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이 지은 ‘히든 챔피언’이 몇 년 전부터 우리 중소기업이 나아가야할 모델로 많이 인용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최고의 상품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들을 히든 챔피언이라 한다. 이 기업들은 대개 제조업을 영위하면서 연간 매출액은 5천억원에서 3조원까지, 종업원은 평균 2천명 내외이고 수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는다.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은 기업을 창업한 지 평균 60여년을 지난 장수기업임에도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특정한 분야에 한 우물을 판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히든 챔피언 기업들은 우리나라로 치면 중견기업이거나 그 수준을 약간 넘는 초기 대기업 규모이다. 이러한 튼튼한 기업은 나라가 크다고 많은 것이 아니다. 인구 100만명 당 세계시장 선도기업 보유를 보면, 스위스 3천455개, 오스트리아 2천598개, 독일은 765개이다. 이러한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이유는 몇몇 제품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서 그 회사 제품을 사지 않고는 피해갈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구매의 길목을 지키는 파수꾼들인 셈이다. 한국의 중견기업들도 일부는 특정한 영역에 한 우물을 파
K리그에 가슴 깊은 스토리를 간직한 열정적인 부천FC가 드디어 돌아왔다. 스토리가 없는 콘텐츠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어렵다. 스토리는 콘텐츠를 끌고 가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슴 깊은 스토리를 품은 부천FC의 프로리그 진출은 부천뿐 아니라 우리나라 축구팬들의 시선을 집중시켰고, 국내 축구계에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의회의 수장으로서 나는 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의 의견조율, 즉 재상정된 부천FC 지원조례안이 시의회를 통과하기 전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협조도 필요한 시기였기에, 김정남 한국프로축구연맹 부회장과 연맹 관계자를 직접 만나 부천FC 프로리그 진입의 당위성을 설명하였고, 2013년도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 일정을 부천FC 지원조례안 통과일 이후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양해를 구했다. 또한 부천시장과 나는 부천FC 프로리그 진출에 대한 90만 부천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서한문을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와 연맹 이사회에 전달했다. 결국 이러한 최선의 노력들을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받아들여, 부천FC가 프로리그로 진출하는 데 절차상의 문제는 발생치 않았다. 이렇듯, 비록 어려운 난
중국 명나라 말엽 홍자성의 저서 채근담(菜根譚)은 그 책 이름이 그러하듯이 무 뿌리를 씹는 맛과 같은 담담한 매력을 그 속에 간직하고 있어 언제 어디서 읽든 독자로 하여금 한 번 읽고 세 번 탄식하고, 읽을수록 새로운 의미와 맛을 발견하게 해주는 책이라 하겠다. 세속과 더불어 살되 비루함과 천박함에 물들지 않게 해주고, 고상하고 우아한 경지를 높이 지향하되, 속된 현실사회에서 벗어나 홀로 깨끗하고 우뚝한 체 하지 않으며, 온갖 명리를 위하여 날뛰는 욕망의 노예가 되는 것을 경계해 주는 심오한 진리와 고귀한 지혜를 담고 있는 처세 철학서가 바로 이 채근담이다. 이 채근담에 보면 “청렴결백 하면서도 너그럽고, 어질면서도 결단력이 있으며, 총명하면서도 지나치게 살피지 않고, 강직하면서도 바른 것에만 치우치지 않는다면 이것이 곳 아름다운 덕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고 중용의 길을 가는 것이 쉽지 않겠다는 의미다. 요즘 세태를 보노라면 청렴결백한 반면 너그럽지 못한 사람이 많고, 성품이 어진 사람은 결단력이 없어 술에 술탄 듯 물에 물탄 듯 하는 사람이 많으며, 자신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은 모두 적대시하며 이전투
