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등산객이 1천만 명을 넘어서면서 산악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소방방재청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1만3천411건의 산악사고 중 절반 이상이 주말 휴일, 시간대로는 정오~오후 3시 사이에 가장 많았다. 유형별로는 실족·추락사고가 451건, 지병 81건, 실종 28건 순이며, 음주 후 등산을 하거나 무리한 산행으로 탈진, 호흡곤란, 마비 등 심장질환 안전사고가 증가했다. 산행 땐 구급약·장갑·랜턴·비상식량 정도는 생존과 직결된 것들로 사시사철 언제나 배낭에 있어야 하며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해 방수·방풍복과 혹시 모를 추위에 대비한 보온 재킷을 준비해야 된다. 산은 평지와 달리 기온이 낮고 바람이 많이 부는 까닭에 실제 온도보다 체감온도는 더 낮다. 처음 저체온 증상이 나타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는 2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서만 걸리는 것은 아니며, 한 여름이라고 하더라도 비, 바람으로 인한 날씨 변화로 급격히 체온을 빼앗겨 저 체온 증에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젖은 옷을 입고 있으면 평소보다 무려 240배나 빠르게 열을 빼앗긴다. 산행 중에는 될 수 있는 대로
주말인 지난 30일 오전 9시 수원시 화성행궁 광장에서 경기신문사가 주관한 ‘제7회 수원화성돌기’ 행사에 다녀왔다. 올해로 7회 째를 맞는 이 행사는 자랑스런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문화적 가치를 바로 알고 문화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고자 마련한 것이다. 이날 열린 ‘수원화성돌기’는 최근 국사과목의 필수과목 지정과 지난 3월 문화재청이 수원 화성 내 방화수류정과 서북공심돈을 각각 보물 제1709호와 1710호로 지정한 것을 기념하는 의미까지 더해졌다. 이 행사는 매년 1만여명이 넘는 많은 학생과 시민들의 참여로 성황을 이룬 수원의 대표적인 문화축제의 하나다. 그런데 행사 당일 새벽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리면서 혹여 ‘반쪽 행사’로 그칠까봐 우려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화성행궁 광장을 꽉 메운 학생들의 모습은 관계자들의 걱정을 한번에 날려버렸을 것이다. 비오는 궂은 날씨에도 1만5천여 명의 초·중·고교 학생들이 참석했다. 행사 시작 9시가 가까워 올수록 뇌우는 커녕 보슬보슬 내리던 봄비마저도 점점 그쳐 버렸다. 정말로 이상한 날씨로 기억될 4월 30일은 새벽까지 몰아치던 천둥번개도 오전 행사 동안에는 잠잠했다. 그리고 행사가 끝난 오후부터 폭우가 다
제89회 어린이날을 맞아 존경하는 학부모님 여러분께 편지를 씁니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어린 새싹들은 언제나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입니다. ‘어린이’의 어원을 ‘얼인 이’로 풀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영혼을 뜻하는 우리 말인 ‘얼’, 그 자체로 사람이라는 뜻이지요.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라는 말을 만드시고 어린이날을 제정하신 뜻은 우리 어린이들의 맑은 영혼이 온전하고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현실 속에서 이렇게 소중한 존재인 어린이를 교육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어린이들을 존엄한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온전한 인격적 성장과정을 돕는 기쁨보다, 척박한 교육현실에서 내 아이가 경쟁에서 뒤처지면 안된다는 본능적인 조바심으로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자녀교육의 고민을 더욱 깊게 합니다. 분명한 것은 어린이가 행복하지 않을 때, 부모도 행복할 수 없고 우리 사회 또한 함께 불행해진다는 사실입니다. 과도한 경쟁교육은 누군가를 끊임없이 ‘낙오자’로 전락시키고 공동체적 가치를 상실하게 하면서 결과적으로 모
