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회피’는 돈없고 빽 없으면 그림의 떡이다. 그러나 권력이 있고 돈이 있으면 국적을 세탁하면서까지 병역을 피해간다. 지난 7월 국회 국방위원회 정희수 국회의원(새누리당)은 보도자료를 냈다. “올 상반기 기준 최근 5년간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거나 상실한 18∼35세 남성 1만5천560명 중 국내에서 태어났지만 외국국적을 취득해 국적을 상실한 이는 1만4천695명으로 전체의 94.4%에 달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들은 대한민국 비자만 발급받으면 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고, 병역법상 37세만 지나면 입영 의무가 없어지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적을 버린 뒤 37세 이후에 다시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한다면 합법적으로 병역을 감면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병역 회피를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남성이 연평균 3천여명이지만, 이들에 대한 병무청의 관리가 소홀해 병역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정 의원의 지적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현직 고위 공직자 자녀 33명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33명 중에는 정부기관의 장과 국립대 학장, 지자체장, 청와대 비서관의 자녀도 포함돼 있다. 개중
‘삼남길’ 개통식이 오는 13일 오후 2시 수원서호공원에서 열린다. 개통식 당일에는 ‘경기도 삼남길에 당신의 첫 발자국을 남겨주세요’라는 주제로 서호공원에서 해우재까지 6㎞의 길을 걷는 행사를 갖는다. 삼남길은 말 그대로 조선시대 한양과 삼남지방(충청, 전라, 경상지방)을 연결했던 길이다. 백성이나 군사, 관원, 과거보는 선비, 보부상, 심지어는 왕들도 이 길을 따라 행차했다. 유배를 떠나는 이들도 이 천릿길을 따라 갔다. 지금은 철도와 고속도로, 전국을 거미줄처럼 잇는 도로망의 발달에 따라 잊혀진 옛길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걷기 열풍이 전국적으로 불면서 그 삼남길이 역사문화탐방길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그것도 경기도와 수원시-화성시-오산시 등 지자체가 공동으로 연구 개발한 것이라서 더욱 의의가 있다. 뿌리가 같은 수원, 화성, 오산 세 지역의 역사가 다시 하나로 연결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 길이 세 지역의 미래로 가는 길이 되길 바란다. 수원-화성-오산 구간은 33.4㎞에 달하는 거리로 지난 7월 경기도와 수원시, 화성시, 오산시를 비롯, (사)아름다운도보여행, (재)경기문화재단, 코오롱스포츠 등이 ‘삼남길 경기도 구간’ 조성 협약을 체결하고 3개월에…
세월에 잠겨 썩지 않고 삭는 곳에 아름다움과 기품이 담긴다지만 제대로 삭혀만 진다면 그런 후식(後食)은 없어도 좋으리. 산청군 단성면 남사마을 돌담길 담장 언젠가 돌들의 근육이 풀려 골목길과 한 때깔이 되었다. 늘 그렇듯 덜 삭은 생각을 하며 걷는다. 무언가 다르다는 느낌, 청동기 시대의 리듬 속을 걷는 것 같다. 생각이 줄어든다. 양편 담장 안에서 태어나 공중에서 엇박자 X가 되어 건너 집 담 속을 들여다보는 두 회화나무 밑을 지날 때는 생각이 있다는 것 자체가 유머러스해진다. 하늘 한 편에 빙긋 웃고 있는 낮달, 슬픔도 기쁨도 어처구니없음도 생각 속에 구겨 넣었던 노기(怒氣) 쪼가리들도 그냥 느낌들이 되어 마음 벽에 녹아내린다. 은은한 빛 마음 벽에 새겨진 각(角)진 무늬들도 은근해지는 빛 속에 아무것도, 희한하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 황동규 ‘은은한 빛’/2011년 여름호/불교문예 가을이다. 풀벌레 소리 들으며 산자락의 오래된 마을을 걷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시인은 “돌들의 근육이 풀려/골목길과 한 때깔”이 된 돌담길 담장을 발견한다. 여기서 때깔이란 시간의 옷일 것이다. 황혼기에 접어든 시인도 근육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묻지마 범죄’가 확산되고 예측하기 어려운 범죄가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더욱 크다. 2011 범죄통계에 따르면 강간·강제추행 등 성폭력 범죄가 1만9천489건으로 지난해 대비 1천233건(6.7%)이나 증가했다. 폭력범죄도 31만1천944건으로 1만9천456건 늘었다. ‘묻지마 범죄’의 공통점은 사회적응 능력과 분노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흥분 상태에서 약자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 난입해 일방적으로 폭력을 휘두른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묻지마 범죄의 근본적인 예방과 대책은 무엇일까? 사회, 기술, 경제, 환경, 정치 등 거시적 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프랑스는 폭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5년만에 윤리를 부활시키고 있다. 한국도 어린아이 때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인권·법치는 물론 인성교육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환경·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고, 패자가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며, 사회 공동체가 더불어 사는 삶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이성정부를 전제 조건으로 감성정책도 함께 펼쳐야 한다. ‘묻지마 범죄&rs
