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리셋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면…당신은 쉽게 누를 수 있을까요? 부부끼리는 가끔 이런 질문을 한다. ‘다시 태어난다면 나와 다시 만날 거야?’ 언젠가는 후배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다시 태어난다면 우리나라에 태어나고 싶니?’ 후배는 대답을 못하고 한참을 망설였다. 나는 혼자서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다시 태어난다면... ‘다시 태어난다면’이란 ‘지금까지 인생을 리셋하고 새로운 인생을 산다면’이란 뜻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의 만화 작가인 미노루 후루야는 <이나중 탁구부>에서 중학생 아이들끼리 그런 질문을 한다. 지금까지 인생을 리셋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면 서슴지 않고 누를 것이냐고. 리셋버튼을 쉽게 누를 수 있을 것 같지만 아이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리셋버튼을 누르는데 주저한다. 과연 우리는 어떨까? 누구나 다시 태어난다면 더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고 싶을 것이다. 대한민국 보다 복지가 더 잘 돼 있는 국가에 부유하고 온후한 가정에서 태어나 사랑을 독차지하고, 엄격하지만 수준 높은 교육을 받으며 살고, 부모에게 물려받은 머리도 좋
스포츠는 국경을 넘을 뿐 아니라 지역이라는 울타리도 넘어선다. 특히 야구와 축구 등 지역을 연고로 한 프로스포츠는 지역구 스타를 전국구 스타로 키우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인 김응룡 감독은 ‘코끼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선수가 아니면서도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광주와 호남권을 대표하는 해태타이거즈 감독과 대구를 연고로 하는 삼성라이온즈의 감독을 지냈지만 그의 인기는 서울에서도, 수원에서도, 인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감독시절 그의 카리스마는 엄청났다. 선수는 물론 구단의 높은 사람들도 범접하지 못했다. 그의 말 한마디는 그대로 법이었고, 선수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흔들었다. 심판의 판정에 불만이 있으면 느릿한 발걸음으로 심판에게 다가가 젊은 심판의 혼을 쏙 빼놓는 강력한 어필로 유명했다. 심판 가운데는 코끼리 감독이 서서히 다가오면 자신을 그대로 덮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 경우도 있다고 하니 그의 존재감은 가히 짐작이 간다. 김 감독의 경력은 현재 프로야구계 누구도 근접할 수 없는 화려함 그 자체다. 해태타이거즈 감독으로 18년간 지휘봉을 잡고 9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우승에 목마른 삼성라이온즈의 우승청부사로 나서 우승컵
근래 중국과 일본이 섬 하나를 놓고 국제 분쟁을 벌이고 있다. 그 섬에 대한 표기가 신문이나 기자에 따라 제각각이다. ‘일본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등등이다. 필자는 작년에 국립국어원이 주최한 외래어표기법의 토론자로 참여한 바 있는 외래어표기법 전문가다. 전문가로서 현재 이 섬에 대한 표기들을 보면, 크게 두 가지가 잘못됐다. 첫째, 그 섬에 대한 일본명과 중국명 두 개를 적는 것은 국민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나라가 두 나라의 눈치를 보면서 양쪽 이름을 다 적어주려 애쓰는 것은 주권을 가진 독립국가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두 나라의 이름을 다 적어도 어차피 또 앞에 적고 뒤에 적는 차이가 생긴다. 결국은 두 나라를 다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만약에 분쟁 지역의 이름을 다 적어주는 게 옳다면 우리나라 신문들은 ‘獨島(일본명 竹島)’, ‘東海(일본명 日本海)’, ‘
