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정권에서 대물림한 국책사업 가운데 하나인 경인운하건설이 백지화될 지경에 놓였다. 한강과 서해 사이에 인공수로를 만듦으로써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것이 이 사업의 요지였다. 그래서 한 때는 국민의 주목과 관심을 끌었을 뿐 아니라 반도국가인 우리나라에 역사상 최초의 운하가 생길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게 했다. 그러나 경인운하 사업은 애초부터 허구와 망상에서 출발했음이 이번에 드러났다. 24일 감사원은 “정부가 경제성이 떨어지는 경인운하건설사업을 경제성이 있는 것처럼 평가하고, 경제성의 왜곡논리와 함께 평가결과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며 정부에 사업 타당성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사업계획 자체가 엉터리라는 지적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국책사업이란 특정한 목적을 위해 국가가 세운 정책이나 사업을 말한다. 때문에 지방정부가 꾀한 것과는 사업의 성격과 규모가 다를 수밖에 없고, 소요되는 비용 역시 엄청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국책사업은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국민적 합의도 중요하다. 그러나 경인운하의 경우는 수해방지를 목적으로 하천을 정비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운하건설로 확대된 즉흥성의 소산이었다. 감사원이 지적한 결함을 매거하다
“당신이 존중받기를 원하면 우선 남을 존중하며, 당신의 정치적 이념과 종교적 신념이 존중받기를 원하면 우선 다른 사람의 정치적 이념과 종교적 신념을 존중하며, 당신과 다른 인종과 국적을 가진 사람을 존중하며, 그리고 당신과 다른 생활방식과 문화를 존중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당신 것’이 존중받으려면 ‘남의 것’부터 존중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1995년에 출간된 홍세화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에 나오는 말이다. 다음의 한문장을 곁들여 읽으면 똘레랑스의 의미가 더욱 선명해진다. “인간이 모두 똑같이 태어나지 않기 때문에 평등 개념이 창안되어야 했던 것이며, 인간이 모두 같은 이데올로기를 갖지 않기 때문에 인권 개념이 창안되었어야 했던 것입니다.” 문득 홍세화가 떠오른 데는 이유가 있다. ‘나는 빠리…’가 베스트셀러가 됐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아해 했다. 저자나 책 때문만이 아니라 출판사 ‘창작과비평사(이하 창비)’ 때문이었다. 창비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 화제거리이면서 동시에 시대 변화의 전조로 읽힐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불과 몇 년후 파리의 망명 택시운전사 홍세화가 꿈에 그리던 고국 방문의 길을 텄다. 이후 그는
전국구라는 말은 원래 전국구 국회의원의 줄임말이다. 전국구라는 말이 탄생한 것은 국회의원 선거법에서다. 국회의원선거를 치러 각 지역구에서 의원을 뽑고 또 각 당의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를 뽑아 그들을 전국구라 칭했던 것이다. 이 제도가 본격도입된 것은 유신때였다. 박정희 대통령은 제8대 대통령 선거를 통일주체국민회의를 통해 간접선거로 치른 후 공화당의 정치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역시 통일주체국민회에서 뽑은 의원들로 유신정우회를 구성한다. 이후 유정회는 야당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까지도 견제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의 유정회가 국민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요즘의 전국구 의원과 곧잘 비교되곤 한다. 그러나 체육관 의원인 유정회 의원과 각당의 득표율에 의해 결정된 전국구 의원은 본질적으로 다른 의미이다. 그런데 요즘 이 전국구라는 말이 다른 분야에서 널리 쓰인다. 이른바 건달세계에서 전국구라하면 그 의미는 소위 ‘잘나간다’는 뜻이다. 일개 지역의 건달이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나 통하는 족보가 있는 건달이라는 뜻이다. 한편 스포츠에서도 전국구 스타라는 말이 종종 쓰인다. 특히 지역이 넓고 지역색이 강한 미국에서 스포츠스타의 구매력을 상징하는 기준으
