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는 데는 반드시 차례를 밟아야 한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자기를 낮추는 자세는 자기를 더 높게 만드는 사다리와 같은 것이다. 맹자에 군자는 수양을 쌓아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바닷물을 관찰하는 데는 방법이 있다. 반드시 그 움직이는 물결을 보아야 한다. 마치 해와 달을 관찰할 때 그 밝은 빛을 보아야 하는 것과 같다. 해와 달은 그 밝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는 조그만 틈만 있어도 반드시 비추어 준다. 흐르는 물은 그 성질이 낮은 웅덩이를 먼저 채워 놓지 않고서는 앞으로 흘러가지 아니 한다. 군자도 이같이 도(道)에 뜻을 둘 때 아래서부터 수양을 쌓지 않고서는 높은 성인과 같은 경지에 도달할 수 없는 것이다(流水之爲物也 不盈科不行 君子志於道也 不成章不達). 공자는 나 자신을 먼저 잘 다스려야 가정이 질서 있고 화목하다. 그리고 가정을 올바르게 다스릴 수 있어야 나라를 올바르게 다스릴 수 있으며, 나라를 올바르게 다스려야 천하를 평화롭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불경에 어떤 사람이 남의 화려한 3층 정자를 보고 샘이 나서 목수를 불러 똑같이 짓게 하는데, 1층과 2층은 짓지 말고 아름다운 3층만 지으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아래서
살림살이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겨울은 더욱 취약한 계절이다. 올해의 겨울은 유난히 춥고, 가난한 사람도 많다. 중산층의 붕괴와 가계부채의 증가는 가난한 사람들의 수적 증가를 말해준다. 경기가 위축되면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는 기부금 시장의 위축이다. 대한적십자사 경기지부와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걷어야 하는 올 목표액을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한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적십자회비의 납부율은 4%에 그쳤으며, 공동모금회의 목표금액도 절반을 밑도는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만큼 살기가 어려워졌다는 얘기로 들린다. 하기야 살아남는 게 전쟁처럼 인식되는 처절한 상황에서 나눔을 이야기 하는 것이 마치 그릇된 이치를 역설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어려울수록 나누는 것은 우리 사회의 오랜 전통일 뿐만 아니라 나눔으로써 서로를 살리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인류의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이라면 교훈이다. 액수가 큰 기부금이라면 도리가 없다. 어차피 기업이나 부자들이 담당할 몫이다. 그렇지만 작은 손들이 모여서 큰 힘을 만들어 가는 나눔은 오히려 더 큰 의미를 갖는다. 그 자체로 우리 사회에 온기를 불어 넣는 좋은 방법이 되
인터넷 포털 다음이 지난해 12월 11일부터 31일까지 20일간 프로야구 10구단 연고지를 묻는 투표를 누리꾼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이 확정되었습니다. 연고지는 어디가 될까요?’라는 질문에 답변 문항은 ‘수도권대도시 KT 수원’과 ‘지역안배 부영 전북’, ‘기타 의견’ 등 세 가지였다. 수도권보다는 지역안배 차원에서 전북으로 유치돼야 한다는 전북의 주장을 편드는 것처럼 보여 일부 수원시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누리꾼 3만6천7명이 참여한 투표 결과, 수원시가 경쟁지인 전북을 누르고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투표 결과, 수원시는 2만3천606명(65.6%)의 지지를 얻었다. 반면 전북 지지자는 1만2천272명(34.1%)에 불과했다. 이는 단순히 ‘지역 안배’만을 외치는 전북의 주장이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국민들의 생각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번 투표에 참여한 누리꾼들의 댓글만 봐도 수원이 프로야구 10구단 연고지로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역안배는 정치적 논리’ ‘1천200만 경기도민을 외면하는 지역 안배는 역차별’이라는 등 국민들이 지역안배 논리에 큰 거부감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맞는
지난해 말 스탠포드대학 정문 앞 작은 레스토랑에 점심식사 초대를 받았다. 중산층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자산운용사에서 고객의 자산관리를 안내하는 자리였다. 함께한 사람들과 식사를 하면서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대화의 대부분이 2013년 세계경기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야기는 두 가지로 나뉘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새로운 정치지도자들의 정책과 비전을 어떻게 지지하는가에 따라 경제상황을 전혀 다르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 GDP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EU, 중국 그리고 일본의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사람들은 세계경기의 향방을 다르게 예견하고 있다. 하나는 유로존 문제와 미국의 재정절벽, 중국의 성장둔화, 일본의 회복둔화 등 문제해결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는 부정적 관점이다. 이러한 경우 신흥국의 경제성장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의 재정건전화를 위한 적자축소 노력을 뛰어넘기 어려워 세계경제의 회복이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반해 주요 4개 지역 가운데 EU를 제외한 상황이 더 이상 나빠질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전문기관의 보고를 종합하면 2013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적게는 2.7%, 많게는 3.4%로 2012년에 비해 높아질
