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이 있다. 그중에서는 스토리를 음악으로 끌고 가는 영화도 있고, 음악과 관련된 상황을 그린 영화도 있으며, 음악이라는 환경 안에서 벌어지는 사랑을 담은 영화도 있다. 또한 뮤지션의 일대기라던가 위에서 언급한 여러 종류의 드라마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그려진 영화 역시 존재한다. 아무래도 나의 직업이 직업인지라 웬만한 음악 영화는 놓치지 않고 보려고 하는데,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보게 된다. 예를 들어 실존 인물이나 상황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라면 그 고증이 얼마나 잘 되었는가를 우선하게 되고, 배우와의 싱크로율 역시 유심히 지켜본다. 그리고 창작극의 경우에는 과연 저 스토리가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를 다뤘는가에서 시작하여, 연주하는 장면에서의 입과 손의 싱크라던가 악기와 공연장의 디테일 심지어는 마이킹의 위치까지 세심하게 보는 편이다. 록 음악이라는 주제로 범위를 좁혀 생각나는 대로 몇 편 꼽아 보자면, 퀸(Queen)과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2018)’가 있고, 기타 신동을 그린 영화 ‘어거스트 러시(August Rush, 2007)’의 조너선 리스…
어느 해 시월의 마지막 날 나와 아내는 무작정 공단에 와서 신혼살림을 차렸다. 3층 연립주택 반지하 단칸방이었다. 바로 앞집에서는 걸핏하면 부부 싸움이 벌어졌다. ‘살림살이가 깨지는 소리’ ‘악다구니 소리’ ‘울음소리’가 들썩거려 밤잠을 깨기 일쑤였다. 여름 날 선풍기 하나 겨우 숨을 헐떡거리며 돌아가는 지하방은 열대 정글처럼 습기가 많아 꿉꿉했고 하수구 냄새는 역류했고 숨이 턱턱 막혔다. 나는 철판을 굽히고 접는 공장에 다녔다. 그 회사 다니기 전에는 철판을 자르는 회사에 다니기도 했고 프레스 공장에서 일하기도 했다. 회사는 달라졌지만 작업복과 안전화는 바뀌지 않았다. 매달 받아든 누런 월급봉투의 무게는 병아리 눈물만큼 더해졌다. 아내 또한 옆 공단에서 전자부품공장에 다녔다. 둘은 부지런히 일했지만 예금통장의 잔고는 쉽게 올라가지 않았다. 일은 힘들었고 공장에서 돌아오면 쓰러져 자기에 바빴다. 하루 종일 전자부품 검사를 하고 돌아온 아내의 얼굴은 늘 창백했다. 그래도 한 달에 딱 한번 ‘수고하셨습니다’라고 겉봉투에 적힌 월급봉투를 아내에게 내밀 때는 내 얼굴이 밝았고 봉투를 받아드는 아내의 미소가 환했다. 그날은 외식을 하고 서점에 가서 책도 사고 영화를…
수원시와 고양시, 용인시, 경상남도 창원시 등 인구 100만 이상 4개 대도시 시장과 국회의원들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입법화에 적극 나섰다. 염태영·이재준·백군기·허성무 시장과 김진표(수원무)·심상정(고양시갑)·김민기(용인시을)·박완수(창원시의창구) 의원 등 4개 도시 지역구 국회의원 14명은 7일 국회에서 ‘4개 대도시 시장·국회의원 간담회’를 열고 전부개정안의 국회통과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이들 4개 도시는 인구가 100만이 넘는 광역시급 대도시임에도 기초지자체에 속해 있다. 수원시의 경우 지난 2002년 4월 기초지방정부 중 처음으로 인구 100만명을 넘어섰지만 ‘인구 50만 기초지자체 조직규모’가 획일적으로 적용됐다. 행정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음에도 공무원 수를 늘릴 수 없었다. 이는 시민들에게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지난해 말 수원시 인구는 123만명이었다. 광역시인 울산시 116만명 보다 많다. 하지만 공무원 수는 울산광역시 6천661명, 수원시 3천406명이다.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재정규모 역시 울산광역시 6조4천918억원, 수원시 2조9천120억원으로 절반도 안된다. 100만 기초 대도시 시민들은 복지 서비스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모친상 빈소에 주요 공직자들이 조의를 표한 일을 놓고 말이 많다. 수행 여비서를 성폭행한 죄로 수감 중인 안 전 지사가 모친상을 당하자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박병석 국회의장,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주요 정치인들이 조화와 조기를 보냈다. 이를 놓고 일부에서 야멸찬 비난이 쏟아내고 있다. 상사(喪事)의 비극에 인간의 정을 표시한 일을 놓고 펼치는 ‘강퍅한 정치’가 소름을 부른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대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안 전 지사 빈소에 여권 정치인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조화와 조기를 보내고 있다”며 “오늘의 행태는 정말 책임을 통감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오늘과 같은 행태가 피해자에게, 한국 사회에 ‘성폭력에도 지지 않는 정치권의 연대’로 비치진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의 입장표명에 대한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의 날카로운 비판이 눈에 띈다. 하 의원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정의당 참 못됐다”며 “안희정 전 지사가 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정치적 동지였던 사람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최소한의 슬픔을 나누는…
