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의학협회는 최근 노인의 기준을 이렇게 정의했다. “스스로 늙었다고 느낀다. 배울 만큼 배웠다고 생각한다. 이 나이에 그런 일을 왜 하느냐고 말하곤 한다. 내일을 기약 못 한다고 느낀다. 젊은이들 활동에 관심 없다.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게 좋다.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노인을 규정하는 기준은 물리적인 나이가 아니라 마음가짐이라는 의미다. 100세시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내용이다. 스스로 이를 증명해 보이는 노인들도 많다. 그래서 생겨난 용어도 있다. 90대 나이에도 활동하는 현역을, 노나제나리언(Nonagenarian) 그러면서 100세가 된 사람을 센티내리언(centenarian)등으로 부르는 말이 그것이다. 이들이 마라톤을 완주하고 스카이다이빙에 성공했다는 뉴스는 이제 흔하다. 70·80대는 뉴스도 안 된다. 노익장을 자랑하는 이들 대부분은 활동적이고 낙천적이다. 그래서 가족 간이나 사회 구성원끼리 친밀하게 지낸다. 그러다보니 나이보다 정신이 얼마나 건강하냐가 더 중요한 시대의 중심에 있다. 그러면서 늙음을 한탄하지 않고 새 영역에 도전하며 인생을 즐긴다. 삶을 관통하는 철학적 사유로 우리를 일깨우는 시대의 지성,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마음에 고통은 자기를 알고, 마음에 즐거움은 타인이 참여하지 못하느니라”(잠언 14장 10절) 기독교의 대표적인 철학자 성아우구스티누스는 그의 자서전 ‘고백론’에 그의 생애 내면생활의 변화과정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영혼의 자서전’이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와 선하심에 대한 웅장한 찬양송이다. 자기의 일생을 간섭하신 하나님의 섭리의 손길을 그 마음으로부터 가까이 느끼며, 더욱 가까이 달려 감으로 우리에 삶에 여정이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진심이 담긴 고백엔 신비한 힘이 있다. 사람들은 생각이나 감정을 마음속에 오래 간직하고 있다가 누군가에게 털어놓았을 때 후련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감정의 정화가 일어 났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의사이자 작가인 폴 투루니에는 ‘고백은 강력한 치료 기제’라고 말한다. 고백은 수많은 문제의 늪에서 사람을 건져내어 자유롭게 해주고 악의 순환고리를 끊어버리는 큰 역할을 한다. 셰익스피어도 마음에 있는 것을 죄다 드러 내어서 토로하라고 말을 한다. “그 슬픔을 토로하시오. 그 슬픔이란 큰 소리로 말하지 않으면 비탄에 찌든 가슴에 속삭여 결국…
Q. A는 상가소유주인 B와 상가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위 상가를 인도받아 식당을 운영해 왔다. A는 임대차계약 갱신을 통해 전체 임대차 기간이 10년이 됨으로써 더 이상 B에게 상가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할 수 없게 되자, 최종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기 3개월 전에 C에게 식당의 시설과 거래처 등 모든 재산적 가치를 1억 4천500만 원에 양도하는 권리금계약을 체결 했다. A는 B에게 C와의 권리금계약 체결사실을 알리며, C와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B는 위 식당 건물을 재건축 또는 대수선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C와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이에 A는 B가 C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했다며 B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A는 승소할 수 있을까? A. 이 사건의 쟁점은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대인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 4에서 정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이다. 먼저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 4 제1항은 ‘임대인은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시까지 임
