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가 국내 최초로 ‘분양 아닌 임대 방식’으로 중산층 임대주택 시범 모델을 광교신도시에 선보이기로 했다. 이헌욱 경기도시공사 사장의 입을 통해서다. 이 사장은 10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경기도형 중산층 임대주택 시범사업 모델’을 발표했다. 임대는 분양과 달라 부동산 경기와 관계없이 지속적인 발주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때문에 침체된 건설경기를 활성화 시킬 수 있고 정부의 임대 주택 확대 정책에도 부합한다는 당위도 내세웠다. 그리고 ▲주거에서 이용으로 ▲분양에서 임대로 ▲단순임대에서 주거서비스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대라고 역설했다. 여기에 “임대를 고민하는 소비자의 주거 선택권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한발 더 나아갔다. 주택이 부의 상징이었던 시대와 결별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주택이 주거의 개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번 사업이 도입된 배경은 과도한 대출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 분양주택시장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를위해 분양주택 부지를 임대주택으로 활용해 조성한다. 그동안 소수에게 혜택을 주는 로또분양과 투기조장 등의
음주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낸 사람에게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단속 기준과 처벌을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이른바 ‘윤창호법’이 지난해 12월 개정됐다. 여기에 더해 올해 6월부터는 음주운전 기준을 크게 강화한 ‘제2윤창호법’까지 도입됐다. 제2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처벌기준을 강화시켰다. 처벌도 상향됐다. 제2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 두 달이 지났다. 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줄었다. 경찰청은 제2윤창호법이 시행된 지난 6월 25일부터 8월 24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1천97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2% 감소했고, 음주운전 단속 적발건수도 30.9% 줄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1명이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65% 급감한 것이다. 그렇지만 음주운전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 가슴 아픈 음주운전사고는 지난 7일 술 취한 상태에서 트럭을 몰고 귀가하던 아들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마을 입구까지 자신을 마중 나온 어머니를 치어 숨지게 한 일이다. 아들이 밤늦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된 어머니가 전동휠체어를 타고 집에서 수백미터 떨어진 마을 입구까지 마중을 나갔다가
옛말에 ‘걱정 없는 사람 없다’고 했다. 겉은 번지르르해도 속을 들여다보면 나름대로 다 근심·걱정을 안고 산다. 그게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근심·걱정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그림자처럼 사람을 따라붙는다. 근심·걱정에서 벗어난 인간이 있다면 그는 바보다. ‘바보’는 근심·걱정이 오직 한 가지뿐이다. 배만 부르면 바보에겐 근심·걱정이 없다. 그래서 바보는 늘 실실거리며 웃고 다닌다. 나는 그런 바보 같은 한 사람을 알고 있었다. 내 이웃에 군고구마 장수를 하는 늙은이였다. 찬바람 속에서 군고구마를 구워 팔았다. 손님이 오면 그냥 싱글벙글 웃으며 달라는 대로 집어 주었다. 행여 가난한 사람이 지나가면 뜨거운 고구마 하나쯤은 으레 쥐어주는 것으로 인심이 좋았다. 그래서 아이들도 늘 그 늙은이를 바보 취급을 했다. 솔직히 그는 바보 같은 인생을 살았다. 그러던 그에게 삶의 전기(轉機)가 왔다. 우연히 집 앞 구멍가게에서 산 복권이 당첨된 것이다. 난생처음으로 그의 손에 3억이란 거금이 돌아왔다. 그는 고구마 장수를 집어치웠다. 작지만 아담한 집도 하나 샀다.…
