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나라가 사이버부대 병력을 대폭 보강하면서 역할도 방어적 대응형에서 공격형으로 빠르게 진화시키고 있다. 적의 네트워크에 공격을 가해 지휘통제 시스템을 무너뜨리거나 기간망 시스템을 파괴해 보이지 않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인 셈이다. 중국은 인민해방군 산하 61398부대가 정부에서 육성하는 사이버부대라고 알려져 있다. 규모는 수천명에 이른다. 이들은 세계를 상대로 해킹과 사이버 교란 작전을 일삼고 있다. 이미 공격형으로 진화한 것이다. 올해 초 미국이 국방부 문서 130만 쪽 분량의 데이터를 해킹한 주범으로 지목해 중국과 심한 갈등을 빚은 그 부대다. ‘디도스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사이버부대는 3천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들 역시 공격형으로 거듭 진화중이다. 미국은 최근 국방부 산하 사이버사령부를 현재 인원의 5배 이상인 약 5만명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 중 전투 임무 부대를 중점 육성, 앞으로 공세적인 사이버 작전을 펼칠 계획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지난달 합동사이버예비군을 새로 창설했다. 국방부가 수백명의 고급 IT전문가를 고용해 외인부대 개념으로 창설한 이 부대는 사이버테러에 대한 방어와 공격이 목적이다.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간에 지겨운 돈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11~12월분 누리과정 지원예산이 문제다. 도교육청이 도에 655억원을 전출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육청은 도에서 진작 넘어왔어야 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결산차액, 학교용지분담금 등 2천94억원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예산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도는 누리과정과 학교용지분담금 등은 별개의 사업이므로 이를 연계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한다. 잘못이 누구에게 있던 오는 25일까지 전출금이 해결되지 않으면 누리과정 사업은 전면 중단된다. 두 기관이 다투느라 3~5세 어린이 보육·교육 사업이 올 스톱하는 것이다. 두 기관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사사건건 대립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이런 싸움이 두 기관 공무원들에게는 의미 있는 다툼일지 몰라도, 어린이와 학부모는 알 필요조차 없는 일들이다. 저들 사이에 어떤 해묵은 감정이 있든, 복잡한 회계 방식과 까다로운 법 해석을 어린이와 학부모가 왜 알아야 하나. 두 기관은 속으로 큰 진통을 겪더라도 이미 결정된 교육 사업은 제대로 추진해야 할 의무를 진다. 그럼에도 예산 문제를 외부화시켜 교육 중단 운운
어디가신다요 /이외현 비 저리 내리는데 이른 새벽부터 어디 가신다요. 파도가 뒤집은 놀음판 화투장같은 비 들이치는데, 조반도 안 자시고 어딜 급히 가신다요. 술 마시면 개 되는 아랫방 주씨 밤새 고래 고래잡고, 지 마누라 패는 매 타작 소리, 정적을 찢는 신 새벽, 빗금으로 치는 회초리, 꽃잎 덩달아 하릴없이 지고, 퉁퉁 불은 개울물, 두리둥실 꽃배 타고 떠내려가는데, 근데, 아부지는 어딜 그리 말도 없이 간다요. 아부지 가신 길에 밥알 같은 꽃잎들 떨어져, 지게 지고 다시 오실 길을 환히 밝혀주는데. 집 나가신 울 아부지, 장맛비에 꽃잎 씻겨나가 길을 잃었나. 같이 갔던 꽃비만 되돌아와 팔랑팔랑 저리도 환하게 내리누나. -계간 리토피아 가을호에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비하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좀 덜한 편이다. 태어나기 전 아버지의 뱃속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뱃속에 있었기 때문이겠지만, 또한 아버지의 손보다 어머니의 품에서 유년을 보냈기 때문이겠지만, 아버지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라는 존재가 어머니라는 존재보다 그 의미가 가벼운 것도 아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어쩌면 지난 시절 희생적인 어머니상에 대한 보상적 의