지난달 27일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누출 사고 현장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 화면이 9일 공개됐다. 경찰이 사고 직후 회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복원한 30분 분량의 화면은 앞부분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희뿌연 연기 형태의 불산이 탱크로리 밖으로 새어 나오는 장면이다. 안전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보여준다. 구미의 불산가스 누출사고와 관련, 경찰의 부실 대응이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통합당 김민기 의원은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감에서 현장 출동 경찰들이 사고 상황에서 부실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현장 출동 경찰들이 피해 상황이나 기타 징후에 대해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하면서 “가스가 폭발했다면 동물들이 죽거나 이상 반응을 보이는지 등에 대해 보고해 빠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 피해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내려진 결정으로 사고 발생 12일 만이다. 특별재난지역 선포 결정은 지난 주말 현지에서 벌인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수원경실련이 재미있는 토론회를 열었다. 10일 오후 팔달구청 상황실에서 ‘민선 5기 진단과 과제 토론회’를 개최한 것이다. 토론회 주제는 ‘염태영 시장 잘하고 있나?’이다. 염태영 시장이 느끼기에는 상당히 도발적일 수도 있는 이 주제의 토론회에는 주최 측인 수원경실련과 시민·사회단체, 언론계, 직능 전문가 등이 참여해 날카로운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당연히 시민과 시당국의 관심도 높았다.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수원경실련이 1천589명의 수원시민을 대상으로 한 염태영 수원시장의 수원시정 시민만족도 설문결과였다. 염 시장과 수원시 공직자들의 입장으로서는 ‘어떤 평가가 나올까? 시민들이 민선5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상당히 조마조마했을 것이다. 그런데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염 시장의 얼굴에는 살짝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 먼저 염태영 수원시장의 시정 평가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시민 인지도가 85.7%로 나타났다. ‘현 시장의 수원시정 점수를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가해 달라’는 항목에서는 60점 미만이 25.1%, 60~80점 미만이 35.9%, 80점 이상이 32.5%로 나타났다. 즉 60점 이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68.4%나 된 것이다
가지 말아야 했던 곳 범접해선 안되었던 숱한 내부들 사람의 집 사랑의 집 세월의 집 더럽혀진 발길이 함부로 밟고 들어가 지나보면 다 바깥이었다 날 허락하지 않는 어떤 내부가 있다는 사실, 그러므로 한번도 받아들여진 적 없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사람으로서 나는 지금 무엇보다도, 그대의 텅빈 바깥에 있다 가을바람 은행잎의 비 맞으며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는 곳에 닿아서야 그곳에 단정히 여민 문이 있었음을 안다 생떽쥐페리는 그의 동화 <어린왕자>에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했다. 우리는 타인의 마음 문(門)을 열기 위해 날마다 분주히 살고 있지만 자신의 내부에 지어진 사람의 집, 사랑의 집, 세월의 집에 들어가 본적이 얼마나 되는가? 어쩌면 더럽혀진 제 발자국으로 인해 자신의 내부가 밖이나 다름없이 황량한 채 먼지 바람만 껴안고 있음을 볼까 두려워하는 것은 아닐까. 내 안에 내가 범접할 수 없는 또 다른 내부가 존재하고 있는 것을 아는 날 우리는 세상의 젖은 비를 맞으며 마치 새색시의 단정히 여민 문이 내 안에 깊이 숨어있음을 보게 된다. 은밀하고도 단정한 문(門), 인생들은 언제나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는 막다른 시간
선거와 관련된 돈의 수수(收受)선의의 부조금이라고?‘생각하여 보라. 죄 없이 망한 자가 누구인가. 정직한 자의 끊어짐이 어디 있는가. 악을 밭 갈고 독을 뿌리는 자는 그대로 거두나니…’ 드디어 긴장감 속에 길게 끌어온 곽노현 전 교육감의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 판결이 한국교총과 뜻 있는 국민들이 바라는 대로 선고됨을 보고 환영의 마음을 표한다. 그리고 양심과 법에 따라 공정하게 심판해 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우리 대한민국은 법이 살아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삼권분립의 민주주의의 장점을 신뢰하게 됐다. 그 와중에도 곽 전 교육감은 사후매수죄(事後買收罪)는 위헌(違憲)이라고 항변했지만 그럴 때마다 법리(法理)를 모르는 국민들까지도 모이면 ‘세상에 저런 사람이 다 있을까’ 혀를 차기도 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선거와 관련된 돈의 수수(收受)인데, 그것을 선의의 부조금(扶助金)이라고 하고 하나님도 이런 자기를 칭찬할 것이라 했으니 이는 국민들과 학부모들을 우롱한 격이며 정직을 가르쳐야 할 교육수장(敎育首長)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까 걱정이다. 불의(
케네디(JFK) 전 미국 대통령은 위대한 대통령으로 미국 국민들뿐 아니라 전 세계민에게 기억되고 있다. 케네디의 대통령 재임기간은 2년여에 불과했지만 소련과의 미사일 갈등, 쿠바침공 등 많은 정치 현안을 처리했는데 역사가들에 의해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히는 것 중의 하나가 ‘미국 평화봉사단’의 창설이다. 미국 개척시대 광야로 향했던 개척자들의 정신으로 다시금 무장한 ‘뉴 프로티어(New Frontier)’들이 평화봉사단의 깃발을 들고 지구촌 곳곳으로 흩어져 인류를 위한 고귀한 봉사에 들어갔다. 1961년 설립돼 현재까지 20만명이 넘는 봉사단원들이 140여개 국가에서 활동 중이다. 이는 강대국으로 발돋움하며 후진국들로부터 제국주의 혹은 신(新)식민주의로 낙인찍힌 미국이 세계에 자랑할 만한 것이었다. 그리고 누구도 그 정신과 헌신에는 이의를 달지 못했다. 우리나라도 세계에 자랑할 젊은 파이어니어(Pioneer)들이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KOICA) 소속의 젊은 봉사단원들이 그들이다. KOICA는 개발도상국에 한국정부가 개발원조를 제공하는 전담기관이다. 지난 1991년 창설돼 개발도상국의 인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