공익법인은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이나 기부금을 재원으로 하여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비영리단체이다. NGO(비영리민간단체)는 때로는 정부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때로는 조력자가 되어 국가의 성장과 위기대응에 이바지했다. 나눔 문화 실천에 앞장서 우리 사회를 건강하고 따뜻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 바 컸다. 그래서 NGO는 입법·사법·행정·언론에 이어 ‘제5부’라고 불린다. NGO 중에서 공익법인은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이나 기부금을 재원으로 하여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법인 또는 단체다. 공익법인은 세재 혜택을 누리고 시민의 기부금과 정부 보조금을 받기 때문에 그만큼 도덕적 책임과 법령에 따른 결산서류 공시, 전용계좌 개설 및 사용,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공개 등의 의무가 부여된다. 최근 공익법인 ‘정의기억연대’가 위와 같은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고 특히 대표의 개인계좌로 기부금 지출입을 관리하는 등 부실회계로 큰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국민의 공익법인에 대한 불신감이 커졌고 공익법인들은 기부금 모금 활동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실 공익법인의 비위는 여러 형태로 존재했다. 최근의 다른 사례를 보면 A 공익법인 대표가 국가보조금으로…
2019년 2월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른바 N번방 사건이다. N번방 사건이 전 국민의 공분을 일으킨 까닭은 전례 없는 형태의 디지털 성범죄이기 때문이다. 단순이 단체 대화방에서 음란물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미성년자 16명을 포함하여 74명의 여성을 협박하고 강요하여 성노예처럼 학대한 매우 심각한 범죄이기 때문이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스마트 폰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통신매체를 이용한 성폭력 행위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성(sex)’과 ‘메시지 보내기(texting)’를 합성한 ‘섹스팅’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성가족부가 한국형사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실시한 ‘2019년 성매매 실태조사’에서 전국 중·고생 6천423명 가운데 3년간 누적 111.1%가 ‘온라인 그루밍’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그루밍 성폭력‘은 온라인상에서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후 피해자에게 성적 가해를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시말해 미성년자와 성적 대화를 하고 성행위를 권유하거나 성적 사진과 영상을 올리도록 회유하는 행위를 말한다. N번방 사건에서도 성착취 가해자들은 피해자들로 하
코로나19가 멈추지 않고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인의 관심과 집중을 끌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이다. 특히 국가적인 위기와 혼란 속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절제된 행동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은 전 세계인의 부러움을 사고 있으며, 더불어 지구촌의 모범이 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의 의식 속에 존재하고, 또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일까? 바로 ‘예(禮)’가 아닐까 싶다. 이 ‘예(禮)’를 탐구하고 실천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예학(禮學)’이다. 