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근혜정부의 일련의 인사 조치들과 공천과정을 국민들은 납득하기 대단히 어렵다. 최근 연속적으로 감사원장, 검찰총장, 그리고 복지부장관이 사퇴했다. 전임 두 명은 이명박정부에 의해 선임된 사람들인데 모두 박근혜정부 들어와 임기를 보장받지 못했다. 감사원장은 박근혜정부에 코드를 맞췄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 사람이라는 이유로 물러났고, 검찰총장은 혼외자식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물러났다. 그러나 검찰총장도 자연스럽게 의혹이 제기돼 물러났다기보다는 법무부나 청와대와의 갈등으로 미운털이 박힌 상태에서 의혹이 제기되어 물러났다. 국민들은 독립성이 강조되는 직위에서 법과 제도에 따른 인사원칙을 기대했지만 박근혜정부에 들어와서도 주요 직위의 임기제는 유명무실해졌다. 복지부장관의 사임은 더욱 어리둥절하다. 장관 본인은 대통령에게 의견을 개진할 기회조차 없었고, 정책결정 과정에서 소외되었다고 말한다. 이에 반해 청와대는 그런 기회가 있었지만 장관이 외면했고 자기 이미지만 관리하면서 독불장군 식으로 사퇴했다고 불만이다. 과연 누구 말이 옳은지 혼란스럽다. 뭔가 박근혜정부가 내세우는 원칙의 정치, 신뢰의 정치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박근혜정부의 인사에 대한 국민들의 혼란과…
그러나 어느날 우연히/이성복 어느날 갑자기 미루나무는 뿌리째 뽑히고 선생은 생선이 되고 아이들은 발랑까지고 어떤 노래는 금지되고 어떤 사람은 수상해지고 고양이 새끼는 이빨을 드러낸다 …… 어느날 갑자기 주민증을 잃고 주소와 생년월일을 까먹고 갑자기, 왜 사는지 도무지 알 수 없고 그러나 어느날 우연히 풀섶 아래 돌쩌귀를 들치면 얼마나 많은 불개미들이 고물거리며 죽은 지렁이를 갉아 먹고 얼마나 많은 하얀 개미 알들이 꿈꾸며 흙 한점 묻지 않고 가지런히 놓여 있는지 -이성복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문학과지성사 하루가 멀다 하고 들리는 소식은 대개 ‘어느날 갑자기’ 일어나는 사건들이다. 점점 어지간한 사건에는 놀라지도 않는다. 그러다보니 가끔은 왜 사는지 회의에 젖기도 한다. ‘어느날 우연히’ 내가 능동적으로 다른 삶 곁으로 다가가 보는 것은 어떤가. 나를 둘러싼 수많은 이웃들, 꽃과 나무와 개미와 개와 바람과 바위 등등. 사소할지도 모를 그들의 모습을 통해 놀랍도록 반전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왜 사는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때, 우연히 들친 돌쩌귀 아래…
수원 행궁동 주민들이 차 없는 거리를 지속 운영할 것인지 이달 중순 자율 토론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행궁동 주민들이야말로 9월 한 달 동안 모범적으로 앞장 서 ‘생태교통 수원 2013’을 성공시킨 주역들이다. 생태교통에서 앞서가는 수원을 국제적으로 알린 행궁동 주민들이 그 성과를 더욱 발전적으로 이어나가겠다니 이보다 더 값진 수확은 없을 듯하다. 페스티벌 기간에 벌어졌던 수많은 이벤트와 관람 인파보다 중요한 건 ‘생태교통 마인드’의 확산이다. 생태교통 페스티벌이 1회성 행사로 끝난다면 그 의의와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거창한 실험 후 화석연료 교통수단이 다시 행궁동과 수원을 뒤덮는다면 그 많은 예산을 들여 국제 행사를 치른 보람이 없다. 그런 점에서 초기 준비 단계에서 부정적인 입장이 많았던 이곳 주민들이 스스로 차 없는 마을을 꿈꾸게 되었다는 것은 놀라운 성과다. 페스티벌이 끝나기 전에 주말 차 없는 거리를 계속 하겠다는 자율 결의가 나왔으면 금상첨화였겠으나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페스티벌의 유치와 준비 진행과정에서는 불가피하게 수원시가 앞장을 섰으나 이제부터는 주민들이 주도하고 행정은 지원에 그치는 게 맞다. 그렇지…
