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또 바람에 쓰러진 고춧대를 세우고 있다. 누가 또 수취인 부재로 반송된 편지로 울고 있다. 내 2 시의 구름은 어디로 흘러가는지 금속의 심장을 가진 새가 나르는데 누가 또 이별의 흔적 위에서 소주잔을 하염없이 비우고 있다. 한 땀 한 땀 기웠던 사랑의 실밥이 터져버려 괴로운 사람이 공복의 쓰라린 속에서 낙타로 터벅이고 있다. 내 2 시의 구름은 잔털이 수없이 돋아난 텔레파시가 눈처럼 펄펄 휘날리는 하늘을 건너 어느 목장으로 아니면 어느 남미의 바닷가로 용연향처럼 떠밀려 가는지 내 2 시의 구름에는 가사가 투명한 노래가 실렸는데 내 2 시의 구름에는 처녀막을 가진 내 영혼이 누웠는데 아직도 구름 노예사냥꾼이 날 뛰는지, 유린하는지 내 2 시의 구름을 찾다가 내 2 시의 구름 먼 곳에서 고꾸라지는 내 야윈 그림자들 -2013년 시와 경계 봄호 일상은 슬플 수 있다. 그러나 슬픔 속에서 희망을 보는 것이 사람이다. 괴로움 속에서 사람은 끈질기게 희망을 키운다. 가장 어두울 때 빛의 존재를 실감하고 빛을 향하는 것이 생존의 본능이자 사람이 가진 고귀한 장점이다. 생에 처음으로 끝없이 우는 여자의 등을 다독여 준 적이 있다. 울어라 한 적이 있다. 울다가 보면…
지난 추석 연휴 첫날, 국내 일간지들의 헤드라인 키워드는 한결같이 ‘저항’과 ‘불통’이었다. <靑·野, 추석상에 ‘국민 저항’ 올려놓다> <박 대통령-김한길 대표, 서로 “국민저항 부딪힐 것”> <박 “장외투쟁, 국민 저항 부딪힐 것”, 김 “불통정치, 국민 저항 부딪힐 것”>. 민족 최대의 명절을 앞두고 TV뉴스와 신문기사를 접한 국민들의 심정은 안타깝고 불편했다. 이 자리에서 누구의 입장에 편을 들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논쟁과 대화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다. 논쟁은 자신만의 정교한 논리와 방대한 지식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논쟁의 진정한 능력과 자세는 상대의 설득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명쾌한 논리로 상대가 입 한번 뻥긋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을 논쟁이나 토론의 승리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쟁의 결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뭔가 억울하다는 느낌, 분노는 더욱 커지다가 언젠가 폭발하여 다시금 갈등을…
나라마다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외국인들에게 알리는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 역할을 세종학당이 하고 있다. 학당에선 문화 상호주의에 입각한 문화 교류 활성화를 도모하고, 외국어 또는 제2언어로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자를 대상으로 실용 한국어도 가르친다. 다시 말해 외국인 상대 한국어교육 대표 브랜드인 셈이다. 세종학당은 현재 전 세계 51개국 117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유럽의 선진국들도 언어·문화 보급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의 ‘인스티튜트 프랑세즈’, 독일의 ‘괴테 인스티튜트’, 영국의 ‘브리티시 카운실’ 등이 그것이다. 중국도 일찌감치 공자를 내세워 문화적 위상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친중 인사 양성과 전 세계 인재를 중국으로 흡수하는 수단으로 이를 적극 활용하며 육성하고 있다. 교육기관의 명칭은 ‘공자학원’이며, 최근 확산과 육성의 속도가 매우 빨라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공자학원의 시작은 1987년 ‘국가대외한어교학영도소조’라는 상설 조직을 설치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현재 세계적으로는 112개국, 초·중등학교에 설립된 공자학당을 포함해 979곳에 공자학원이 세워졌다. 중국은 특히…
철도 전통·첨단 시설 공존 2008년부터 특구 지정 추진 우여곡절 끝 5년 만에 성사 2017년까지 특화단지 조성 왕송호수공원 레일바이크 의왕첨단산단 등 사업 박차 경제 파급효과 1조1340억원 의왕시 부곡동 일대 ‘철도특구’ 지정 중소기업청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는 지난 8월30일 의왕시 부곡동 일대 250만㎡에 대한 철도특구 지정을 최종 확정했다. 그토록 염원하던 의왕시의 부곡지역 철도특구 지정이 5년여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로써 의왕시는 명실 공히 한국철도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올랐다. 현재 시와 시민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의왕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도특구로 지정된 부곡동 일대는 우리나라 철도의 전통과 첨단 철도시설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이 곳은 한국교통대학(옛 철도대학), 철도박물관, 철도기술연구원 및 철도공사 인재개발원 등 철도시설이 집적화돼 있는 그야말로 한국 철도산업·문화의 요충지다. 시는 특구지정을 계기로 오는 2017년까지 해당 지역에 철도공원과 철도거리 등 철도브랜드시설을 조성하고 레일바이크 등과 연계해 국내 최고의 철도특화단지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갑작스레 취소한 북한의 처사에 할 말을 찾기 어렵다. 북은 금강산으로 떠날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이산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또한 가까스로 화해와 대화의 실마리를 잡은 남북관계를 삽시간에 대결과 긴장 상태로 되돌려놓았다. 