공직생활 20여년 동안 바쁜 일상 속에서 직장과 가족을 먼저 챙기느라 나 자신을 제대로 돌아볼 여유가 없던 나에게 중국연수의 기회가 주어졌다. 너무 기쁘고 “정말 가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복잡했지만 여러 가지 일들을 뒤로 하고 6월17일 인천공항을 출발했다. 중국 랴오닝성의 심양 공항에 도착하니 랴오닝성 정치경제학원 관계자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비로소 중국에 왔다는 실감이 났고, 환영해 주는 그들의 모습 또한 인상 깊었다. ‘당교’라고 불리는 교육원에 도착한 후 기숙사에 짐을 풀고 식당으로 갔다. 한국인들이 싫어하는 ‘향채’를 거의 넣지 않은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랴오닝성과 경기도가 10년 넘게 오랜 시간 교류하며 연수생들을 위해 하나하나 배려의 손길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입교식과 함께 공식 일정이 시작됐다. 첫 일정은 백두산 방문이었다. 6월18일 아침 일찍 백두산을 향해 출발, 장장 9시간의 긴 여행을 했다. 한반도를 통해서가 아닌 중국을 통해 백두산에 오르는 현실, 이름도 백두산이 아닌 장백산이라 부르는 곳을 오르며 분단의 아픔을 실감할 수 있었다. 중국어 수업을 시
엊그제 모처럼 막내 동생 내외와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 중 동생은 자연스레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졸업을 앞둔 큰아들 얘기를 꺼냈다. 물론 취업걱정이었다. 지난 일요일인 6일 취업시험을 치렀고 그 시험 이외에도 여기저기 입사원서를 제출해 놓은 상황을 이야기하며 털어놓은 걱정이었다. 그중에는 아들이 받는 중압감에 대한 것도 포함돼 있었다. 잘 될 것이라는 위안의 말로 화답했지만, 취업이 ‘고시’나 다름없는 요즘이어서 동생 내외의 노심초사하는 마음을 알 것 같아 매우 안쓰러웠다. 이렇듯 대졸 구직자들에게는 10월이 기회의 달이기도 하지만 좌절과 고통의 달이기도 하다. 그래서 10월을 잔인한 달이라 부르기도 한다. 최소한 취업희망자들과 가족에게는 그렇다는 얘기다. 올해도 10월 초 어김없이 대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을 모집했다. 2월과 8월 졸업생, 그리고 내년 2월 졸업예정자, 거기에 취업재수생까지 수십만명이 시험을 치렀다. 삼성그룹에 13만여명, 현대차그룹에 10만여명이 몰렸다. 덕분에 이들을 포함 4대 재벌그룹의 입사경쟁률도 평균 8.3대1로 지난해 6.1대1보다 크게 높아졌다. 삼성은 SSAT 시험을 보기 시작한 1995년 이후 최대 숫자다
가을의 심장이 지나가고 있다. 해마다 가을이면 의도와 상관없이 읊조리는 시가 있다. 낸시 우드의 ‘오늘은 죽기 좋은 날’이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이면 어김없이 떠오른다. 주책이다. 내용은 이렇다. ‘오늘은 죽기 좋은 날/모든 생명체가 나와 조화를 이루고/모든 소리가 내 안에서 합창을 하고/모든 아름다움이 내 눈 속에서 녹아들고/모든 잡념이 내게서 멀어졌으니/오늘은 죽기 좋은 날/…/웃음이 가득한 나의 집/그리고 내 곁에 둘러앉은 자식들/그렇다. 오늘이 아니면 언제 떠나겠는가.’ 가장 아름다운 날, 세상을 접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 같은 범부(凡夫)에게는 더구나,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스콧 니어링처럼 100세나 넘긴다면 스스로 곡기를 끊을까? 쉽지 않을 터다. 여기 암(癌)과 공생 또는 투병에 들어간 사내가 있다. 소설가 윤대녕의 표현처럼 ‘천지간(天地間) 사람 하나 들고 나는데 무슨 자취가 있을까’만 그의 투병 소식이 내 가슴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것은 비단 대학시절 맺은 인연 때문은 아니리라. 다큐멘터리 감독, 이성규가 그다. ‘오래된 인력거’와 ‘시바, 인생을 던져’가 대표작이다. IMF 이후 호흡이 긴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