지난 2일은 제17회 노인의 날이었다. 날이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문제에 대해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노인에 대한 공경과 감사한 마음을 새기기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다. 이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전국적으로 진행됐다. 우리나라 노인의 날 행사는 대부분 대동소이하다. 기념식과 유공자 표창, 민속경기대회, 점심 대접, 마을 장기자랑 등 위안잔치, 축하공연 등. 그런데 우리는 마치 그날만 노인을 공경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흡사 자신들은 영원히 늙지 않을 것처럼 말이다. 통계청이 노인의 날을 앞두고 지난 9월30일 발표한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고령자 인구가 올해 처음으로 6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613만7천702명으로 전체 인구의 12.2%를 차지했다. 특히 전남(21.4%), 전북·경북(17.5%), 강원(16.4%)지역의 비율이 높았다. 고령인구 증가 추세를 보면 1970년 99만명대에서 2008년 500만명을 넘어섰다. 오는 2025년에는 1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따라서 우리나라 정책 순위의 앞부분에 노인문제를 올려놓아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고작 경로잔치 수준이라니. 예년과 다름없이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면, 나는 유난히 구기 스포츠를 좋아했다. 그중 야구는 특별했다. 1982년 3월 27일, 우리나라에 프로야구가 생겼다. 개막 경기에서 보여준 긴박감이 넘치는 역전과 재역전의 승부는 내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의 드라마였다. 더구나 그해 9월 14일, 세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은 평생 잊지 못한다.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과 극적인 3점 끝내기 홈런은 내게는 그들 모두가 ‘영웅’으로 영원하다. 숙적 일본과의 0-2로 뒤진 8회 말 상황에서 5-2로 역전승을 거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의 전설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회자된다. 당시 야구대표팀이 보여준 명장면은 프로야구가 국민스포츠로 사랑받는 데 초석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요즈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는 류현진과 추신수 선수의 가을 야구는 국내의 가을 야구와 함께 관심이 높다. 한국· 메이저리그의 인연 그렇다면 언제부터 우리가 메이저리그 경기를 관람했을까? 그 의문은 1922년 12월 8일 용산 만철 구장에서 열린 조선야구단과 미국 메이저리그 팀의 경기 기록에서 풀렸다. 그 시절 우리나라에도 메이저리그 올스타팀이 시범경기를 위해 방문하게
두 가지 모두 좋은 것이고 값진 것이라면 양손에 꼭 쥐고 내려놓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는 버려야 한다면 갈등이 일어나고 고민하게 되는 것이 사람이라 할 수 있다. 혹 두 가지를 다 가진 자도 있을 수 있겠으나 드물고 그 결과는 꼭 좋다 하지 못할 것이다. 성현이나 학자들이 끊임없이 하는 말 가운데 去甚奢泰(거신사태)는 지나친 과욕을 경계하란 뜻이고, 교만보다는 謙遜(줄임)을 택하란 경고였다. 사람의 욕심을 나타낸 말 가운데 ‘이것을 버리자니 저것이 아깝고 저것을 버리자니 이것이 아깝다’는 말도 있으며 또 흔하게 쓰는 말로 ‘닭갈비는 먹을 것이 없으나 버리기는 아깝다’(鷄肋)란 말도 있다. 삼국지에 보면 유비와 조조가 싸우는데 진퇴양난에 처해서 조조는 어두운 밤 부하들에게 계륵이라는 암호명령을 내린다. 대다수는 암호의 뜻을 몰라 허둥대는데 梁修(양수)라는 장수만이 조조의 이 깊은 마음을 알아 그 뜻을 알아차리고 가장 먼저 철수에 나섰다. 다음날 조조는 철수명령을 내렸다. 내 것이 아닌 것에 욕심 부리지 않으면 잃을 것도 후회할 것도 없는 것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성남일화가 시민 품에 안겼다. 