논어論語 /염창권 말의 가시를 뽑으려다 가시에 찔렸다 말로 인해 몸이 아프다, 내 살 속에서 네가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프니 너 또한 아프지 않은가, 바늘 같은 가시 둘을 나란히 놓아둔다 아프지 않는 말은 인仁하지 않다는 듯, 가시를 견디려면 아프게 이야기해야 한다 네가 준 말을 살 속에 깊이 묻어둔다. 시인은 동아일보에 시조가, 서울신문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 ‘그리움이 때로 힘이 된다면’, ‘일상들’, 시조집 ‘햇살의 길’, ‘숨’,‘호두껍질 속의 별’, ‘마음의 음력’, 이앙시조대상, 오늘의 시조문학상을 수상했다. 시를 읽다보니 말로인한 상처의 깊이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개인적인 체험에서 뿐 아니라 정신의 지향점으로 복원되는 성찰을 읽게 된다. 마음이 고단하면 생각도 많아진다. 사색이 많아서 마음이 더 고단하고 고심도 깊어질 수 있다. 시각과 미각을 대조적인 결합들로 전하는 시선은 훈훈한 일상의 걸음을 멈추게 하고, 그 걸음은 남은 길의 노선을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 묻는 문제의식을 주기도 한다. 말과…
공(公)을 사(私)보다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신뢰 때문이다. 그래서 공은 ‘정(正)’을 동반하고 사에는 ‘욕(欲)’이 따라 붙는다. 그런데 이런 믿음에 금이 가는 일이 발생했다. 경기도가 공공조달 일부 품목에 바가지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다. 공이 정을 버리고 욕을 택했다고 생각하니 우울하다. 까도까도 계속되는 양파같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은 그 끝이 어디일지 답답한 마음이다. 경기도가 20일 조달 물품의 적정 가격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업 감시체계 강화 등을 담은 제도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물품이나 용역을 구입할 때 활용하는 ‘나라장터’의 일부 물품 가격이 민간 온라인 보다 비싸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탓이다. 도는 ‘공공조달품목이 민간거래가격보다 높다는 공공조달 가격 적정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며 이번 조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국민의 혈세 낭비를 막고 적정 조달가격 유도를 위한 사전 실태조사 차원에서 두 단가의 비교조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당위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16일~6월 12일까지 진행됐다. 검색솔루션을 보유한 민간전문 업체에 의뢰해 시장물품과 비교가 쉬운 사무·교육·
강경화 외교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오늘 베이징에서 마주 앉는다. 따라서 한일 갈등이 이번 주 또 한 번의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두 장관은 이달 초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당시 양자회담을 했으나 현격한 입장차이만 확인했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첨예한 대치 상황이 어느 정도 흘러서인지 양국에서 대화로 해결하자는 공감대가 일정 부분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양국 당국자들의 온건한 발언이 이어지고 민간에서도 냉철하게 대응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24일은 우리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할 시한이다. 정부는 “검토 중”이라는 답으로 지소미아를 일본 압박 카드로 써 왔지만 이제는 파기, 연장, 범위를 축소하는 제3 방안 중 택일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나타낼 메시지도 관심사다. 이번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두 나라 장관은 양자회담 말고도 22일까지 열리는 회의 기간 내내 어떤 식으로든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많다. 그만큼 다양한 소통의 시간을 갖는 셈이다. 중국도 진짜 속내가 무엇이든 한일 사이에서 일종의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갑오세(甲午勢) 가보세 / 을미(乙未)적 을미적거리다 / 병신(丙申)이 되면, 못 가리’ 1894년 갑오년 동학농민혁명의 발발 전후로, 당시 농민들이 불렀던 민요이다. 또 지난달에 종영된 드라마 ‘녹두꽃’에서 일본군 총에 맞은 등장인물이 쓰러져 가며 애절하게 불러, 널리 알려지게 된 노래다. 여운이 많이 남아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 필자가 보기에는 해석의 여지가 별로 없는 노랫말이다. 당시 만연한 부패를 척결하고 개혁에 박차를 가하자는 다그침이다. 하지만 정반대의 시각이 있다. 