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강에서 재즈를 듣다 /허림 그대와 헤어지고 나서 강가에서 나는 서성거렸다 물결의 악보 위로 조곡 같은 바람이 흘러왔다 물과 물 뒤섞이는 소리 발끝에 젖고 눈빛이 저녁 햇살이 잠시 붉어졌다 강물 따라 흘러가는 노래는 조금은 슬프리라 …중략… 동화속의 전설에서 나는 사랑에 귀가 멀고 눈이 멀었지만 나는 노을강가에서 그대의 이름을 부르며 흘러갈 것이다 바다까지 흘러가 섬이 될 것이다 그대는 이 강을 따라 떠났고 물결처럼 남은 사랑만이 내 가슴에 와 뒤척인다 은밀하게 상처 속에 남아있는 고독은 미루나무 숲 그늘아래 서성이게 하리라 밤새의 울음이 적막하게 둥글어지고 나는 나무의 저쪽에서 또는 물의 안쪽에서 들려오는 메아리를 듣는다 내 사랑은 아직도 강가를 서성인다 시집<노을 강에서 재즈를 듣다> 황금알 / 2008 오랫동안 강가를 서성여 본 사람은 안다.강이, 그 물결들이 조곤조곤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속삭이고 또 수용하는지. 이제 그만 엉덩이를 털고 일어서는 소맷자락을 붙잡고 발목을 잡아 주저앉히는지…. 꿈을 키우기도 혹은 쓸쓸히 꿈을 접기도 사랑을 맞을 때 혹은 보낼 때도 함께 있기에 강만큼 적
2013년 계사년의 새해가 힘차고 멋지게 시작되었다. 우리 모두는 희망과 설렘으로 올해의 목표와 소망을 정하고 각자 자신의 방법과 방향을 찾아 항해를 출발한다. 주민들과 항상 함께하고 소통하는 지방자치단체도 금년도 목표를 설정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지수를 높이고 미래지향적인 발전방향으로 시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글로벌경영마인드로 차별화되고 개성 있는 수도권 동북부의 친환경도시인 남양주시의 올해 키워드는 ‘협동·융합&창조 시정’이다. 명품도시 남양주의 CEO 이석우 시장의 오랜 행정경험에서 우리시 행정에 접목된 주민참여행정은 이미 여러 부문 행정에서 많은 결실을 맺고 있다. 이제 시민참여는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시민들의 지역공동체 중심으로 참여 영역과 역할을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여러 분야에 재능을 갖고 있으신 창의적 인재(시민)와 같이 시책을 함께한다면 시민 욕구와 열망이 반영되어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재능 인재 시민을 찾고 있습니다.” 시정참여로 내 자신의 긍지와 만족감을 기쁜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협동과 융합의 주역이신 시민 여러분의 많으신…
국회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 소위 소속 9명의 의원들이 예결위 심의가 끝나자마자 지난 1일 해외여행을 나섰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안 그래도 국민들은 좋지 않은 경제상황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데, 쪽지예산 챙기기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터에 외유까지 결행한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되었다. 사태가 이렇게 발전하자 국회의원 외유를 사전에 심의해야 한다는 여론까지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의회규칙에 근거한 경기도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공심위)가 구성되어 있다. 필자는 이 위원회의 위원으로 후반기 원 구성 시에 임명되었으며, 최근 몇 가지 사안은 현재 국회 사태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문제가 발견되어 이에 대해 보도자료를 배부하는 등 이의를 제기한 바가 있다. 