아버지를 죽인 사람과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다는 말이있다. 그런 관계의 두 사람이 용서를 빌고 용서를 받아들였다. 사람은 분명 꽃보다 아름답다. 스포츠 종목 가운데 ‘헝그리’라고 이름 붙이는 종목이 몇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복싱인데, 우리네 시대가 어두웠을 때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청춘이 출세(出世)를- 소위 쨍하고 해뜨자면- 이 길이 그래도 가장 수월했다. 김기수, 홍수환, 박종팔... 그들은 주먹 하나로 유명인으로, 자산가로 신분상의 격상(格上)을 한다. 그리고 괄시받고 서럽던 시절을 마감한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도취돼 가끔 불미스러운 소문도 뿌리지만 뒷골목 언저리를 배회했더라면 꿈도 못 꿀 일이다. 그래서 시골 청년들은 무작정 상경 후 낮에는 짜장면 배달을 하고, 밤에는 권투도장에서 챔피언의 꿈을 키웠다. 흑백 TV 시대에 나오는 보편적 실화! 그러나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사그러진 사람이 더욱 많다. 김득구라고 있다. 30년 전 라스베거스에서 ‘라이트급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놓고 맨시니란 미국 선수와 경기를 벌이다 끝내 이국땅에서 목숨을 버린, 당시 스물일곱-한창 나이였다. 통산 전적이 19전 17승
최근 한 언론사에서 우리 사회의 잘못된 결혼식 문화를 버리고 작은 결혼식을 올리자는 캠페인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언제부턴가 보여주기식 호화결혼식이 만연하면서 축복속에 진행돼야 할 결혼식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들에게는 당사자와 부모들의 고통속에 치뤄지는 행사가 됐다. 서민들이 이같은 고통을 덜기 위해서는 당사자와 양가 부모들의 올바른 사고가 제일 중요하다. 여기에 결혼식 비용이 적게 들 수 있도록 사회적 여건과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일 것이다. 그래서 사회의 모범이 되는 공직자들과 지도층 인사들이 작은 결혼식에 앞장서 주고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관공서, 군부대 등에서는 대회의실이나 강당, 회관, 공원 등 야외장소를 저렴한 비용으로 결혼식장으로 제공해 주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앙부처와 경기도 2청사에서는 결혼식장으로 소속 시설물 등을 제공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육군 20사단은 군부대 연병장을 주민들의 체육시설과 안보공원으로 개방했다. 남양주시의 경우, 대회의실격인 다산홀에서 10년여 전에 시장의 딸 결혼식이 치뤄진 적이 있었다. 이처럼 다산홀도 결혼식장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 같고 그 외 지역별로 있는 다양
지난해, “한글은 세종대왕이 아닌 궁녀 ‘소이’가 만들었다”는 우스개소리가 회자됐다. 드라마와 담쌓고 지내던 남편들을 TV앞에 주저앉혔던 사극(史劇) ‘뿌리깊은 나무’의 영향 때문이었다. 대단한 시청률을 보인 이 드라마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알았던 집현전 학자들뿐 아니라 궁녀 소이를 비롯한 ‘한글창제 T/F팀’이 세종을 도와 한글창제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묘사된다. 드라마는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광해’처럼 역사적 사실이라는 기둥에 허구로 치장해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탄생했다. 이 드라마를 통해 남자들뿐 아니라 시청자 모두가 한글의 역사성을 새삼 깨닫고 무궁한 긍지와 세종의 애민정신에 눈시울을 적시기까지 했다. 드라마에서 세종은 훈민정음에 대해 “스물 여덟자만 알면 한자로 쓰지 못하는 이름, 사투리, 우리 마음, 바람소리, 새소리, 이 세상의 모든 소리들을 다 담을 수 있다”고 말한다. 어찌 이보다 한글의 쓰임새를 더 잘 표현할 수 있으랴. 어찌 한자(漢字)로 ‘거무죽죽하다’와 ‘푸르스름하다’를 표현할 것이며,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와 알록달록한 단풍을 전할 수 있으랴. 드라마에서 세종은 세상을 향해 “칼이 아니라 말로, 글로, 베어버릴 것이
