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비 /고운기 느티나무가 아직은 밝다 용케 제 잎을 거느리고 있다 찬비가 떨어지기 시작한 아침이 조금은 마음 쓰인다 비야 스며들어 내 가슴에 이르러다오 잎을 다 내주고도 이 계절을 견뎌 축축하겠다 비와 더불어 바람이 불어오겠다 고운기 시집, 구름의 이동속도/ 문예중앙/2012 찬비 내린 아침 느티나무의 노란 잎들은 눈 시리다. 갈 사람은 가고 남을 사람은 남아 이미 생의 절반을 살아 넘긴 사람들에게 아직은 밝은 빛으로 잎들을 거느리고 있는 느티나무가 다행스럽고 마음 쓰일 것이다. 열심히 살아온 일이 잃어버리는 일이었다는 당혹스러움, 뭔가 아득히 잊고 있었다는 듯 문득 이마를 짚어보게 되는 계절 축축하게 견디는 대기 속으로 서리 품은 비바람의 예감. /최기순 시인
시골에서는 옆집과 아래·윗집을 이웃사촌이라고 부른다. 멀리 있는 형제나 친척보다도 실질적으로 더 가깝고 무슨 일이 있을 때 즉각 도움을 준다. 그야말로 콩 한쪽도 나눠먹는 사이로서 누구네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이고 도시로 나간 자식들이 어떻게 사는지 훤히 알고 지낸다. 이런 관계 때문에 마을공동체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도시에서는 이웃사촌 관계가 잘 형성되지 않는다. 같은 아파트 윗집이나 아랫집,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다. 얼굴도 잘 모르고 서먹서먹한 이웃 간엔 곧잘 층간소음 문제로 말싸움이나 폭력을 넘어 살인·방화사건까지 발생하니 이런 경우엔 이웃이 아니라 차라리 ‘원수지간’이라고 하는 게 옳겠다. 올해만 해도 층간소음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지난 2월엔 서울에서 이웃과 다툼 끝에 흉기 사고로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3월엔 대전에서 50대 남성이 살인미수로 체포됐다. 5월엔 인천에서 홧김에 불을 지른 사건도 일어났다. 끔찍한 사건들이지만 실제로 층간소음 문제로 인해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이해가 된다고 한다. 층간소음은 전 국민의 65%가 사는 아파트 등 다세대주택에서 주로 발생한다. 가장 많은 민원 사례는 어린아이들 뛰는 소리로, 전체 층간 소
우리는 흔히 말한다. 농업은 진실하다고, 노력한 만큼 거둔다는 말일 것이다. 그 말을 알지 못하고 도시에서 살다 지치면 고향에 가서 농사나 짓고 살아야겠다고 쉽게 이야기하며 살아가고 있다. 웰빙, 힐링 등 요즘에 많이 거론되고 있는 유행어가 아니라도 현실적인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시기에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단어가 바로 ‘귀농·귀촌’이다. 자의에 의한 은퇴이거나 타의에 의한 은퇴라도 본인이 책임져야 할 가족이 존재하고 있다. 가족뿐 아니라 본인의 여생에 남아 있는 많은 시간을 보람차게 보내려면 무언가 할 일을 찾아야만 한다. 거기에다가 소득도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는지 검토하고 또 생각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도시에서 거주하며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재취업하거나 창업을 우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쉽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귀농은 어떨지 제시해보고자 한다.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 처음 해야 할 일은 귀농에 대한 인식변화이다. 귀농은 상상이 아닌 현실임을 자각해야 하며 단순한 장소의 이동뿐 아니라 삶의 형태가 바뀌는 일임을 인식해야 한다. 성공적인 귀농정착을 위해서는 농업, 농촌사회, 자연을 이해하고
그동안 테러로부터 청정지역이던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에서의 역할과 교류의 확대, 남북 대치 상황에 따른 북의 도발위협 등 국내외적으로 테러 위협이 증가하는 가운데 평화와 안보를 위한 국가비상대비훈련 2013년 을지연습이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실시된다. 을지연습은 국가 비상시를 대비해 민·관·군·경이 합동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매년 1회 실시하는 범정부적 훈련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의 관심도는 그다지 높지도 않고 도리어 북한은 전쟁도발 책동이라며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과연 을지연습이 북한의 주장대로 한반도를 전쟁터로 만들려는 공격 연습인가? 그렇지 않다. 을지연습이 생긴 연유를 보면 명확해진다. 을지연습은 1968년 북한이 청와대를 공격하려 한 ‘1·21사태’가 시발이 됐으며, 1954년 유엔사 주관으로 시작된 ‘포커스렌즈훈련’과 결합해 1976년부터 ‘을지포커스렌즈훈련’으로 실시되다 2008년부터 한국군 주도로 실시되면서 그 명칭을 바꾼 것이다. 이런 을지연습을 전쟁 책동이라 비난하고 김정은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자행한 북측 부대를…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헬멧을 쓰지 않거나 인도 위를 달리는 광경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볼 수 있다. 보행자들의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치는 것은 물론, 묘기를 부리듯 달리다 트럭과 버스 사이로 잽싸게 빠져나가는가 하면, 골목에서는 갑자기 튀어나와 사고를 유발하고 쏜살같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중앙선 침범, 신호위반을 하는 오토바이도 여전히 줄어들지 않는다. 이렇듯 현재 우리나라의 이륜차 문화는 후진적이다. 도로 정지선 준수율을 보면 전체 차량은 평균 86.6%이지만, 이 중 오토바이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36.3% 수준에 그쳤다. OECD 국가 중 이륜차가 전용도로나 고속도로를 다닐 수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며, 헌법재판소에서도 이륜차의 고속도로 통행을 금지한 도로교통법 제154조 제6호 등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린 것도 이를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단속을 하다보면 헬멧 미착용이 위법행위인 것을 모르는 오토바이 운전자는 단 한명도 없다. 그러나 바쁘다거나 불편하다는 핑계로 이를 지키지 않고, 막상 헬멧을 착용하더라도 규격에 맞지 않거나 턱끈을 조여 매지 않는 등 형식적으로만 착용한다. ‘작은 개미구멍에 큰 방죽이 무너진다&
