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노르웨이 툰드라 지역 하르당에르비다(Hardangervidda) 국립공원에서 서식하던 순록 323마리가 벼락을 맞고 한꺼번에 떼죽음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에 국립공원 당국은 순록의 사체를 수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겠다고 하여 세간(世間)의 비난을 받았다. 국립공원 측이 사체를 방치한다고 비난한 이들은 사체를 방치하면 해당 지역에 설치류가 들끓어 생태계가 악화하고 지역 경관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원 당국은 벼락이 자연현상임을 근거로 사체를 그대로 두기로 하였고, 순록 유해는 현재까지 공원 내 언덕에 그대로 버려져 있다. 그런데 비난과는 달리 사체 방치 수년 동안, 이 지역 생태계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지역 환경 연구 결과들은 순록 사체가 쌓인 지역의 생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남동 노르웨이 대학교(University of South-Eastern Norway) 사인 프랭크(Shane Frank) 교수는 순록의 떼죽음 이후 이 지역 생태계가 어떻게 변했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순록 사체는 갈까마귀와 독수리, 여우 등 사체를 먹고 사는 동물에게 풍부한 먹이를 제공했다. 설치류 급증에 대한 걱정과 다르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학살이 본격화된 지 228일. 사망자만 3만 60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 6일에 가자지구 최남단 지역 라파(Rafah)에서 지상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시나이반도 이집트 국경과 맞닿아 있는 라파는 도시 전체가 난민촌이다. 라파는 전쟁 시작 당시 민간인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군이 지정해 놓은 ‘인도주의 구역’이고 지금은 약 15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밀집된 도시이다. 이 중 절반은 어린이다. 폭격 직전에 이스라엘군은 라파 지역에 전단지를 뿌려 민간인들 대피를 명령했지만 동시에 모든 탈출구를 봉쇄했다. 대체 어디로 가란 말인가? 그동안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온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라파 지상전 작전에 대해서는 노심초사하는 것처럼 보였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를 자제하는 모양새로 태세 전환을 하며 대외 이미지를 바꾸려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이어 5월 15일 이스라엘에 지원할 10억 달러 (약 1조 4,000억 원) 규모의 무기 ‘패키지’ 계획안을 미 의회에 제출하며 결국 이스라엘을 돕고 있다. 한편, 5월 15일은 팔레스타인의 나크바(Nakba) 추모의 날이다. 아랍어로
지난 5월 13일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39명에 대한 검찰간부 인사는 매우 이례적이다. 김건희 여사 수사 문제가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수사팀 지휘 라인을 모두 바꾸었기 때문이다. 검찰내부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이를 심상치 않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명품 백 수수,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의혹 등 김여사 관련 수사를 지휘해 왔던 송경호 중앙지검장을 부산고검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중앙지검의 1. 2. 3. 4 차장 전원을 교체해 검찰총장을 식물총장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주요 수사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5월 11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검찰 고위급 인사를 늦춰달라고 요청했지만 장관은 이를 묵살했다. 검찰청법(제34조)에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되어 있다. 이 내용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반영하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검창총장의 의견을 듣지 않고 행한 인사를 적법성을 상실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검찰간부 인사는 이원석 총장의 의지와는 다르게 법무부 장관의 일방적인 인사 전횡에 가까웠다. 앞으로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지가 의문이다. 왜냐하면 수사를 직접
