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박선희의 작품을 보면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곤 한다. 이는 장롱 속에서 묵은 한복을 꺼냈을 때 느껴지는 맛과도 같다. 선조들의 오래된 책들에서 향수를 불러일으킬만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여러 형태들은 신선함을 준다. 특히 우리 문화의 삶을 느끼게 해주는 여러 약초의 향내는 미묘한 예술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그렇다고 해서 박선희의 그림이 전통을 고수하거나 과거 지향적인 부류의 그림인 것은 아니다. 우리들의 삶과 정서가 오롯하게 담겨있으면서도 오히려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본인 화가이자 디렉터인 쿠로다 쿄코는 박선희의 그림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공감되는 견해를 보였다. “박선희의 티백(tea bag) 작업을 보노라면, 그녀가 시대의 흐름을 느끼고 그 영향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감성으로 그것을 이해하고 소화시킬 수 있을 때까지 천천히 시간을 들여 자신의 작업을 계속해 왔다는 것이 느껴진다. ‘천천히’라는 것이 바쁜 현대사회에서는 마이너스 이미지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예술은 결코 세상의 일반적이고 동일한 가치관으로는 판단될 수 없는 것이다.……. 그녀의 작품은 그 간의 작업들을 연구한…
서울교육감 선거가 논란 속에 마무리되고 공정택 후보가 당선자로 확정되었다. 주목되는 것은 이번 선거 후에 남긴 문제점에 대한 진단이다. 낮은 투표율, 이념 대결, 300억원이 넘는 선거비용 등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다음 교육감 선거(대전 2008년 12월, 경기 2009년 4월)를 치르지 말고 2010년 6월 선거까지 부교육감 대행체제로 가자, 교육감을 시·도지사와 러닝메이트로 하자는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한마디로 말해서 이는 어불성설이다. 교육에는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고, 교육의 미래는 일선 교육정책의 방향에 달려 있다. 그만큼 지방교육을 담당하는 교육감의 역할이 크다. 한 사례로, 미국의 워싱턴 D.C. 학교들의 학업 성취도가 2007년 6월 취임한 한국계 2세 미셸 리 교육감의 과감한 교육개혁으로 뚜렷한 향상을 보였다고 최근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교육감 한 명이 만들어내는 교육의 변화가 이렇게 클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교육에 관한 중앙정부의 권한이 지방교육청과 학교로 위임되면서 교육감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자율과 경쟁을 통한 지방교육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교육정책의 자율 결정권을…
베이징에서 메달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선수들은 서울 노원구 화랑로에 있는 태릉선수촌에서 피와 땀을 흘리는 훈련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전체 점유면적 7만9995평을 자랑하는 태릉선수촌은 시설면에서는 세계일류를 지향한다. 각 경기종목의 국가대표, 또는 예비국가대표 선수들을 수시로 입소시켜 합숙훈련을 가짐으로써 팀워크를 재정비하고 전력의 집중적인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종합운동시설과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선수촌은 1966년 6월 건립되었는데 연차적 계획에 따라 1970년 3월에는 실내수영장이, 1973년 12월에는 실내체육관인 승리관과 여자선수 숙소인 영광의 집이 건립되었다. 1978년 12월에는 다목적 체육관인 월계관과 테니스장이 준공되었다. 이후 육상경기장의 화학포장, 축구장에 인조잔디를 입히는 공사가 마무리되었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국내순환 훈련을 통하여 훈련효과 극대화 및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강원도에 태백선수촌이 지난 1998년 6월 개관했다. 이후 종목증가 등으로 국가대표 선수 선발이 늘어나면서 태릉선수촌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정부는 태릉선수촌을 2015년까지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17일 태릉선수촌을…
