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말, 비디오문화 보급의 선봉장 역할을 한 것은 단연 ‘음란비디오영화’였다. 그당시엔 음란물만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심야다방이 성업하기도 했다. 이후 비디오는 TV에 버금가는 안방문화의 적자로 변신했다. 90년대 초·중반, PC문화 보급에 앞장 선 것은 두 가지였다. 역시 여기서도 ‘야한 동영상’의 활약은 대단했다. 거기에 또 하나의 효자가 있었다. 이름하여 ‘PC통신’이다. 저마다 퍼스널컴퓨터 앞에 앉아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을 자신만의 은밀한 재미로 인식하던 때였다. 90년대 후반에서 현재까지, 인터넷 문화 보급에 일익을 담당한 것은? 여기서부터 소위 3S(sports, screen, sex)의 활약을 훨씬 능가하는 강적이 나타났다. 이름하여 인터넷 게임 스타크레프트(일명 ‘스타크’)가 그것이다. 이제 스타크는 더 이상 게임매니아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대중적인 게임이 된지 오래다. ‘스타크’가 영화의 대사로 등장하는가 하면 왠만한 스포츠 경기 못지 않은 인기로 세계대회가 개최되는 지경이다. 물론 스타도 탄생시킨다. 박철순과 김봉연이 갓 출범한 프로야구를 국민적 스포츠로 이끌었듯, 임요환과 이윤열, 홍진호 등 스타 게이머 또한 스타크래프트의 대중화를 이
일본 오음진리교의 엽기적 살인사건은 지구촌의 암영으로 남아있다. 교주 아사하라쇼오꼬(痲原彰晃·48), 본명 마쯔모도지즈오(松本智津夫)는 살인마로 기소됐지만, 그 자신과 변호인단은 256회에 걸친 공판 내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31일 1심 결심공판에서 재판부는 아사하라에게 최종진술의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아사하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재판은 너희들이 하고, 나는 침묵을 지킬뿐이다라는 식이다. 아사하라는 13건의 사건을 통해 27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1996년 4월 첫 공판이 열렸으니까 1심 결심공판까지 7년 반, 그야말로 공판사상 유례가 드문 신기록을 수립한 셈이다. 1심 언도 공판은 2004년 2월 27일로 예정되어 있다. 아사하라 재판이 3심까지 가게 된다면 유·무죄가 확정되는 날이 5년 후가 될지 10년 후가 될지 예측불허다. 일본 언론들도 다소 지친 모습들이다. 그도 그럴것이 담당판사와 검사가 바뀌어도 여러명 바뀌었을 것이고, 공판이 265회나 계속됐지만 딱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이 최종 판결만 남겨 놓은 판사의 입만 지켜봐야하는 것이 기자의 처지인지라 지겹기도 할 것이다. 오음진리교는 1984년 2월 아사하라에 의해 ‘오
문화의 소산(所産)을 문화재라고 말한다. 따라서 문화재는 문화없이는 생겨날 수 없고, 일단 확보된 문화재는 국가 및 국민의 귀중한 자산이 된다. 최근 우리나라의 여러 지방에서 전란 또는 자연재해로 인해 파괴됐던 문화재를 복원하는 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조선왕조의 위용을 되살린 서울 경복궁 복원과 엇그제 1차 복원을 끝낸 수원 화성행궁(華城行宮) 등은 그 대표적인 것이다. 또 지난해 42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복원한 남한산성(사적 57호) 행궁도 옛 모습을 재현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제는 복원한 문화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애써 복원한 문화재가 훼손되거나 훼손될 위기에 처하는 사례가 더러 있는데 있다. 바로 남한산성의 경우가 그렇다. 광주시는 지난해에 18억여원을 들여 내행전(임금 처소)과 남·북행각(수행원 거처), 재덕당(임금 휴식처) 등 행궁 상궐 5채를 복원한 바 있다. 또 올 7월에는 24억원을 들여 연주봉(전망대)과 신지옹성 등을 복원함으로써 옛 남한산성의 모습을 일정 부분 되찾을 수 있었다. 이들 문화재를 복원할 때만 해도 광주시 관계자는 비록 개축한 문화재일망정 후손에 넘겨 줄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으로 여겼
