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는 쌍방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투명하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은 분단 반세기의 벽을 넘어서는 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했지만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물론 악재는 있었다. 대북송금에 대한 특검실시, 정몽헌 회장의 투신자살, 여기에 보수진영의 반김시위와 진보진영의 반전시위까지 가세하면서 남북관계는 급냉하고 말았다. 다행히 북한이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함으로써 화해의 물꼬를 트는가 했더니, 반김시위가 거듭되면서 북한은 선수단 철수를 들먹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산넘어 산이요, 강건너 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이 해결해야 할 현안은 너무 많다. 그 가운데 하나가 경제협력이다. 특히 중단이냐, 지속이냐는 기로에 놓인 현대 주도의 남북경협은 매우 시급하다. 문제는 경협 재개의 주체를 현대로 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옳은지, 정부가 앞장서고 현대가 뒤따르는 것이 타당한지를 놓고 이견이 분분한 데 있다. 그래서 본사가 ‘남북경협사업의 향후 추진방향은 어떤 형태가 돼야 하는가?’ 라는 주제로 인터넷 경기광장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봤다. 결과는 49%가 현대 주도 정부지원, 18%가 정부 주도, 31%는 남북경협의
우리나라 사립대학들의 재정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입의 대부분을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해마다 학교와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문제를 놓고 대치할 수밖에 없다. 대학으로선 모자라는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부득이 수업료를 올릴 수밖에 없고, 학생들로서는 학교가 자신들의 등록금만 빨아먹고 그 외의 노력을 게을리 한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양자의 얘기에 다 일리가 있지만 그렇다고 교육의 전당인 대학이 매년 돈문제로 시끌벅적해서야 될 일인가. 대학들의 재정난 해소를 위한 노력 또한 피눈물이 날 정도다. 몇 년전 연세대 총장에 재임했던 송자 전 총장은 스스로 세일즈맨총장론을 들고나서 재정확보에 상당한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었다. 그후 그게 하나의 유행이 되어 버렸다. 저마다 대학총장들은 바쁘다. 명문 사학의 총장은 돈 구하느라, 신생 지방대의 학.총장들은 학생구하느라 동분서주다. 그런 가운데 역시 처음으로 기여입학제를 실시하겠다고 나선 데가 바로 연세대였다. 교육부의 반대와 사회 일각의 반발로 무산되긴 했지만 그에 대한 의지는 아직 꺾지 않은 듯하다. 최근 연세대가 다시 기부금 모으기에 발벗고 나선 가운데 학교측은 “오는 9월부터 학교에 기부금
시원한 맥주 한잔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그런데 맥주 음주법을 통해 국민성을 알아 본 익살스러운 조사가 화제가 됐었다. 다만 전제가 있었다. 그것은 맥주잔에 파리 한마리가 빠졌을 때다. 먼저 영국인들은 새로운 맥주를 청해 마신 뒤 두잔 값을 치른다. 영국신사 답다. 다음은 미국인. 미국인은 새 맥주로 바꾸어 오도록 하고, 한잔 값만 치룬다. 합리적이다. 이어서 독일인. 그들은 파리를 건져낸 뒤 그대로 마시고 한잔 값만 낸다. 과학적이다. 다음은 프랑스인. 프랑스인은 다시는 이 가게에 안온다며 화를 내고 그냥 나가버린다. 감정적이다. 끝으로 러시아인. 러시아인은 파리 따위는 개념하지 않고 주욱 마셔버린다. 둔감한 편이다. 한국인은 조사 대상에 들어있지 않아서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알 수 없다. 짐작하건데 프랑스인 쪽에 가까웠을 것 같다. 그 발끈대는 성질이 요즘의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다. 나라 안의 최대 난제는 뭐니 뭐니해도 경제다. 내리막길에 가속도까지 붙은 경제는 제동이 걸릴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자고 깨면 파업이고, 입만 열었다 하면 자기 몫만 챙기려는 고함 소리 뿐이다. 중소기업을 하고 있는 사장은 말한다. “주5일제가 실시되면 중소기업은 문을 닫던가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정주형 ‘영어마을’ 조성부지가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일대 통일동산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손학규 지사의 선거 공약이었던 영어마을조성사업이 본격 추진단계에 들어서게 됐다. 경기도는 이번에 부지가 확정됨에 따라 기본 및 실시설계 등을 거쳐 내년 8월 착공, 2006년 3월 정식 개원할 계획이다. 