벼, 밀, 콩, 옥수수와 더불어 5대 곡류의 하나인 보리는 벼나 밀에 비해 1천년 이상 빠른 기원전 1만7천~1만8천년 경부터 인류의 주요 식량 작물이었다. 현재에도 세계 곡류 중 네 번째로 많이 생산되는 작물로 식용과 맥주용, 사료용 등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모로코와 몰도바, 라트비아에서는 여전히 보리를 주곡(主穀)으로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보리는 춘궁기(보릿고개)에 최일선의 현장에서 주역이었으며 쌀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1960년도에는 1인당 연간 소비량이 무려 40㎏에 달했다. 그러나 요즘 보리는 1인당 쌀 소비량의 거의 절반에 이르는 수치이다. 하지만 쌀과 밀 보다 먼저 인류 주식으로 이용되던 보리는 20세기 이후 생산량이 증가한 쌀, 밀에게 그 위치를 내주며 잡곡의 하나로 전락하게 된다. 우리나라 역시 생산량과 소비량이 급격히 하락했으며 맥주보리 등의 수입 증가로 보리산업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최근에는 보리 수매제 전면 폐지와 한미 FTA 등 시장 개방으로 보리 산업은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선 상황에 놓여 있다. 보다 정확한 보리의 ‘이름’ 필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6천여 년 동안 지대한 사랑을 받아왔던…
정부 각 부처에서 최고의 자리를 누렸던 고위 공직자들의 퇴직후 생활이 의심스럽다. 직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산하기관에 취업하는 비도덕적이고 비양심적인 사례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규정을 개정해 이들의 관련업무 재취업을 제한하거나 퇴직 고위 공직자들이 퇴임후 행태에 대해서도 공직시절 직무와 관련된 업무의 연관성을 추적해야 할 지경에까지 왔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전관예우’에서 비롯된다. 국무총리실에서 2008년 이후 퇴직한 4급 이상 고위공무원 60명 중 81.7%인 49명이 재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성완종 의원(선진통일당)이 5일 총리실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특히 지난해 퇴직자 8명 중 2명은 퇴직 당일 산하기관인 한국소비자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취업했고, 다른 퇴직자들도 삼일세무법인, 딜로이트코리아, 법무법인 태평양 등을 비롯해 유관기관·민간기업에 재취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민홍철 의원(민주통합당)은 5일 국토해양부에서 받은 ‘퇴직공무원 재취업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부터 지난 8월까지 퇴직한 국토부 소속 4급 이상 공무원 178명 가운데 109
제49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성황리에 끝났다. 지난 4일 전야 공연을 비롯해 7일까지 열린 이 축제에는 엄청난 국내외 관광객과 시민들이 몰려들어 축제의 재미를 만끽했다. 이번 축제의 특징은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능행차 연시가 야간에 진행된 것이었다. 이에 대한 평가는 보는 이에 따라 다를 것이다. 이른바 ‘전문가’들께서 판단하고 미흡한 점은 개선해 나가겠지만 분명한 것은 참 많은 인파가 축제장 곳곳을 뒤덮었다는 사실이다. 나라 경제는 좋을지 모르지만 서민경제는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축제가 위로가 된 것은 틀림없다. 그래서 축제가 필요한 것이다. 이 어려운 시절에 잠시라도 시름을 잊을 수 있어 좋았고 축제장 근처 상인들은 장사가 잘 돼 좋았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그 아쉬움의 대표적인 것이 ‘야조(夜操)’였다. 이 행사를 본 사람은 눈치챘겠지만 우선 이 행사에는 엄청난 예산이 투입됐다. 수많은 공연단이 투입됐기 때문이 일단 외양이 화려했다. 야조는 조선시대 야간 성곽전투훈련이다. 수원화성 축성공사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인 1795년 윤2월 9일, 정조대왕은 아버지 사도세자를 모신 현릉원 참배를 위해 화성행차에 나섰다. 이른바 ‘8일간의 화성행차’가 그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