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밥을 먹을 때 배부르기를 바라지 않고(君子食無求飽), 거처하는 집은 편안하기를 따지지 않으며(居無求安), 일이 생기면 민첩하게 처리하고 말은 신중하게 하며(敏於事而愼於焉), 정도에 나아가 나를 바로 잡는다면(就有道而正焉), 학문을 좋아한다고 할 수 있다(可謂好學也已). 好學(호학)이란 문자나 지식만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데 바르고 폭넓은 교양을 익혀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알차고 보람되게 살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공자의 제자 한 사람이 공자에게 ‘제자들 가운데 누가 가장 학문을 좋아하냐’고 물으니 “顔回(안회)라는 이가 가장 학문을 좋아하여 분노를 옮긴 적이 없고(不遷怒), 잘못을 두 번 반복하는 일이 없다(不貳過). 그런데 그가 불행스럽게 단명하여 일찍 죽어서 지금은 그와 견줄만한 이가 아무도 없고, 누가 학문을 좋아한다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라고 하였다. 그 많은 제자 중에서 유독 안회만을 이야기한 것은 비단 학문만을 가지고 말한 것은 아니다. 안회는 가르침을 들었을 때 실천에 옮기는 것을 더 높게 여겼기 때문이다.…
1999-2000 시즌 프랑스 FA컵. 프랑스 역사상 최초로 4부 리그팀이 결승에 진출한다. 이 팀의 선수들은 정식 축구선수가 아닌 회사원, 가게 주인, 수리공, 정원사 등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저씨들로 구성된 순수한 동호회 팀이었다. 한국으로 치면 조기 축구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팀이 프랑스 FA컵에 출전해서 이변을 속출하며 결승까지 진출한다. FA컵의 진정한 묘미인 하위 팀이 상위권의 강팀을 잡는 것을 계속 연출했던 것이다. 프랑스 전역은 칼레의 돌풍에 박수를 보내며 응원을 했고 칼레는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1부 리그의 강호 낭트였다. 낭트 팬을 제외한 모든 프랑스 축구팬들이 칼레의 우승을 바라며 응원했지만 아쉽게 지고 말았다. 이후 칼레의 FA컵 돌풍을 가리켜 ‘칼레의 기적’이라고 말한다. 한국 프로 축구 FA컵에서도 한국판 ‘칼레의 기적’을 꿈꾸는 팀이 있다. 바로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의 ‘FC안양’이다. FC안양은 지난 6일 신년하례식을 갖고 제주도로 동계전지훈련을 떠났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FC안양은 선수 간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조직력을 강화하고 피지컬 훈
한동안 뜸하던 수입쌀의 국내산 위장 판매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것도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여주·이천지역을 비롯한 시중에 전국적으로 대량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주는 ‘대왕님표’, 이천은 ‘임금님표’를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국내 최고의 품질로 인식된 곳이어서 농민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은 크다. 여주시농민회가 분노하는 이유다. 특히 이 쌀은 미국산 칼로스 쌀 95%, 국내산 5%가 섞인 것으로, 생산자가 쌀 주산지의 지명을 넣은 I농산으로 돼있어 자칫 소비자들이 쌀의 주산지인 이천에서 생산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수입쌀의 국내산 위장은 물론 해묵은 정부미를 햅쌀에 섞어 ‘100% 햅쌀’이라고 속여 파는 행위가 기승을 부린다. 지난해 11월 안산상록경찰서는 2009년산 정부미에 햅쌀을 2대8 비율로 섞은 쌀 1천100여t(시가 23억원 상당)을 100% 햅쌀이라고 표기해 시중에 판매한 양곡업자 2명 을 구속하고 5명을 입건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도 심심찮게 적발된다. 이 같은 수입쌀의 교묘한 위장행위는 2005년 제정된 양곡관리법에서 비
경기개발연구원(이하 연구원) 이상대 미래비전연구실장이 제시한 ‘2014년 경기도정의 10대과제’는 실제로 도민들이 간절히 소망하는 것들이다. 2014년 경제사회 전망과 도민의식조사 결과 ‘경기도민이 앞으로 4년 내 해결을 원하는 정책’ 가운데 으뜸을 차지한 것은 ‘주택부동산시장 활성화와 임대주택 확대’로 25.9%였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매매시장 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고, 미분양주택 물량 역시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심각한 재정위기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취득세가 감소된 것이 큰 요인이다. 도의 한 해 세수의 60% 정도가 부동산 취득세에서 나오는데, 현재로서는 세수확보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 사상 첫 재정위기 상황은 단기간에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같은 주택부동산시장 침체와 관련해 연구원은 앞으로 주택 대량공급을 탈피해 수요가 있는 곳에 맞춤형 공급정책을 추진하고 사업진행이 부실하거나 사업성이 부족한 공공택지사업 지구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부동산시장 활성화와 임대주택…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밀레토스 왕 히스티아이우스(Histiaeus·?~BC 494)는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1세(Darius Ⅰ)에 의해 인질로 잡혀 있었다. 히스티아이우스는 다리우스의 눈을 피해 노예의 머리를 깎은 뒤 두피에 문자를 새기고 머리카락이 다 자라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노예를 밀레토스로 보냈다. 노예는 머리카락 덕분에 페르시아의 검색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그가 억류돼 있는 동안 그의 사위 아리스타고라스(Aristagoras·?~BC 497)가 밀레토스를 섭정하고 있었다. 아리스타고라스는 노예의 머리를 깎아 두피에 새겨진 글을 읽고, 글의 내용대로 행동에 착수했다. 이오니아의 도시국가들이 페르시아를 상대로 반란을 일으키게 만든 것이다. 이때 히스티아이우스는 다리우스 1세에게 자신이 반란을 무마하겠다고 설득하여 페르시아를 벗어나는 데 성공한다. 헤로도투스의 역사서에 등장하는 스테가노그라피(steganography)의 첫 사례다. 그리스어로 스테가노(stegano)는 ‘숨겨진’이라는 뜻이고, 그라피(graphy)는 ‘글’이라는 의미다. 고대의 숨겨진 글처럼 현대의 ‘
