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나 선거철이면 과학적(?)인 여론조사를 한다. 우리나라도 지난 1987년 대선 이후 대선 후보들에 대한 여론 지지율이 언론 보도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그런데 이 여론조사란 것이 고작 1천명 안팎의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되는데 이를 믿을 수도 없고 안 믿을 수도 없는 것이 다른 유권자들의 입장이다. 여론조사에 참여한 적이 없는 유권자로서는 곤혹스러운 필요악(必要惡)인 셈이다. 도깨비 장난 같은 것이다. 여론(輿論)은 흔히 ‘사회 구성원 상당수가 특정 화제에 대해 표명하는 의견, 태도, 신념의 총체’라고 하는데 이를 정확하게 무엇이다라고 한 마디로 정립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여론의 연구에 접근하고 있는 학자들의 방법론적 다양성과 이 현상을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학자들은 여론을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의 소산이라는 관점에서 논의한다. 즉 여론은 특정 문제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사회 구성원들이 신문, 라디오, TV 같은 대중매체와 대면토론을 통해 의사교환을 하는 사이에 이뤄진다. 여론조사 결과라는 것이 이처럼 애매할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여론을 좀더 사실에 가깝게 알아보려는 노력은 중요
벅찬 모습의 성남 시청사 기공식. 지난 17일 중원구 여수동 신청사 이전부지에서 개최된 기공식장의 이대엽 시장, 이수영 시의장 등은 여느 때 행사 모습과 달랐다. 시청사 이전 건은 민선 1기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돼 왔다. 당시 분당신도시와 구도심간 지역갈등 해소책으로 여수동에 행정종합타운 건립이 제시됐으나 개발제한구역 한계에 부딛혀 지지부진해오다 민선3기 들어 시청사 이전론이 재차 수면위로 올랐고 이때부터 시청사 현지 사수파간 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현 시청사가 위치한 수정구 출신 대통합민주신당 김태년 국회의원, 시의원들, 청사 이전 저지시민대책위 등에서는 지역 공동화 이유를 들며 사수론을 폈다. 지난해 12월부터 세달여간 시안팎은 “반드시 이전해야한다”, “이전 절대 못한다”라는 흑백 구호로 가득했다. 끝내 김태년 국회의원과 이전 사수파 시의원 등은 기공식에 얼굴을 나타내지 않았고 이를 두고 그들의 주장을 깊이 새겨나가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시민 모두가 함께할 자리 한켠이 비었다는 건 앞으로 무엇을 해나가야함을 제시한다. 이대엽 시장의 식사에는 시청사 이전까지의 고뇌의 순간들이 가득 담겨져…
일생을 대자연을 노래하며 꿋꿋한 기상을 지녔던 시인 설창수가 낙엽을 소재로 쓴 시 한편은 “그 힘은 어떤 것이냐/ 갓난아기 손꾸락보다 더 가는 것으로/ 서리 찬 벌판 모진 바람과/ 더불어 서있는 그 힘은…”이라고 시작된다. 낙엽이 지기 전 여린 가지로 무성한 나뭇잎을 떠받드는 가지, 그 것이 풀리면서 떨어지는 나뭇잎은 우주 안에서 생장소멸하는 뭇생물의 운명을 상징한다. 언젠가는 낙엽처럼 떨어지지 않는 생물이 어디에 있으랴. 가을은 낙엽의 계절이다. 우리가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산길을 걸으면 자연과 내가 하나 된다. 온 산이 붉게 물드는 단풍의 숲은 설악산에서부터 서서히 남하하기 시작해 제주도에서 대단원을 이룬다. 붉은이란 형용사는 단풍을 상징하는 대표적 수식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단풍은 연두색에서 시작해 초록색을 거쳐 노랑, 빨강, 밤색으로 이어지는 나뭇잎의 일생 중 마지막 황혼을 불태우는 불꽃이다. 그것이 화려한 여운을 남기고 바람에 날리며 생을 마감하는 모습은 담백하다. 전남의 한 조그만 도시에 일을 보러 내려간 나는 이른 새벽에 이 글을 쓰기 위해 PC방을 찾아 나섰다. 수은주가 영하로 접근한 쌀쌀한 날씨에 세찬 바람이 휘몰아쳤다. 거리에 늘어선…
여론조사 결과 부동의 1위를 고수하며 고공행진을 게속해온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김경준씨가 귀국해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수사 결과가 어떻게 발표되느냐에 따라 대통령이 되느냐 못 되느냐의 기로에 서있다. 만일 검찰이 BBK사건에 이명박 후보가 깊숙이 관련돼 있다고 발표하면 이명박 후보는 지금까지 관련이 없다고 언명해온 이상 신뢰성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이 후보가 지금까지는 각종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근거가 없다고 응답했거나 실수로 빚어진 것이라고 해명하고 곧 후속조치를 취함으로써 인기에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국제적으로 알려진 바 있고 주가 조작이라는 범죄의 성격이 일반 국민들의 정서에 배치되는데다 이명박 후보가 관련됐다면 상대 후보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일과성 태풍으로 그칠 수는 없을 것 같다. 