군위는 수원에 설치된 장용외영에 주둔하면서 화성의 방어와 정조의 화성행차에 대한 호위가 임무였다. 친군위도 선기대와 마찬가지로 수시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감행하면서 실력을 키웠다. 그리고 군사훈련이나 관무재를 비롯한 시험에서 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