34 대 13. 왼쪽에 있는 두 개의 숫자는 무얼 의미할까? 핸드볼 경기 스코어인가? 아니다. 34는 한국의 2010년도 자살률 33.5를 반올림한 숫자이고, 13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해 있는 선진국들의 평균 자살률 12.8을 반올림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선진국들의 평균치보다 2.5배나 더 높다는 말이다. 자살을 명예롭고 아름답게 미화한다고 소문난 일본도 10만 명 당 자살자의 수가 21.2명으로, 우리는 일본보다 50% 이상 높은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20년 전에는 이렇게 높지 않았다는 점이다. 1990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 내외였을 당시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8.8명이었다. 1990년 당시 일본의 자살률은 17.5, 독일은 17.1, 스웨덴은 16.9로 우리나라의 8.8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20년 후에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달러에서 2만2천 달러로 2배 이상 올랐고, 선진국들도 2만 달러에서 4만 달러 이상으로 2배 이상 올랐다. 지난 20년간 선진국들은 소득이 2배 이상 올랐고 자살률은 일본만 빼고 대부분 크게 감소했는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자살률이 2배 반 이상이나 높아져 버렸다
위험하지만 위기감이 없고, 어렵지만 인내심이 없다.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는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움직이지만 우리는 수레바퀴의 진로를 수정할 힘도 없고, 예측하고 준비할 능력도 부실하다. 2013년을 맞은 한반도의 형편이 그렇다. 북한은 핵실험을 하겠다고 국제사회를 위협중이다. 우리에게는 대북제재에 동참할 경우 물리적 보복을 공언했다. 한반도라는 좁은 땅덩어리에서 핵폭탄이 터졌고, 곧 또 터진다고 한다. 북한의 오판은 찰나에 서울을 전쟁터로 만들 위기지만 우리의 일상은 평화롭다 못해 권태롭다. 하기는 분단 70년을 향해 가는 남북관계는 늘 긴장감이 존재했다. 그러니 굳은살이 박혀 무디어질 때도 됐다. 하나 북쪽을 향한 시선의 불안감과 긴장감은 상존한다. 수인선을 타는 사람들과 세종시나 제주에서 느끼는 감도의 차이가 존재할 뿐. 인천의 연평도는 북한군의 직접 포격을 받아 사망자가 발생한 곳이다. 어민들은 물고기 잡으러 나섰다가 자칫 월경하면 북한으로 끌려가고, 북한군의 특이동향이 있으면 집이 아닌 방공호로 피신해야 한다. 경기북부는 북한과 맨살을 비비는 지역이고, 경기도 곳곳에는 미군과 우리 군부대가 산재해 있다. 민가와 인접한 군부대와 포병부대는 만약의 경
익숙해진다는 것 /고운기 오래된 내 바지는 내 엉덩이를 잘 알고 있다 오래된 내 칫솔은 내 입 안을 잘 알고 있다 오래된 내 구두는 내 발가락을 잘 알고 있다 오래된 내 빗은 내 머리카락을 잘 알고 있다 오래된 내 귀가길은 내 발자국 소리를 잘 알고 있다 오래된 아내는 내 숨소리를 잘 알고 있다 그렇게 오래된 것들 속에 나는 나를 맡기고 산다 바지도 칫솔도 구두도 빗도 익숙해지다 바꾼다 발자국 소리도 숨소리도 익숙해지다 멈춘다 -고운기 시집 ‘나는 이 거리의 문법을 모른다’ / 창작과 비평사 그렇게 바꾸고 멈추는 것들 속에 나는 나를 맡기고 산다. 새롭다거나 낯선 거리는 얼마만큼 시간이 흐르면 익숙해진다. 처음으로 디뎌본 길, 처음으로 맛본 음식, 처음으로 느껴본 감정…. 사람들과 사물들도 마찬가지다. 오래되면 될수록 시간의 연륜이 배어 나오는 장롱처럼 시간은 언제나 기억할 준비가 되어 있다. “나를 맡긴다”는 것은 온전히 시간을 견딘다는 것이다. 기억 속에서 기억하는 “나”는 언제나 새롭다. “새로운” 나는 언제나 “오래”된 “
