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대법원이 이재명 상고심 사건을 ‘유죄’로 인정해 파기환송했다. 이 사건은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후보의 발언을 검찰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한 것이다. 고등법원에서 무죄로 판시한 것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유죄로 인정했다. 대법원의 판결은 절차와 내용면에서 공정성을 상실해 위기를 자초했다. 절차면에서, 대법원은 내규를 위반해 재판을 진행했다. 그동안 1심 선고(2024.11.15.) 까지는 2년 2개월이, 2심 선고(2025.3.26.)에는 4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상고심 선고는 항소심 선고 후 36일만에 판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심리절차에 관한 내규' 제7조를 보면, 재판연구관이 전원합의 사건에 관해 조사·연구한 결과를 미리 보고하도록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소부 배당 당일 바로 전원합의체 심리를 함으로써 재판연구관이 조사·연구한 결과를 미리 볼 수 없었다. 전원합의체는 배당 9일 만에 2차례 심의했을 뿐이다. 이것은 국민기본권의 침해이다. 내규도 따르지 않은 채, 자료를 제대로 읽지도 않고 판결한 대법원에 시민들은 ‘자료열람기록의 공개’를 청원(100만 명) 하기에 이르렀다. 내용면에서 이번…
21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현재까지 지지율 1위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만이 유일하게 청년‧직장인‧자영업자 등 각계각층을 겨냥한 제도 개선과 정책 마련을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중장년을 위한 정책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재명 후보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 공약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자산형성 지원과 함께 일할 권리를 강화하는 구직 지원 정책도 포함했다. 특히 자발적 이직을 하는 청년에게도 구직급여를 지급하고, ‘채용연계형 직업 교육 프로그램’을 확산하는 내용도 담았다. 그러나 이는 청년뿐만 아니라 재취업을 원하거나 경력이 단절된 중장년층에게도 필요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이재명 후보는 노동절이던 지난 1일 △정년연장(60세→65세) 사회적 합의 △특수고용직‧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자영업자 등 다양한 고용 형태의 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제도 개선 △비전형 노동자 일터 문화 개선 △노동 존중 문화 확산 △노동권 적극 보장 △청년 노동권 보호 △아프면 쉴 권리 보장 등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다양한 정책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정년연장을…
요즘 교실에서 아이들이 제일 반기는 말은 “태블릿 꺼내세요”다. 문제를 풀거나, 자료를 조사할 때, 아니면 공부한 내용을 정리할 때, 태블릿은 이제 교실의 일상 도구가 됐다. 아이들은 손쉽게 화면을 넘기고, 입력하고, 답을 제출한다. 마치 교과서보다 더 익숙한 도구처럼 보인다. 그런데 가끔 묻게 된다. 지금 아이들이 집중하는 건 수업일까, 화면일까? 디지털 기기가 교육에 들어온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팬데믹을 거치며 원격수업이 일상화됐고, 이후 많은 학교에서 기기 활용 수업이 빠르게 자리 잡았다. 학습 콘텐츠의 접근성은 높아졌고, 교사 입장에서도 각종 기기를 활용하며 자료 준비와 수업 운영이 훨씬 유연해졌다. 과거에 비해 수업의 형식은 풍부해졌고, 아이들의 반응도 다양해졌다. 문제는 디지털 기기가 집중을 돕기보다 방해할 때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태블릿을 켜는 순간, 교사는 하나의 수업을 하면서 동시에 20개 이상의 ‘작은 세상’을 감시해야 한다. 문제를 푸는 화면 같지만, 알고 보면 유튜브를 켜거나, 검색창을 띄워놓고 엉뚱한 걸 들여다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멀티 태스킹’이라는 말이 있지만, 실제로는 집중이 분산된 상태일 뿐이