“정부에서 추진 중인 국가균형발전법(이하 균형법)은 과연 정당하며, 거기에 담긴 내용들은 또한 합당한 것인가?”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응당 정부의 몫이다. 최근 산업자원부에서 우회적으로 그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다. 그런데 산자부의 행보를 보면 정부 스스로도 균형법의 입법내용에 대해 확신이 없는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가 시정잡배들처럼 음모적인 술수를 부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산자부가 정부추진 균형법에 반대하는 경기 지역 국회의원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고위 임원들을 동원시키는 등 정도(正道)와는 거리가 먼 얄팍한 술수를 부린 것으로 알려져 지역 정치권이 발끈하고 나섰다. 결과적으로 산자부의 그 같은 술수 부리기는 지역 의원들의 반발만 가중시켰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산자부가 균형법을 강력 추진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바로 내년 총선에서 지방표를 의식한 탓이라는 게 도내 의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더욱이 이번에 균형법 처리를 위해 삼성까지 동원한 것은 다분히 내년 총선을 의식한 때문이다.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의 직·간접적 영향권에 있는 도내 의원들로서는 삼성의 정부 꼭두각시 노릇이 여간
대통령 재신임 문제 등으로 우리 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도 혼란한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중심을 잡아줘야 할 사람들이 바로 공직자다. 공직자가 흔들리면 나라 전체가 흔들이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최근 공무원들의 그릇된 언행이 잇따라 구설수에 올라 오히려 사회 불안을 키우고 있다. 국무총리의 영을 우습게 여기는 공직 풍토가 조성되고 있는가 하면, 심지어 일부 공직자들은 대통령의 부동산 가격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실무적으로 뒷받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달 국무총리가 공직자 골프 자제령을 내렸지만 일부 고위 공직자들은 이를 비웃듯 골프를 즐기기 위해 각종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골프 금지령이 내려질때마다 ‘납작 엎드리던’ 예전과 달리 골프욕구를 참지 못한 일부 공무원들의 ‘007작전’같은 골프장 출입작전은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할 정도다. 가명 출입은 기본이고, 차량번호의 유출을 막기 위한 카풀출입은 고전적 수법이며, 수도권을 벗어난 충청도 지역으로의 원정 골프는 요령쯤으로 인식된다고 한다. 더구나 심각한 것은 그들의 골프장 출입이 대부분 접대의 성격을 띤 것이라는 점이다. 골프가 공직기강 확
어느덧 국회의 임명동의 절차가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된 듯하다. 지난 주말 청소년 대상 TV 프로그램 ‘골든벨을 울려라’에도 그와 관련된 문제가 나왔을 정도다. 국회의 임명동의 절차는 대통령의 공직 임면권을 견제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법의 취지대로 한다면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 주요 고위 공직은 행정부와 입법부의 검증을 거친 훌륭한 사람만이 앉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과연 지금까지 그런 분들이 그 자리에 앉았었는지는 의문이다. 국회의 임명동의를 요하는 자리는 크게 다섯 자리다. 애초에는 국무총리, 대법원장, 감사원장의 세 자리였는데 지금은 헌법재판소장과 대법관이 추가되었다. 최근 국회에서 감사원장의 임명동의를 위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청문회는 국회가 지난번 윤성식 감사원장 후보의 임명동의를 부결시킨 후 치러지고 있는 것이어서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에 청문회에 나온 전윤철 후보는 지난 정권에서 경제부총리까지 역임했던 분이어서 능력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런데 국회에서 전윤철 후보에게 지나친 자료를 요구해서 물의를 빚고 있다. 국회는 전윤철 후보에게 참고자료로 후보자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아들·며느리
검찰은 무늬목을 제조하면서 독극물인 포르말린 폐액 271톤을 인근 하천에 무단 방류한 29개 업체 가운데 공장 대표 15명을 구속기소하고, 3년동안 1000톤 이상의 포르말린을 무늬목공장에 공급해 준 업자 16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포르말린은 무늬목을 만들때 접착제로 쓰는 약품으로 인체에 30ppm 이상 노출되면 화상 등의 피부질환과 기억상실, 정서불안 증세를 일으킨다. 그런데 이런 독극물로 처리된 무늬목이 아름다운 가구로 변신해 안방차지를 하는데 그치지 않고 무늬목 제조에 쓰여진 프르말린의 찌꺼기를 공장 인근의 하천에 마구 방류함으로써 2천만 수도권 주민의 생명수인 한강을 오염시켜 왔다니 기겁할 노릇이다. 우리는 지난해 발생했던 미8군 군무원 맥팔랜드의 포르말린 한강방류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 이 사건은 살인행위에 해당된다며 반미감정까지 유발했었다. 그런데 당시의 포르말린 방류량은 228ℓ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무늬목 공장에서 방류된 양은 거기에 비하면 1190배나 많다. 한마디로 끔찍한 일이며 할말을 잃게 하는 악덕범죄다. 좀더 솔직한 표현을 빌린다면 몇몇 독극물 공급자와 무늬목 공장 경영자들이 돈벌이 재미를 보고 있는 동안 수도권 시민들은