지난 3월 일본을 강타한 지진과 쓰나미는 엄청난 규모와 파괴력으로 전 세계인을 긴장시켰다.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침착하게 대처하며 질서있게 대피하는 일본인들의 대응이었다. 특히 이와테현에 위치한 가마이시 초·중학교는 ‘기적’이란 말을 쓸 정도로 대응이 완벽했다. 이 곳 3천여 명의 학생들은 대부분 무사했다. 반복된 훈련 때문이다. 이미 20세기에 두 차례나 대형 쓰나미를 맞은 가마이시는 2004년부터 초·중학생들에게 지진 및 쓰나미 대응요령에 대해 특별교육을 실시해 왔다. 지난해부터는 자체 실정에 맞는 매뉴얼을 제작해 연간 10시간씩 정기 훈련을 해왔다. 반복된 훈련은 학생들에게 자연스러운 대피능력과 침착함을 길러주었고, 이번 쓰나미를 막아낼 수 있었다. 우리는 어떠한가. 학교마다 지진 등 재난에 대한 법정 교육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양적, 질적인 면에서 많이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내진설계가 안된 건물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학교조차도 지진에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작은 진도의 지진만 발생하더라도 대형 참사를 막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소방방재청에서는 재난대응 안전한국 훈련을 창설해 올해로 7번째를 앞두고 있는데 이번 훈련에는 공공기관과 학교 등이 참여,…
향토예비군이 창설된지 올해로 43년이 됐다. 그동안 예비군은 전쟁수행의 핵심전력으로 동원태세를 유지하면서 평시 향토방위 임무수행을 위한 교육훈련과 유사시 적의 도발을 격퇴하는 내 고장 안보지킴이 역할을 수행해 왔다. 태풍과 홍수 등 재해재난이 발생했을 때에도 예비군은 지역 재난극복의 핵심요원으로 성공적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예비군의 현주소는 ‘노후화된 장비’, ‘예비군훈련 3대 불편’이라는 수식어들이 대변하듯 열악한 수준이다. 2010년 국방예산 12조7천억원 중 예비전력 예산은 현존 전력에 투자될 예산에 의해 우선순위가 밀렸고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예비군 육성지원 예산도 각각의 지자체 전체예산 중 평균 0.0132% 정도의 예산을 지원받아 모두 232억원을 교부 받았다. 예비전력 예산과 지방자치단체의 육성지원 예산을 모두 합하더라도 300만 예비군의 전투준비와 교육훈련, 운영유지를 위한 적정 소요예산의 68% 수준에 불과하다. 열악한 국방재정 여건과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위협에 대비해야만 하는 우리의 안보현실을 고려한다면 예비군 육성지원에 대한 지자체의 인식변화가 요구된다. 예비군 육성지원이란 예비군의 임무수행
지난 겨울 유난히 추웠던 날씨 탓에 초등학교 주변이 황량하게까지 느껴졌다. 병아리처럼 재잘거리며 학교를 드나드는 어린이들을 보니 봄의 활기를 느낄 정도다. 더욱이 학교 앞에서 교통정리 봉사를 하는 내게 어린이들이 고맙다며 손을 흔들거나, 꾸벅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 작은 감동도 맛본다. 한편으론 이런 평화로움이 안전하게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어린이보호구역에서조차 교통법규를 준수하지 않는 일부 운전자들을 볼 때마다 걱정스럽다. 카레이서처럼 씽씽 달리는 운전자, 색맹인지 적색 신호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나가는 운전자, 모든 도로를 자기 개인 주차장으로 아는지 통학로에 버젓이 주차하는 운전자들 때문에 화가 난다. 지난해 경기 도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어린이교통사고는 2009년보다 37.3% 늘은 140건이다. 이중 2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고, 146명의 어린이가 다쳤다. 정부에서는 어린이보호구역을 확대하고 시설을 보강하는 등 어린이보호구역이 실질적인 안전막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위반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어린이보호구역내에서의 사고요인을 없애야 한다. 또한 학생들의 교통안전 습관화를 위해 안전교육을 정규과목으로 편성하는 등 교통안전…
T.S. 엘리어트는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선관위 직원에게는 생동감 넘치는 4월이 또 다른 의미에서 잔인한 달로 다가온다. 재·보궐선거 때문이다. 경기 도내에서는 성남시분당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뿐만 아니라 고양시의원 재선거와 안성시의원 보궐선거 등 모두 3곳에서 실시된다. 전국적으로는 국회의원 3곳, 도지사 1곳 등 모두 38개 지역이다. 그 사유는 대다수 당선무효에 의한 재선거인데 과연 이것을 그들만의 문제로 넘길 수 있을까? 우리의 잘못된 선택은 아니었을까? 12년차 주부인 나는 물건을 구매할 때 1천원을 깎기 위해 실랑이를 벌이는데 점주의 아량으로 뜻을 관철하면 무언가 쟁취한 기분마저 든다. 이렇게 1천원의 행복을 아는 우리가 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선거의 중요성은 느끼지 못하는지 안타깝다. 최근 실시된 수원시장안구·안산시상록구을 국회의원 재선거를 보더라도 투표율이 각각 35.8%와 29.3%며 이전 기초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20%도 되지 않는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좀 더 많은 유권자가 1천원의 행복보다 더 큰 행복을 위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만 당선자는 대표자로서의 정당성을 얻고, 주민들의 참 행복을 위