조국 후보자 청문회가 끝난 뒤 언론들은 한국당의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에 임하는 한국당의 전략은 기존 청문 전략과 달랐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이렇다. 먼저 청문 대상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문회가 개최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청문회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단 증인 문제가 발생한다. 증인을 불러낸다 하더라도 주요 증인들이 “검찰 수사 중이어서 답변할 수 없다”라고 하면, 추가적인 질문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증인을 출석시킨다는 의미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청문회는, 청문회 5일 전에 증인에게 출석을 요구해야 한다는 법규도 지킬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증인 출석률도 지극히 낮은 상황에서 개최됐다. 공격을 해야 하는 한국당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당은 결정적 한방을 휘두르기 보다는, 현재 조국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의 흐름을 유지시키는 전략을 세웠을 수 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워낙 좋지 않고, 동양대학교…
시사만화는 정치, 경제, 사회 등의 시사적 주제를 다루는 만화다. 일반적으로 신문에 연재되는 시사만화는 대상인물의 특징을 과장해서 그린 인물화인 ‘캐리커처’와 사회현실을 풍자하는 한 칸 만화인 ‘카툰’, 네 컷 이상의 ‘코믹 스트립’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중 캐리커처는 프랑스 근대 풍자 만화가인 ‘오노레 도미에’등에 의해서 개척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19세기 비리와 뇌물 등으로 얼룩진 법조계를 비판하고 정부와 중산층의 허구성을 풍자한 인물화로 유명세를 떨쳤다. 카툰은 일반적인 한 컷 만화를 지칭한다. 한 컷 만화와 함께 한때 신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었던 것이 네 컷 만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것이 미국 사사만화 ‘블론디(Blondie)’다. 1930년 칙 영(Chic Young)에 의해 4컷 신문 연재만화로 탄생한 이래 1973년 칙 영이 사망한 후에도 아들 딘 영(Dean Young)에 의해 계속 그려졌다. 2000년대 중반까지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2500여 개 신문에 연재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미국 대공황으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사람들은, 당시 막 연재되기 시작한 ‘블론디’를 보며 잠시 그 시름을 달래면서…
훨덜린을 읽는 밤 /엄하경 훨덜린이 깨어 있는 신성의 밤에 널브러진 나의 시를 본다 시인이 시를 쓰지 않는 건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그가 말한다 네카 강변 돌계단 틈에 피어 있는 작은 제비꽃 그 반짝이는 詩앗이 올려다 보며 말한다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짠하고 아! 탄성이 절로 나오는 그 한 순간이 시라고 보태지 말고 에두르지 말고 보이는 대로 가슴에 닿는 대로 조용히 받아 적기만 하라고 이 궁핍한 시대에도 시인의 직무는 다만 시 쓰기라고 누군가 밤에 홀로 깨어 훨덜린을 읽는다. 시인의 숭고하고 내밀한 언어와 혁명기 유럽의 궁핍하고 암울한 고통을 읽는다. 그리고 시인이 감내해야 했던 통각에 직접적으로 닿았을 때, 그 누군가는 비로소 ‘훨덜린-되기’를 실현한다. 그는 그가 ‘신성의 밤’이라 말한 것은, 훨덜린 시가 발산하는 뚜렷한 의미들과 시대상이 자신의 내면을 관통했기 때문이다. 훨덜린은 “어둠의 나라가 거대한 폭력으로 도래한다면, 우리는 책상 위의 펜을 집어던지고, 신의 이름으로 거대한 고난의 장소로 향해야 하리라. 그곳이 우리를 가장 필요로 할 테니까”라고 ‘빵과 포도주’…
추석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 연휴에는 성묘 행렬이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주말에 미리 다녀온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추석 성묘풍경은 20여 년 전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지고 있다. 대부분 산 대신 납골시설로 성묘를 가는 것이다. 즉 매장보다는 화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우리나라의 장묘문화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매장이 당연했던 시대는 갔다. 현재는 화장(火葬)을 해 납골묘·납골당에 안치하거나 수목장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화장률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년도 화장률은 84.6%였다. 1993년도 화장률 19.1%과 비료하면 비해 약 4.4배 상승한 것이다. 한 해 전인 2016년보다도 1.9%p가 증가했다. 경북 울릉군(98.6%), 경남 통영시(96.5%), 경남 사천시(96.2%)의 화장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연령별로 60대 미만의 화장률은 96.2%였다. 70대와 80대 이상도 높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SK그룹의 총수였던 고 최종현 회장 같은 이도 자신을 화장하는 동시 좋은 화장 시설을 지어 기부하라고 유언했다. 그의 유지는 지켜졌다. SK그
