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다 끝없다 하며 하늘 끝으로 날아가는 민들레꽃 홀씨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보오얀 양산 남긴 자리는 내년에도 제 올 땅이라고 심지 박아놓고 강을 건너는 하얀 나비 그 막막한 아름다움으로 한 철을 보내고 나면 나도 꽃을 잃어버린 나무들에게 괜찮아 괜찮아, 일찍 깨달은 스승처럼 말할 수 있으리니 올 봄은 이 깨달음 하나로도 밥상 앞에 앉는 일 송구하지 않아도 되리니 ▶약력 ▶경남 거창 출생. ▶1972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청산행』, 『유리의 나날』,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등 다수. ▶김수영문학상 등 수상. ▶현재 영남대 명예교수. ▶여향예원, 시 가꾸는 마을 운영.
일회용품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창궐 이후 음식업소 출입을 꺼려하는 사람들이 배달을 선호하게 됐고 배달업체들은 호황을 맞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배달음식 거래액은 17조 3000억 원이었다. 이는 2019년의 9조 7000억 원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당연히 일회용품 쓰레기 배출량도 크게 늘었다. 환경부는 지난해 1~8월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의 양이 2019년 1~8월 대비 각각 15%, 11%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급증한 일회용품 사용량은 심각한 생활폐기물 처리문제를 불러왔다. 일회용 쓰레기를 처리할 시설과 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환경오염도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플라스틱은 “생산하는데 5초, 사용하는데 5분이지만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500년”이라고 한다.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으로 지구 해양 표면 88%가 플라스틱 파편으로 오염됐다는 소식도 들린다. 바다위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파도와 부딪히며, 혹은 자외선의 의해 분해돼 미세 플라스틱이 되고 이를 물고기가 먹는다.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물고기들은 인간이 먹는다. 이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와 기업들이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어느 정
전쟁과 전쟁 준비가 빚어내는 모든 불행은, 전쟁을 변호하기 위해 제시되는 온갖 이유에 대해 너무 클 뿐만 아니라, 그 이유라는 것이 대부분 논의할 가치도 없을 만큼 하찮은 것이고, 또 전쟁 속에 죽어가는 사람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들뿐이다. 사람들은 묻는다. 여러 문명국들 사이에 아직도 전쟁이 필요한 것인가 하고, 거기에 대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이미’ 필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애당초부터 그런 것은 한 번도 필요한 적이 없었다고. 이따끔이 아니라 어떠한 경우에도 전쟁은 언제나 인류의 올바른 역사적 발달을 저해하고 정의를 파괴하며 그 진보를 방해해 왔다. 대중의 희생 위에서 소수자의 권력욕, 명예욕, 물욕, 대중의 맹신, 소수자에 의해 날조되고 유지되고 있는 각종 편견, 이런 것들이 전쟁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가스통 모흐) 전쟁만큼 사람들의 행동에서 외부로부터의 조종의 힘, 또는 이성이 아닌 사람들의 소문에 의해 좌우된 결과가 뚜렷이 나타나는 것은 없다. 몇백만 명의 사람들이 그것이 어리석고 추하고 해롭고 위험하며 파괴적이고 고통스럽고 사악하고 아무런 필요도 없는 것임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기꺼이 자랑으로 여기며 실행하고, 그것이 일어나서는
올해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등락은 센세이셔널하다. 봄에 8000만 원이 넘었던 비트코인은 현재 반 이하로 떨어져 3800만 원대(6월 22일 현재)로 떨어졌다. 친환경 전기차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비트코인 가치에 큰 영향을 주었다.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비트코인 채굴에 화석연료 사용이 많다는 이유로 원래 계획을 취소하였다. 가상화폐 채굴을 위한 전력 소비로 탄소배출이 증가함으로 지구의 기후 위기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도지 코인이 에너지 소모가 적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고 도지 코인을 띄우기도 했었다. 도지 코인은 채굴 알고리즘이 비트코인 대비 더 간단하여 빠른 속도로 가상화폐(복제 불가능 숫자의 나열)를 만들어 낸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비트코인이 전력 소비가 많다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나 그 전력이 화석연료의 연소로부터 온다고 어떻게 특정할 수 있었을까? 어떤 전력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만들어지기도 하는 데 말이다. 게다가 도지 코인이 좀 더 빨리 가상화폐 채굴을 한다고 하더라도 발행량이 늘면 전력 소모도 늘어나는데 도지 코인이 친환경이라는 근거는 억지이기도 하다. 어쨌든…
