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 시절의 봄은 개나리와 진달래로 시작되었다. 가지가 휘도록 흐드러지게 핀 노란색 개나리와 점점이 흩뿌려진 연분홍빛 진달래.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 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 가” 달라는 김동환의 시처럼 진달래는 겨울빛 수묵화를 선명한 빛깔로 채색한 봄의 전령사 이미지로 남아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봄꽃의 대명사가 벚꽃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우선 개나리, 진달래보다 벚꽃이 규모면에서 압도적이다. 남쪽으로부터 꽃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벚꽃이 온 세상을 뒤덮는다. 약간씩 시차는 있지만 지역마다 개화시기에 맞추어 벚꽃축제를 벌이느라 벚꽃이 피는 계절이면 온 나라가 들썩인다. 올해는 이상 고온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개화시기가 조금 빨랐는데 축제를 준비하는 주최 측은 급하게 행사를 앞당기느라 곤혹을 치렀고, 일정을 맞추지 못한 축제는 낭패를 보기도 했다. 만개한 벚꽃의 장관을 놓치지 않으려 길을 나서는 사람들로 주말마다 전국의 도로는 몸살을 앓았다. 학교에서도 들뜨기는 마찬가지다. 얌전히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하기에는 잔인한 아름다운 꽃 세
청렴(淸廉)의 사전적 의미는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재물 따위를 탐하는 마음이 없음을 일컫는다. 청렴이란 의미는 인류역사와 시작을 같이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황금만능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현세태 들어 모든 기준을 재물의 정도로 판단하며 도덕불감증에 사로잡혀 그 정도가 심화돼 청렴상은 공직 세계에서 제일가는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해도 무리한 표현이 아닐 것이다. 하루가 멀게 터져나오는 공직자 비리 소식은 전파를 타고 사회 전반에 아주 널리 확전돼 불신을 낳고 있다. 결과적으로 비리문제는 국가발전과도 맥을 같이해 그만큼 부담이 크다. 때문에 치안, 세무, 교육, 행정·정치 등 나라 전반의 공공기관들은 저마다 교육에 나서는 등 청렴 프로그램에 많은 정력을 쏟아부으며 쾌창한 공직문화를 이뤄나가기 위해 애써오고 있다. 청렴교육전문 강사들이 하루가 어찌 가는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문제는 많은 공을 들이고 언론매체들의 단골 고객은 아직도 비리에 얼룩진 그들의 볼썽사나운 얼굴이라는 점이다. 청렴은 여전히 미완성의 숙제로 남아있는 형국이다. 요는 부패를 극복할 수 있느냐이다. 인간 세상사 무결점 100%는 어렵다해도 버금가는 성과
원불교 경인교구 봉공회는 대각개교의 달인 4월을 맞아 10일 팔달산에 위치한 수원교당 앞마당에서 은혜김치나눔 행사를 가졌다. 매년 4월 28일은 원불교 대각개교절의 날이다. 이날은 원불교 교조 소태산 대종사의 대각을 경축하는 날로 대각은 ‘큰 깨달음’을 뜻한다. 행사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 수원교당 앞마당에 진분홍색 앞치마를 두른 봉공회 회원 100여명이 모였다. 행사에 앞서 서혜영 경인교구 봉공회장은 멀리서 찾아와 행사에 함께해 준 회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회원들이) 봉공회의 주인된 마음으로 이웃을 살피고, 또 그것이 내가 해야할 일이라 생각하고 와주신 것으로 안다”며 “은혜를 알아 보은행을 하자는 대종사님의 나눔의 마음을 되새기고, ‘드리는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간략한 식전 행사 후 김치를 양념과 버무리는 2개 조와 상자에 포장하는 1개조 등 총 3개조로 나뉜 회원들은 이들이 담근 김치를 전해 받고 기뻐할 이웃의 모습을 생각하며 정성과 사랑을 담아 한포기 한포기 정성스럽게 김치를 담갔다. 회원들은 갓 담근 김치의 맛을 보고, 미리 마련
예년보다 따뜻한 봄 날씨로 인해 꽃이 빨리 피는가 하면, 일몰 시간이 늦어지면서 사랑하는 가족·연인들과의 야외활동이 잦아 귀가시간도 함께 늦어지고 있다. 문제는 범죄발생률도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특히 성폭력 범죄의 경우 4월부터 빠르게 증가하여 여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실제로, 여름철이 31%로 가장 많았고 봄·가을철 25%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성폭력범죄’를 생활에서 가장 우려되는 위협으로 꼽았다는 조사 결과가 있고, 아동·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잔인·흉포화 된 성폭력은 국민적 공분과 동시에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도 성폭력 범죄를 ‘4대 사회악’으로 보고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성폭력 미검률은 15.5%에서 11.1%로, 성폭력 재범률은 7.9%에서 6.4%로 줄면서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성한 경찰청장도 지난달 4일 국민행복치안 현장방문의 첫 번째 행선지로 경기경찰청을 방문하여 수원시내 여성안심귀가 종합대책을 점검한 후 최동해 경기지방경찰청장과 지역경찰, 협력단체 등