김성기 가평군수가 결국 14일 구속됐다. 지난 4·24 보궐선거를 앞두고 유력한 상대후보였던 K씨에게 수천만원을 주고 후보를 사퇴하게 한 혐의다. 향후 재판에서 김 군수의 유무죄가 밝혀지겠지만, 당선 6개월 만에 수감되는 군수를 보는 심정은 허탈하기 짝이 없다. 지난 보궐선거 당시 김 군수는 “부조리와 청탁으로 얼룩진 가평을 깨끗하고 바르게 사는 ‘청렴한 가평’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취임 100일 인터뷰에서는 “사람의 따뜻함과 진심이 그대로 전달되는 감동이 있는 군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김 군수만이 아니라 전임 이진용 군수도 뇌물수수 혐의로 직을 잃었고, 그 전임 양재수 군수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했으니,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싶다. 전전임 군수가 벌금형이 확정되어 군수직을 잃은 게 2007년이다. 또한 전임 군수는 2010년 재선 이후 구속-보석-법정구속-집행유예의 파란을 겪었다. 거의 7년째 가평군정의 파행이 군수들로 인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청정 가평’의 이미지가 군수들로 인해 더럽혀진 격이어서 안타깝다. 가평은 군세가 약한 지역이지만 단체장 선거는 어느 곳보다 치열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선거과정에서 후보가 난립하
개인이나 지자체, 국가를 막론하고 부채가 감당할 수 없이 늘어났을 경우엔 파산을 하게 된다. 개인의 경우 파산 선고를 받게 되면 후견인, 친족회원, 유언집행자, 수탁자, 공무원,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이 될 수 없다. 또한 신원증명서에 파산사실이 기재되며, 금융기관에서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 계좌개설을 할 수 없게 되는 등 법적 활동과 경제적 활동에 제한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 지자체들은 파산을 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앙정부에 손 벌리면 도와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자체 파산이 남의 나라 이야기일까?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호화 청사를 짓거나 사업성을 고려하지 않은 전시성·선심성 대규모 사업과 행사에 예산을 흥청망청 쓰는 곳이 수두룩하다. 대표적인 도내 지자체가 사업성도 없는 경전철을 건설해 빚더미에 오른 용인시다. 당연히 용인시는 전국 지자체 부채증가액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기초·광역 전체로도 전국 2위다. 13일 국회 안전행정위 소속 새누리당 김기선 의원이 안행부에서 제출받은 ‘2010~2012년 지자체별 부채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속상한 일은 또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인천시는 최근 3년간 전국 광역·기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얼마 전 지나갔다. 추석 때마다 뉴스를 통해 새로운 명절 풍속도가 들려오곤 하는데 지난해까지 제사 음식을 주문하는 것이 대세였다면, 올해는 제사 자체를 대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시대가 지나면서 문화도 변화해야 하지만 점차 사라져가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어떻게 지켜갈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추석에 송편을 빚고 성묘를 하는 것과 같이 명절에 주기적으로 되풀이되어 행해지는 의례와 놀이를 세시풍속이라고 한다. 농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농경의례라고도 하는데, 곡식을 바치며 풍요를 기원하거나 농사일의 피로를 풀기 위해 잔치를 벌였다. 세시풍속은 풍요를 기원하는 종교적 기능과 더불어 공동체 삶을 강조하는 사회적 기능, 휴식과 자연의 재생을 통한 생산적 기능, 전통예술 전승 측면에서의 예술적 기능을 수행해 왔다. 그런데 양력 사용이 보편화되고, 생활주기가 일주일 단위로 바뀌면서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들어있던 전통사회의 명절은 슬그머니 밀려나고, 현대사회의 생활문화를 반영한 새로운 풍속이 생겨나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상업적 마케팅에서 비롯된 밸런타인데이를 비롯해 화이트데이, 블랙데이, 로즈데이, 빼빼로데이 등이 그것이다. 정월대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