논산의 돈암서원은 예학의 대가, 사계 김장생을 모신 곳이다. 사계 김장생 선생은 명종 3년(1548)부터 인조9년(1631)까지 83년의 생을 살았다. 12세의 나이에 송익필로부터 예학을 배우기 시작해 20세 무렵에는 이이의 제자가 되었다. 30대 이후에는 꾸준히 예학을 연구, 83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약 50여년간 이어졌다. 예학을 배우는 시기까지 더하면 거의 평생을 예학에 몸담았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예학연구는 국가의례를 비롯해 양반의 생활예절, 그리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까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그의 연구 저술은 51권의 ‘사계전서’로
1989년 경기도청 기자실. K기자는 100자 원고지에 살살 내려쓴 후 팩스 보내고 데스크에 전화하면 끝이다. 그날 송고해야 할 기사를 자리에서, 소파에서 구상한 후 이제다 싶으면 자리에 앉아 세로면 100자 원고지에 초서처럼 내려쓴 후 다시 읽어보지도 않고 팩스에 밀어 넣는다. 잠시 후 본사 지방부에 전화를 해서 도착여부만 확인하면 끝. 생각 2시간 기사작성 3분, 송고 2분이면 기사는 마무리다. 다른사 L기자는 원고지 200자에 오전 시간을 집중한다. 아침 10시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면 앞으로 자신에게는 8시 반에 미리 달라는 주문을 하면서 기사작성에 들어가 제공된 보도자료 위에 검정색으로 수정 가필한 후 읽어본다. 다시 100자 원고지에 옮겨적고 붉은색으로 가필한 후 청색으로 고치고 검정색으로 추가한다. 원고지 위에 교통지도, 도로망도가 그려진듯 복잡하고 글씨도 둥글둥글하다. 늘 바쁘신 L기자님은 점심시간 맞추기도 어렵다. 송고하러 가면 늘 팩스는 늘 만원이다. 약국 앞 마스크 구매 장사진이다. 소리소리 고래고래가 따로 없다. 전쟁이라도 터진 듯한 분위기다. 왜 바쁜 판에 팩스를 쓰느냐. 기존에 보내던 자료를 빼내고 자신의 원고를 보낸다. 왜 이리도 팩스
‘한탄강’이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10월 제주도 전체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17년 5월 경북 청송군, 2018년 4월 광주 무등산권이 세계지질공원이 됐다. 경기·강원도에 걸쳐져 있는 한탄강 국가지질공원이 인증 받음으로써 우리나라는 네 번째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갖게 됐다. 유네스코 지질공원은 미적 가치, 과학적 중요성과 고고학·문화·생태학·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곳을 지정한다. 세계지질공원은 세계(문화·자연)유산, 세계생물권보전지역과 함께 유네스코의 3대 보호제도 가운데 하나다. 현재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 140여개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있다. 보호가 목적이긴 하지만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세계적 명소로 공인된 곳이기 때문에 훌륭한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한탄강은 50만년의 세월이 빚은 지질자원의 보고(寶庫)로써 자연생태와 역사가 살아 숨 쉰다. 내륙에서 보기 어려운 화산 지형이 잘 보존돼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전곡리 선사유적지부터 고구려 당포성, 평화전망대에 이르기까지 역사·문화적 명소도 산재해 있다
폭등하는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일로 정부 여당이 혼쭐이 나고 있다. 청와대와 국회를 비롯한 다주택 공직자들의 명단이 연일 까발려지는 등 줄 망신을 당하는 중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분노한 민심을 대변하여 행동에 나서고 있다.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들이 부동산에 대한 바른 인식이 없이 부동산 문제를 다루는 일의 이율배반적 의식구조는 작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과연 그것만 바로잡으면 모든 일이 잘 해결될까.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다주택을 소유하는 등 재산이 많으면 일단 청문위원들에게 시달림을 받는다. 재산 목록이나 증식과정을 들여다보면 하자투성이인 경우가 허다하다. 이 나라에서 법을 칼같이 잘 지키고, 세금 꼬박꼬박 내면서 부자가 된 사람은 없다는 것이 시중의 상식이다. ‘절세’니 ‘편법’이니 하는 온갖 교묘한 기술들이 그들만의 세계에서 구사된다. 재미있는 것은 청문회에 나온 후보의 재산이 너무 적은 경우다. 앞에서는 ‘청렴결백’하다고 칭찬을 하지만, 뒤로는 ‘무능하다’는 평가가 따라붙는다. 개인의 삶에서 저렇게 무능한데 무슨 나랏일을 제대로 할 것이냐는 비웃음도 함께 보태어진다. 그만큼 이 나라에는 ‘유능하면서도 깨끗한’ 인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