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아는 자라도 반드시 무예를 알아야 진정한 학문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잘 갖추고 일가견이 있다 하더라도 한 쪽에 치우치면 완전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인간의 편견을 경계하는 말이다. 공자가 재상을 지낼 때 일이다. 윗사람의 물음에 신(臣)이 듣기는 문사(文事)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무비(武備)가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 문(文)과 무(武)의 일은 서로 떨어질 수가 없다(臣聞有文事者 必有武備 文武之事 不可相離)라고 했는데, 문사란 전쟁이나 전투를 제외한 모든 행정적 일, 평화적인 행사라 할 수 있다. 무비란 언제든지 전투에 임할 수 있는 준비를 말하는데 이를 묶어 보면 평화적인 일을 하는 사람은 그 일의 성공을 위해 항상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전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태평한 시대엔 문사가 세상을 지배해 나가지만 위급한 때에는 군인의 힘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공자의 말을 드려다 보면 이 말은 문관(文官) 우위의 입장을 주장하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문관도 반드시 병법(兵法)을 알아야 함을 강조한다. 오늘날에는 대체로 문민 통치가 이뤄지고 군의 정치적 중립이 보장돼 있지만 아직도 민주주의가 확립되지 않은 나라일수록 무력을 가진 자들의…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전통시장의 상인들이다. 안 그래도 휴가철이라 손님이 뜸한데다 그나마 장을 보려는 사람들은 찜통 같은 전통시장 대신 냉방시설이 잘 갖추어진 대형마트와 백화점으로 몰린다. 설상가상으로 각 지자체의 대형마트 및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영업제한 조례에 대한 소송에서 최근 법원들이 대형마트 측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일요일 휴무에 들어갔던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정상영업을 재기했다. 요즘 전통시장에 가보면 고객 숫자보다 파리 숫자가 많다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전통시장의 붕괴에 대한 정부의 정책에는 문제가 없었을까? 지금까지의 전통시장 대책은 시장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시장경제주의에 입각한 ‘경쟁’의 부추김이었다. 대형마트에 대한 적절한 규제나 조치도 없이 약자인 전통시장에게 시설현대화와 경영현대화 지원 등 약간의 영양제만 보충해주고 예전과 ‘같은 룰’을 통해 대형 유통공룡들과 경쟁을 계속하기를 권했다. 하지만 전통시장이 필사의 노력을 하는 동안 강자인 대형마트는 거대한 자본력으로 마케팅을 혁신하고 인터넷, 통신, 방송매체를 이용하여 유통채널을 확장하고
런던 올림픽이 한창이다. 영화계에 올림픽 감독이란 말이 있다. 올림픽이 4년마다 열리듯 4년에 한 편 꼴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을 일컫는 말이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감독이 누군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어느 감독이 몇 년 만에 어떤 영화를 찍었고 개봉했는지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감독이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영화 한편을 만드는 일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과는 달리 감독에게서 영화를 만드는 일은 4년이 될지 아니면 10년이 될지 또는 영영 영화판에서 내 영화가 사라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얼마 전 성공한 ‘화차’의 변영주 감독은 8년 만에 영화를 내놓았고, 성공했다. ‘후궁’의 김대승 감독은 ‘번지점프를 하다’란 명작을 남겼지만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오는데 7년이 걸렸다. 왜 이렇게 오래들 걸리는 것일까. 일반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감독들은 투자를 받고 캐스팅이 이뤄질 때까지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다듬는다. 이 시간이 흘러흘러 4년, 7년 8년이 가는 것이다. 영화감독이란 직업을 가진 자들 치고…