새해 들어서도 아침 뉴스 시간에는 화재발생과 인명피해 소식이 들려온다.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화재는 우리가 방심한 틈을 타 소리 없이 다가오는 무서운 존재이다. 더군다나 우리가 생활하는 주거시설에서 인명피해가 난다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명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주거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소방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화재 초기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단독주택에서 인명피해가 많은 이유 중 하나가 대부분 심야 취침시간에 발생해 화재 사실을 조기에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유독가스를 흡입해 다수의 사망자 및 부상자가 생긴다. 지난해 2월부터 단독주택에 연기와 열을 감지해 경보를 울리는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초기 화재진압을 할 수 있는 소화기 설치를 의무화 하는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단독경보형감지기는 배터리 수명이 10년이고 전선이 필요 없어 어디나 부착하여 사용할 수 있다. 주거시설에서 화재 발생 시 신속한 상황인지로 신속한 대피와 초기 화재진압이 가능하고 재산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하기 위한 소방시설이다. 특히 우리주변의 독거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분들은 더더욱 필요한 시설이다. 우리가
국가발전의 가장 큰 힘은 민심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개혁을 지탱해 줄 원동력 또한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지 않을 때 가장 큰 힘을 얻는다고 믿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과거 역사를 통해서도 수없이 경험해 왔다.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은 불신 풍조가 만연되어 서로를 불신한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이 기획예산처에 제출한 연구 용역 보고서 ‘사회적 자본 실태 종합조사’ 결과에서 불신을 0점으로 하고, 신뢰를 10점으로 하여 점수를 낸 결과 정부, 정당,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각각 3.3, 3.3, 3.0으로 나타나 충격을 준 일이 있다. 이 조사에서 밝힌 것은 ‘처음 보는 낯선 행인’에 대한 신뢰도가 4.0이었는데, 그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 대다수의 국민들은 정치인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원인은 따져보나마나 정부가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면서 정책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뭉개 버렸기 때문이다. 전국시대 진(秦)나라 효공 때 ‘상앙’이라는 재상이 있었다. 상앙이 표방한 것은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부국강병책이었는데 상앙이 한 번은 법을 제정해 놓고 공포를 하지 않았다
1996년 초, 추위가 완전히 가시기 전으로 기억한다. 15대 총선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려는 예비선량을 만났다. 출중한 두뇌로 지역사회의 스타였으며 단숨에, 그것도 뛰어난 성적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남달랐다. 야당의 공천을 원했지만 야당의 아성인 지역에서의 출마는 거부했다. 특정지역에서 야당공천장은 곧바로 당선을 의미했지만 그는 수도권출마를 고집했다. 그리고 당선됐다. 수도권출마는 그의 정치적 소신이었지만 ‘나만의 지역구’를 가지려는 정치적 계산과 무관치 않다. ‘나만의 지역구’는 국회의원들의 지상목표다. 정당의 보스나 계파와 무관하게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나만의 지역구’는 여의도정치를 위한 기본이다. 정치소신을 고집하거나 대통령선거와 같은 중요한 정치일정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도 흔들리지 않는 지역구가 우선돼야 한다. 정권이 바뀌고, 정당의 주류세력은 교체되더라도 “××지역구?, 거기는 ○○○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와도 당선될 지역이야”라는 소리를 들으면 두 발 뻗고 편히 잠을 잘 수 있다. 지역구를 통해 여의도에 입성한 국회의원 모두가 한결같다. 그러기에 틈만 나면 지역구에 내려와 경로당에 들려 큰절을 부지런히 올린다. 민원인이 찾아오면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역사 속으로 보내고, 지금 우리는 새해를 맞았습니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간의 전환기에 사람들은 저마다의 소망을 안고 결심을 새롭게 합니다. 과거는 오직 기억 속에 있을 뿐이지만 여전히 현실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과거는 잊히는 것이 아니라 용납될 수 있고 용납된 과거만이 화해될 수 있습니다. 시간과 계절의 변화는 옛날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변하는 것은 사람 자신인데, 사람들은 시간이 가고 또 온다고도 말합니다. 해가 변한다고 해서 시간 자체가 새로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깨어있지 않은 사람에게 시간은 습관의 기계적 반복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오늘은 어제의, 내일은 오늘의 연속일 뿐입니다. 깨어있지 않은 사람에게 변화란 기껏 우연이거나 운명, 또는 재수일 뿐입니다. 일이 잘되면 우연히 재수가 좋은 것이고, 일이 잘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운명이거니 생각합니다. 그러나 깨어있는 사람에게 시간은 가능성이며 준비입니다. 시간, 즉 때와 때 사이에서, 바로 그 때가 올 것을 예상한 치밀한 계획과 책임적인 결단을 포함한 것이 깨어 있는 사람의 시간입니다. 깨어 있지 않은 사람은
雪國 /박정석 요소비료 같은 싸락눈 내리고 다랑이 마을이 바빠졌다 하늘 방석인 저수지 위 얼음 썰매 작파하고 나는, 비료 포대 깔고 동산에 올라 눈썰매 탔다 저 눈 녹을 때 세상의 비탈 보이고 키는 크는 거고 봄눈 틔어 오르는 새벽, 물방울 졸졸 미끄럼 탈 것이다 삼일간의 고립, 휴교령은 황급히 날아왔지만 마을은 농한기처럼 느긋한 돼지를 잡아 잔치를 벌였다 붉은 화투장 만치 아름다운 꽃, 엄동설원에 있겠는가 밤을 새워 꽃을 파는 골이 깊은 청년을 싸락싸락 북 주듯 다독여주는 눈발의 걸음 사이 바쁜 밑줄 긋느라 대나무 빗자루가 짧아졌다 터널 같은 굴뚝 빠져나와 하늘로 불려가는 연기의 동선은 길었다 사람들은 작아진 키로, 밤이 긴 마을로만 맴돌고 깨어나면 모두 눈의 나라였다 가끔씩 다 닳은 포대 걸친 영혼이 北國 하늘에 걸리기도 했다 - 서정시학(2006) 겨울호 중에서 어릴 적 살던 동네엔 묵을 파는 화툿방이 있었다. 길이 넘게 눈이 쌓이면 마을 남자들은 밤새워 묵 내기 화투를 쳤다. 삼팔 광땡이나 비 조리, 청단, 홍단 같은 화투패의 이름들을 그때 처음 알았다. 낮에는 동네 허드렛일을 맡아 하는 키가 작아 꼬마 이 서방이라 불리는 종국아버지를 시켜 돼지를 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