“요리도 요리 나름이지요. 맨 먼저 주린 배만 채워주는 양으로 먹는 요리, 그 다음은 입이 즐거운 맛으로 먹는 요리, 색깔이나 모양이 그럴듯한 눈으로 즐길 수 있는 멋으로 먹는 요리, 최종적으로는 혼과 열정을 예술로 담은 요리와 같이 배 농사도 예술로 지어보려고 합니다.” 중식 조리사를 그만두고 배 농사를 짓고 계시는 송일섭 사장의 철학이다. “처음에 배면 다 똑같은 배인 줄 알았지, 이렇게 모양도 맛도 다른 배가 많다는 사실을 배 신품종 소비자 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되었고, 이제는 어떤 배가 맛있는 품종인지 홍보를 하고 다녀요.” 배 신품종 소비자 서포터즈의 말이다. 열정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 철학과 소비자들과 나누는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이 공유되면서 우리 배의 나아갈 방향과 이미지를 엮어 가고 있는 중이다. 이에 좀 더 파급력 있고 경쟁력 있는 배 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지금 배는 시장 판매대 위에서 다른 과일들과 경쟁 중이다. ‘명절의 차례나 제사 때에 쓰이는 과실’이라는 한정된 용도로 소비되는 것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쉽게 선택될 수 있는 그들만의 감
지난해 민·관의 협력기구인 수원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활동의 일환으로 홍콩연수를 다녀왔다. 홍콩의 사회복지제도와 정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연수에서 가장 주목했던 부분은 홍콩 사회복지의 현재를 있게 한 주된 근간 중 하나인 기업의 기부문화에 대한 적극적 인식에 대한 것이었다. 정부가 50~60%의 재정을 지원하면 나머지 재정은 민간에서 확충되는 시스템으로, 대표적인 예가 2천 개가 넘는 기업이 참여하는 Caring Company와 Jockey Club의 기부 활동이다. 기부 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이러한 기부가 기업의 또 다른 이익창출로 이어진다는 사고(思考)의 긍정성을 바탕으로, 이들 기업에 대한 무형의 홍보 효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과 이들의 자립이 결국 홍콩의 사회 안전망 확대 및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국민에게 얻은 이익을 국민에게 돌리겠다는 홍콩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의식과 이를 지지하며 동참하는 국민들의 의식은 홍콩 사회복지의 큰 힘이라 할 수 있다. 우리 기업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쌍용차와 현대차로 이어지는 희망버스는 멈출 줄을 모르고,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대형마트는 주말에 휴업을 하라는 정부의 규제조치에 대해 평일 자율
일선 지자체들이 기간제 보건직들의 무기계약직 자동 전환을 피하기 위해 계약 시점에서부터 각종 ‘꼼수’를 부린다는 소식은 사실 그리 새롭지 않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피하려고 ‘11개월 계약 후 해고, 한 달 후 재계약’ 따위 편법이 관행처럼 횡행한 지 오래다. 문제는 일반 기업의 ‘꼼수’를 바로잡아야 할 국가와 지자체가 합작해서 ‘꼼수’를 만들어내는 일이 버젓이 지속된다는 데 있다. 이러면서 걸핏하면 일자리 몇 만개 창출을 외치니 코미디가 따로 없다. 국가와 지자체가 법만 제대로 지켜도 고용사정은 한결 나아질 게 분명하다. 현재 도내 31개 시·군에는 간호사, 물리치료사, 치과위생사, 사회복지사 등 508명이 기간제 보건직으로 채용돼 있다. 이들이 맡은 업무는 주로 보건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층을 방문 관리하는 일이다.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보건분야 17개 사업을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 사업으로 일원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선 지자체들은 이들과 고용계약을 할 때 1년 단위 혹은 ‘600일 이내’ 등 ‘꼼수’를 마다하지 않는다 한다. 보건복지부가 2년 이상 지속 근무를 한 경우 자동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규정했지만, 그 이후 인건비를 감당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