최근 필자는 컴퓨터를 구매했다. 몇 년을 썼는지 기억조차 안 나는 컴퓨터가 점점 말썽을 부렸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컴퓨터 속 부품을 일부 교체했다. 메인보드, CPU, 메모리를 구매했고 원래 쓰던 파워, 그래픽카드, 하드 디스크는 그대로 두었다. 컴퓨터의 구성요소를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컴퓨터를 교체하면, 반드시 해주어야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이 바로 ‘포맷’이다. 포맷을 -정확하진 않지만- 간단히 설명하자면 컴퓨터를 깨끗이 비워내는 행위이다. 포맷을 하고나서 운영체제를 다시 깔아주어야 우리가 아는 컴퓨터가 된다. 포맷을 하고 나면 데이터가 모두 삭제가 된다. 따라서 중요한 서류, 사진, 동영상 등의 파일들은 반드시 데이터 백업(외장하드 등의 다른 저장 장치에 자료를 복사하여 보관하는 행위)을 해두어야 한다. 돈을 주고 새 컴퓨터를 사는 건 쉽지만 백업을 하는 것은 비교적 어렵다. 왜냐하면 오랜 시간동안 축적된 수많은 파일을 취사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속 사진첩을 정리하는 일도 비슷하다. 휴대전화의 저장 용량이 커짐에 따라 생각 없이 찍은 사진이 순식간에 수백 장, 수천 장이 된다. 정리하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
“5월 중순 맞아? 강원 산간 대설”, “화이트 석가탄신일”, “강원도 때 아닌 눈 소식”, 최근 슬쩍 지나 간 날씨 뉴스의 헤드라인들이다. 지금은 모두가 아는 “기후 변화”의 현상이다. 조금 민감한 사람들은 이 단어의 변천을 감지했을 것이다. “기후 변화”라는 말을 쓰던 때는 오래전이고 “기후 위기”라는 말도 이제 지나갔다. 지금은 “기후 재난”중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게 직접 닥쳐오지 않으면 사실 “먹고사니즘” 때문에 저렇게 큰 주제에 관심을 갖기도 힘든 시기이다. 하여, “나에게” 직접 닥쳐온 시대적 현상, “우리 각자”의 피부에 와 닿는 주제에 대해 정리해 본다: 사실 나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심정으로 이 글을 쓴다.(지구가 돌고 있는데 모든 이가 태양이 돌고 있다고 하니 그 심정이 어떠했겠는가?) 먼저 간단하게 결론부터 선포하는 바이다: "비건이 되십시오!!! (please be a vegan.)" 나는 25년 당뇨환자로, 13여년 당뇨약 복용 환자로 지내던 중, 2020년 채식을 한 후 두 달 반 만에 당뇨완치 판정을 받았다. 비법은 “채.식.”이다. 채식을 한 이유는 ‘당뇨병’을 치유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고 ‘건강하게’살아야겠다는 생각과 프
세상이 점점 더 일본사회를 닮아 가려는 것처럼 보인다. 일본은 자민당 보수 정부가 장기 집권을 하면서 정치사회 구조와 국민들의 삶이 유리돼 온 역사를 갖는다. 사람들은 말한다. 일본 사람 개개인은 조용하고 선한 사람이 많은 데다 매력적인 문화 양식이 많이 발전했음에도 정치 사회의 상부 구조는 여전히 군국주의적 사고 방식에 의해 지배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독도 문제에 대해, 강제 징용 문제에 대해, 난징 대학살이나 관동지진 때의 조선인 학살 문제에 대해 그들, 일본 정부나 사회의 상층부는 여전히 침묵하거나 거짓으로 강변하기 일쑤이다. 그래서 여전히 우리와 주변 국가들로 하여금 일본을 가상의 적으로 간주하게 하고 그들 일부를 적대시하게까지 만든다. 한일 축구나 한일 야구 경기에 과도한 응원 열기가 모아지는 이유이다. 이번 네이버 라인 사태만 봐도 그렇다. 한국 사회도 요즘 정치사회적 이슈와 문화적 현상에 깊은 골이 생기고 있다. ASEAN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 유럽의 나라들, 중남미 사람들에게서는 한국 문화에 대해 일종의 존경심까지 생기고 있다. 그들은 앞다투어 한국 영화제를 만들거나 자신의 영화제에 코리안 섹션을 신설하기도 한다. 이탈리아 우디네 영화제가…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이 이름을 들으면 여러분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이 럭셔리 브랜드는 뛰어난 장인정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우아함, 엄청난 풍요로움으로 프랑스 패션의 아우라를 뽐내고 있다. 그래서일까? 불황 속에서도 이들은 호황의 기염을 토한다. 이 명품을 사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회사들이 벌어들이는 연간 수입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중 에르메스와 샤넬 가방은 특히 고가다. 