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에서 ‘지방분권형 개헌논의’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더욱 그렇다. 특히 이런 주장의 중심에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전국협의회)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염태영 수원시장이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방분권은 이미 거스를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전세계적으로도 국가보다는 도시나 기업의 상징 가치가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염 회장이 주장하는 개헌논의의 당위는 ‘자치분권이 제도적으로 확고히 보장되고 앞으로 지방분권 발전의 영구적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해 지방자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게다가 지방분권형 개헌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이를위한 염 회장의 의지는 단호하다. 현재 전국협의회가 국가 현안 회의에 참여해 중앙정부와 소통과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진전이 미약하다고 더디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소위 중앙이 재정과 행정이라는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분권진행 속도를 지지부진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방을 중앙의 종속변수로
나는 조물주 즉 하나님에 의한 우주 창조론을 믿는다. 하나님은 6일 동안에 걸쳐 우주 만물을 창조하였는데 맨 마지막 날에 흙으로 인간을 만들었다. 창조작업을 끝낸 후 하나님의 말씀 첫마디는“(자신이 만든 모든 형상과 생물체가) 보기에 참 좋았더라.”였다. 깨끗한 강, 해맑은 공기와 햇살, 푸른 풀과 나무들, 평화로운 동물들, 한 쌍의 인간. 얼마나 보기가 좋았을까? 상상만 해도 느낌이 온다. 하나님은 특별히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하와(이브)를 지상 낙원인 에덴동산에 살게 하면서 두 가지를 명령했는데 그 첫째가 만물을 잘 다스리고 지키라는 것이요, 둘째는 선악을 알게 하는 과실(선악과)을 따먹지 말라는 것이었다. 피조물을 잘 다스리는 것은 뜻일까? 이 말씀의 참 뜻은 “정복하고 권세를 부리라”는 뜻이 아니라 한 청지기로서 섬기라” ”아름답고 쓸모 있게 가꾸라”는 말이다. 불과 십수 년 전부터 지구촌 곳곳에서 이전보다 더 심각하고 급격히 늘어나는 재앙을 보노라면 가는 머지않아 지구의 생명이 다 끝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을 느낀다. 인간은 오랜 세월 동안 석유, 지하수 등을 땅속으로부터 뽑아 써 왔다. 지하철, 상하수도 등 각종 지하 시설을 건설하고, 심지어 핵폐
개발과 보전은 자연을 대하는 양날의 칼이다. 반목과 갈등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고 조화와 상생을 창출하기도 한다. 개발은 파괴의 다른 이름으로 둔갑할 수도 있고 보전은 제자리걸음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래서 개발론자와 보전론자 사이의 대립은 필연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3년 환경단체 ‘도롱뇽의 친구들’이 경상남도 양산시 천성산 도롱뇽을 지키기 위해 낸 ‘경부고속철도 공사 중지 가처분 소송’이다. 대법원이 2006년 6월 2일 공사 중단 이유가 없다고 판결, ‘개발’의 승리로 끝났다. 이렇듯 보전이 개발을 이기는 사례는 드물다. 여러 이유를 들어 법은 개발의 손을 들어줬다. ‘개발은 곧 돈’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논리다. 그런데 세계적인 ‘생태계 보고(寶庫)’로 불리는 DMZ에 대해서 ‘개발보다 보전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신선하다. DMZ는 보전하고 접경지역을 지속가능한 발전모델 개발의 중심축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이다. 경기연구원(연구원)이 발표한 ‘경기도의 남북 환경협력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다. 배경에는 연구원이 지난 7월 실시한 ‘남북 환경협력 관련 설문조사’가 있다. 수도권 주민 1천 명을 대상으로 물었는데 87%가 DMZ의 활용가치가 높다고 응답했고