1. 한국에서 가장 평가가 엇갈리는 언론사는 어디일까. 조선일보다. 콘텐츠가 풍부하고 보도가 균형 잡혔다고 칭찬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구제불능의 극우매체라고 비판하는 이들도 많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의 '안티조선' 운동이 그러한 시각의 상징이었다. 이 신문이 대형 사고를 쳤다. ‘성매매 관련 기사’를 쓰면서 조국 교수와 딸의 삽화를 함께 내보낸 것이다. 뉴스를 접한 많은 사람들이 참담함을 토로했다. 하물며 이런 모욕을 당한 당사자들의 심정은 어떨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자칭 ‘1등 신문’이 공개적 인격살인을 저지른 게다. 검찰개혁 국면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조국과 그 가족에 가해진 보수 언론의 광기어린 공격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집요했다. 그의 법무부 장관 임용설이 제기된 지 3개월 만에 “조국”을 키워드로 하는 온·오프 보도가 100만회를 넘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였다. 허위, 과장, 왜곡이 세상에 흘러넘쳤다. 하지만 이번의 조선일보 보도는 그 중에서도 가장 악랄한 수준이다. 인간성과 가족의 마음에 대한 난도질이기 때문이다. 보도가 나간 지 두 시간 반 만에 해당 신문이 그림을 바꾸고 사과를 내놓기
- 동아시아 문명권의 충격 우리에게 19세기“근대의 충격”은 동아시아 문명권 전체의 진로설정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 시기 서구는 단연 우리보다 훨씬 앞선 문명체제로 받아들여졌다. 가령 박제가의 《북학의(北學議)》는 병자호란 이후 북벌(北伐)의 대상으로 삼아 오랑캐로 알고 있는 청(淸)으로부터 배울 게 있다는 18세기 말엽의 각성이었다. “이십년을 힘써 중국을 배운 뒤에 이러쿵저러쿵 해도 늦지 않는다”라고 했던 박제가의 말은 동시대 박지원이 남긴 《열하일기》의 내용과 다를 바 없는 태도를 지녔다. “중국 변방의 이런 시골조차 이리도 번성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라는 충격은 연암의 눈을 새롭게 뜨게 한다. 물론 여기서 그 배움의 직접적인 내용은 청나라보다는 그곳에 융해되어있던 서구의 지식과 기술체계였다. 그러나 그런 논지는 개혁정치에 무관심했던 주자학이 지배하고 있던 현실에서 제대로 먹혀들리 만무했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 뭔가 크게 사변(事變)적 사태가 일어나야 정신이 번쩍 드는 법이다. 동아시아는 서구의 습격을 강력하게 받게 된다. 마침내 청조(淸朝)의 소멸로 이어지는 아편전쟁(1840년)이나 일본 막부정권의 붕괴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던 에도 앞바다의 미국…
대선후보 경선 일정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갈등이 기로에 서 있다. ‘예정된 일정의 원칙론’과 ‘사정 변경의 연기론’이 맞선 가운데 오늘 최종 가닥을 잡으려는 최고위원회가 열린다. 절충안을 포함 어떤 식으로 결정이 나든 상당한 내홍이 예상된다. 현행 당헌·당규대로라면 오는 9월10일(대선 전 180일)까지 본선에 나갈 당의 후보를 뽑아야 한다. 그러나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불씨가 돼 후보 진영들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연기론을 주장하는 측은 코로나와 연계된 흥행 문제를 내세우고 있다. 현재 코로나 위기가 지속되고 있고, 특히 제 1야당인 국민의힘의 경우 당내 후보 선출을 11월9일(선거일 120일 전)까지 할 수 있게 돼 있지만 더 늦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경선 연기론이 일견 설득력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들이 1년도 안된 지난해 8월 당 전당대회에서 의결한 약속을 바꿀 수 있는 명분으로 삼기에는 논란이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코로나와 관련된 흥행’을 우려하지만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오히려 ‘이준석 돌풍’속에서 역대 최고의 주목도를 끌어올렸다. 경선 시기나 룰을 정
이성적인 것과 도덕적인 것은 언제나 일치한다. 스스로 깨달았다고 자만하는 자는, 한평생 지혜로운 사람을 만나도 숟가락이 국맛을 모르듯 진리를 알지 못한 채 죽는다. (동양 금언) 우리는 그 사람 속에 아직 잃어버리지 않고 남아 있는 선을 통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수 없고, 그 사람 속에 잃어버리지 않고 남아 있는 지혜를 통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더 현명하게 만들 수 없다. (칸트) 이성은 모든 사람들 속에 있어서 단 하나이다. 사람들의 교류는 이성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에게 단 하나인 이성의 요구에 따르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이다. 더러움, 곧 공해문제만은 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러움이 무엇입니까! 세력 있고 잘사는 사람들이 남 생각은 아니하고 저만 잘살겠다고 욕심대로 한 결과로 나온 찌꺼기입니다. 찌거기는 자연 속에서는 저절로 분해되어 다음 차례의 생명의 자료가 될 수 있도록 돌아가는 법칙이 있으므로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똥은 식물의 거름이 되고 동물이 뱉은 탄산가스는 식물의 동화작용에 섭취가 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하는 인간이 그 생각하는 힘을 잘못 써서 자기의 쾌락만을 구하게 되면 자연의 질서를 깨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