거듭 말하지만,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자(者)들이 제일 나쁘다. 이들의 행태는 때려도 때려도 머리를 계속 들이대는 ‘두더쥐 게임’ 같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그런 두더쥐들이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특사단)에 또 적발됐다. 무려 68개 업소다. 일본산 수산물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둔갑시키거나 값싼 국내산 육우를 한우로 속여 판 불법성수식품 제조 및 판매한 업체들이다. 사람의 얼굴로 할 짓이 아니다. 가능하다면 고스란히 그들의 입에 다시 넣고 싶은 심정이다. 국내에 유통되는 가리비 대부분이 원전사고로 방사능에 노출된 후쿠시마산(産)이라는데 그 짓들도 했다. 차라리 방사능을 먹으라고 하지, 있을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 자행됐다. 특사단은 9일 경기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추석 성수식품 원산지 둔갑 등 불법행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이병우 단장은 “사전정보 수집을 통해 원산지 거짓표시, 가짜 한우 판매 등 불법행위를 감지하고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2일까지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380개소에 대한 수사를 실시했다”고 추적경위를 밝혔다. 이어 “68곳에서 불법행위가 적발됐다”며 “이는 위반한 업소가 20%에 육박하는 수치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수원화성 대문의 주요 동선상에는 주 출입문인 남·북문이 있고 나머지 방향에는 동·서문이 있으며 각각 규모나 형식 및 위계는 같다. 규모를 보면 남·북문은 정면 5칸의 2층 누각이며 부출입문은 동·서문으로 정면 3칸의 1층 누각(樓閣)이다. 팔달문은 장안문과 같이 1794년 2월 28일 공사를 시작하여 장안문보다 10일 늦은 그해 9월 15일 완성된다. 크기는 팔달문이 조금 크지만, 시공 오차이며 형식과 규모 면에서 두 건물은 같다. 수원화성 공사 초기인 1794년에는 북문이 남문보다 위계가 높았는데 이는 고유제(告由祭)를 주관한 사람을 보면 알 수 있다. 1794년 1월 25일 남문 터를 닦는 일에 대한 고유제는 수원 유수 조심태가 하고 북문은 감독관 이유경이 주관하였다. 을묘년(1795) 2월 22일, 다음 달 화성을 방문할 혜경궁에게 멋진 성곽을 보여주기 위해 북문에 ‘장안문’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고 당대 명필인 조윤형(曺允亨, 1725~1799)에게 글을 주문한다. 이때부터 장안문은 정문의 지위를 갖게 되며 반대로 남문은 그 순위가 밀린다. 남문을 언제부터 팔달문이라 불렀는지…
소설은 작가가 등장인물 뒤에 숨어 있어서 수필처럼 친구와 마주 앉아 커피 잔 너머로 정 어린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분위기를 주지 않는다. 고운 수필에는 이슬 모은 시냇물이 돌돌 거리거나, 옅은 커피 향이 아늑하게 번지는 느낌이 있다. 오래 전의 외국 수필에서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참으로 신선하다. 단기 4292년에 성문각에서 발행한 600환짜리 영(英) 수필인 ‘시대와 인생’은 읽을수록 감미롭다. 부식이 진행되고 있는 60년 전의 수필집이라서 더욱 그러하다. 이 수필집에는 프렌시스 베이건, 리처드 스틸, 제롬 K. 제롬 등 30명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수필의 시작은 프랑스의 몽테뉴로서 그의 수필이 영어로 번역돼 셰익스피어와 베이컨 시대에 소개됐다. 베이컨은 영 수필의 시조로 인생의 많은 일을 쉽고 짜임새 있게 써서 생활에 도움을 주었다. 후에 에디슨과 스틸은 자신들의 신문에 유창하고 아름다운 글로 런던 주변의 이야기를 유머를 곁들여 엮어서 수필을 하나의 장르로 굳게 세웠다. 독자는 감동스럽거나 재미있는 수필을 원한다. 특히 현재는 재미있는 글을 원하는 추세다. 그런데 130여 년 전에 제롬 K. 제롬은 그런 글을 썼으니 앞을 내다보았다 하겠다. ‘의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