검찰이 이명박 후보의 관련 혐의를 벗겨주면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마지막 걸림돌을 제거함으로써 대권을 장악하는 데 더이상의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 후보는 지지율이 더 올라 다른 후보들을 2배 내지 3배 앞질러 승승장구하면서 선거에서 압승을 기대할 수도 있겠다. 한 가지 후유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가 계속 혼미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안개 속에 갇혀 있는 대통령선거 현실을 보면서 답답함을 떨쳐 버릴 수 없지만 칠흑 같은 어둠에서도 손을 더듬어 길을 찾는 심정으로 남은 한 달 동안 유권자가 해야 할일을 찾아내 실천해 나가야 한다. 정치권이 보이는 구태를 비판하면서도 그 속에 갇혀 있지 말고 현명하게 판단하며 민주시민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 유권자는 민주주의를 지켜 나가는 최후의 보루이자 이 제도를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감에 있어 첫 걸음을 옮기는 최초의 선구자가 돼야 한다. 아무리 정치권을 비판하고 언론에 손가락질 한다 할지라도 이렇게 후퇴하고 있는 정치와 후진적 선거결과는 고스란히 유권자의 삶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유권자가 남은 한 달 동안 노력해야 할 일은 다음 두 가지이다. 첫째는 깐깐한 유권자가 돼야 한다. 둘째는 토론하고 실천하는 유권자가 돼야 한다. 먼저 깐깐한 유권자란 후보자들의 면면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보고 의문을 품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유권자를 말한다. 고향사람이라 호감을 갖지 말며 주변에서 칭찬한다고 그 말에 쉽게 동의하지 말아야 한다. 언론에서 이렇게 저렇게 말한다고 가볍게…
교육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구동성 좋은 학교를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교육 문제의 중심에 학교가 있고 그 해결 방안은 좋은 학교 만들기로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에 다 같이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좋은 학교란 어떤 학교인가’라는 질문에는 선뜻 한마디로 간단하게 설명하기를 망설이게 된다. 좋은 학교란 어떤 학교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교육 환경이 좋은 학교이다. 교육 환경은 주변 여건과 시설을 들 수 있다. 옛날 학교는 마을에서 가장 양지 바른 중심에 터를 잡았다. 하지만 근래 학교는 아파트 짓고 남은 자투리나 산마루 언덕 위를 학교터로 남겨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넉넉한 넓이의 운동장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저 평지에 교통이라도 편리하면 다행인 것이 현실이다. 교사(校舍)는 학급 수에 적정한 일반 교실과 과학실, 컴퓨터실, 도서실, 어학실, 시청각실, 체육관, 등의 특별실과 식당, 연구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운동장에는 안전을 고려한 체육, 놀이 기구 시설이 충분하고 그 밖에 여유 공간에는 사육 재배의 교재원이 조성돼 간단한 체험학습이 가능한 학교가 좋은 학교라고 할 것
경기도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해온 경기개발연구원이 도의 ‘잔심부름꾼’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은 도는 물론 연구원측의 뼈아픈 통찰을 필요로 한다. 경기개발연구원은 도와 시·군의 정책현안과 제도개선 등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조사분석을 통해 지역단위의 정책을 개발 제시함으로써 도와 시·군이 지향하는 지역 경쟁력 및 주민의 삶의 질 제고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지난 1995년 설립됐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다소 거창하게 밝히고 있다. 그러나 설립당시부터 도의 정책입안을 위한 근거자료 확보형식으로 구색에 맞춰진 연구실적을 제공받는 등 입맛에 맞는 보고서 일색일 것이라는 예측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도와 31개 시·군의 공동출자 형식으로 설립된 태생적 한계가 이를 뒷받침해 준다. 최근 경기개발연구원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한나라당 소속 전동석 의원(광명3)은 “도가 자체적으로 해야할 소소한 연구과제까지 경기개발연구원으로 떠넘겨 연구원들이 국가 또는 도의 주요 정책이슈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를 하지 못하는 등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