고교시절 얘기다. 부모님을 대신해 마을 부역이란 걸 해봤다. 지금도 농군의 아들이라 소개하지만, 그때 나는 논두렁에서 쌀농사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논두렁 관리에 소홀해 가뭄에 논바닥이 거북등처럼 갈라지거나 홍수에 물이 범람하기라도 하면 그 해 농사는 끝장이다. 수리답도, 경지정리가 잘된 논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서 한식(寒食)을 전후해 논두렁 다지기에 마을 주민들이 의무적으로 참여했던 모양이다. 한마음으로 풍년을 기원하면서. 논두렁은 대개 삽으로 보수하는데, 무논에서 하는 삽질이다 보니 힘에 부치게 마련이다. 그 마을 부역에서 지게질, 괭이질, 쟁기질처럼 ‘질’로 끝나는 농사일이 특히 힘들다는 것을 톡톡히 경험했다. 해서 조상들은 높고 큰 논두렁엔 가래를 택했는가 보다. 효율성에서 삽질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다. 한데 자루를 잡은 사람과 줄을 잡아당기는 사람 사이에 힘의 균형이 깨지면 허탕이다. 마음이 서로 맞지 않으면 논두렁 다지기는 제시간에 끝낼 수 없다는 얘기다. 농경시대보다 풍요로운 삶을 누린다는 요즘은 어떤가? 물질적 풍요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갈등과 반목의 연속이다. 이념 갈등, 빈부 격차, 지역감정 대립, 갑
/성백원 뿌리 없는 생명이 어디 있으랴 비는 근원을 찾는 신호등 이방인의 하루를 슬프게 한다 낯익은 기억 속의 세포를 더듬어 흩어진 조각들이 하나로 모인다 저 물길의 끝을 찾아가면 원초적 태생의 비밀을 찾을 수 있을까 세상살이에 지쳐 구겨진 몸을 끌고 먼 길을 떠나는 생명 하나 성글게 보이는 강둑 너머로 아픔의 흔적들이 나풀거린다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고 했다. 또한 탈레스는 “만물은 신들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이 말은 ‘세상 모든 사물에는 제 나름대로 삶의 의미가 충만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 시의 화자는 사소한 사물의 하나인 종이컵에 크나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비 오는 날 물길을 따라 떠내려가는 구겨진 종이컵을 보며 종이컵이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를 사유한다. 종이컵의 운명은 곧 우리 인간의 운명이기도 하다. 인간은 어디에서 흘러왔고 어디로 흘러가는가? 이 물길의 여정을 깨달을 때 우리는 인생의 깊이를 헤아릴 수 있다. ‘성글게 보이는 강둑 너머로 아픔의 흔적이 나풀거린다’는 시인의 말처럼, 우리의 인생은 슬프지만 아름다운 것이다…
조선 후기 문인 이옥(李鈺·1760~1815)은 대단한 골초였다. ‘담배의 경전’을 뜻하는 연경(烟經)을 지을 정도였으니까. 연경에는 담배에 관한한 모든 것이 수록되어 있다. 심지어 담배를 맛있게 피우는 방법까지 나와 있다. 그러나 이옥도 흡연예찬론자인 정조에 비하면 약과다. 과거시험의 시제로 남령초(南靈草), 즉 ‘담배’를 내걸고 수험생들에게 담배의 유용성을 논하라 했는가 하면 백성과 신하들에게 흡연을 적극 권장하기도 했다. 실학대가 정약용도 알아주는 골초였다. 당시 선비들의 모임에서도 담배가 사교의 도구로 사용됐다. 남녀 간이나 반상(班常) 사이에선 자유스럽게 흡연이 이루어졌다. 노인과 소년이 한 방에 앉아 장죽을 물 정도였다. 기생들 사이에는 흡연하는 풍속이 일종의 유행병처럼 번지기도 했다. 그런데도 흡연에 대한 예절은 전혀 없었다. <정조실록>엔 돈의문 앞에서 담배를 꼬나문 유생들을 야단치던 정조시대 재상 채제공(蔡濟恭·1720~1799)이 덤비는 유생들에게 험한 꼴을 당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러한 사실을 감안할 때 17세기 초 담배가 조선 땅에 들어온 직후부터 나라 전체에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 가운데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공공기관 정상화’다. 이후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공기업 방만 경영 1순위’라는 한국토지주택(LH)공사의 경우 141조원에 달하는 부채로 허덕인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현재 295개 공공기관 부채 잔액이 493조원이라고 밝혔다. 지방 공공기관의 부채까지 합치면 686개 기관의 총부채는 565조8천억원이나 된다. 국가부채(443조원)를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특히 LH공사나 신도시 사업과 4대강 사업 등을 추진한 한국전력공사나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심각하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지난 정부 5년 동안에만 240조원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들 이러는 걸까? 부채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많은 사람들은 퇴직금 가산지급과 교육비, 의료비 등 방만 경영과 고임금 등 내부적 요인과 정부의 정책 실패, 낙하산 인사 등을 지적한다. 특히 정권 차원의 무리한 사업,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들의 무소신과 무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