한국사회는 정치검찰과 법조카르텔의 횡포에 위기상항을 맞이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공직선거법 2심 판결을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하였다. 이는 대법원의 정치개입으로 볼 수 있으며 대법원의 사법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린 셈이 되었다. 더구나 2024년 12.3 불법 비상계엄 이후, 정치검찰의 권력카르텔이 기승을 부리며 국민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사건이다. 그 예로 정부 각료들과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의 내란 동조 행위, 사법부 권위를 망쳐버린 지귀연 판사의 내란 수괴 윤석열의 불법 석방, 심우정 검찰총장의 즉시 항고 포기와 직권 남용, 검찰의 김성훈 경호차장의 구속 기각 결정 등의 불투명한 사건들이다. 게다가 어리석은 자멸(自滅)의 길로 들어섰던 내란 수괴 동조 세력중에는 검찰과 법원의 정치엘리트가 포함돼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이들은 충암고, 육사, 서울법대와 사법고시의 학연, 법조카르텔로 뭉친 정치엘리트들의 권력동맹(Power Bloc)을 만들었다. 이런 카르텔은 사회정의를 실천하지 않았으며 그들만의 사적 이익을 위해 권력을 악용해 왔었다. 그 결과 정치검찰은 당연히 해체되어야 한다. 나아가 법조카르텔을 악용해
나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뒤늦게 유학을 단행했다. 50세 이후를 준비하겠다는 포부에서였다. 막연한 목표였다. 하지만 꿈을 꾸면 닮는 다고 하듯 나는 정년이 없는 작가생활을 하고 있다. 기도가 이루어진 것 같아 감사하고 뿌듯한 마음에 기지개를 펴는 순간 뜻밖의 걱정이 파고든다. 머지않아 글 쓰는 일을 그만둬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두뇌나 사지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 그러는 것은 아니다. AI라는 라이벌이 등장해 내 일을 빼앗아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크게 걱정하지 말자며 애써 낙관론을 펼친다. 글쓰기는 매우 개인적이고 창조적인 행위로 인간의 고유 영역이다. 이 특별한 세계를 AI가 과연 온전히 장악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떤 주장을 하고 있을까? 영국의 유명한 작가 살만 루슈디(Salman Rushdie)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AI가 ‘자신의 스타일’을 모방해 생성한 짧은 텍스트를 읽은 후 인공지능은 여전히 영감이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AI가 생성한 글은 쓰레기였다”고 기자회견에서 털어놓았다. “내가 직접 쓴 글을 몇 자만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AI가 생성한 글은 내 글일 수 없다는 것을 즉시 알아차릴…
한국영화는 이러다 망할 것이다. 영화계 안팎에서 이구동성으로 나오는 소리이다. 지난 3월말 경 프랑스 칸 영화제의 공식 경쟁작이 발표된 후 여기저기서 문의가 이어졌다. 한국영화가 왜 한편도 포함이 되지 않았느냐, 영화제도 작품 라인업을 정할 때 정치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느냐는 식의 질문이 뒤따랐다. 물론 영화제는 그 해 행사를 준비하면서 올해의 키 워드, 주제, 방향을 결정한다. 그 큰 테마의 줄기에 따라 출품 경쟁작들을 선정, 배치한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영화가 정치적으로, 의도적으로 이번 칸에서 배제된 것은 아니다. 결론은 단순하다. 영화가 안좋아서이다. 영화의 수준이 칸영화제나 베를린, 베니스 등 유럽 3대 영화제, 아카데미, 선댄스, 트라이베카 등 미 대륙 영화제의 출품 기준을 밑돌기 때문이다. 영화제는 가차없다. 못 만든 영화는 아무리 거장이 만들었다손 하더라도 픽 업 하지 않는다. 영화제가 좋아하는 작품은 낯설고 새로운 작품이다. 혁신적인 내용의 영화들이다. 세상사에 대한 고민, 인간 실존에 대한 사유가 들어 있는 작품들이 우선적으로 채택된다. 지난 2~3년간 한국영화 중에는 그런 류가 전혀 없었다고 인식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다른 나라들은 그
나는 2006년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다. 그동안 네 번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나는 빠지지 않고 참가해 권리를 행사했다. 누구를 찍어야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고 소란을 떠는 바람에 두 번은 흔들렸고, 두 번은 소신껏 투표했다. 네명의 대통령 중 한명의 대통령은 법정에 섰고, 두명의 대통령이 탄핵 되었다. 나는 정치에는 관심 없으면서, 정치학을 공부하던 2017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경험하기 위해 탄핵 찬반 집회에 참가했다. 그리고 2025년 ‘비상계엄령’으로 인한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를 관망했다. 나는 두 번에 대통령 탄핵을 경험하면서 리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지금 두 개의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면서 고민했던 일들과 무관하지 않다. 나는 왜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는 비영리단체 리더를 자처하고 있으며, 어째서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올바른 리더는 없을까. 생존의 위협을 겪으면서 비영리단체 활동에 적극적인 나 자신을 이해할 수 없지만, 최고의 정점에서 모든 것을 가진 듯한 대통령의 명예롭지 못한 결말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 대통령의 탄핵으로 리더란 무엇이며 리더는 어떤 사람이여야 하는가. 어째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지를 생각해 보았다.…