이러고도 인도주의 운운하고 있으니 어처구니없는 적반하장이다. 입만 열면 민족을 들먹이면서 남과 북 겨레의 소망을 이런 식으로 짓밟고 외면하는 저들의 강변에 분노를 참기 어렵다. 시대의 흐름을 어찌하면 그렇게도 읽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북이 내놓은 상봉 무기 연기 이유는 사리에 맞는 게 없다. 21일 발표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은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남측이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 진전을 ‘원칙론의 결과’로 광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봉회담 타결 직후부터 남쪽 정부 입장과 여론은 대체로 일관적이었다. 상봉을 나흘 앞두고 이 점을 시빗거리로 내세우는 건 억지다. 둘째, ‘남조선보수패당’이 ‘이석기 사건’을 계기로 “모든 진보민주인사를 용공 종북으로 몰아 탄압하는 일대 마녀사냥극을 벌인다”는 점을 들었다. 설령 저들의 주장이 100% 옳다고 해도, 그것 또한 결코 상봉 취소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이번 추석 연휴가 끝났다. 매년 명절 연휴가 끝나면 그랬듯이 정치인들은 민심 보고 간담회를 갖고 지역구에 내려갔던 의원들로부터 정국에 대한 민심을 보고 받는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지역구 재래시장 등을 방문해 추석 민심 등을 청취했으며, 서울시청 앞에 천막당사를 치고 원내외 병행투쟁을 벌이고 있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추석 당일에도 천막당사를 지켰다. 대신 전병헌 원내대표가 연휴 중 지역구에 있는 재래시장을 방문해 민심을 청취하기도 했다. 정치권이 매년 명절 연휴 때마다 민심의 향배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다. 명절이 되면 수천만명의 민족 대이동이 이루어진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술이 한 순배 돌아가면 단골 메뉴처럼 정치적 이슈가 큰 화제가 된다. 때론 논쟁이 격해져 핏줄이 같으면서도 정치적 견해가 다른 형제와 부모 등 가족 간의 작은 다툼이 일기도 하지만 현실 정치 여론의 흐름을 감지하게 되고 가족 상호간의 영향으로 또 다른 여론을 형성하게 된다. 당연히 이 여론은 추석연휴가 끝난 이후의 정국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추석 민심이 향후 정치의 큰 변수가 될 수 있기에 이처럼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이번 추석엔 ‘이석기 의원
만성적 재정 적자와 누적된 국가부채로 경제의 활력을 잃어가는 일본 경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보려는 아베노믹스의 결정판으로 소비세 인상을 결단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일본 현행 소비세율이 5%인데 내년 4월부터 8%로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89년에 3%의 세율로 도입됐다가 97년 5%로 인상됐던 소비세가 2012년 소비증세법을 성립시켰으나 실시를 하지 못하고 있다가 마침내 2014년 8%, 2014년 10%로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조세·사회보장 일체개혁 민주주의 국가에서 소비세 인상을 하기가 쉽지 않다. 소비세의 인상은 당장 물가 인상을 의미한다. 그래서 근로자에게 더 충격을 준다. 소비재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저소득층에 부담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소득에 역진적인 조세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아베 정부는 소비세 증세로 인한 세수분 사용에 대해 많은 부가적인 약속을 하고 있다. 우선은 사회보장의 안정화와 확충을 위해 지출하겠다는 것이다. 의료보험의 증가분, 기초연금 국가 부담분 충당, 보육소 확충, 재택의료 확충 등을 우선 약속하고 있다. 소비세 증가에 대한 국민적 설득을 위해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듯하다
바쁜 와중에 모처럼 시간이 나거나,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아 몸과 마음이 지칠 때면 난 가끔 영월루에 오른다. 23일 여주가 시로 출범을 하는데 잠시 생각을 정리할 겸 시간을 내어 지난 일요일 오후에도 영월루를 찾았다. 영월루는 같은 이름의 영월루 공원 정상에 있는 누정(樓亭)이다. 누정은 누각(樓閣)과 정자(亭子)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현재의 영월루는 원래 18세기 말 여주 관아의 정문으로 있었는데 1925년 관아가 현대식 건물로 지어지면서 지금의 장소로 옮겨졌다고 한다. 자칫 땔감으로 쓰일 뻔한 아슬아슬한 위기를 극복하고 지금 이렇게 여주를 상징하는 훌륭한 문화재로 남아 있으니 우리 조상님들의 깊은 혜안에 감사할 따름이다. 하룻밤 사이 그 더웠던 여름이 한여름 밤의 꿈처럼 사라지고 가을이 어느새 성큼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선선한 아침저녁으로 많은 이들이 영월루를 오른다. 어떤 이는 운동 삼아, 어떤 이는 나처럼 바쁘고 힘든 일상을 잠시 잊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그만큼 영월루는 지역민들에게 도심 속의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다. 더욱이 영월루 정상은 일 년 365일 똑같은 모습을 보일 때가 없다. 심지어 아침과 저녁의 모습도 같지 않으니 지나가는 아름다운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