가방 하나에 천만 원이 훌쩍 넘는다. 아무리 명품이라지만 왜 이렇게 비싼 걸까? 거기에는 비밀이 있는 듯하다. 매거진 챌린지에 따르면, 에르메스는 책정된 고가의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재고 상품을 모두 소각한다. 이 작업은 극비리에 진행된다. 이른 아침, 파리 근교 센 생드니의 생투앙(Saint-Ouen) 소각장 앞. 이곳엔 1만 명의 에르메스 직원 중 무작위로 선발된 열 명의 직원이 모여 있다. 이들은 에르메스의 환상적인 제품들이 재로 변하는 소각장의 대형 굴뚝 앞으로 출근한 것이다. 곧이어 집행 사무실의 대표가 와 합류한다. 에르메스 상품들은 트럭에 실려 도착하고, 일부는 아직 주황색 상자에 담겨 있다. 현장의 한 직원이 “우리의
저런 글 보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이런 대목 또한, 고참 기자로서 부끄럽다. ‘충돌과 추돌’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두 단어의 차이를 모르고 쓴 글이 의외로 많다. 졸음운전 사고가 많은 계절, 대개 뒷 차가 앞 차를 들이받는 ‘추돌’이다. 다녀보니, 졸음운전 현실은 자못 심각하더라. 말(의 바탕)에는 뜻이 있다. 또 일점일획(一點一劃)에 뜻이 없는 글자는 없다. 의미를 잃은 말글은 세상을, 자신도 망칠 수 있다. 기자 작가 공보직 등 ‘생산자’의 언어는 더 그렇다. 충돌이나 추돌이나, 그게 그것 아니냐고요... 대충 알고 쓰는 말, 언어생산자에겐 독약이다. ‘말’의 마땅한 지식 없이 ‘글’을 만들겠다는 건, 음치(音癡)가 섹시한 몸매와 용모만으로 가수(歌手)한다고 나선 격이다. 언치(言癡) 기자나 작가를 상상할 수 있을까? 정부의 언어당국 국립국어원도 ‘도토리 키 재기’ 수준인지, 한심하고 안타깝다. 충돌 추돌의 구분(區分)에 대한 ‘유권해석’을 (정부당국이) 저렇게 내린 것이겠다. 다음은 ‘전봇대를 들이받은 것은 추돌이다.’라는 취지의 국립국어원 ‘생산’ 문건에 대한 해설이다. 몇 줄 인용한다. ‘충돌'은 서로 맞부딪치거나 맞섬을 의미하
밤새 비를 맞고도 가지 끝 하나 끄덕이지 않는 플라타너스 나무를 본다. 나무는 큰 줄기 온몸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검은 상처의 자국은 성한 나무의 몸통보다 몇 배나 더 많아 보인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저렇듯 엄숙하며 고요히 자신의 운명을 지켜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 이런 가치 발견을 위해 나는 새벽길을 걷는다. 문학은 인간의 운명을 탐구하는 것. 앞으로의 인생을 더욱 다각적으로 탐구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지 말자. 다산(茶山)은 사약이 언제 배달될지 모르는 유배지에서 차를 즐겼다. 그리하여 호를 다산(茶山)이라고 했을 것이다. 이왕지사 차분한 마음으로 다산(茶山)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다시 꺼내 읽기로 한다. 전라도 강진에서 18년 동안 귀양 살던 다산 정약용이 고향에 두고 온 두 아들과 형과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한글로 번역해 편찬한 책이다. 다산은 '두 아들에게 부치는 글'에서 말하고 있다. ‘폐족으로서 잘 처신하는 방법은 오직 독서하는 것 한 가지밖에 없다. 독서라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깨끗한 일일 뿐만 아니라 호사스러운 집안 자제들에게만 그 맛을 알도록 하는 것도…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2일 브리티시 컬럼비아(이하 BC)주를 방문해 재넷 오스틴 주총독, 데이비드 이비 주총리 등과 양 지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BC주는 캐나다 내에서 유일한 경기도의 자매결연 지역이고, 5월 19일은 자매결연 16주년을 맞는 날이다. 데이비드 총리는 “BC주와 경기도의 협력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웠던 전쟁의 역사 때부터 시작해 지금의 강화된 협력 관계까지 성장했다”고 말했고, 김동연 도지사는 “워킹홀리데이 비자 쿼터 정원이 기존 4천 명에서 1만 2천 명으로 늘었다”면서 “경기도에서 시행 중인 청년 지원 사업들과 워킹홀리데이와 연계해서 협력 방법을 찾아봤으면 한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 보도를 보고 떠오른 두 가지 정책 아이디어를 이 자리를 통해 제안한다. 첫째, 가평전투와 우프(WWOOF)를 활용한 청년 교류다. 가평전투는 1951년 4월 23일부터 사흘간 가평군 북면 일대에서 당시 영연방군 제27여단(영국 미들섹스 대대·호주 왕실 3대대·캐나다 프린세스 패트리샤 2대대, 뉴질랜드 16포병 연대) 장병들이 병력 수가 5배나 많은 중공군의 침공을 결사 저지해 승리를 거둔 전투다. 당시 참전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