중세 유럽은 부패한 신본(神本)주의에 눌려 인간이 숨쉬기 힘든 세상이었다. 이때 인본주의적 가치를 깨닫고 ‘인간다운 삶’을 추구한 것이 르네상스(Renaissance)였다고 요약된다. 인류사에 끼친 영향을 감안하면 ‘문예부흥’으로 번역되는 우리말 표현이 많이 미흡하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르네상스와 요즘 대세인 모바일(Mobile)이 만나 ‘모네상스’라는 신조어로 탄생했다. 모네상스는 그동안 모바일의 발전이 기계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인간이 소외됐다는 반성에서 비롯됐다. 무엇보다 과거 산업혁명이후 문명발달이 그래왔듯 모바일 역시 인간에서 멀어져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자각이 깔려있기도 하다. 우리와 가장 친숙한 휴대폰만 살펴도 그렇다. 빠르고 다양한 콘텐츠, 그리고 고기능이 접목돼 시대의 총아로 불리고 있지만 노인들이나 일부 계층에서는 ‘너무 복잡한’ 기계보다 ‘사용이 편한’ 휴대폰을 요구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속도, 기능, 다양성 등 기계중심으로 계속된 업그레이드가 일부 인간들에게는 불편하고 혼란스런 낙후성을 나타낸 것이다. ‘모네상스’의 기계는 좀 다르다. 방대한 기본 자료는 작은 기계 속에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화된 클라우드에 넣어두기에 기계는 작고
데스탱 프랑스 대통령, 자이르 첫 방문 지스카르 데스탱 프랑스 대통령이 1976년 오늘 초음속 제트기인 콩코드를 타고 자이르의 수도 킨샤사에 도착한다. 프랑스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자이르를 방문하는 것이다. 자이르 국민들은 민속춤 공연으로 지스카르 대통령을 뜨겁게 환영한다. 지스카르 대통령은 사흘 동안 머무르며 모부투 세코 자이르 대통령과 만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관계, 중동과 앙골라 내분 문제 등을 논의했다. 中 조종사 미그21기 몰고 귀순 후 망명 1983년 오늘 오후 경기 지역에 갑자기 경계경보가 발령되면서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경계경보는 곧바로 공습경보로 바뀌었다. 휴전 이후 처음 발령된 공습경보였다. 중국시험비행단 소속 손천근 조종사가 미그21 전투기를 몰고 우리 영공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손 씨는 중국 다롄 상공에서 훈련을 하던 중 편대를 이탈해 마하 2.1의 속도로 서해안 영공으로 진입한 뒤 귀순의 뜻을 표시했다. 손 씨는 초계중이던 우리 공군기의 유도에 따라 중부지역의 한 공군비행장에 착륙했다. 손 씨는 착륙하자마자 제3국 망명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는 같은 달 24일 손씨를 타이완으로 보낸다. 케냐&
쟁반 위에서 뼈들의 반란이 시작되었다 튕겨져 나간 흰 뼈 소리 없이 마당에 나뒹굴고 검은 고양이 한 마리 다가와 남아있던 살점을 바른다 뼈들이 웅성거리며 유영한다 부딪히던 뼈들이 일시 정지하자 주방은 열기로 가득하다 살아있는 건 이렇게 뜨거운 것인가 그렇다, 살아있는 건 뜨거움의 순간을 갖는다 목젖을 타고 내려가는 하얀 물들의 수런거림 뜨거움의 순간은 길면서도 짧다 숭숭 뚫린 뼛속으로 바람이 스며든다 살아있는 건 리모컨을 누르고 다시 세상 밖의 풍경을 재생하는 것이다 괄호 속에 갇혀있던 삶의 몸짓은 다시 괄호 밖으로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스스로의 저울에 무게를 달고 있다 쉬잇, 우리가 기다리는 내일이 조심조심 다가오는 밤이다 - 김선주, 2012년 봄 계간 『시향』 젊은시 10선 중 곰국의 특징은 지속적 끓음에 있다. 골수를 우려낸 잔인한 만찬처럼 세상은 온통 흰 뼈들로 쌓여가고 자신의 뚫린 뼛속으로 다른 골수를 채워 넣는 식탁의 풍경에서 무언가에 굶주린 군상(群像)들을 본다. 뜨거워진 국물처럼 사람들의 혈관에는 욕망의 뜨거움이 늘 끓고 있다. 야생의 방식에 갇혀있던 인생들은 곰국 앞에 떠남과 남음의 갈등을 겪는다. 제 삶의 무게를 알지 못해 설설 끓는…