이재명 시장은 수개월간 시청 안팎의 소리 없는 함성에 성남일화를 끌어 안았다. 2일 기자회견장은 ‘성남일화축구단을 인수하겠다’는 한마디에 녹아들었다. 함성과 눈가의 이슬이 어우러진 그 순간이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진풍경이었다. 말 한마디의 위용을 새삼 느꼈다. 복잡한 그간의 심경을 담은 이 말을 던진 이 시장의 모습도 여느 때와 달랐다. 인수 시의 돈 문제, 종교인들의 저항, 유치 종목 등 수많은 것들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성남일화축구단은 말할 것도 없고 생활축구 동호회, 서포터즈, 성남시의회, 지역정가 등이 나서 성남일화를 인수해 시민통합, 시 대외홍보 등을 모색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 돼 왔고, 홍보 현수막이 시청사 부근을 비롯 시내 곳곳에 내걸려 한동안 축구단 인수 건이 최대 현안인 듯 비쳤다. 예상컨대 이 시장의 복잡한 심경을 풀어준 게 시민들의 외침이 아니었나 싶다. 축구명가의 한축인 성남일화의 위상도 인수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국내, 아시아 프로축구를 제압한 일은 엄연한 사실로, 내년 시즌 우승의 희망가를 벌써 불러본 이도 있을 것이다. 민선 5기 시 재정난 극복의 선물인 성남
고등학교 수준의 경제학 공부만 해도 수요와 공급이라는 개념을 배우게 된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 곡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정해진다는 유명한 수요공급곡선 이론도 고등학교에서 배운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해온 정책들을 보면 이 수요공급의 법칙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입안되어 시행된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특히 부동산 정책이 그 대표적인 예다. 물론 부동산은 공급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므로 수요가 발생한 다음에 공급을 준비하면 이미 늦어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소지가 있다. 그래서 미리 수요를 예측하여 공급을 결정해야 하는 특성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경제가 폭발적으로 팽창할 때에는 주택에 대한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나므로 공급이 지나치다 싶게 많아도 소화가 된다. 하지만 경제규모가 일정 정도 이상이 되면 그 확대 규모가 안정적인 상태가 되고, 이런 상태에서는 조금만 지나친 공급이 이뤄져도 가격 폭락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상업시설의 과다 공급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구매력은 일정한 한계가 있는데 상업시설을 과다하게 증설하면 인기 있는 상업시설로 수요가 몰려가서 기존의 상업시설들은 개점휴업상태가 된다
기억은 1999년 터키 이스탄불로 올라간다. 죽마고우와 달랑 배낭 하나 메고 터키 여행을 떠났다. 이유는 간단하다. 친형 보다 더 친한 허태수 목사의 권유였다. “좁은 한국에서 놀지 말고 큰 세상을 보고오라”는 특명이었다. 주저 없이 떠났다. 콧수염과 담배를 흩날리며 거리낌 없이 그들은 물었다. “너, 어디서 왔니?” “중국? 일본?” “아니, 대한민국에서 왔어.” 그 대답을 듣자 그 콧수염 사내들은 성큼성큼 왕복 4차 도로를 건너 왔다. 두려웠다. 그러나 그런 감정은 잠시. 그 거친 입에서 터진 목소리는 하나, “내 친구들(My friends)”이었다. 이어진 포옹. 그 따뜻함을 잊을 수 없다. 하물며 타국에서 만난 한국사람이야 말해 무엇 하랴. 이스탄불에서 여행사를 하던 후배와 금방 호형호제(呼兄呼弟)가 됐다. 한국 식당에서, 또 그 친구의 집에서, 우리는 ‘라크’로 불리는 터키술을 양갈비를 안주로 대취하는 날들이 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후배가 제안했다. “노래방 가실래요?” “여기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