망초 /한소운 방문 양 옆으로 나일론 줄을 치고 꽃무늬가 있는 천으로 듬성듬성 주름을 잡아 매달고서 커튼이라고 좋아라 했던 아늑한 방, 자취방 창호지 문짝의 고리 하나를 굳게 믿었던 그 밤 누가 방문 앞 신발만 가만히 확인하고 돌아간 사람 있었지 철들기 전에 지는 꽃도 있지 -<시문학 2013 11> 첫사랑 이야기를 들어 본 지 오래다. 희미한 안개를 뚫고 아카시아 향기처럼 먼 옛날이 우리를 부른다. 소꿉장난 같은 자취방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아직도 머리맡에 놓인 자리끼 곁에서 은하 별들이 눈을 성글거리고 있다. 시인의 창호문짝 고리를 밀고 들어가면 그 아늑한 방이 얼굴 붉히며 우리를 반기겠다. 누굴까 방문 앞에서 신발만 가만히 확인하고 돌아선 사람은./조길성 시인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과 관련하여 재판부에 제출된 3건의 증거서류가 위조된 것이라 한다. 가짜 문서 3건은 중국 지방 공안국에서 발급한 출입국 기록, 이 기록을 공안국에서 발급하였다는 사실 확인서, 변호인이 제출한 설명서를 반박한 출입국관리소의 답변서 등이다. 법원은 서류의 진위여부를 중국대사관에 물었고, 대사관 측은 3건 모두 가짜라 하였다. 이해할 수 없는 점은 직인 문제 등, 왜 그렇게 허술하게 만들었느냐는 것이다. 좀 더 정교하였다면 위조한 사실이 발각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중국의 위조 전문가 실력이면 공안국 담당자조차도 구별이 힘들 정도로 진짜와 똑같이 만들 수 있었을 터이다. 중국에서 만들 수 없는 서류는 없다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 대도시는 물론 지방의 중소도시에도 길바닥, 건물 벽, 담벼락 등에 검정이나 붉은 스프레이로 ‘판증(?證) 00000000000’이라고 낙서처럼 숫자가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위조 서류를 주문하라는 휴대폰 번호이며, 거래는 전화로만 이루어진다. 원하는 서류는 무엇이든 다 만들어 주며, 주민증, 여권, 졸업장, 운전면허증, 영업허가서, 토플 성적표 등등 못 만드는 것이 없다. 워낙 정교하여 전
2014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서 세계 4강의 신화를 재현한 뒤 집단 사표를 제출해 경기도 체육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경기도청 여자컬링팀이 아무 조건 없이 소속 팀에 복귀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선수나 지도자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경기도체육회 관리팀으로 있다가 2012년 정식 팀으로 창단되면서 가족같이 지내던 선수와 지도자들 사이에 생긴 깊은 골은 쉽게 치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수들로부터 폭언과 성희롱, 포상금 기부 강요를 한 것으로 지목받은 코치는 가장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해당 코치가 입은 상처는 믿고 지도했던 선수들에게 당한 배신감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번 사태를 서둘러 덮기 위해 확실한 조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브리핑을 감행해 한 가정의 가장을 성추행범으로 만든 도 대변인실의 보이지 않는 실수도 코치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도청 컬링팀 선수들이 집단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도와 도체육회는 도 체육과 관계자 3명, 도체육회 관계자 3명 등 6명으로 구성된 긴급 합동조사단을 꾸려 지난 3월28일 오전 11시부터 진상 조
중국 후한(後漢)의 장제(章帝)가 죽자 화제(和帝)가 열 살의 어린 나이로 왕의 자리에 오른다. 역사적으로 나이어린 왕이 자리에 오르게 되면 외척이나 환관들이 득세하는 경우가 많았다. 후한도 예외는 아니었다. 장제의 황후였던 두태후(竇太后)와 그의 오빠 두현(竇玄)이 정권을 잡았고 화제는 명목상의 왕으로 전락했다. 권력의 맛을 알게 된 두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아예 화제를 제거하고 자신이 직접 왕위에 오르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그러나 이 사실은 화제에 의해 발각되었고, 화제는 당시 실력을 갖고 있던 환관 정중(鄭衆)을 시켜 두씨 일족을 제거토록 했다. 뜻을 이루지 못한 두현은 체포 직전에 자살을 한다. 두씨 일족의 횡포가 사라졌지만 황제의 지위가 공고해진 것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두씨 일족을 대신하여 정중이 권력을 쥐고 정사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얼마가지 않아 후한은 결국 자멸하고 만다. 명(明)나라 때 재상 조설항(趙雪航)은 이런 상황을 다음과 같이 비유했다. ‘前門据虎後門進狼’(전문거호후문진랑: 앞문의 호랑이를 막으니 뒷문의 이리가 나온다). 한 가지 어려움을 해결하고 나자 다른 어려움이 연이어 발생하는 모습을 빗대
최근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기초생활보장의 확대 등으로 2014년에 8천억원, 2015년부터 2조원 정도의 지방비가 추가로 소요될 정도로 지방의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지방재원 확보에 대해서는 별다른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2008년 이후 중앙정부의 복지예산은 68조8천억원에서 2013년에 97조4천억원(25%)으로 늘어났고, 지방예산에서 차지하는 사회복지예산도 2008년 21조7천억원에서 2013년에 35조원(22.3%)으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대된 보편적 복지수요는 필연적으로 재원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 복지제도가 잘돼 있다고 하는 유럽 국가들의 경우 역설적으로 국민들의 조세부담률이 아주 높다. 2011년도 OECD 평균 조세부담률은 34.1%이며 덴마크 47.7%, 스웨덴 44.2%, 핀란드 43.7%, 벨기에 44.1%인데 우리나라는 25.9% 수준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는 증세 없는 복지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조세부담은 낮게 하면서 복지수준은 높이겠다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를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이런 약속이 지켜지려면 세출구조를 조정하여 국방, 치안, 사회 인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