어쩌면 오늘(27일) ‘중앙지방협력회의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에 제출될 것 같다. 제정안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사회부총리, 행안부장관과 17개 시·도의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 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장 등이 정식 구성원이 되어 지방자치와 균형발전 등을 논의하는 ‘제2국무회의’ 제도화가 중요 내용이다. 이 제정안은 지난 24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바 있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정기적 시·도지사 간담회를 정례화한 회의체다. 시·도지사 간담회는 그동안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개최 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17년 6월14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모두 5차례 열렸는데 일자리 추경 관련사항, 자치분권 로드맵 및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문제, 국가균형발전 상생·협력 강화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번에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 제도화 했다. 대통령이 의장을, 국무총리와 시·도지사협의회장이 공동부의장을 맡게 된다. 눈에 띄는 것은 광역 자치단체장인 시·도지사 외에 기초지자체장 협의체인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과 함께 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장도 정식 구성원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2019년 7월 한국의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등재된 한국의 서원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첫 번째로 갈 곳은 함양에 있는 남계서원이다. 남계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에 이어 두 번째로 세워진 서원이다. 하지만 정유재란으로 인해 완전히 소실되었다. 현재의 위치에 복원된 것은 광해군 4년(1612) 때이다. ‘남계’라는 사액을 받은 것은 명종 21년이다. 남계서원은 소나무 숲을 등지고 강을 바라보는 곳에 자리해 있다. 배산임수로 명당의 자리에 터를 잡은 남계서원의 ‘남계’는 서원 앞으로 흐르는 남강의 옛 이름을 일컫는다. 주차장에서 공원을 가로질러 남계서원으로 향하면 제일 먼저 홍살문을 마주한다. 홍살문은 한눈에 봐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모습이다. 아쉽게도 홍살문 중앙의 태극문양 부분이 사라졌다. 덕분에 앞니가 빠진 홍살문이 되어 신성한 공간을 상징하는 위엄이 조금은 허술해졌다. 홍살문을 지나 남계서원의 정문을 향해 가면 2층의 풍영루가 눈에 들어온다. 기단위에 세워진 기둥이 이색적이다. 아래층은 화강석 기둥이고 2층은 나무 기둥이다. 2층은 계자난간으로 둘러싸여 한 층 멋스러움을 더한다. 안으로 진입
“묵은 달력을 떼어내는/나의 손이 새삼 부끄러운 것은/어제의 시간들을/제대로 쓰지 못한/나의 게으름과 어리석음 때문이네/우리에게 늘 할 말이 많아/잠들지 못하는 바다처럼/오늘도 다시 깨어나라고/멈추지 말고 흘러야 한다고/새해는 파도를 철썩이며 오나 보다” 이해인 수녀의 ‘묵은 달력을 떼어 내며’라는 시처럼 시간의 강은 무심히 흘러 또다시 한 해가 저문다. 힘들고 어려운 세상 꿋꿋함으로, 갈등과 반목이 만연한 사회 온 힘으로 견뎌온 기쁨과 슬픔, 성취와 후회의 날들이 강물처럼 지나갔다. 따라서 한해의 끝이 다가올수록 공연히 마음만 바빠진다. 이루지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이 큰 탓일 게다. 연초에 기원했던 소망도 되돌아본다. 희망을 화두로 넉넉한 삶을 바랐다. 또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사랑을 키우길 바랐다. 하지만 바람은 그저 바람으로 끝난 것 같다. 오히려 삶에 짓눌려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갖지 못한 채 더 빨리 지나가 버렸다. 그런 아쉬움을 시조시인 박시교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 “올해부터 내 달력엔 13월을 넣기로 한다/한 해를 12월로 마감하기 허전해서다/단 하루 마지막 달 할일이 참 많을 것 같다/첫사랑 산골 소녀에게 엽서를 보내고/눈 내리는…
