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 흑과 백, 밤과 낮 등 세상에는 극단적인 양면성을 지닌 것들이 존재한다. 바다 또한 그러하다. 강렬한 태양볕 아래 산호초가 넘실거리는 에메랄드 빛 생명력 넘치는 바다가 존재하는가 하면, 칠흑 같은 어둠 속 등대 불빛 하나 없는 심연의 죽음과도 같은 바다가 있다. 이러한 어둠 속 바다를 좋아하는 이는 없으리라. 그런데 그 차갑도록 무서운 어둠속에서, 더욱더 차가운 바닷물에 빠져 서서히 숨이 죄어오고 있다면 어떠할 것 같은가! 2010년 3월 26일 밤,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그러한 일이 일어났다. 밤 9시22분 1천200톤급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백령도 서남방 해역에서 초계 임무를 수행 중 엄청난 충격과 함께 두 동강 나서 침몰되기 시작했다. 영화 타이타닉의 침몰 장면을 연상케 한다. 그 당시의 서슬 퍼런 긴박함, 긴장감, 죽음의 공포를 누가 어찌 상상해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11시13분, 승조원 104명 중에서 함수 쪽 장병 58명은 구조됐지만 이미 침몰해버린 함미 쪽 46명은 유명을 달리했다. 심연의 어둠 속으로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한 젊디젊은 꽃봉오리들이 맥없이 사그라져간 것이다. 그들을 구조하기 위해 바닷속에 뛰어든 한주호 준의도 장렬하
행복, 누구나 원하고 꿈꾸는 삶이다. 팔불출 소리를 듣는다고 해도 한마디 해야겠다. 지난 일요일은 아내의 생일이었다. 가족생일은 으레 집안 식구 모두 모여 식사를 함께하고 선물을 주며 축하를 해왔다. 이날도 어김없이 저녁에 식당이 예약돼 있다. 그런데 올 아내의 생일은 달랐다. 이른 아침 세 며느리들이 각자 음식을 준비해 부모 집을 찾아와 아침식탁을 차려주었기에 그렇다. 큰며느리는 미역국과 부침이, 둘째며느리는 잡채와 불고기, 전, 막내며느리는 팔보채를 만들어 왔다. 내 생일은 아내가 미역국을 끊여주니 며느리들이 그럴 필요가 없다. 아내 생일은 본인이 직접 끊여 먹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아 며느리들이 아침식탁을 마련한 듯하다. 물론 내 아들과 손주들은 저녁 자리에 합류할 것이기에 오지 않고 며느리들만 왔다. 마음씀씀이가 갸륵하다. 정성의 극치다. 음식을 장만하면서 아내의 마음을 그렸을 것을 생각하면 괜스레 눈시울이 따가워진다. 마음이 담긴 생일 아침식탁이다. 유난히 깊은 정이 드러나는 아침이었다. ‘이게 가족이구나’하는 생각에 며느리들의 마음이 더욱 살갑게 다가왔다. 30대 젊은 며느리들로서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그랬다. 요즘 세태로 보아서
핵테러 방지를 통해 세계 60억 인류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역사적 평화서밋(Summit)인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돼 27일까지 이틀 일정으로 열린다. 이번 정상회의는 이명박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등 53개국 국가 정상 또는 정상급 수석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4개 국제기구 수장이 참석한다. 전세계 190여개국 정상 또는 정상급 인사가 참석하는 유엔 총회가 매년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지만, 단일 국가가 개최하는 외교 이벤트에 이처럼 많은 국가의 정상들이 참석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들 53개국은 전세계 인구의 80%, 전세계 GDP의 약 90%를 대표하고 있어 이번 핵안보 정상회의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위 안보 포럼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정상들은 무기급 핵물질을 제거하거나 최소화 하는 내용의 ‘서울 코뮈니케’(정상선언문)를 채택할 예정이다. 현재 전 세계에는 약 1천500t의 고농축우라늄(HEU)과 500t의 플루토늄(Pu)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핵무기 12만개 이상
