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가는데 예고되지 않은 어려움이 닥치는 게 우리 인생사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까맣게 잊고 살아간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기라도 하면 당황해 하고 애태운다. 이럴 때는 으레 생활이 뒤죽박죽되게 마련이다. 심하면 얽힌 생활마저 중간이 잘려 나가기도 한다. 그리고 우연히 보게 된 그 단면 속에 왜 그리 복잡한 내용들이 많은지에 대해서도 놀라게 된다. 어려움에 이어 오는 게 불안과 걱정 근심이다. 이런 것들이 오래 되면 두려움과 우울함으로 이어지고 마음엔 부정적 감정의 찌꺼기들이 지속적으로 쌓여 마치 커져버린 눈덩이처럼 치우기도 힘들다. 잊고 살아온 어려움이 닥쳐 내게 근심과 걱정이 시작된 것은 지난주 화요일 출근하자마자 한통의 전화를 받으면서였다. “정준성씨 맞습니까.” “무슨 일이시죠.” “119구급대원인데요. 한유순씨 아시죠.” “네 제 어머닌데요.” “지금 수원 모 대학병원 응급실에 모시고 왔는데 접수와 처치를 하려면 주민번호가 필요해서요. 번호가 어떻게 되죠.” 덜컥 걱정이 앞서 버벅거리다 간신히 불러준 후 “어디가 다
1920년대 유성영화(有聲映畵)에 환멸을 느낀 그는 무성영화(無聲映畵)로 전향한다. 이후 ‘시티 라이트(1931)’, ‘모던 타임스(1936)’, ‘위대한 독재자(1940)’ 등을 발표한다. 1972년 아카데미상은 그에게 ‘지난 세기 동안 헤아릴 수 없는 기법들이 후대 영화 예술에 영향을 끼쳤다’는 이유로 공로상을 수여한다. 찰스 스펜서 ‘찰리 채플린’ 경(Sir Charles Spencer ‘Charlie Chaplin’) 이야기다. 그의 전향은 소리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깨인 사람의 피어린 고행의 하나겠다. 이처럼 유성(有聲)이 아닌 무성(無聲)으로 경지에 이르려는 예는 많다. 불가(佛家)의 선종(禪宗)이 대표적이다. 선가(禪家)에서는 교가(敎家) 사람들이 경론(經論)의 문자와 교설(敎說)만을 우선시 한다고 생각했다. 하여, 불교의 참 정신을 잃었다고 판단했다. 정법(正法)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以心傳心) 것이니, 문자가 아닌 체험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이를 불립문자(不立文字)라 하고 교외별전(敎外別傳), 직지인심(直指人
등 굽은 그늘 /윤승천 열 네 살쯤에 척박한 뒤뜰에 살 수 있을까 하며 심어놓은 나무가 내가 저를 잊은 지도 수 십 년이* 되었는데도 그 때 그 자리에서 뒤틀리고 옹이 투성인 채로 모두 떠난 빈 집에 등 굽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윤승천 시집 한어동에서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학교에서 선생님으로부터 꺾꽂이를 배우고 집으로 돌아온 날 우리 집 담 아래에다 셀 수 없이 많은 사철나무 꺾꽂이를 했다. 그것이 조금씩 자라는 줄 알았는데 대학교를 외지에서 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사철나무는 내 키를 넘고 무성해져 더군다나 사철나무 속에다가 박새는 둥지를 만들어 알을 낳기도 했다. 사철나무는 꺾꽂이해 준 나를 기다렸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방에서 두런거리는 내 목소리에 사철나무는 마음 설레기도 했을 것이다. 내가 자주 둘러보고 그늘 아래 서 보고 애정을 쏟던 사철나무는 그 때 나의 반려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등 굽은 그늘이 등 굽은 그리움, 등 굽은 기다림으로 읽혀지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멋진 시를 윤승천 시인이 보여주었기에 가능하다. 시는 이처럼 공감대를 형성해 감동 깊은 세계로 우리를 끝없이 이끌어가기도 한다. /김왕노 시인