자갈길을 /이경림 걷습니다 제 속에 온갖 소리들을 가두어두고 돌들은 하늘을 보거나 모로 눕거나 혹은 엎어져 있습니다 별처럼 젖어 있습니다 낮은 바람으로 엎드려 그 소리 들어봅니다 바람소리 들립니다 물결소리 들립니다 그 물결 한 산맥을 넘는 소리 조그만 물 속 세상이 물소리로 가득합니다 - 이경림 ‘시절 하나 온다, 잡아 먹자’ / 창작과 비평 가깝다고 느껴지던 것들이 어느새 저만치 멀어지고, 멀어진 것들이 “엎어져”스스로를 가둘 때, 다시 그 자리에 들어차는 것들이 있다. 물처럼 흘러 다니는 희희낙락과 친화력을 발휘하는 물결이 머물거나 건너뛰거나 가로막는다. 끝과 시작이 같은 속도와 흐름으로. “하늘을 보거나” “모로” 누워서 각자의 사이를 흐르는 은유의 세계는 “물소리”로 가득하다. 한 산맥을 넘기까지 “바람소리”가 “물결소리”를 들을 때까지 현실은 남루한 모습으로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공회전 하고 있다./권오영 시인…
그 날 낡은 트럭으로 미군부대 청소를 끝내고 경인가도를 달리던 청년 조중훈은 외국인 여성을 봤다. 그녀는 고장 난 승용차 때문에 쩔쩔 매고 있었던 것이다. 조중훈은 땀을 펄펄 흘리면서 약 1시간가량을 무료로 수리를 해줬다. 그 일이 있고 나서 어느 날 외국인 부부가 조중훈을 찾아왔다. 승용차의 주인은 미 8군 사령관의 부인이었으며 남편과 감사의 인사를 하러 온 것이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조중훈은 미 8군에서 나오는 폐차 차량을 얻게 되었고 모아진 자금이 바로 한진 그룹의 모태(母胎)인 대한항공과 한진중공업의 시작이었다. 대가 없었던 배려(配慮)의 메아리였다. 따뜻한 커피 한잔의 배려(配慮) 미국 필라델피아 백화점에 할머니 한분이 흡뻑 젖은 채 비를 피하여 들어왔지만 종업원들은 비에 젖어 누추하게 보이는 할머니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필립이란 젊은이는 “따뜻한 커피 한잔을 건네며 제가 도와줄 일이 있나요? 일단 여기 의자에 앉아 쉬세요”라고 배려(配慮)를 했다. 비가 멈추자 할머니는 필립의 명함을 받아가지고 백화점을 나갔다. 며칠 후 강철 왕으로 불리는 카네기로부터 필립에게 편지 한통이 왔다. 필립을 스코틀랜드로 파견하여 한 성…
지난 5월 3일 서구 공촌정수장의 수계전환 과정에서 이물질이 유입되면서 서구와 강화·영종지역 주민들이 붉은 물 피해를 3개월 넘게 겪었다. 적수사태 발생 이후 7월 25일 구성 운영된 인천광역시 상수도 혁신위원회 활동이 끝났다. 인천에서 발생한 수돗물 문제는 운영자의 운영 잘못이 직접적인 원인이기는 하지만, 수돗물을 공급하는 각종 시설과 관망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와 아울러, 관계규정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제도상의 문제가 함께 있다. 특히, 통합물관리 명목으로 안전한 물 공급을 책임져왔던 상하수도국과 수도정책과를 폐지한 환경부와 상수도 시설 유지보수에 충분한 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당국 모두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상수도 보급률이 98%를 넘어선 현재 상수도 정책은 공급자 위주의 수량관리 중심에서 과불화물이나 미세플라스틱 등의 오염물질 제거를 위한 정수시설 개선과 관망개선을 통한 수질관리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하는데 환경부는 물환경정책국과 상하수도정책관, 그리고 국토교통부의 수자원정책국 등 기존 체계를 물을 총괄하는 물통합정책국과, 수질 및 생태를 중심으로 하는 물환경정책국, 수자원을 중심으로 하는 수자원정책국 등 3국으로 바꾸며 수도정책과를…
용인시가 인터넷 등 일부 언론들의 횡포에 맞서 자구책을 마련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적절한 대응이어서 적극 환영한다. 그동안 시를 출입하는 일부 기자들은 보도자료가 없으면 기사를 쓰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런데 그런 기자일수록 공무원들에게 위압적이거나 심지어 육두문자까지 사용했다. 정론을 추구하는 기자들의 명예도 함께 훼손됐다. 급기야 취재무능력을 스스로 고백하는 광고관련 정보공개도 청구했다. ‘정보공개 전문가’라는 별명이 붙은 기자님(?)도 있다. 이들은 여러 명분을 들어 정당성을 외치지만 속내는 광고다. 지급여부와 액수 타령, ‘누구는 주고 나는 왜 안주느냐’는 식의 막무가내까지 다양했다. 여기저기 ‘적반하장(賊反荷杖)’에 ‘주객전도(主客顚倒)’였다. ‘빌려준 돈 내놓으라는 식’의 생떼를 부렸다. 시가 빚쟁이냐는 항변이 속출했다. 몰상식한 행위들을 시는 오래 참았다. 그러다 이번에 뽑은 칼이 ‘용인시 광고시행 등에 관한 조례’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조례에 합당한 언론에만 광고비 등을 집행하겠다는 내용이다. 소위 말하는 ‘기레기들’의 숨통을 쥐겠다는 강한 무기다. 기레기들의 취약점을 이미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