세월이 참 빠르다. 벌써 2년이 흘렀다. 온 국민을 안타까움으로 몰아넣고 비통함에 빠지게 한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게 어제 같은데 지 오늘(26일)로 만 2년이 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이 사건을 너무 빨리 잊어버린 것 같다. 이는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천안함 사건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것 같다. 천안함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있는 것을 안보의식과 연결시키는 측이 있는가 하면 사건자체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측도 있다. 물론 의혹의 원인은 정부가 제공한 측면도 있다. 당시 날마다 정부의 발표가 바뀌었다. 천안함 사건 발생 후 2년이 지났지만 적지 않은 시민은 아직도 침몰 원인에 대한 의혹을 떨치지 못하는 이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때 젊은 해군병사 46명이 희생됐다는 것이다. 그 유족들은 물론 온 나라가 비통함에 빠졌었다. 그런데 만2년이 지난 지금, 추모사업에 대한 관심·후원이 급감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가슴이 아프다. 또 있다. 천안함 희생자들을 수색하다 사망한 98금양호 선원들이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천안함 사건이 손쉽게 잊혀지는 와중에 이들은 더욱 쉽게 잊혀졌다. 금양호 선원들
봄소식은 나물 캐는 아낙들의 재잘거림에서 비롯된다. 늦겨울과 초봄, 갈색 땅빛 보호색으로 몸을 감춘 냉이는 푸릇푸릇 싹이 돋을 즈음에야 초록 빛깔로 새 단장을 하기 시작한다. 이때쯤 동네 아낙들은 기지개를 켜고 나물캐기로 봄을 맞이한다. 철 늦은 겨울바람이 그리도 매서웠던지 땅에 바짝 붙어 있는 냉이를 아낙들은 어찌도 잘 찾아내는지…. 냉이는 뿌리째 먹어야 제 맛이 난다. 살짝 데친 냉이를 깨소금과 참기름을 조금 넣은 된장에 무쳐내면 봄 향기 그윽한 먹을거리였다. 또한 된장을 풀어 냉잇국을 끓여도 손색없는 우리의 전통 봄국이었다. 음식에도 궁합이 맞아야 한다는데 냉이와 된장은 대표적으로 음식궁합이 잘 맞는다. 우리 조상들은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는 없지만 높은 혜안으로 냉이와 된장을 애용해 온 것 같다. 겨우내 신선한 야채를 먹지 못한 사람들은 이른 봄 냉이로 비타민 A,B1,C, 칼슘, 철분, 인 등을 보충할 수 있었다. 냉이에 함유된 베타카로틴은 지용성이라 살짝 데쳐야 흡수율이 높아진다. 그렇지만 너무 오래 데치면 비타민 C가 파괴된다. 냉이국은 오래 끓인다 할지라도 철분과 칼슘을 섭취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된장은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항암작용을…
● 과천향교 최종수 전교에게 듣는다 조선시대 인재양성의 산실이었던 과천향교를 다섯 살 철없던 꼬마는 아버지 손에 잡고 들락거렸다. 일곱 살 때 서당에서 동몽선습(童蒙先習)과 계몽편언해(啓蒙篇諺解)을 익혔고 초등학교 시절엔 향교 아래 수령 300년 된 느티나무 아래에 칠판을 걸어 공부를 하기도 했던 아이는 석존대제 봉행 시 아버지가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어렵게 제공한 제수를 앞에 놓고 재배를 올렸다.어린 마음 한구석 유교문화가 자리 잡은 것은 당연했다. 그 아이는 훗날 빠름과 편리함에 젖어 날로 피폐해져가는 현대 사회를 우리 역사와 전통문화 알리기로 다시 한 번 지나간 날을 뒤돌아보고 마음을 가다듬는 계기를 만드는 인물로 우뚝 선다. 과천시 막계리 응달말에서 1941년 태어난 과천향교 현 최종수 전교는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8년간 과천문화원 원장 직을 재임하면서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을 지역주민들의 가슴에 깊이 심었다. 취임 첫해 그가 역사의 재조명사업 일환으로 손댄 일이 추사 관련 사업이었다. 과천시에서 제안한 이 사업은 청계산 자락인 주암동에 과지초당이 있었고 추사가 오랜 귀양살이를 끝내고 말년을 이곳에서 지냈다는 사실이 출발점이었다.…