우리는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지만 대중은 시를 외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시인이 독자가 되고, 독자가 시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시의 발전 가능성에 있어서 대단히 고무적인 일일 것이나 대중의 외면으로부터 시의 입지가 점점 협소해지는 부분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말씀언(諺)과 절사(寺) 자를 합해 시(詩)라는 문자를 만든 것을 보면, 시는 언어의 의미를 추적하고 고뇌와 성찰을 통해 깨우침에 이르러야 창조되는 어려운 문학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대중이 시를 외면하는 이유가 비단 시의 의미가 난해하거나 숭고함에서 거리가 먼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 보다 더 큰 이유는 ‘대중의 시’와 ‘시인들의 시’가 점점 그 거리를 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소위 ‘메이저’라 칭하는 우리 시 바닥에는 ‘알만한 사람’들로만 가득 차 있다. 대중의 취향이나 수준을 무시한 채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해 나가는 시인 혹은 시인이 되고자 하는 이들의 행보는 과연 옳은 것일까? 시의 왕국에서 왕노릇을 할 것인가, 진정 많은 이들의 입 속에 향기로 남는 시
우리의 딸, 장미란이 베이징올림픽 여자 75㎏ 이상급 역도 경기에서 금메달을 땄다. 장미란은 은메달과 무려 49㎏이나 격차를 벌이면서 세계 신기록까지 세웠다. 그녀 앞에는 경쟁자도 도전자도 없었다. 인상 130㎏, 용상 170㎏을 들어 올릴 때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 의연하고 당당한 모습은 세계 최강의 여역사(女力士)로서 모자람이 없었다. 장미란의 세계 제패가 우리를 더욱 기쁘고 감격스럽게 하는 것은 그녀가 역도 입문 10년 만에 대망의 꿈을 이룩하면서 한국 여성의 강인함과 무한 도전의 정신을 세계 만방에 보여 주었다는 점과 경기도 고양시청 소속 선수였다는 점이다. 이제 장미란은 한국의 딸을 넘어 세계로부터 주목받는 수퍼우먼이 됐다. 그녀는 역도 선수였던 아버지 권유로 중3 때 바벨을 잡은지 3년 만에 태극 마크를 달았고,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세계선수권 3연패를 한 끝에 60억 세계인의 축제인 베이징올림픽에서 영광의 금빛 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도는 남성도 하기 어려운 운동이다. 더구나 여성이 역도를 한다는 것은 통념상 접근하기 쉽지 않은 스포츠다. 그러나 장미란은 일반의 편견을 깼다. 양성 시대에서 특히 여성의 지위와 권익을 주장하는 현
청소년들의 교외활동이 다양해지면서 청소년 수련시설 이용이 해마다 늘고 있다. 비록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수련시설에서 경험하는 이색적인 체험들은 호기심이 강하고, 해방감을 추구하는 청소년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다. 특히 여름과 겨울방학을 이용하는 수련생활은 학업과 시험 지옥에 갇혀 있었던 청소년들로서는 통제와 간섭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며 지칠대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수리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학구(學究) 이상의 효과와 함께 자기반성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교육당국과 학부모들도 이같은 수련 효과를 아는 터라 수련생활을 권장해 왔고, 유효한 과외활동으로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수련생을 수용하는 수련시설의 안전관리와 서비스가 일정 수준에 와 있지 못한데 있다. 도가 일선 소방서 및 시·군과 함께 도내 126개 청소년수련시설의 건축·소방·전기·위생 분야를 점검한 결과 55곳(43.7%)에서 107건의 문제점을 찾아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건축과 관련된 것이 47건으로 가장 많았고 소방, 위생, 토목, 전기분야에서 각 5~7건씩 적발됐다. 일부 시설은 등록도 하지 않은 채 운영해온 불법행위도 있었다니 놀랍다. 일부 수련시설을 제외하고는 수련원
경기여주소방서 박선용 소방교는 지난 9일 여주읍 연양리 금모래유원지에서 강물에 빠져 호흡과 맥박이 멈춘 남자 아이(2·오산시)를 심폐소생술로 되살려냈다.(본지 8월 11일자 14면 보도). 주위에서는 1초만 늦었어도 아이가 죽었을 것이라며 당시의 긴박했던 현장 분위기를 설명하고 박 소방교에게 “훌륭한 일을 해 냈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작 경기소방본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에서는 아직까지 칭찬은 커녕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물론 ‘소방관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치부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조금만 잘못해도 감찰이 쫓아내려와 추궁하고 문책하는 관행적 사례에 비춰볼 때 잘한 일을 칭찬하지 않는 처사 또한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최근 명성황후 생가 성역화사업 준공식과 쌀 국수 생산공장 준공식 참석을 위해 여주를 방문했으나, 이에 대한 격려 한마디 없었다. 안타깝기 그지 없다. 상황을 반전시켜 상상해 보면 왜 칭찬이 필요한지, 왜 안타까운지 깨닿게 된다. 심폐소생술은 두 손을 마주 잡고 피시술자의 가슴을 눌러 충격을 가하는 응급처치법이다. 자칫 강하게 충격을 주면 뼈에