도는 손 지사의 지방선거 당시 공약에 따라 영어교육에 소요되는 과중한 사교육비 부담을 경감하고 도민의 영어능력 향상을 통한 도의 국제 경쟁력 제고, 국제화시대에 맞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영어마을을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 4월 영어문화원을 설립하는 등 지난해 8월부터 사업을 추진해 왔다. 현재 도는 인터넷에 사이버 영어마을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여름방학에는 안산시 선감동 경기도청소년수련원 등 5곳에서 초.중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캠프를 개설, 운영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영어마을 조성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도민들도 있다. 그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사업에는 막대한 도비가 들어가게 마련인데 그에 비해 사업의 혜택은 도민 전체에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부유층의 자제나 관계 공무원들의 자제가 우선적으
해마다 겪는 수해는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주말부터 계속된 폭우로 경기북부의 일부지역에 적지않은 수해가 발생했다. 도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745세대의 주택이 침수되고, 19세대 5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265ha의 농경지가 물에 잡긴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와 달리 남쪽지방의 피해는 더 큰 것으로 조사돼 힘겨운 복구작업을 해야할 판이다. 우리는 1996년과 1999년의 북부지역 물난리를 잊을 수 없다. 그때 수마가 할퀴고 간 현장은 한마디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이었다. 귀중한 인명이 여럿 희생되고, 수많은 가옥과 전답, 그리고 도로와 교량까지 유실되었을 때의 박탈감과 절망감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정부와 국민의 협력에 힘입어 재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문제는 거의 해마다 수해를 당하면서도 영구적인 수방대책을 세우지 못한데 있다. 큰 이유는 두가지다. 하나는 피해액 조사가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복구비를 제때에 받지 못해 복구작업이 지연된 경우다. 1차적으로 시·군이 조사를 해서 도에 보고하면 도가 실사를 하게되는데 이때에 소요되는 시간이 여간 긴 것이 아니다. 그만큼 복구기간을 잠식해버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복구비의 비현실성이다.
신용불량자 300만명 시대를 넘어 335만명 시대가 되도록 이렇다할 대책없이 팔짱만 끼고 있던 정부가 드디어 신용불량자 구제를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일단 1천만원 이하 소액연체자 81만명에 대해 금융기관별로 대환 대출, 만기 연장, 원리금 일부 감면 등의 신용 회복 지원을 우선적으로 시행하도록 할 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참여정부 출범 6개월의 경제정책을 점검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서 발표한 경제 관련 정책의 후속 조치로 이 같은 방안들을 마련했다. 정부는 단일 금융회사에 등록된 신용불량자 104만명 중 채무 상환 의지와 능력이 있는 1천만원 미만 소액 신용불량자 81만명에 대해 금융기관별로 신용회복을 지원하도록 하고 그 실적을 금융감독원의 경영 실태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개인 신용도에 따라 차별적인 금융 거래가 이뤄지도록 3개월간 30만원 이상 연체시 적용되는 일률적인 신용불량자 등록 및 관리 제도를 폐지하고 채무자의 신용 거래 정보를 종합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고의적인 채무 상환 기피자에 대
사건·사고로 얼룩져 가는 세태를 바라보면서, 과연 이 나라는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희망적인 나라인가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살인과 강·절도를 포함한 강력범죄와 성폭력·사기 등의 파렴치범죄, 여기에 더해 인명을 경시하는 자살사건까지 가세하면서 우리 사회는 범죄의 온상이 된 듯한 느낌마져 주고 있다. 사회의 어두운 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성인범죄를 뺨치고도 남을만한 소년범죄가 잇따르고 있어서, 시민은 말할 것도 없이 치안당국 조차도 긴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주에 있었던 2건의 소년소녀 폭력살인사건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동두천에서 있었 던 사건은 결손가정의 의붓 형제들 간의 공존이 얼마나 힘겨운가를 보여준 참극이었다. 보도된 바와 같이 가해자는 배가 다른 남매이고, 살해를 당한 8살짜리 여동생은 의붓 아버지의 딸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술래잡기였다. 의붓 동생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접착테이프로 손발을 묶고 마구 때려 숨지게 한 것이다. 부모의 이혼과 재혼이 몰고 온 재앙이다. 용인에서 있었던 또 다른 살인사건은 여중생 3명이 같은 교회에 다니는 또래 친구 등 2명을 으슥한 곳으로 끌고가 무려 1시간 반 동안이나 몰매를 가한 것이 원인이 돼…
