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촉촉하게 내려 산과 들을 적시는 날이면 내가 사는 상지골 골짜기에 소란스러운 움직임이 감지된다. 모처럼 내린 단비 덕분에 산란처인 개울가로 이동하는 두꺼비며 개구리들과 벌레들이 길을 가로질러 건너는 것이다. 이 골짜기에 산 지 스무해가 되어 가는데 갈수록 이동하는 개구리며 벌레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느낀다. 이사 온지 첫 몇 해 동안은 차에 깔려 죽은 개구리 시체들을 치우느랴 신경 써야 할 정도였고 차를 몰고 가다가도 건너가는 녀석들을 기다리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요즈음은 골짜기를 다 벗어날 때까지 한 두마리 보이는 것이 고작이다. 개구리들이 차를 잘 피할 수 있게 됐다기보단 눈에 띄는 수준으로 감소한 탓일 것이 분명하다. 대기 오염과 변화에 유난히 민감한 양서류가 이곳 상지골 뿐 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개구리 무리가 줄어들면 그들을 먹이로 삼는 생태계 상위동물들도 생존을 위협받게 되므로 필연적으로 사라져 갈 수 밖에 없다. 십 수년 전에는 거의 매일 마주치던 뱀들이 일 년에 서너번 볼 수 있는 귀한 동물이 된 지 오래다. 집 앞 개울에서 흔하게 보였던 가재가 사라진 것과 더불어 시골 골짜기의 생태계가 급속도로 와해되고 있음
가정의 달 5월도 벌써 끝자락이다. 5월은 참으로 나에겐 한없이 설레는 계절이다.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어린이날에 불렀던 노래가사가 머릿속 턴테이블에서 아직도 재생되고 있다. 오월 중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애잔한 날은 ‘어버이날’이다. 아주 오래 전 돌아가셔서 ‘아버지, 어머니’ 하는 호칭이 낯설기만 하다. 그러나 이맘때만 되면 속으로 읊조리는 말이 있다. ‘엄마와 아버지’라고 음성적 신호를 보내면 관념 속에서는 ‘엄마와 아버지’의 빛바랜 낡은 사진이 현상된다. 그리고 고백한다. ‘사랑하고 존경한다’가 아니라 ‘죄송함’. ‘미안함’이 내 가슴 속의 이상 혈류가 흘러 부정맥으로 요동친다. 하지만 5월은 내게 특별한 사건이 있는 달이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구기종목인 축구 시합을 하다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던가? 패한 것보다도 아픈 것은 무릎십자인대 파열이었다. 10여 년 전 5월 하순경이었다. 수술후유증이 보통 만만한 게 아니었다. 이렇게 해서 지체불구자가 되는 거구나 하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었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신체발부(身體髮膚) 수지부모(受之父母)’인데, 부모님께 죄송스러웠다. 재활기간엔 프랑
“청소년 상처 어루만져 착한 心性 일깨웠죠” ‘다솜’은 사랑의 옛말로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수원중부경찰서 ‘다솜회’는 수원중부서관내 여경 50여명이 모여 사랑을 실천하고 나누고자 만들어진 여경 봉사대다. 다솜회의 시작은 기존부터 있던 여경들의 친목모임을 2006년 말, 단순한 친목 도모를 위한 모임에서 발전해 다양한 방법에 활동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여경들의 의견을 모아 결성됐다. ‘다솜회’라는 명칭도 여경들의 공모전을 통해 채택된 이름이다. 활동의 시작은 다솜회 유현숙 회장이 여성청소년계에 근무하던 시절 사건 때문에 들어온 청소년기 학생을 조사하는 중 지속적으로 경찰서에 들어오는 것에 관심이 쓰여 그들의 가정환경 등의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어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유현숙 회장은 “사건때문에 들어오는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가정에 대해 알게 되고 그들의 착한 심성을 일깨워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후 물질적인 면도 같이 도와주면서 점차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돼 이제는 활동한지…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일어났다. 벌써 16년 전의 일이다. 삶의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그 처참한 현장에서 한 명의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궂은 땀을 흘렸던 신참 소방관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돌이켜보면 이 사건 이후 소방의 전통적이 화재진압 업무 외에 구조, 구급업무의 활성화가 이뤄지고 소방관들의 처우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소방은 긴 역사를 갖고 있다. 