원내 교섭단체로 등록한 국민참여 통합신당의 주도 세력들이 민주당 간판으로 치른 지난 대통령선거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굳이 민주당을 뛰쳐나와야 했던 이유는 분명하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민주당의 낡은 시스템과 일부의 구시대적 인물들과는 자신들의 지론인 정치개혁을 이루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또한 그들이 주장하는 정치개혁의 첫 번째 전제는 바로 자신들을 포함한 모든 기성 정치인들의 기득권 포기에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들은 주장과는 달리 자신들의 기득권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신당을 창당하느라 신당창당의 시기도 놓치고 명분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그간 민주당의 당무회의가 여러차례 폭력사태를 빚어 사실상 당의 기능을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명색이 신당을 추진한다는 세력들 중 어느 누구도 과감하게 탈당하며 신당창당의 깃발을 들지 못했다. 그렇게 했을 경우, 원내 교섭단체 구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시일을 질질 끌다가 16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회기 도중에서야 비로소 몇 명 더 살을 붙여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나섰다. 그로인해 정치권은 때 아닌 4당체제의 혼란 속으로 휩쓸리게 되었다. 그들은 지금도 여전히 정치개혁을 외
개발지상주의로 인한 자연환경 파괴가 극점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바라기는 이 시점에서 근본을 달리하는 자연환경에 대한 인식전환이 이루어졌으면 하지만 기대보다는 회의감이 앞선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개발을 멈추는 날 곧 나라가 망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왜곡된 사고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터에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사례가 또 생겨났다. 도로와 택지 등의 개발사업 때문에 면면이 이어져 있어야할 녹지축(綠地軸)이 토막나면서 녹지축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도는 5개의 주광역녹지축과 11개의 부광역녹지축, 그밖에 소규모녹지축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주광역녹지축 가운데 42곳, 부광역녹지축 가운데 39곳, 소규모녹지축 가운데 55곳 등 136곳이 완전히 단절되거나 단절될 위기에 처해 있음이 밝혀졌다. 녹지가 단절된다는 것은 강줄기가 중간에서 막혔거나 도로가 절단돼 인마의 왕래가 불가능한 상태와 같다. 즉 야생동물의 통행이 부자유스러울 수도 있고, 생태계의 질서를 교란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결정적인 피해는 인간에게 돌아온다. 녹지가 사라지면 자연과 벗하며 노닐던 멋과 풍류가 없어지고, 자연으로부터 알게
9월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원래 9월은 결실의 달이어서 모두가 푸근한 마음을 가질 계절인데 올해는 태풍 ‘매미’ 때문에 잡치고 말았다. 9월은 음력으로 8월인데 절기로는 한가위(仲秋), 백로(白露), 추분(秋分)이 들어 있다. 옛부터 ‘어정 7월’ ‘건들 8월’이라고 했다. 어정 7월은 딱이 하는 일 없이 어정대다보니 7월이 다갔다는 뜻이고, 건들 8월은 머지 않아 시작될 수확의 날을 헤아리며 건들댄다해서 생긴 말이다. 그러나 부지런한 농부들은 어정댈 틈도, 건들댈 여유도 없다.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서 말리는 일부터 논에 생긴 피를 뽑는 일까지 일손이 모자란다. 올 농사는 흉년에 가깝다. 그 중에서도 고추 농사가 흉작이라고 한다. 고추의 원산지는 중앙아메리카로 17세기경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 선조때 학자 이수광(李 光)이 지은 ‘지봉유설(芝峰類說)’에 보면 “남만초(南蠻草)는 큰 독이 있는데 왜국(倭國)에서 왔으므로 속칭 왜개자(倭芥子)라 한다.”라고 적혀있다. 이것이 후에 ‘고쵸’로 불리게 되고 아마도 고초(苦草) 로 쓰여지다가 ‘고추’가 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아무튼 고추의 매운 맛을 즐기는 우리에게 고추는 고난
태풍‘매미’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국민들의 기부행렬이 이어지고 있어서 피해 주민은 물론 국민 모두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태풍 피해 성금을 모금중인 각 방송과 신문사에 답지한 모금액이 당초 모금 목표액을 기일을 훨씬 앞당겨 달성했으며 현재까지 모금 행렬이 그칠 줄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이번 모금에는 기업이나 소문난 부자가 아닌 일반시민들이 1억원이 넘는 거액을 쾌척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성남과 용인시에 사는 시민이 각각 1억여원의 거금을 쾌척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경기도 용인시 수지읍 상현동에 사는 이남림(58)씨 가족은 아버지가 1억원을 내놓고 미국에 유학중인 딸 부부가 300만원, 아들 부부가 200만원, 미혼인 막내아들이 15만원을 보태 총 1억515만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젊은 시절 볼펜장사를 하며 어렵게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진 이씨는 거액의 성금을 선뜻 내놓으면서도 자식들에게는 돈을 한푼도 거저 주지 않을 정도로 근검절약을 강조하는 생활을 해오고 있다고 한다. 이씨 가족의 아름다운 마음씨는 여느 기업이나 단체에서 기탁한 몇십억원보다 훨씬 값진 것이다. 또한 이씨는 자식들을 선행에 동참하게 함으로써 올바른 자녀교육의 전