생물자원을 확보하고 보존하는 일은 미래에 얻어질 가치를 기대하고 투자하는 보험과 같은 것이다. 생물다양성협약과 ABS(Access and Benefit Sharing)협약에 따라 생물자원 확보를 소홀히 할 경우 이들을 선점한 국가에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의 이용 부담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생물자원을 독점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21세기 국부창출의 새로운 영역으로 생물자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5년 9월 해양수산부, 환경부, 농림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부처와 공동으로 생물·유전자원 국가종합관리 방안을 마련, 각 부처에 산재돼 있는 생물자원과 유전자원의 현황 파악과 통계 유지를 위해 지난 2006년 3월에 ‘국가생물자원정보관리센터’를 개소했다. 생물자원 독점적 확보 경쟁 치열 2007년 3월에 국가생물자원의 효율적 보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21세기 전략산업인 생물산업(BT)의 육성지원기반을 확립하기 위해 환경부에 국립생물자원관을 설립했다. 또 다양한 해외생물자원 확보를 위해 중국, 중남미, 동남아, 아프
지난주는 올해 여름휴가의 피크였다. 7월이 끝나고 8월이 시작된 지난 주 수많은 사람들이 바다와 산, 강과 계곡을 찾아 여름휴가를 즐겼다. 앞만 보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서 휴가는 자연과 벗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지친 몸을 쉬게 하는 좋은 휴식이다. 그런데 휴가를 다녀온 사람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때도 장소도 아랑곳없이 벌어지는 술판과 취사 금지구역에서도 버젓이 행해지는 음식 조리행위, 그리고 술병이나 음식물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몰지각한 행락객들 때문이다. 이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외국인들은 ‘한국 사람들이 술과 고기에 굶주린 사람들 같다’고 한다. 술집은 물론 구멍가게 앞이나 공원, 길바닥에 주저앉아 술판을 벌인다는 것이다. 또 무조건 집밖으로 나갔다하면 다른 사람들은 아랑곳없이 불을 피우고 연기를 내며 고기를 구워 술과 함께 먹는 모습이 흔하게 발견된다는 것이다. 물론 외국에도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술을 마신다. 그런데 이는 캠핑장이나 바비큐 에어리어 내에서 만이다. 우리국민처럼 공원이나, 취사가 허용되지 않는 청정구역에서는 아니다. 이런 행위는 당연히 다른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제3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밤에 공
정보기술(IT)의 발전에 따라 사무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 하려는 노력이 여러 분야에서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 건설업의 하드웨어(hardware)라 볼 수 있는 시공분야는 상당한 수준에 와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공사비 산정방식, 직종코드분류, 공종체계 등의 건설정보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software) 운용분야는 IT기술의 접목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분야로 볼 수 있다. 과연 어디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건설정보화의 핵심인 건설CALS(건설사업지원 통합정보시스템) 프로세스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건설CALS 프로세스는 공정-공사비와의 상관관계 및 비용분석에 대한 업무 비중이 크다. 공사비와 관련된 정보유통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온전한 건설CALS를 기대 할 수 없다. 그래서 국토해양부에서는 공정-공사비 체계 간에 건설정보를 유통할 수 있는 통합건설정보 분류체계를 발표했지만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고 건설사업 관리와 공사비적산에 적용하는데 활용가치가 매우 낮아 실질적으로 건설CALS 업무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민간 기업에서도 IT흐름을 타고 ‘건설사업 관리시스템(PIMS)’과 ‘전사적 자원관리(E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