김 훈 동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학창시절부터 적십자 활동 나눔·봉사 가치관 확립 수원예총 회장직 등 맡아 지역 원로 왕성한 활동 이어져 기본 가장 중요하게 여겨 취임 후 가장 먼저 간 곳 사옥 지하 구호물자 창고 회비 사용처 알릴 방안 모색 도내 시·군 100번 이상 방문 적극적 행보, 지사 변화 이끌어 회비 전하는 곳 어디든 갈 준비 봉사가 기본인 적십자 이념 1250만 도민과 공유 최선 “봉사를 하면 상대방이 풍요롭고, 나는 잃는 것 없이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 김훈동(69)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은 ‘봉사’를 이렇게 정의했다. 덧붙여 김 회장은 “삶의 가치를 더해주는 일인 봉사, 이런 봉사를 구현하는 조직에 몸담을 수 있는 것은 큰 영광”이라며 “인생의 후반기 들어 적십자사와 다시 연을 맺을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2013년 11월 4일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이하 적십자경기지사)의 일원으로 발을 내딛은 김훈동 회장은 회장실 보다 사옥 지하의 구호물자 보관창고를 먼저 찾아갔다. 김 회장은 “적십자는 봉사
상속·증여재산을 금전가치로 환산하는 것을 재산평가라 한다. 다양한 종류의 재산을 획일적 기준에 따라 평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재산평가가 공정하지 않다면 세부담의 불공정 문제가 발생하므로 우리 세법에서는 ‘시가평가’를 대원칙으로 하면서 ‘시가로 인정되는 가액’도 시가 범위에 포함시키고,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공시가액 등 보충적인 평가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서 문제되는 것이 ‘시가’이다. 세법에서 ‘시가’ 의미는 시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재산평가는 상속·증여세 산정과 양도소득세 계산 시 매우 중요한 절차이다. 시가란 이론적으로는 평가기준일 전·후 6개월(증여재산의 경우 3개월) 기간 중에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을 의미하고, 그 거래가액이 객관적으로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시가로 보지 아니하며, 수용가격·공매가격 및 감정가격 등 시가로 인정되는 것을 포함한다. 또한, 평가대상 재산과 면적·위치·용도·종
종로구 송현동 49-1번지가 논란이다. 규제개혁의 밥상 위에 올라와 있다. 이 땅을 소유한 어느 민간 기업이 7성급 한옥 호텔을 지으려고 하는데 학교보건법의 규제에 걸려 호텔을 못 짓고 있다면서 규제를 풀어달라는 민원이 수년째 제기되어 있다. 반면, 지방자치단체와 교육당국은 학교보건법과 행정조례 등을 근거로 덕성여중고와 풍문여고 바로 앞 땅에 상업적인 호텔을 허가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송현동 49-1번지는 어떤 땅인가? 광화문에서 동쪽으로 100m 정도 동십자각 로터리에 면해있고, 199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대사관 직원들의 숙소가 있던 곳이다. 면적이 3만6천642㎡(1만1천100여평)에 달하는 넓은 땅으로서, 조선시대에는 이곳에 사간원과 소격서가 있었으며, 경복궁 바로 옆에 위치한 요지로서 소나무 숲이 울창했다고 한다. 그래서 동네 이름도 소나무 언덕이라는 뜻의 송현(松峴)동이다. 법령에 위배되는 문제가 있고 해당 자치단체와 교육청은 물론 많은 문화인과 시민들이 반대하는 곳에 상업시설을 지으려고 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고, 수년째 사업 추진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08년에 2천900억원을 들여 그 땅을 매입한 민간 기업으로서는 답답한 노릇일