바람 불어와 나뭇가지를 낭창낭창 흔들어댄다. 짙어진 녹색 나뭇잎은 기름칠한 듯 반짝인다. ‘내 나이를 새어 무엇 하리. 나는 지금 5월 속에 있다.’는 피천득 수필가의 문장처럼 계절은 우리를 위로해 준다. 유년 시절의 일이다. 날아다니는 새가 귀여워 처마 밑에서 참새 새끼를 잡아다 새장 안에 넣고 물도 주고 아까운 싸라기도 주며 정성껏 길러보기로 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새는 새장 안 바닥에 누워 있었다. 아니 죽어 있었다. 새를 꺼내 마루에 놓고 손바닥으로 마루판자를 두드리며 ‘일어나라 일어나’하고 주문을 외우며 새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어머니는 내게 ‘그만저만 해라. 죽은 녀석 고추 만지기인 게’ 하시는 것이었다. 이 말씀은 내가 어머니에게 속담으로 처음 들었는지는 모르나 속담 1호가 되었다. 어느 교회 집사가 내게 언제부터 신앙생활을 했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그때 나는 나의 첫 신앙은 ‘어머니 종교’ 곧 모교(母敎)였노라고 했다. 집사는 나를 멍하니 바라보다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내 어머니는 가정살림에 논농사까지 경작하시며 힘들고 외롭게 사셨다. 나 또한 홀로 성장하며 기댈 곳은 어머니뿐이었다. 어머니는 속담으로 내…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최종 선출되었다. 최종 득표율은 89.77%로 90%에 가까웠다. 현재 민주당의 지지율과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볼 때 한 달여 후인 6월 3일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 보인다. ‘사법 리스크’는 이재명 후보에게 항상 꼬리표와 같이 따라붙던 논란이다. 이는 현재도, 대통령 선거일까지도 지속될 것이다. 심지어 대통령에 당선되어도 유효할 것이다. 다만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논란이 유죄 선고의 가능성에서 대통령에 대한 재판의 가능성으로 바뀔 뿐이다. 하지만 이재명에 대한 사법 리스크 논란은 그가 압도적인 지지율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선출되면서 사실상 종결되었다.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의 이면에는 윤석열 검찰의 부당한 수사권과 기소권의 남용이 존재한다. 2022년 3월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검찰은 전 조직을 동원하다시피 하여 이재명을 수사했다. 그 결과물이 소위 ‘이재명 사법 리스크’다. 하지만 이재명의 압도적인 득표율은 최소한 민주당 당원과 지지층에서는 이재명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기소가 부당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만약 한 달여 후 이재명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국민 다
삶은 언제나 나의 계획이나 예상을 한참 벗어나 전혀 엉뚱한 곳에 나를 데려다 놓는다. 내가 네덜란드에서 살게 된 것은 2009년 여름 무렵이었다. 주재원 발령을 받은 남편을 따라나선 것이니 4년 혹은 길어야 5년 후엔 돌아올 것이라 예상하고 한국을 떠났다. 그러나 벌써 나는 16년째 네덜란드에서 클라라로 살고 있다. 내가 네덜란드에 산다고 하면,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내게 그곳은 산양이 뛰어다니는 곳이 아니냐 묻고, 지인들은 뉴질랜드는 요즘 어떠냐고 묻는다. 뉴질랜드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네덜란드의 탐험가 아벌 타스만이었고 이름 또한 비슷하니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나, 실제로 두 나라는 전혀 다른 나라이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네덜란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아마 대부분은 튤립과 풍차, 히딩크 감독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더하여 하멜표류기, 고흐와 안네 프랑크를 생각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네덜란드인들의 생활이나 생각, 그리고 시스템에 대해서는 실제 살아보기 전에는 알 길이 없다. 네덜란드는 늘 행복지수 5위 안에 드는 나라이며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사람들이 네덜란드인들이다. 네덜란드 집으로 이사왔을 때 욕실 거울 앞에 서니 내 얼굴이