600년만에 돌아온 ‘황금돼지 해’라는 정해년(丁亥年)이 4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매년 이맘 때면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던 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다시 한번 돌이켜 보고, 더욱 알찬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내년 계획을 설계한다. 체육계 역시 각 가맹경기단체 별로 지난 한해 성과를 검토, 강점은 살리고 취약점은 보강하는 등 내년 시즌을 대비한 전력강화에 들어갔다. 특히 우수 선수 영입을 위해 타 시·도 및 실업팀과 ‘소리없는 전쟁’을 치러야 하는 도내 시·군 직장운동부 팀에게는 내년 1년 농사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현재 도내 시·군 직장운동부 팀은 도청과 도체육회를 비롯해 28개 시·군 120개팀이다. 시·군 직장운동부 지도자들은 우수 선수 영입을 위해 첩보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듯한 철저한 전략과 시간 계획을 세운다. 이는 일선 시·군의 재정 여건상 한 두 종목에만 전력을 다하는 타 시·도 및 실업팀과는 선수영입 비용에서 수천만원의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도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선…
1993년 갑자기 등장한 간호사 및 탤런트 출신 가수 신신애씨가 묘한 노래를 불러 인기를 얻었다. 무표정한 얼굴에 기이한 춤을 추며 열창한 이 가수는 ‘세상은 요지경’이란 노래 가사에서 이렇게 외친다. “세상은 요지경속이다/ 잘난 사람은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 대로 산다/ 야야 야들아 내말 좀 들어라/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친다/ 인생 살면 칠팔십 화살같이 속히 간다/ 정신 차려라 요지경에 빠진다.” 그녀가 말한 ‘짜가’는 가짜를 뜻한다. 가짜가 판치는 세상은 분명히 비정상적이다. 여기서 깨끗하고 착하지만 못난 사람이 더럽고 악하지만 잘난 사람을 부러워하면 요지경에 빠진다는 경고를 이 노래는 함축하고 있다. 가짜들의 위선을 이상야릇한 춤으로 비꼬는 그녀의 춤은 가사 못지않은 즐거움을 대중에게 선사했다. 요지경은 천변만화하는 요술거울. 이 노래는 요지경에 빠지지 말자는 교훈도 되살린다. 신신애씨의 ‘세상은 요지경’이란 노래가 대선을 한 달 앞둔 이 시점의 대한민국의 정치판도에도 딱 들어맞는 것 같다. 여론조사에서 2등을 곱절로 누르며 선두를 질주하던 이명박 후보가 BBK 의혹과 관련해 미국에서 귀국한 김경준씨의 한 마디에 운명이 달리고,
미국과 영국, 일본은 모두 초·중등 교육의 혁신에 전력 질주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서 이들 나라의 교육정책이 어떻게 혁신되고 있는가를 보며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은 저들의 교육정책은 매우 구체적이고 학생들의 학력향상에 직결되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교육본질보다는 제도상의 권력구조에 대한 논쟁에 혈안이 돼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중등학교의 10%가 ‘부적합’, 39%가 ‘보통’이라는 영국교육기준청(OFSTED)의 연례학교평가보고서 발표 직후인 지난 10월 31일 취임 후 교육정책에 관한 첫 연설에서 앞으로 성적이 나쁜 공립중등학교(secondary school : 12~16세)는 폐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이 뒤쳐지고,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학교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하고, 2013년까지 영어·수학을 포함한 5개 과목의 GCSE(중등학교 졸업시험)에서 C 이상의 학생이 전체의 30%를 넘지 못하는 학교는 5년의 유예기간 후에 폐교, 통합시키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전임 토니 블레어가 집권초인 1997년에 그 기준을 25%로 정해 1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