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가 “개성공단은 한반도 경제협력의 상징이자 남북 노동자들이 신뢰를 쌓은 작은 통일의 공간”이라며 “연대회의가 개성공단 재개의 물꼬를 트고 남북관계 진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경기도 역시 변함없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DMZ생태관광지원센터에서 열린 ‘개성공단 재개 선언 범국민 연대회의 출범식’에 보낸 영상축사 내용이다. 연대회의는 민족문제연구소, 개성공단기업협회, 민화협, 평화철도, 겨레하나, YMCA, YWCA, 민주평통, 개성공단기업협회, 개성공단협동조합, 천주교 주교회의 등 시민사회단체, 학계, 종교계, 개성공단 기업인 단체 약 40곳이 참여했다. 경기도 이재강 평화부지사, 최종환 파주시장 등 관계 인사와 윤후덕·박정·이규민 국회의원, 심규순 도의회 기재위원장 등 정치계 인사들도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각계각층이 참여한 ‘개성공단 재개 선언 범국민 연대회의’는 남·북 양측의 개성공단 재개 선언을 이끌어 내기 위해 구체적 실천방안을 모색·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경기도는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 평화부지사 현장집무실 설치,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이번 연대회의가 발족된…
최근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1년도에도 나는 사찰 대상이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시절에 정부가 맺은 미국소고기 수입 조건이 과학이나 국제기준에 의한 것이 아님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당시 국정원 사찰 대상자였던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국정원 특명팀에 의해 소위 '종북좌파연계 불순활동혐의자'라는 특정 30여명 중의 하나로 2011년에도 관리되었다는 것은 매우 낯설었다. 과연 2011년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그 해에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의 상임의장으로서 쌍용차 사태와 함께 한진중공업 김진숙 민노총 지도위원의 크레인 고공농성에 연대하기 위해 희망버스를 탔다. 정동영, 이정희 등 당시 야당 정치인들과 함께 경찰의 초록색 물대포를 맞은 기억이 있다. 그 김진숙이 '복직 기원 희망 뚜벅행진'의 이름으로 부산을 출발해 34일 만에 청와대에 도착해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이 글을 쓰는 내게 들린다. 청와대 앞 발언문 첫구절은 ‘민주주의는 어디로 갔는가’였고, ‘36년간 나는 유령이었습니다. 자본에게 권력에게만 보이지 않는 유령이었습니다’라는 절실한 언급이 있다. 검찰의 조국 법무부 전 장관에 대한 끈질기고 과도한 의도적인
◇허왕후와 함께 온 장유화상 최근 한 종중(宗中)에서 사위들도 재산을 달라고 요구했다. 종중 재산을 아들·딸·며느리만 나눠 받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대법원에서 딸들도 종중의 구성원이 된다고 판시한 것은 2005년이다. 그 전에는 딸들도 재산 분배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사위의 분배 요구는 격세지감이다. 그러나 한국 고대사회에서는 딸은 물론 사위도 아들과 같은 동등한 법적 권리가 있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종친회’에 대한 ‘정의’를 “집단적인 정체성을 가지는 ‘부계(父系)’의 친족모임”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김해 허씨, 인천 이씨 등은 허왕후를 시조모로 삼는다는 점에서 이 정의와 다르다. 《김해김씨세보(金海金氏世譜)》는 허왕후에 대해 “아유타국 공주인데 한 광무 건무(建武) 9년 계사(癸巳:서기 31) 7월 7일 탄강하셨는데, 열여섯 살 때인 가락 개국 7년 무신(戊申:서기 48)년 7월 7일 큰 배를 타고 석탑(石塔)을 싣고 가락국에 이르렀다…연희(延熹) 임인(壬寅:서기 162)년에 보주(普州)황태후라는 존호를 올렸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석탑을 싣고”라는 구절과 ‘보주왕태후’라는 존호이다. 같은 기록은 “태
2021년도 한달이 훌쩍 지났다. 매년 이맘때면 그해의 할 일에 대한 계획 다듬기와 실행 준비에 여념이 없을 때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과 다르다. 다가오는 시간에 대한 예측과 전망이 암흑 속에 있는 것 같다. 코로나19 때문이다. 그러나 트랜드 읽기는 꼭 필요하다. 작년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각 분야에 걸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관광은 유독 심했다. 2020년의 여행 트렌드는 ‘주말보다 평일’, ‘성수기보다 비수기’, ‘관광지보다 소도시’, ‘대규모보다 소규모’의 키워드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이 키워드의 근간은 안전이다. 안전 확보의 최선책은 대면의 최소화이며, 이런 영향은 여행 전반에 걸쳐 변화를 가져왔다. 작년 일주일 중 숙박가격이 가장 비쌌던 요일은 주말이 아니라 수요일이었다. 주말을 피해 주중인 수요일에 여행을 떠난 이들이 많았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관광지라 할 수 있는 대도시를 벗어나 지역 소도시로 향하는 이들도 많았다. 여행지 선택에서 그동안의 지명도보다는 안전과 개인의 취향이 점차 중요해짐을 알 수 있다. 최근 여행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기억할만한 관광경험(MTE:Memorable Tourism Experi
