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공정거래 관련 법률 2건의 처리를 6월 임시국회로 넘겼다. 엊그제 본회의 상정이 점쳐졌던 일명 ‘프렌차이즈법’ 개정안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금융정보 관련법과 연계되면서 다음 회기로 미뤄진 것이다. 공정거래 관련 두 법안, 특히 ‘프렌차이즈법’은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고 있는 ‘갑의 횡포’로부터 ‘을의 눈물’을 닦아줄 최소한의 법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현금거래정보를 금융정보분석원이 국세청과 공유하도록 한 법률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럼에도 여야는 이들 법률을 묶어 연기하자는 데 합의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6월 임시국회에서 이들 법안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밝혔으나, 서민의 고통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결정이다. 법안 처리 연기는 시간 끌기 꼼수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도 있다. 이른바 ‘라면상무’, ‘빵회장’으로 촉발된 ‘갑의 행태’에 대한 비판여론은 현재 남양유업의 대리점 횡포로 곪아터진 상황이다. 남양유업이 대리점에 명절 떡값을 강요했다는 본보의 보도도 사실로 드러났다. ‘갑의 횡포’는 유제품 업계만이 아니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고질적인 관행이라는 고발도 나왔다. 당초 ‘프랜차이즈법’ 개정을 발의케 한 편의점들만이 아니라 갑
그럴 줄 알았다. 6일 열린 국회 정치쇄신특별위원회 과제심사소위원회에서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 폐지방안을 논의했다. 그런데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게 대두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혀를 찰 수밖에 없다. 물론 예상 못한 것이 아니다. 국민들은 이미 우리나라 국회의원들 상당수가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비공개로 열린 소위에서는 많은 수의 의원들이 무작정 폐지에 반대한다면서 ‘신중론’ ‘속도조절’ ‘시기상조’를 주장했다고 한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가 물 건너가는 건가? 말이 좋아 ‘신중론’이지 하지 말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여야가 따로 없었다. 진보세력도 마찬가지였다. ‘정당공천제 폐지는 여성의원 비율 확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폐지 논의에 앞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민주당 김태년 의원) ‘정당공천 폐지보다 비례대표 확대를 통해 정치적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 ‘신중히 결정할 수 있도록 의원들의 의견수렴 등을 위한 속도조절 필요성’(새누리당 김재원 의원) 등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쯤 되면 지난 대선 때의 공약은 이미 무의미해졌다고 봐도 된다. 다시 한번 확인하자면 기초단위 선거…
인간이 가장 인간다울 때는 울고 웃을 때이다. 영화 ‘송포유(Song for You)’를 보면 우리는 마음껏 울고 웃을 수 있다. 영화 송포유는 입소문을 타고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송포유는 누적 관객수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했다. 이는 박스오피스 순위가 무려 3계단이나 상승한 것이다. 송포유는 아내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합창 오디션에 도전하는 남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자녀들의 엄마이기도 한 메리언과 그녀에게 서툴지만 진심을 담은 노래로 사랑을 고백하는 아서의 모습은 자연스레 우리들의 부모님을 떠올리게 하며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적시게 한다. 마치 한국사회의 흔한 아버지와 아들 관계를 보는 듯 무뚝뚝한 성격 탓에 애정표현이 어색한 아서와 제임스의 부자 관계는 흔히 느껴봤음직한 부모-자녀 간 소통의 부재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어 관객들에게 더욱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영화 송포유는 가정의 달인 5월에 어울리는 영화로 등극했다. 이 영화를 부모님과 함께 보고 싶은 관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송포유의 주인공
중국과 일본을 방문할 때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재미는 ‘간판’이다. 의미는 분명히 같지만, 한자 모양은 엄연히 다르다. 우리나라의 한자와는 같음과 다름을 명확히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한국, 중국, 일본, 북한은 한자문화권에 속한다. 여기에 대만과 홍콩의 경우도 포함되고 더 나아가 베트남, 싱가포르까지도 확대된다. 한자는 이미 중국에서만 통용되는 언어가 아니다. 중세시대 이래 공동문자로 우리 고유의 자산이다. ‘한자’와 ‘한문’의 차이를 혼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한자’가 모여 문장이 된 것을 ‘한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통적 한자의 교수법은 ‘글자’에서 ‘어구’로 학습하고 이를 ‘문장’으로 완성하는 단계로 나아간다. 지금도 외래의 학문을 비롯한 여러 새로운 학술어를 받아들이는 경우, 흔히 두세 자의 한자로 번역한다.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좀처럼 없어질 것 같지는 않다. 결국 고유어는 일상어나 감탄어에 국한되고, 한자어는 관념어와 학술어로 확장된다. 단적인 예로 우리말 70% 이상이