지방자치시대에 접어들면서 행정에 대한 시민의 욕구와 알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시민은 시정의 감시와 견제, 그리고 상생파트너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法을 이용하여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공무원 길들이기에 사용된다면 우리는 法의 제정 목적과 그 순기능을 다시금 돌이켜보아야 한다. 최근 시민의 알권리를 주장하면서 행정정보 공개를 요청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오산시의 경우만 해도 한 사람이 특정 부서 및 특정인을 대상으로 수십 건의 행정정보 공개를 요청하고 있어 행정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는 행정정보 공개의 당초 목적보다는 불순한 생각으로 접근하였다고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물론 행정정보 공개로 인한 잘못된 일들이 시정된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대부분 어떠한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자료 요구에만 그치고 있어 행정정보공개에 관한 입법 취지와 그 기능이 무색할 정도다. 공무원이 행정업무를 파악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일반 시민이 4년 동안의 서류를 짧은 시간에 파악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法은 정의로운 일에 사용되어야 그 효과도 배가 되는
여주 이포보 남한강에 자리 잡은 여주 이포보로 향하는 길, 연일 계속되는 찜통 같은 무더위를 견딜 수 있는 것들을 간단하게 작은 가방에 챙기고 이른 아침 서둘러 길을 재촉했다. 벌써 3년이 지난 일이지만 매년 이맘때쯤이면 이포보 위에서 40여일간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하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떠오르기 때문인지 ‘4대강 사업 국민검증단’ 활동에 합류하기 위해서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다잡아 보려했지만 편치 않았다. 옅은 안개에 제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한 이포보, 여주군의 상징 새인 비상하는 백로와 미래의 꿈을 백로 알로 형상화한 이포보는 지난달 22~23일 이 일대에 내린 폭우 때문인지 더욱 흉물스럽고 을씨년스럽게 보였다. 도착한 여주군 금사면에 위치한 이포대교 밑 백사장은 한여름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무더위를 피하고 휴식을 위해 가족들과 찾던 곳이라고 하는데 오늘은 뙤약볕에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 외에는 찾아볼 수가 없다. 주변에 설치된 오토캠핑장도 이미 사람의 발길을 거부하는 듯 한적하다. 부실 드러낸 4대강 현장 ‘4대강 사업 국민검증단’은 짧은 일정임에도 낙동강에서 남한강까지 강행군하며 오늘은…
2011년 중단했던 인천시의 몽골 사막화 예방사업이 재개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몽골 간 사업 재개를 위한 협약도 지난 9일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시는 몽골 울란바토르와 바양노르솜시 10ha에 1만4천 그루 규모의 ‘인천 희망의 숲’을 다시 조성할 예정이다. 매년 봄철이면 황사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곳이 인천시임을 감안해 볼 때 매우 잘한 일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몽골의 사막화는 매우 심각하다. 현재 국토의 90%에서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6만9천㎢의 목초지가 사라졌고 식물종의 75%가 멸종했다. 최근 10년 동안 벌목으로 인해 강물의 수위가 절반으로 줄기도 했다. 몽골 국토의 8%에 이르던 산림지역은 무분별한 벌목으로 6.7%로 감소했다. 3천800여개 강과 3천500여개의 호수가 있었지만 21세기 들어 약 850개의 강과 약 1천개의 호수가 사라졌다. 특히 인천 희망의 숲이 조성되는 바양노르솜 지역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농사도 가능한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황량한 사막으로 변했다고 한다. 사막화가 되면서 발생하는 황사는 가히 살인적이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런 황사의 최대 피해국이다. 인천은 그 피해의 첫 관문이기도 하다. 우선
지난해 사회공헌활동 MOU 체결 육군 제3군사령부 장병과 합동봉사 호우피해 여주 농장 토사제거 도와 아동센터 벽지·장판교체 등 구슬땀 농촌 노인 건강검진·장수사진 촬영 노후된 전기기구 교체 등 봉사 지속 저소득층 자녀 선발 장학증서 전달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사회봉사단은 더불어 사는 봉사로 사회의 밑거름이 되고파 ‘고객사랑 나눔 봉사활동’을 정기적으로 펼치고 있다. 봉사단은 저소득층 이웃들을 위한 나눔봉사와 함께 군부대와 합동으로 어려움에 처해 도움이 필요한 지역민을 찾아 협력봉사를 진행하는 등 사회적기업으로 책임을 다하고 있다. 3군사령부와 합동으로 장마철 호우피해농가 복구작업 한전 경기본부 사회봉사단(이하 봉사단)은 최근 육군 제3군 사령부 장병들과 함께 지난달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여주지역 농가를 찾아 비닐하우스 및 농산물 정리, 토사제거 등의 봉사활동에 힘을 모았다. 봉사단은 3군사령부에서 지원 나온 군장병들과 경기지역본부 사회봉사단원을 포함해 총 50여명이 여주군 흥천면 율극리 호우피해 농장의 비닐하우스 침수피해 현장을 찾아 토사제거 작업과 비닐하우스 쓰레기 분리수거, 농작물 정리 등을 진행하며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