전직(前職)과 현직(現職)이란 차이는 하늘과 땅 만큼 크다. 나도 현직에 있을 때 그럴 것이라고는 생각했었지만 ‘그래도?’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그 말이 별로 틀리지 않다는 사실을 체험하고 공감한다. 물론 현직으로서 예우(?)를 받던 그러한 형식적인 겉치레를 이야기 하는 것이 결단코 아니다. 아무리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란 말이 있지만 선출직이란 떨어진 순간부터 시정에 참여할 방법과 기회가 철저하게 봉쇄된다. 물론 낙선자 본인 스스로도 관여할 생각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지만 책임을 느끼며 들어주고 실행해보려는 공직자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새로 선출된 단체장이나 의원들도 전(前) 의원이나 단체장의 의견을 들어보려 하지 않는다. 혹시 있다 하더라도 의례적이고 형식적이다. 현직을 다년간 역임했고, 지역 현안을 제일 잘 알고 있는 경험자의 조언을 듣기위한 진정성 있는 자리가 만들어졌다는 소리를 들어 본적이 없다. 이런 현상은 소속한 당이 바뀌어서 갑자기 생긴 일이 아니다. 같은 당이라도 똑같았고, 훨씬 그 이전부터 물려 내려온 현명하지 못한 관습이요, 살아남은 자들의 오만이요, 역사 지우기로서 마땅히 바뀌어져야 할 것이다. 물론 새로 선출된 분들이 새로운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 경계부분 내부에 위치해 대표적 고위험 지진대 주변국보다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지진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계속해서 지진의 발생빈도가 10년 주기로 2배가량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90년 이후 규모 3이상의 지진이 179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각 분야별 전문가들은 이제 우리도 지진발생 때 시민행동 요령을 수립해 피해를 방지하고 앞으로 건축물 내진설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선 건물붕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내진설계를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체 건축물의 약 82% 정도 밖에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있다. 지진발생 때 대규모의 재산 및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 전 국민이 지진발생 때 시민행동 요령을 숙지, 대비해야 한다. 집안에 있을 경우 튼튼한 테이블 등의 밑에 들어가 몸을 피하고 화기사용 중지와 야외에서는 머리를 보호하고 낙하물이 없는 평지로 이동해야 한다. 엘리베이터에 있을 땐 가장 가까운 층에 내려 신속하게 지상으로 대피해야 하며 지진이 발생하면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가 난 상태가 돼 제대로 운전
경철이는 목발을 짚고 구청을 다니는 행정직 공무원이다. 말하자면 장애를 지닌 사람인 것이다. 얼굴은 항상 밝은 웃음이 떠나지 않았고, 생각 역시 매우 긍정적이었다. 고향이 같은 해남이라 종종 만나서 막걸리 잔을 기울인다. 서로 바쁘고 근무처가 다르니까 자주 만나는 편은 아니나 어쩌다 만나게 되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고향 얘기서부터 아직도 밭에서 일하시는 근력 좋으신 아버지의 이야기로 시종 긍정적인 화제로만 가득하다. 목소리도 경쾌하고 얘기를 풀어나가는 솜씨 또한 구수하고 재미가 있다. 얘기 중간 중간에 내비치는 번득이는 예리함이라든가 섬광처럼 비치는 천재성은 다른 사람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귀중한 것들이었다. 애초 그는 기획 부서에 배치돼 일을 했다. 그를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적재적소의 배치라고 생각을 했다. 현재는 총무부서에 근무하고 있는 그가 적격의 기획부서와는 떨어진 총무부서에서 일을 한다. 뭔가 잘못됐다고 나는 한편으로 생각했다. 언젠가 영화에 관한 기획의 건을 토의한 적이 있었다. 영화에 대해 그리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그지만 워낙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이고 보니, 속으로 나는 놀랐다. 영화에 대해서는 전문적은 아니었어도 그것을 기획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