조선시대 세종8년(1462)에 금화도감이 설치된 것이 그 뿌리이며 지금까지 550년이라는 긴 역사를 자랑해 왔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지금까지 자치소방에서 국가소방, 다시 지방자치소방이라는 되풀이되는 역사를 겪었다. 그간 우리 기억에 남는 크고 작은 재난이 수백 수천건씩 일어나면서 화재진압 뿐만 아니라 구조, 구급 및 각종 민원, 테러 등을 포함한 인적재난 업무까지 확대됐다. 이런 소방공무원들의 희생을 감수하는 노력에 힘입어 최근 ‘3교대 근무’가 실시됐다. 지난 수십년 간 의 2교대 근무방식을 과감히 개선했다. 지난 2월, 경기도 행정기구 및 정원조례 시행규칙 개정에 따른 것이다. 현재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60%의 3교대율을 진행 중이며, 소방공무원의 근무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특기할 만한 인물로는 ‘데릭 월컷(81)’이 있다. 월컷은 카리브해 동쪽 끝 자락의 작은 섬나라인 세인트루시아의 시인이다. 20세기가 낳은 대표적인 서사 시인이자, ‘서인도 제도의 지성’으로 불리는 월컷은 1992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최근 월컷이 유명세를 탄 것은 2008년 11월 흑인으로는 최초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에 대한 축시를 영국의 ‘더 타임스’에 게재하면서다. ‘40에이커의 땅’이란 축시의 제목은 남북전쟁 이후 자유를 얻은 흑인들에게 1가구당 40에이커와 노새를 나눠준 데서 유래됐다. 그러나 이러한 1865년 포고령은 링컨 대통령 암살 후 무효화됐고 땅은 압수됐다. 이후 ‘40에이커와 노새’란 표현은 인종적 통합의 어려움을 뜻하는 상징적 용어가 됐다. 월콧의 아버지는 영국계, 어머니는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노예의 후손이다. 혼혈이라는 점에서 오바마와 공통점이 있다. 1979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세인트루시아는 인구 16만 명 가운데 82%가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노예의 후손이다. 2000년 중국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오싱젠(高行健·71)이 2011서울국제문학포럼(24~26일) 초청으로 지난…
중국에 다당제(多黨制)가 가능할까? 언제쯤이면 공산당 일당체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며칠전 여야정당원 중국 정치제도 연수에 참여하면서 고속성장을 거듭하는 중국의 민주화가 가장 궁금했다. 여기엔 북한의 목줄(?)을 쥔 중국의 체제변화가 자연스레 북녘 동토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바람도 섞여 있음은 물론이다. 당초부터 명쾌한 답변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희망섞인 전망을 들을 수 있었다. 공산당 간부를 양성하는 중앙당교(中央黨校) 한 교수에게 던진 질문에 그는 조심스레 이런 전망을 내놓았다. “15년쯤 지나면 국민 정치참여 욕구가 커질 것이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통제 속 점진적 민주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중국의 민주화는 국가확립 단계를 지나 현재는 중앙 관료시대에서 정치제도화로 가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보편적 참여 단계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위 간부로 가기 위한 필수 코스인 중앙당교는 1933년 세워진 ‘마르크스 공산주의 학교’가 2년 뒤 이름을 바꾼 것으로 모택동, 화국봉, 후진타오 등 핵심 인물들이 교장을 거친 곳이다. 실사구시(實事求是)가 교훈인 이곳 교수로부터 중국에 밀려들 정치 변화의 물결을 접하면서 3대 세습의 조롱거리로 전
어느 날인가 아득한 아날로그의 향수를 딱 내게 맞는 수준으로 보여주는 프로를 보게 됐다. 조금 더 오래된 라디오 마냥 아득함을 선사해 주기도 하고 때론 나보다 늦은 세대의 생소한 노래를 전해줘 우리 부부를 즐겁게 한다. 평소 TV를 잘 보지 않는 우리에게 7080은 유일하게 기다려지는 프로가 됐다. 그러던 어느날 ‘조덕배’라는 가수가 출연했다. “누구지?” 하며 화면을 응시하는데…. “가수의 입모양과 발음이 이상하다?” “왜, 저런 사람이 출연했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잠시 진행자 배철수씨와 얘기를 하는데 병을 이겨내고 처음 출연하는 무대란다. “무슨병이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당장 인터넷 검색을 했다. “조덕배(趙德培·1959년8월 21일)는 대한민국의 대중가요 가수이다. 1978년 첫 앨범을 만들었지만 실패하고, 1984년 〈나의 옛날 이야기〉로 공식 데뷔해 활동했다. 80년대에 〈꿈에〉, 〈그대 내맘에 들어오면〉 등이 크게 히트해 인기를 얻었으며, 몇 차례 반복되는 마약사건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 위키백과 그는 어려서부터 몸이 불편했다. 그리고 2년 전에는 뇌출혈을 일으켜 투병하다 최근 활동을 재개했고 완쾌 후 첫 번째 무대가 바로 7080이라