수원·화성·오산을 연계해 하나의 광역 관광코스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시작돼 주목된다. 수원시가 지지부진한 시티투어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착수한 방안이긴 하나 3개 시 광역 관광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살릴 신선한 아이디어다. 무엇보다도 역사와 문화의 뿌리가 같은 세 지역의 공동체성을 회복시킬 실질적 방안이어서 의미가 깊다. 세 지자체의 행정구역 통합시도가 벽에 부딪친 현 상황에서, 관광을 매개로 한 소통과 협력의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되므로 이를 통해 진정한 통합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전망도 갖게 한다. 화성시와 오산시도 반대할 이유할 없는 만큼 3개 시가 힘을 모아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 관광산업의 측면에서 볼 때 수원은 너무 협소하다는 게 단점이다.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도시이면서도 당일 관광 이상의 코스를 개발하기 어렵다. 연간 400만명에 이르는 국내외 관광객이 세계문화유산을 둘러보러 찾아오지만 시티투어는 고작 연간 7천800명 수준에 불과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수원 시티투어는 역사가 15년이나 되는데도 코스가 너무 뻔하기 때문에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한다. 반면 화성시와 오산시는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추고는 있으나 상징적 구심이…
어린이집 보육교사에게 맞아 몸에 상처가 난 어린이의 사진이나 학대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아이를 길러본 사람으로서 분노까지 치민다. 어린이집 아동학대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04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신고된 것이니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당한 학대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어린이집의 아동 학대 등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법안을 개정, 보육 공무원들에게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한 뒤 어린이집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 법안은 발의 보름 만에 슬그머니 철회됐다. 어린이집 이익단체의 집단항의에 밀린 것이다. 이운룡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은 지난달 18일 영유아보육 사무 종사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에게 관련 범죄에 대한 사법경찰권을 부여해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는 법안(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의원 13명 명의로 공동 발의했다. 그런데 어린이집연합회 등 어린이집 원장들의 항의와 낙선 협박에 밀려 지난 3일 발의가 철회됐다는 것이다. 공동 발의에 참여한 지역구 의원들의 사무
‘다양성’이란 개념은 기업이 다양한 개성을 가진 직원을 채용하여 기업 내 균형 잡힌 분위기를 유지하거나 적극적인 여성 직원 채용을 통해 여성 관련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최근 국외 우량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전략적 키워드다. 그렇다면 기업경영에 있어서의 ‘다양성’이란 무엇일까? 이는 무수히 존재하는 축으로 분류할 수 있는 ‘개(個)’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직원들의 다양성을 분류하는 축은 보통 다음과 같은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국적, 성별, 연령 등 외형적인 속성에 관한 것이다. 둘째, 스펙, 고용형태, 근속연수 등과 같은 인사조직적인 것이다. 셋째, 예를 들어 부모양성 선호 등과 같은 개인선호 및 생활양식에 관한 것이다. 넷째, 가치관, 종교와 같은 개인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다양성에 대한 분류 축 자체가 아니라, 이와 같은 축에 의해 분류되는 ‘개(個)’의 다양성이 지금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기업조직에는 한국인, 남성, 대졸, 정규직, 연령에 의한 서열 등으로 구성되는 매우 높은 수준의 동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길은 없을까?’ 필자는 간혹 이런 엉뚱한 자문을 할 때가 있다. 아니, 독자들이 생각할 때 무슨 ‘잠꼬대’ 같은 생각인지 모를 일이다. 과연 이 세상에 영원이란 게 존재한단 말인가? 어떤 종교적인 관점에서 사후에 영원히 사는 길은 있을지 몰라도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 생자필멸(生者必滅)이다. 살아있는 자는 언젠간 다 소멸하는 법이다. 하늘에 떠있는 해도, 달도 변하는데, 인간인들 오죽하겠는가. 우리는 80~90년, 많게는 100세까지 살면 수명을 다한다. 그런데도 인간은 더 오래 살기를 원한다. 이것이 인간의 본능인지 모른다. 인간의 영생에 대한 열망은 인류 문화 속에 깊게 스며들어 있다. 그리스 신화로부터 현대의 영화, 미래의 공상과학 소설에 이르기까지 영생불멸과 관련된 신화들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광범위하게 발견된다. 하지만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인간의 수명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유아 사망률이 감소하고, 뛰어난 성능의 백신 개발, 질병에 의한 사망의 감소 등으로 지난 1세기 동안 인간의 평균수명은 30년 이상 길어졌다. 유전공학과 재생의학의 미래가 인류를 어디까지 이끌어갈지 알 수…
어버이 날이다. 하여, 부모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깊은가를 다룬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읊으려고 했다. 부모님 은혜를 하해(河海)에 비길까. 그러다 문득, 우리네 부모들의 삶을, 특히 청춘을 온통 저당 잡았던 일련의 세력들에게 분노가 미쳤다. 일본 군국주의다. 그 자들의 만행을 거론하자니 입이 더러워질까, 접는다. 우리 부모의 개개인의 삶은 물론 가족과 민족사까지 피폐하게 만든 ‘견잡자(犬雜者)들’이다. 그런데 풍문에 그 유전자를 받은 이(蝨)들이 자신들의 섬에서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니 안타깝다. 박멸되지 않는 DNA. 내가 그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소설가 전상국 선생의 중편 소설에서 였다. “아베의 가족”. 1979년 처음 세상에 나와 그 해 한국문학작가상과 이듬해인 1980년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으니, 전 선생의 필력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작품이다. 잠깐 내용을 들추면 이렇다. “화자인 ‘나’의 어머니는 한국전쟁 때 미군에게 강간당해 백치인 ‘아베’를 낳았다. 그런데 이 아베의 IQ가 20에 못 미치는 극단적인 저능아다. 스물여섯 살이 될 때까지 그 입을 통해 나오는 단어는 오직 ‘아베’다. 대소변도 물론 가리지 못한다. 그러나 성욕만은 강해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