공심위 위원으로서 엄격한 심사를 하고 심사 절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경기도의회와 의원들에게 공격적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의회와 의원들에 대한 여론의 질타와 공격을 사전에 예방하고, 의회와 의원으로서 품격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경기도의원으로서 스스로의 행위에 대해 엄중히 심사하고 돌아보지 않으면 작금의 국회와 같은 사태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재임시절에 나폴레옹이 210년 전 스위스의 한 산촌사람들에게 진 빚 1천500만원 상당을 갚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접하고 강인한 계약정신과 신용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1800년 나폴레옹이 이끄는 군대가 알프스의 베르나르 준령을 넘을 때 스위스의 깊은 산골 부르상피에르 촌에서 머문 적이 있다. 그때 이 부대가 빌려간 냄비와 주전자 188개(그 중 84개는 반환), 한 그루당 6프랑씩 주기로 하고 벌채한 소나무 2천37그루, 하루 3프랑으로 징용당한 마을사람들의 품삯 그리고 하루 6프랑으로 빌린 노새 값을 갚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결제하여 보상하겠다’는 단서조항에 나폴레옹이 서명한 문서를 이 산촌에서는 보관하고 있었으며, 이 문서는 지금도 유효하다는 국제 변호사의 도장도 찍혀 있다고 한다. 이자까지 치면 5천억 원쯤 되나 이자는 받지 않겠다고 양보하고 원금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프랑스 대통령에게 요청하였다고 한다. 한마디로 청구하는 측도 집요하고, 보상하는 측도 통쾌하다. 그리고 침략만 받아온 우리에게 보상 받아낼 일이 산더미 같건만 ‘국운이 그러했는데’ 하고 체
춘추전국시대 6대국에 들지 못하는 중산국이라는 작은 나라가 있었다. 어느 날 왕이 신하들을 초청해 음식을 대접하는데 양고기 국물이 떨어졌다. 일이 꼬이려니 다른 사람들은 자기 몫을 차지했는데 유독 ‘사마자기’만 없었다. 그런데도 왕을 비롯한 모든 신하가 웃고 즐기는 것이 아닌가. 사마자기는 중산국을 떠나 초나라로 귀순했다. 사마자기는 초나라 왕을 움직여 중산국 정벌에 나섰다. 강대국 초나라의 공격에 중산국은 완패하고 왕은 도망했다. 원한에 사무친 사마자기의 추적에 죽음을 코앞에 두었던 중산국 왕은 알지 못하는 두 남자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고 그 연유를 물었다. 두 남자는 “저의 부친이 굶어죽게 됐을 때 왕께서 지나가시다가 찬밥 한 덩어리를 던져주셔서 살아나셨습니다. 부친은 왕께 무슨 일이 생기면 죽음으로 보답하라는 유언을 남기셨습니다”라고 답했다. 왕은 이에 “다른 사람에게 베푼다는 것은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이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에게 원한을 사는 것은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데 있었구나” 하고 탄식했다. 여기서 유래된 고사가 “‘與不期衆少(여불기중소), 其於當厄(기어당액). 怨不期深淺(원불
바닥 /박성우 괜찮아, 바닥을 보여줘도 괜찮아 나도 그대에게 바닥을 보여줄게, 악수 우린 그렇게 서로의 바닥을 위로하고 위로받았던가 그대의 바닥과 나의 바닥, 손바닥 괜찮아, 처음엔 다 서툴고 떨려 처음이 아니어서 능숙해도 괜찮아 그대와 나는 그렇게 서로의 바닥을 핥았던가 아, 달콤한 바닥이여, 혓바닥 괜찮아, 냄새가 나면 좀 어때 그대 바닥을 내밀어 봐, 냄새나는 바닥을 내가 닦아줄게 그대와 내가 마주앉아 씻어주던 바닥, 발바닥 그래, 우리 몸엔 세 개의 바닥이 있지 손바닥과 혓바닥과 발바닥, 이 세 바닥을 죄 보여주고 감쌀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겠지, 언젠가 바닥을 쳐도 좋을 사랑이겠지 바닥이란 가장 낮은 곳을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아무 꾸밈없이 적나라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 몸에 세 개의 바닥이 있다고 했다. 서로를 위로할 수 있는 ‘손바닥’, 달콤한 바닥인 ‘혓바닥’, 냄새나는 바닥인 ‘발바닥’. 바닥을 보이고 닦아주고 핥을 수 있다면 ‘사랑’이라고 했다. “바닥을 쳐도 좋을 사랑”, 그대여, 우리 그렇게 한 세상 건너가고…