종목을 막론하고 우리 선수가 외국에서 시합할 때, 중계방송 하는 캐스터나 해설자는 쉽사리 흥분하곤 한다. 개최국에 유리하게 판정하는 심판의 편파성 때문이다. 그 가운데 잊을 수 없는 게 작년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이다. 당시 김동성 선수를 실격시키고 개최국인 미국 선수에게 금메달을 안겼던 심판의 편파판정은 우리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 그날의 편파판정으로 미국은 금메달 하나를 더 챙기긴 했지만 한국내 반미감정의 고조라는 댓가를 치러야 했다. 2002한일월드컵에서도 편파시비가 있었다. 김동성 사건과는 반대로, 우리나라와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에콰도르 출신의 바이런 모레노 주심이 시종 한국에 유리하게 판정을 내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던 것. 그후 모레노는 FIFA로부터 심판자격을 박탈당하기까지 했다. 어쨌거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각은 그날의 경기가 떳떳한 승부였을 뿐 심판의 편파판정과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우리나라는 그후 4강까지 올랐다. 그때의 감동을 기억하지 못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한데 바로 그 2002월드컵의 영웅 히딩크가 근래 묘한 발언을 했다. “한국이 2006년독일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른다는 것은 장담키 힘들다.” 지난 대회의 결과는…
미신이나 맹서의 표시, 또는 치장을 위해 바늘로 살갗을 찔러 먹물·물감따위로 그림이나 글씨, 무늬 등을 새기는 것이 문신(文身)이다. 그런데 이 문신이 예술이냐, 의료행위냐를 놓고 논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문신 시술자들은 예술이라며 창작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의료행위로 보는 측은 시술 방법과 과정에서 신체적 위협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외과의사만이 시술을 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후자의 판단은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문신 시술가 김아무개 여인에 대한 선고 공판을 맡았던 수원지법 김한용 판사가 내렸다. 형량은 징역1년에 벌금 3백만원, 집행유예 2년이었다. 아무튼 문신시술이 문제가 돼 재판에 회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이번 재판은 새로운 판례의 단초가 됐다. 문신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다. 이 방면의 전문가로 알려진 W·D험브리 박사는 기원전 4000년전 이집트에서 ‘찌르기’ 문신이 생겨났고, 문신으로 몸치장을 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로부터 2000년 쯤 뒤에 양자강 남쪽의 중국지역에 전파되고, 아시아 전지역으로 뻗어 나간 것으로 되어있다. 이무렵 아이누족들은 문신을 신성한 ‘신
도로변의 벼이삭들이 어느덧 황금물결을 이룬다. 그러나 풍년을 기대하던 농심은 시름에 차 있다. “처서(處暑)에 비오면 흉년든다”는 말을 실감하는 듯. 지난주부터 퍼붙기 시작했던 중부지방의 집중폭우가 그칠 줄을 모른다. 때가 되면 저절로 고개숙일 벼이삭들이 폭우에 시달려 고개 아닌 허리가 꺽이고 있다. 폭우를 걱정하는 건 비단 농부 뿐 아니다. 제방이 무너질세라 밤잠 설치는 저지대 주민들, 산사태를 우려하는 산마을 사람들, 이재민 구호와 수해 복구대책에 여념없는 공무원들의 표정 또한 어둡긴 마찬가지다. 이즈음 공직사회에는 또 다른 걱정거리가 있다.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각종 감사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하루종일 민생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가 하면, 한편 밤을 세워 국정감사자료를 작성하는 일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젠 진절머리가 나기도 하지만 공직자의 사명감으로 지탱해 오던 터다. 이렇게 9월부터 본격화되는 각종 감사는 대략 연말께나 돼야 그 끝이 보일 정도다. 직상위(直上位) 기관 감사에서부터 행정자치부 감사, 감사원 감사, 국회 국정감사 등등…. 그래서 공직사회의 가을은 ‘감사의 계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올해의 감사 시즌은 여느 때와 사뭇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