일찌감치 실패를 예감한 좌절감의 표현이라는 해석이다. 드라마 ‘녹두꽃’은 48부작으로 방영됐다. 동학농민혁명은 우리 근대사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대사건이며 근대화의 시원이다. 그런데도 드라마로 방영된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더 반갑고 의미 있는 드라마 방영이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 백이현은 양반의 부당한 처사에 반발해 친일파로 돌아선다. 바로 그 스토리는 실상과 전혀 다르다. 자칫 친일행위의 면죄부로 작용될까 심히 염려돼 언급하는 것이다. 당시 대부분의 일본군 앞잡이들은 자발적이었다. 일본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했었다. 드라마의 백이현처럼 내몰린 자들이 결코 아니다. 오직 자
엘리베이터를 탔다. 초등학교 5학년쯤 되어 보이는 어린이가 씩씩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한다. 근래에 드문 일을 만난 나는 당황하며 “안녕하세요. 인사해 주어서 고마워요”라며 어색하게 답인사를 했다. 아이들이 자랄 때 낯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아파트에서는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는 사람에겐 무조건 인사를 드려야 한다고 가르쳤다. 가르침이 주효했는지 아니면 아이들이 선한 사회의 영향을 받았는지 인사를 잘하며 자란 것 같다. 인사는 하는 순간보다 사실 받는 순간이 더 기쁘다. 그러나 인사를 기다리기 보다는 먼저 하는 편이고 인사를 할 때는 상대가 느낄수 있게 조금은 과한 액션으로 하는 편이라 나의 인사법에 주춤하는 이도 더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자연스레 맞추고 커다랗고 분명한 목소리로 경쾌함을 담아 나만의 방식으로 인사하는 법을 유지한다. 나의 간략하고 진심어린 인사로 상대의 기분이 좋아지기를 바라고 상대는 나에게로부터 존중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려는 배려의 표현이다. 인사란 내가 가진 호의를 첫인상으로 갖고 다가가는 것이니 모호한 두려움을 갖지 않기를 바라는 몸의 언어이기도 하다. 사람의 마음은 볼 수 없고 읽지 못하기에 우리는 타인에 대해
1867년 10월 18일 알래스카 러시아 총독 관저 앞에서 러시아와 미국 군인들이 열병식을 했다. 포병대의 굉음과 함께 러시아의 국기가 내려갔고 미국의 국기가 올랐다. 페스트초로프 대위는 “로소 장군, 나는 러시아 황제의 권위로, 알래스카의 영토를 미국에 인도하겠소”라고 했고, 미국 로소 장군은 서류를 받았다. 알래스카가 미국으로 공식 이양되는 순간이었다. 미국의 49번째주 이며 한국면적의 17배, 멕시코보다 넓은 171만7854㎢의 거대땅은 그렇게 미국영토가 됐다. 구입가격은 720만달러, 1ha당 5센트로 환산해서 계산한 것이었다. 이를 두고 당시 미국인들은 협상을 주도한 국무장관을 두고 ‘슈어드의 냉장고’ 라며 가장 어리석은 거래라 불렀다. 가치가 없는 곳에 무모하게 너무 많은 돈을 들였다고 해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신의 한수’임이 증명됐고 지금은 그 중요성이 미국내 어느 지역보다 크다. 같은 시기 알래스카를 매입한 미국은 이보다 40만㎢ 더 넓은 동토의 땅 ‘그린란드’ 매입 계획도 세웠었다. 그러나 실현되진 못했다. 이후 1946년 트루먼 행정부 당시 미국 정부는 덴마크 정부에 그린란드를 1억달러에 매입하겠다고 다시 제안했으나 거절 당했다.
백색의 작렬하던 태양 빛이 한풀 수그러지고 나니 하루해가 눈에 띄게 짧아졌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는 요즘이다. 땅속에서 수년을 애벌레로 살다가 세상 밖으로 나와서는 단 2주 동안만 살다 죽는다는 매미의 울음소리가 세상을 진동시키고 있다. 수년 전 필자가 문화예술기관에서 교육 담당을 맡고 있었을 때, 한 남성분이 찾아와 엉뚱한 요구를 한 적이 있었다. 모딜리아니의 작품에 너무나 감동해 미술을 배워보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술 수업에 등록한 후 모딜리아니의 작품을 모사하는 방법을 배워볼 수 없냐고 물어왔다. 이분의 요구는 당시 담당하던 프로그램의 취지에도 맞지 않았을뿐더러 수업을 이끌고 있던 선생님께도 실례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필자는 그 요구를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보다 꽤 어린 나이였던 필자에게는 이분의 요구가 좀 엉뚱했다는 것 말고도 께름칙했던 구석이 한 가지 더 있었는데, 술과 마약에 찌들어 살며 수많은 여성과 염문을 남겼던 모딜리아니의 사생활에 대해 필자가 슬며시 불쾌감을 느끼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덕분에 그분이 어떠한 계기로 모딜리아니를 좋아하게 됐는지 전혀 알지도 못한 채 무조건 그분을 안 좋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