광교신도시 학교 추가 설립 문제가 적극 검토로 가닥을 잡았다니 일단 다행스럽다. 국민권익위원회는 8일 이성보 위원장이 내려와 염태영 수원시장, 이재영 경기도시공사 사장, 정명희 주민대표 등과 현장조정위회의를 열고, 학교 추가 설립을 검토하는 조정안에 대해 당사자 간 합의를 이끌어냈다. 수원시와 경기도시공사는 이에 대한 용역을 발주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학교 증설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문제가 제기된 이래 3개월 만에 국면 전환의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 무엇보다도 국민권익위의 조정안에 법적 강제력이 없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이 위원장은 조정안이 민법상 판례와 같은 위상을 가지므로 당사자들이 이행에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건설업자들이 법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이로 인해 개발주체와 행정당국이 미온적일 경우 학교 증설 권고가 관철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럴 경우 ‘빛나는 교육 신도시’는 허울만 남게 된다. 국민권익위는 주민들의 이런 우려까지 헤아려주기 바란다. 문제를 풀려면 관련법과 규정을 정비하는 작업 또한 동시에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사실 문제의 발단은 건설업자들이 법의
본보는 그동안 몇 차례에 걸쳐 이른바 ‘도-기초지자체 간의 인사교류’의 불합리성에 대해 지적해 온 바 있다. 지난해 9월 18일자 본 사설을 통해서도 일방적인 인사교류를 중지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듯하다. 원래 인사교류는 행정서비스 격차 축소와 도-기초자치단체 간 상호 협력체제 강화, 우수공무원 육성 및 활용 촉진 등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제도다. 현재 경기도는 도내 각 시·군에 ‘인사교류’를 명목으로 도 소속 간부 공무원들의 파견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도-시·군 간 공무원 인사 교류제가 말썽이다. 일방적으로 도의 간부 공무원들을 받아야 하는 기초지자체들의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다. 지자체 공무원은 물론 시·군의회, 국회의원까지 나서서 이 제도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지만 도는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도는 지난 4일 인사교류를 위한 계획안을 시·군에 내려 보냈다. 그런데 이 계획안에는 인사교류 축소방침이 배제돼 있다. 평년과 다를 바 없는 인사교류 희망자를 접수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내려 보냈다. 김문수 지사는 평소 ‘지방분권’을 입에 달고 산다. 도는 중앙정부에게는 인원과 직급의 1대1 교류를 고집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해마다 이맘쯤이면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는 사자성어를 자주 듣게 된다. 이 말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이다. 지난달 경찰청 지휘부에서는 묵은해를 보내고 2013년 계사년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특별한 행사를 가졌다. 화상회의를 통해 전국의 경찰관 모두가 소통하는 종무식을 가진 것이다. 경찰청 차장의 덕담과 소회를 시작으로 각 지방경찰청장들이 성찰과 희망의 메시지를 모든 경찰관들과 나누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는 크고 작은 여러 사건들이 발생했다. 경찰 지휘부는 한 해를 돌아보며 초심 찾기, 핵안보 정상회의 대규모 집회시위 지원에 감사의 뜻을 전했고, 67년 역사의 수사권 조정, 경찰력, 교육개혁 등 선도적인 변화도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총선과 대선 당시에도 크고 작은 어려운 일들이 일어났는데, 이 일들을 슬기롭게 극복한 경찰관 모두에게 노고를 치하했다. 강경량 경기청장은 광활한 수도치안을 담당하는 가운데 여러 사건이 발생해 긴장의 시간을 보냈다며 지난해를 돌이켜보았다. 안산 사건, 오원춘 사건, 묻지 마 살인사건 등을 통해 현장에서 방심하면 국민에게 피해와 상처를 준다는 뼈저린 교훈을 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