한 나라의 말, 또는 한 계통의 말이 그 쓰이는 지역이나 계층에 따라서 소리·뜻·어법 등 표준말과는 다른 말을 사투리라고 말한다. 또 방언(方言), 토어(土語), 토화(土話), 토음(土音), 와어(訛語), 와음(訛音), 시골말이라고도 하는데 사투리는 지방마다 계층에 따라 다른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방언은 크게 5대 방언으로 구별한다. ①관서방언(평안도 사투리·고구려방언), ②호남방언(전라도 사투리·백제방언), ③영남방언(경상도 사투리·신라방언), ④관북방언(함경도 사투리·옥저방언), ⑤중부방언(경기도 사투리·혼성 방언)이다. 함경도 사투리의 ‘옥저’는 함경도 일대에 위치하고 있던 고조선의 한 부족이 세운 나라를 말하고, 경기도 사투리의 ‘혼성’은 이것 저것이 뒤섞여서 이루어졌음을 뜻한다. 사투리는 지방에 따라 어휘, 어법, 어음, 어조가 제각기 다르다. 마치 같은 인간인데도 얼굴 모양새가 다르듯이 개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재미있고, 웃음도 자아내게 한다. 웃어른에게 쓰는 존댓말 하나만 해도 이럴 수가 싶을 정도로 판이하다. 관서지방은 하시라구요, 잡시라구요, 오시라구요. 호남지방은 하는게라오, 했는게라오, 하겠는게라오. 영남지방은 하는기오, 했는기오
작금의 정국 상황을 한마디로 얘기하면 비자금 정국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정경유착의 고리가 형성된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비자금문제가 지금처럼 정국 전반을 뒤흔들었던 때는 없었다. 이점에 대해 일부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어차피 정경유착의 문제는 언젠가 터질 문제였는데, 지금 터진 것은 그만큼 현재의 정치권이 정치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같은 평가는 매우 순진한 발상일 뿐이다. 왜냐하면 근래 청와대와 정치권, 그리고 검찰 사이에서 벌이고 있는 정치적, 법적 공방의 내용이 더할 나위 없이 한심하기 때문이다. 비자금 정국에서 먼저 주도권을 잡은 쪽은 청와대였다. 측근의 비자금 수수 건으로 위기를 맞은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겠다’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정면 돌파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반면 거대 야당인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승부수에 대해 초기 대응에 실패함으로써 정국의 주도권을 상실하고 말았다. 뒤늦게 ‘특검’카드를 내놓았지만 이미 여론이 등을 돌린 후였다. 비자금 정국에 돌입한 후 정치권은 연일 대국민 사과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어느덧 우리 국민들의 정치적 식견과 수준이 상당한 수준
지난 5년간 경기문화재단과 한국건축역사학회가 공동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한 1945년 이전의 경기도내 전통민가에 대한 조사보고서인 ‘경기도 건축문화 유산’이 발간됐다. 총 5권으로 발간된 ‘경기도 건축문화유산’은 도시 재건축과 난개발 속에서 점차 소멸돼 가는 경기도의 전통민가를 집대성한 것으로서 경기도내 전통민가의 내부구조나 공간 활용의 실태를 파악하고, 민가 보존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를 통해 새삼 확인한 것은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된 서울인근인 경기도의 경우 극소수의 민가만이 남아있을 뿐 전통가옥의 보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에 발간된 ‘경기도 건축문화 유산’은 사라져가는 경기도내 전통민가의 실태를 올곧게 파악했다는 점에서 발간과 동시에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을 만한 역작으로 평가된다. 또한 근대 이행기 민가건축양식을 총체적으로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기록 자료로서, 구한말 이후 격변의 역사적 공간 속에서 급격히 파손돼 왔던 민가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일 뿐만 아니라, 건축문화의 타입캡슐로서 건축사뿐만 아니라, 생활사 등의 제반 인문학 분야 연구에 큰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