‘울밑에 선 봉숭아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긴 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필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화창스런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그속에서 살던 때가 그립습니다.’ 한국인이면 누구나 배우고 불렀던 노래 ‘봉숭아’와 ‘고향의 봄’. 전주만 들어도 눈물이 난다는 어르신들의 말처럼 가슴에서 가슴으로 흐르는 민족의 정한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불멸의 노래들. 세계대회에 공동으로 선수단을 출전시키는 남북이 입을 모아 합창하는 노래의 작곡가는 바로 수원사람 홍난파다. ‘한국의 슈베르트’라 불리며 ‘봉숭아’, ‘고향의 봄’, ‘성불사의 밤’ 등 십 여곡의 가곡과 ‘오빠생각’, ‘나뭇잎’, ‘개구리’ 등 111개의 동요를 작곡한 천재 작곡가. 일제 식민 치하에서 민족의 울분을 달래고 희망을 일깨워줬던, 그러나 아직도 친
■ 도 실학박물관‘곤여만국전도’ 복원 “땅의 모양을 네모나게 한 것은 측량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땅의 본래 모습은 둥근 것이다.” -다산 정약용(1762-1836) “이 지구 세계를 우주에다 비교한다면 미세한 먼지만큼도 안 되며, 저 중국을 지구 세계와 비교한다면 수십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담헌 홍대용(1731-1783) 조선시대 사람들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둥근 하늘과 네모진 땅, 중국이 중심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조선은 하늘의 모습을 담은 ‘천상열차분야지도’와 함께 땅의 모습을 담은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만들었다. 1602년, 둥근 땅을 바탕으로 하는 마테오 리치의 ‘곤여만국전도’가 만들어지기 전까지의 일이다. 실학자들의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서의 탈피’와 ‘세계를 향한 관심’을 상징하는 곤여만국전도는 1603년 조선에 처음 전해져, 1708년 당대 최고의 궁중화원들에 의해 ‘초고본’과 왕이 보는 ‘어람본&rsquo
지난달 사법연수원 홈페이지 진로정보센터 게시판에 색다른 정보가 올라와 논란을 빚었다. 수원시에서 개업중인 법무사가 ‘소송사건이 다소 많은 관계로 주사무실을 경영할 변호사를 영입합니다’라는 채용공고를 게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잘나가는 법무사들이나 사무장들이 ‘월급 변호사’를 고용한다는 것은 암암리에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채용공고를 낸 것은 처음으로 여겨진다. 자존심 상한 변호사들이 관련 법규위반이라는 항의로 글은 삭제됐지만 20여명의 변호사가 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기관이 나서 사법연수원을 졸업하는 법조인을 과거와 달리 6급으로 공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역시 법조인들의 집중 표적이 되기도 했다. 잘나가던 시절 변호사 자격증은 경찰의 경정급, 혹은 대기업의 이사급 이상의 자리를 보장하는 지위를 누렸다. 과거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된다는 것은 신분상승을 의미했다. ‘개천에서 용(龍)이 날수’ 있는 가장 최적의 조건이었다. 소위 열쇠 3개가 따라온다는 1등 신랑감 소리를 들었다. 따라서 공대생, 의대생까지 고시공부에 매달리고 사시 준비를 위해 황금같은 청년기를 고시촌에서 보내는 젊은이들이 허다했다. 변호사로 TV에 나와 얼굴을 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