여름 음식 가운데 하나가 냉면이다. 냉면의 원조는 평양이다. 서북지방에서는 겨울에 먹는 냉면을 웃질로 친다. 엄동설한에 무슨 냉면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이냉치냉(以冷治冷) 격이다. 냉면의 주재료는 메밀이다. 메밀은 주로 화전(火田)에 심었다. 화전은 강원도에 많았다. 메밀은 ‘사돈 영감이 눈만 세번 흘겨도 자란다.’라고 할만큼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라고 한 이효석의 ‘메밀꽃 필무렵’의 시구는 허구가 아닌 사실적 묘사이다. 메밀은 다섯가지 색상을 지녔다고 해서 오행식물(五行植物)이라고 한다. 꽃은 흰색, 줄기는 붉은 색, 잎은 초록색, 뿌리는 노란색, 씨는 검은 색이다. 강원도에는 메밀 음식 종류가 많다. 막국수, 콧등치기 국수, 꼴두 국수, 메밀국죽, 메밀 적(부치기)과 전병(총떡), 메밀묵과 메밀묵채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메밀이 위를 튼튼하게 하고, 기운을 돋우며 정신을 맑게 하고 오장의 묵은 찌꺼기를 흝어낸다고 했고,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메밀은 성이 평안하고 맛이 감하며 무독하니 위장을 실하게 하고 기력을 더하나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뻔뻔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일 안하고 봉급은 꼬박꼬박 챙기니 말이다. 18대 국회는 아직까지 우리에게 아무 것도 준 것이 없다. 18대 국회가 개원하고 3개월 가까이 원 구성을 못해 각종 민생법안들이 발목을 잡혀 서민가계가 휘청이는데도 여야 모두는 자신들의 주장만을 펴며 타협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광복 63주년이자 대한민국이 정부를 수립한 지 60년을 맞는 8·15 광복절날 여야는 서로 다른 기념행사를 가졌다. 국민들을 또 헷갈리게 하고 있다. 경축행사 참석을 거부한 민주당은 8·15는 광복절인데 이를 ‘건국절’로 바꿔 역사를 왜곡하려는 일부 세력의 음모가 있다는 이유를 둘러대고 있다. 이에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이 합세해 서울 효창공원에 모여 별도의 행사를 치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현 정부가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고 해 지지도가 하락했다”는 등의 정치적 발언을 이어가면서 촛불집회에서 확인된 지지세력들을 다시 결속시켜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에 민주당 등 야권이 현 정부를 타협보다는 대결구도를 형성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
지난 2월 중국 남부의 대폭설, 3월 티베트 유혈사태, 5월 쓰촨(四川) 대지진 등으로 올림픽을 제대로 개최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지만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경기성적도 미국을 앞지르는 등 스포츠 최강국임을 과시하고 있다. 폐막식까지 보아야 알겠지만 ‘세계는 하나, 꿈도 하나’라며 찬란했던 중국 문화와 미래의 번영을 자랑하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대로 1800년대 세계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했던 중국이 200년의 침묵을 깨고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급성장하는 국력 과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경제가 급성장해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네 번째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지금까지의 성장은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2010년대에는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일본을 능가하고, 2050년대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제일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다. 현재 중국 1인당 GDP는 2000달러 수준으로 한국 수준이 되려면 앞으로 열 배 이상 더 성장해야 한다. 미국 경기침체로 대미수출이 줄어들면 중국경제가 동반 침체할 것으로 우려했지만 2007년 11.4%의 경제성장으로 5년 연속 10%이상 성장했고, 2008년도 고도성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