사냥 /이시영 빙하가 둥둥 떠다니는 북극 노르웨이령 스발바르드제도의 한 섬, 굶주림을 참지 못한 북극곰이 동족의 새끼를 사냥하여 물고 가다가 뒤를 슬쩍 돌아다보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너무 일찍 녹아 먹잇감인 연어와 바다표범들이 모두 사라지고 없기 때문이란다. 인류의 공멸 이전에 자연의 붕괴가 먼저 시작되는 것인가? 눈밭에 점점이 흩어진 어린 곰의 피가 꽃처럼 붉다. -웹진「시인광장」 피 비린내가 갈수록 진동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동족을 사냥한 기억으로 우리는 인간을 버텨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은 날이 갈수록 각박해서 누군가 쓰러져야 내가 살아남는다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의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아비가 아들을 물고 아들이 아비를 물고, 세상은 아비규환이 되어 더 이상 삶의 본능이 평화라는 것을 기억할 수 없도록. 모두가 지치고 힘들어 하다가 결국 제 동족을, 급기야 제 살을 물어뜯으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눈을 감고 분별없이 저만이 온전한 존재인 것처럼 독식과 경쟁만이 힘의 결정인 듯 서로를 할퀴며 마음을 무너뜨리며 살고 있는지 모른다. 빙하가 녹아 더 이상 먹이가 없어진 북극곰이 동족의 새끼를 물고 가다가 뒤를 슬쩍 돌아보는
풋고추 한 개에 들어있는 비타민C는 귤의 네 배나 된다. 풋고추가 익어가면서 새빨갛게 바뀌는 것은 붉은색인 캡산틴(capsanthin)이란 색소가 생겨나서다. 고추가 매운맛을 내는 까닭은 고추의 속명에서 따온 캡사이신(capsaicin)이란 물질 때문이다. 사실 고추의 매운맛은 통증으로 느끼는, 다시 말해 구강 점막을 자극할 때 느끼는 타고 아픈 듯한 통증이다. 그래서 통각이라고도 부른다. 고추가 매운맛을 내는 또 다른 이유는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등 다른 미생물이나 곤충에 먹히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스스로 만들어 놓은 ‘자기방어물질’인 것이다.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임진왜란과 삼국시대라는 두 설이 있으나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다. 유래가 무엇이든 고추는 풀이 아니라 가지과 나무다. 고추농사는 ‘거저 얻는 것 없다’고 할 정도로 보긴 쉬워도 웬만한 정성과 노력 없이는 재배가 어렵다. 큰 고추 하나에 씨앗은 150여개쯤 들었다고 한다. 한 그루에 70~80개의 고추가 달리니, 그루당 1만1천여개의 씨앗이 생긴 셈이다. 그래서 선조들은 아들을 낳으면 다산(多産)의 상징 고추를 금줄에
1997년 12월 수원은 역사적인 날이었다. 수원 화성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기 때문이다. 이후 창덕궁 경주유적, 강화고인돌, 조선왕릉 등이 추가로 등재됐다. 수원화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17년 동안 수원시는 화성을 지키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 2006년 5월 화성의 일부인 서장대 누각 2층이 취객의 방화로 소실되기도 했다. 이 사건은 문화유산 보호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남겼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08년 2월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방화로 소실됐다. 복원을 둘러싸고도 각종 비위사실이 밝혀졌다. 문화 강국을 표방한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부끄러울 뿐이었다. 수원화성은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면서 정조대왕의 수원 천도와 왕권강화의 의지가 담겨있는 유적이다. 정약용과 실학의 역사가 성곽 곳곳에 담겨있다. 수원화성의 역사적 가치에 매료돼 전국에서 관광객이 모여드는 곳이다. 일본 중국 등지의 해외 관광객 숫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런 곳에서 대낮에 술판이 벌어진다니 한심한 일이다. 장안문 내부 마룻바닥에 다 마신 소주병과 음식물 찌꺼기들이 널려 있었다고 한다. 날씨가 더욱 따뜻해지면 햇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