이재명 경기지사가 주도해온 ‘기본소득제’가 여권 대선주자들 사이에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지사가 주창하는 ‘기본소득제’에 대해서 경쟁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날 선 비판을 제기하면서 설전이 시작됐다. ‘기본소득’은 코로나19 등 희대의 국가재난이 불러온 필연적인 시대적 화두다. 여권 잠룡들이 감정적인 공방이 아닌 ‘현실성’ 위주의 건강한 논쟁을 펼쳐가길 바란다. 기본소득제란 모든 국민에게 재산, 소득, 고용 여부 및 노동 의지에 상관없이 동일한 최소 생활비를 지급하는 소득분배 제도다. 오래전부터 이 제도의 도입을 설파해온 이재명 지사는 “1인당 연간 100만 원(분기별 25만 원씩) 기본소득은 결단만 하면 수년 내 얼마든지 시행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낙연 대표는 ‘기본소득’에 대해 “알래스카 빼고는 그것을 하는 곳이 없다.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는 없다”고 평가절하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4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구상에서 기본소득제도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고 한국의 규모를 감안할 때 실험적으로 실시하기엔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이낙연 대표, 정세균 총
얼마 전 미국 경제전문 통신사 블룸버그가 한국을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로 꼽았다. 블룸버그는 ‘2021 혁신지수(Bloomberg Innovation Index)’를 산정한 결과 한국이 지난해 2위였으나 한 계단 상승하여 1위를 탈환했고, 블룸버그 혁신지수가 발표된 9년 동안 우리나라는 7번 1위를 차지했었다 보도하며 대한민국의 혁신성을 극찬했다. 미래사회의 핵심 동력은 무엇일까? 당연히 혁신성과 창의성이라는 것을 어느 누구도 부인 하지 않는다.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피터드러커(Peter Drucker) 교수는 혁신에 대해 “참신한 생각(bright idea)도 중요하다. 그러나 여기에만 기대는 것은 잭팟을 노리며 슬롯머신에 머무는 도박꾼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혁신은 고되고 지속적인 노동에 가깝다.”라고 말하며 혁신을 위해 고되고 지속된 노력을 멈추지 말 것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물적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가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국가 경제성장을 견인한 원동력은 인적자원(human resources)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고급 인적자원의 개발에 대해 투자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인적자
동네 주변에 광려천이란 아담한 자연하천이 있다. 산에서 내려온 계곡물이 사시사철 흐르고, 천연기념물 수달과 따오기도 사는 하천으로 주민들에겐 귀한 쉼터이다. 도시 주변의 자연하천이 대개 그렇듯이 생활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버려진 쓰레기가 눈에 거슬려 4년 전부터 산책할 때마다 마대자루에 집게로 줍기 시작했다. 재미삼아 이 짓을 300회 가까이 하게 되니 환경에 관심있는 주민들이 하나둘 만났고.. 급기야 ‘줍다’와 ‘조깅’을 합해 ‘줍깅’을 같이 해보자며 ‘광려천을 걸으며 줍는 사람들’이란 모임까지 생겼다. 그러나 줍깅을 반복해도 쓰레기는 재생산 될 뿐 결코 없어지진 않았다. “어떻게 하면 광려천에서 쓰레기를 없앨 수 있을까?” 어디 환경문제 뿐이랴. 세상일도 비슷할 터. 촛불혁명을 디딤돌로 들어선 문재인 정권에게 사람들이 원한 것은 ‘적폐청산!’, 대한민국의 묵은 쓰레기를 치워달라는 것이었다. 재벌과 검찰, 사법부, 언론 등의 기득권집단들에 맞서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달라는 요구였다. 그러나 시민들의 간절한 바램은 눈앞에서 검찰의 벽에 막히고, 사법부의 노골적인 비호에 꺾여 나갔다.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원의 공사를 수주해 최악의 이해충돌 논란을 일으킨 박덕
“봤지?” “뭐?” “안 보여? 눈을 살짝 감고 다시 봐봐.” “아, 보여, 새싹이네.” “그래, 새싹이야. 눈부신 건 눈을 살짝 감고 봐야 잘 보여. 온다고 했잖아.”
순이는 우리나라 남쪽 해안가 끝 마을 어디쯤에서 20세기 끝 무렵 태어났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가리봉동 염색공장에 다녔다. 순이는 하루 16시간을 일했다. 염색약 냄새가 코를 헐게 했다. 걸핏하면 코피가 터졌고 졸음을 쫓기 위해 타이밍 약을 먹었다. 그래도 순이는 행복했다. 월급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월급의 반은 고향에 부치고, 방세내고 나면 남는 돈은 쥐꼬리만 했다. 그 돈으로 영화도 한번보고 푼돈이라도 야금야금 모으기 시작했다. 설날이 다가왔다. 순이는 가리봉시장에 가서 엄마의 외투를 사고, 남동생이 좋아할 운동화와 운동복도 사고, 어린 여동생을 위해 카세트도 샀다. 아버지에게 드릴 용돈은 천 원짜리 새 돈으로 바꿔 놓았다. 설날 하루 전 순이는 공장 정문 앞에서 봉고차를 타고 귀향길에 올랐다. 귀향 차표를 구할 수 없어 봉고차를 타고 가기로 한 것이었다. 고향으로 가는 고속도로는 너무나 막혔다. 순이는 화장실이 급해졌다. 어느 덧 봉고차가 천안을 지나고 있었다. 휴게소에 차가 멈췄고 순이는 급히 차에서 내렸다. 다른 사람들도 어지간히 화장실이 급했던 모양이다. 모두 후다닥 차에서 내렸다. 잠시 후 화장실에서 돌아와 보니 봉고차가 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