많을수록 좋은 것이 예산이다. 예산이 넉넉하고서야 지역과 주민을 위한 일을 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말이 되면 예산따내기 전쟁이 시작된다. 올해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특히 올해는 내년 4월에 총선이 예정되어 있어서 자기 몫챙기기 뿐만 아니라 선심성 예산도 끼어들 소지가 있다. 그런데 넉넉한 예산을 줘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눈먼 예산이 있어서 말썽이다. 이름하여 주민지원사업비 예산이다. 주민지원사업비는 문자 그대로 지역주민의 편의와 이익에 도움이 되는 사업에 쓰이는 비용으로 지역주민으로서는 여간 고마운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예산이야말로 다다익선(多多益善)일 뿐 아니라 누구나 욕심내는 예산이기도 한 것이다. 경기도는 지난해에 남양주·양평·광주 등 8개 시·군에 652억4천만원의 주민지원사업비를 지원했는데 올 상반기까지 절반 가까운 317억8천만원이 집행되지 않고 있음이 밝혀졌다. 뿐아니라 2001년에도 375억여원이 집행되지 않아 이월된 일이 있었다. 왜 이런 일이 거푸 생겨날까. 첫째는 환경부로부터 배분받는 주민지원사업비 책정이 늦어지는데다 계속사업이다보니 이월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고, 둘째는 공사기간이 부족한 것과 행정절차가 까다로운 것이 미집행
기강은 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소집단은 말할 것도 없이, 심지어 가정까지도 지켜야할 법도는 있는 법이다. 그런데 군에 입대하지 않는 대신 시·군·구의 행정기관에서 근무하는 공익요원의 기강이 문란해지면서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도가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 제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올 7월말까지 43개월 사이에 5천636명의 공익요원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죄질이 나쁜 205명은 구속수감되고, 1천221명은 사법기관에 고발돼 응분의 처벌을 받았다. 징계사유도 놀랍다. 복무지 무단이탈이 3천886명, 근무태만이 1천546명, 일반범죄가 196명이나 된다. 복무지 이탈은 군으로 말하면 무단탈영에 해당한다. 만약 이들이 군에 입대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필시 사고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 하기야 이 제도가 생길 때부터 운영상의 문제점은 예견되어 왔다. 우선 그들의 근무지가 민간기관인데다 일반인을 상대하기 때문에 자세나 정신면에서 절도(節度)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렇다손치더라도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그것도 근무기간 내내 해당 관서장의 지시와 통제를 받아야할 의무와 책임을 지고 있는 이상 규정에 어긋나는 행위는 용납되지…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매미로 수해를 입은 전국 일원이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됐다. 정부는 어제 오전 “전날 재해대책위원회 건의에 대한 대통령의 재가가 나옴에 따라 서울과 인천을 제외한 전국의 수해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특별재해지역 대상지역은 서울과 인천을 제외한 부산 등 전국 14개 시도의 156개 시군구, 1천657개 읍면동으로 태풍 피해가 난 곳은 모두 포함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당초 예정됐던 것보다 빨리 특별재해지역 선포가 이루어진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로써 전국의 태풍 피해지역 주민들은 특별재해지역 지원 기준에 따라 특별위로금 추가지원, 농축산물 복구비용 상향지원, 복구비용중 자부담분 보조전환 등 다양한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편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되면 해당지역은 그동안 통상적인 지원기준에 따른 지원금 보다 많게는 150%에서 적게는 50%까지 지원금을 더 지급 받게 된다. 또한 이재민 특별위로금의 경우 주택이 완전히 파손되면 500만원, 반파는 290만원, 침수 200만원 등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정부의 특별재해지역 선포가 마치 피해 주민들의 어려움을 일시에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으로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