수도권 보금자리주택의 사전예약에서 입주까지 예정된 기간이 최고 5년 2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각 지구별 본청약과 입주일정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보금자리주택 당첨자들의 혼란이 우려된다. ㈜부동산써브(www.serve.co.kr)는 2009년 10월부터 사전예약 접수를 받은 보금자리주택 1·2·3차 지구와 위례신도시의 본청약 및 입주일정을 분석한 결과, 사전예약 이후 입주까지 예정된 기간이 2년 11개월~5년 2개월로 조사됐다고 25일 밝혔다. 총 48개 단지이며 이들 단지의 평균 입주 예정 기간은 4년 1개월로 집계됐다.또 사전예약이후 본청약은 1년 3개월~3년 5개월, 본청약이후 입주는 7개월~3년 1개월로 지구별 편차가 크게 벌어졌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각 지구별 보금자리 주택의 청약 및 입주 일정 차이가 상당해 당첨자들의 혼란이 우려된다”며 “특히 사전예약 이후 본청약 일정을 맞추지 못할 경우 입주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입주예정자들이 거주·이주계획을 마련하는데 차질을 빚을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사전예약에서 입주까지 너무 길어…사업지연 우려도 정부가 수도권 보금자리주택을 발표하면서 최초 도입한 사
황조롱이가 도심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이다. 아파트 베란다나 고층빌딩 조형물 틈새에 집을 짓고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이 언론에 심심치 않게 보도된다. 맹금류인 항조롱이는 귀하신 몸이다. 지난 1982년 천연기념물 제323-8호로 지정됐다. 황조롱이는 몸길이 30∼33cm로 매류에 속하는데 수컷은 밤색 등면에 갈색 반점이 있으며 황갈색의 아랫면에는 큰 흑색 반점이 흩어져 있다. 날아오르는 모습이 일품이다. 날개를 세차게 퍼덕이며 직선으로 비상한다. 쥐, 파충류, 곤충 등을 먹이로 하는 매과의 황조롱이는 수백미터 상공에서도 작은 설치류의 움직임을 포착 할 수 있는 뛰어난 시력을 갖고 있을 뿐더러 쏜살같이 내리 꽂아 낚아 챈다. 먹이가 되는 작은 새는 나는 것보다 앉았다 날아오르는 것을 잡아챈다. 삼킨 먹이 중 소화가 되지 않은 것만 펠릿으로 토해 낸다. 4월 하순에서 7월 초순에 걸쳐 4∼6개의 알을 낳는다. 포란기간 27∼29일이며 27∼30일이 지나면 독립시킨다. 설치류(들쥐)·두더지·작은 새·곤충류·파충류 등을 먹는다. 산지에서 번식한 무리가 겨울에는 평지로 내려와 흔히 눈에 띄나 여름에는 평지에서 보기 어렵다. 최근 단원경찰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자동차를 타고 가다보면 도로변에 대학을 홍보하는 입간판들을 보게 된다. 게다가 이름마저 생소한 대학들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버스에 부착된 대학들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시내버스에 낯선 대학 광고가 있어 찾아보면 먼 지방에 소재한 대학들이다. 전국에 4년제 대학이 200개, 2년제가 150개쯤 된다고 하니 이름을 모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일반에 이름조차 생경한 대학들이 아무리 글로벌 교육이니, 높은 취업률을 떠들어 봐야 공허한 메아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흔히 우스갯소리로 서울에 소재한 대학을 ‘서울대’, 수도권에 있는 대학을 ‘서울약대(서울에서 약간 떨어져 있다는 뜻)’로 부르는 마당에 지방대, 그것도 2년제 대학이 설자리는 그리 많지가 않다. 덩달아 지방 명문대들의 인기도 예전만 못하게 시들해졌다. 혹자는 이런 이름 없는 대학을 나와 봤댔자 대학입시보다 몇 십 배나 어려운 취업 관문을 어떻게 뚫을 수 있겠냐며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린다. 그러니 학생들도 학교에 대한 애착이 있을 리 없다. 아까운 등록금만 축내는 꼴이다.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등록금에 하숙비 대랴 등골이 빠진다. 그나마 변변한 직장에 취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